잡지 《아동문학》 주체111(2022)년 제1호에 실린 글

 

동화 

흰토끼의 밝은 눈

황령아

1

 

어느 동산에 성미가 급한 흰토끼가 있었습니다.

흰토끼에게는 커다란 냉이밭이 있었습니다.

흰토끼가 날마다 물을 주고 부지런히 가꾸어 잎 하나가 토끼손바닥만큼 큰 냉이밭이였어요. 또 맛은 얼마나 좋은지 몰랐습니다.

온 동산이 흰토끼가 가꾸는 냉이밭을 보고 감탄하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큰 걱정거리가 생겼습니다.

글쎄 눈에 잘 보이지도 않는 작은 벌레들이 냉이의 잎등마다 가득 달라붙어 이파리들이 오가리처럼 말려드는것이였습니다. 이러다가는 냉이들이 다 말라죽을것같았습니다.

흰토끼가 근심에 싸여 한숨을 호- 쉬고있는데 지나가던 오소리가 사연을 알고 말했습니다.

《벌레를 없애는데는 이 측백나무이상 없단다. 그 잎을 뜯어다 달여서 그 물을 병든 잎에 뿌려주면 어떤 벌레든 다 죽어버린단다.》

《그래? 세상에 그런 희한한 나무도 있니?》

흰토끼는 기뻐서 깡충깡충 뛰며 물었습니다.

《그 측백나무는 어디 있니?》

오소리는 토끼네 집뒤로 보이는 산을 가리켰습니다.

《저 뒤산에 있단다. 사철푸른 나무인데…》

《당장 뜯으러 가야지.》

흰토끼는 오소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뒤산으로 막 달려올라갔습니다.

그런데 온 산판을 다 돌아보았지만 측백나무는 눈에 뜨이지 않았습니다.

(오소리가 거짓말할리는 없는데…)

나중에는 너무도 안타까와 나무마다 붙들고 물어보기까지 하였습니다.

《네가 측백나무냐?》

그때마다 나무들은 아니라는듯 살래살래 가지를 흔들었습니다.

(이 산에 측백나무가 이렇게 한그루도 없을가? 분명 오소리는 뒤산에 있다고 했는데… 혹시 내 눈이 어두워 측백나무를 찾아내지 못한건 아닐가?)

흰토끼는 이렇게 생각하며 터벌터벌 산을 내렸습니다.

마침 산기슭에서 약초밭을 가꾸는 사슴을 만났습니다.

《사슴아, 눈을 밝게 하는 약은 없니?》

《왜 없겠니? 결명자가 있단다. 눈을 밝게 하는데선 아주 특효가 있는 약이지.》

흰토끼는 환성을 올렸습니다.

《그래? 나에게 그 결명자를 좀 줄수 없겠니?》

《왜?》

《눈이 어두워서 그래.》

흰토끼는 시무룩해서 대꾸했습니다.

《눈이 어둡다구?》

사슴은 깜짝 놀라 흰토끼를 찬찬히 바라보았습니다.

《그래, 네 눈에 내가 안보이니?》

《보여.》

흰토끼는 어줍게 웃으며 대꾸했습니다.

《그럼 저 꿀벌은? 그리구 이 나비는?》

《그것들두 다 보여.》

《그럼 눈이 어둡다는건 무슨 소리냐?》

사슴은 이상하다는듯 고개를 기웃거렸습니다.

흰토끼는 귀바퀴를 긁적이며 대꾸했습니다.

《사실은 우리 냉이밭에 벌레가 너무 끼여서 애를 먹댔는데 오소리가 측백나무잎 달인 물을 뿌려주면 좋다고 하더구나. 그래서 뜯으러 갔댔는데 보이지 않아서 그래.》

《오, 그래서…》

사슴은 그제야 알만하다는듯 고개를 끄덕이였습니다.

그리고나서 사슴은 빙그레 웃으며 흰토끼에게 물었습니다.

《측백나무가 정말 안보이던?》

《응, 정말 한그루도 안보였어.》

《오소리는 측백나무가 어떻게 생겼다고 하던?》

흰토끼는 눈을 깜박거리다가 대답했습니다.

《측백나무는 사철푸른나무래.》

《사철푸른나무? 아니, 사철푸른나무에도 소나무, 잣나무, 분비나무 등 바늘잎나무가 있고 고양나무와 사철나무, 후박나무처럼 잎이 넓은 나무가 있는데 대체 어떤 잎을 가졌대? 바늘잎나무래? 아니면 넓은잎나무래?》

흰토끼는 측백나무를 본 일도 없고 오소리가 말할 때 똑똑히 듣지도 않다보니 제대로 대답할수가 없었습니다. 흰토끼는 어물어물 하다가 물었습니다.

《사슴아, 넌 모르니?》

사실 사슴은 측백나무에 대해 너무나도 잘 알고있었지만 이 기회에 흰토끼의 나쁜 버릇을 고쳐주고싶어 이렇게 대답했습니다.

《나두 잘 몰라서 그래. 그렇게 좋다면 뜯어다 우리 약초밭에도 뿌려주고싶구나.》

《그래? 그럼 내가 얼른 뛰여가 오소리에게 자세히 물어보고 올게.》

흰토끼는 그길로 마을에 냅다 달려가 오소리네 집 문을 두드렸습니다.

《네가 웬일이냐?》

터밭김을 매던 오소리가 놀라 물었습니다.

《오소리야, 측백나무잎이 어떻게 생겼는지 좀 자세히 대주렴.》

《아까 대줄 땐 뭘 들었니? 사철푸른잎이구 앞뒤가 없는데다…》

《아참, 그랬댔지.》

흰토끼는 그제야 오소리의 말이 생각나 손으로 이마를 탁 치며 기뻐했습니다.

《오소리야, 고마와.》

성미급한 흰토끼는 오소리의 다음말을 들을새도 없이 급히 되돌아섰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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