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8(2009)년 제7호에 실린 글

      

 

포성이 우는 밤에

                                              안 병 모

 

저 멀리 어디선가

은은히 울려오는 포성에

최고사령부의 창문

가볍게 흔들리며 깊어가는 밤

 

색연필 드시고

깊디깊은 사색에 잠기시여

붉고 푸른 선이 엇갈린 작전도를 살피시던

최고사령관 김일성동지

손기척소리에 천천히 머리를 드신다

 

 

ㅡ 아니, 오늘은 전선사령관이 웬일이요?

너무도 뜻밖이여서

놀라우신듯 수령님께서

마중하며 잡으시는 뜨거운 손길

만면에 피여나는 환하신 미소

 

발악하는 원쑤들을 족치며

무시로 백병전이 벌어지는 전선

순간도 비울수 없는 몸이길래

쉬이 자리를 못 뜨더니…

 

이게 얼마만인가고

무슨 일로 급히 찾아왔는가고

수령님은 거듭 물으시는데

김책은 머뭇거릴뿐

대답을 못 드리고 서있어라

 

준엄한 항일전의 날에도

분망하던 새 조국 건설의 날에도

항시 오직 한마음 충정을 지니고

수령님을 돕고 받드는데 습관된 전사

 

수령님안광에 비끼는

가느다란 근심의 그늘조차

놓침이 없는 세심한 마음

언제나 기쁨만 고이고저

삶의 순간순간을 충정으로 이어온 사람

 

격전장이면

수령님 손수 그으신 화살표의 끝점에 가서고

어려운 전구를 맡고갈 때면

오히려 더 크게 웃던 담대한 사람
 

간고한 전쟁, 최전선을 맡았기에

자주 찾아뵙지 못하는 걸음이건만

어찌다 오면 그립던 부모앞이런듯

고향사투리 섞어가며

넘고 헤친 사선의 언덕을 두고

가슴에 서린 회포도 허물없이 터놓더니

 

오, 전선사령관이여

어찌하여 이밤 그대는 말 못하고

굳어진듯 서있는것인가

창문으로 비껴오는 화광에

눈에 어린 물기가 번뜩일뿐…

 

수령님 그리도 아끼시던

친위전사 김정숙동지를

어찌 이렇게 먼저 보낼수 있는가고

그리도 가슴아파하던 그날처럼

 

무겁게 닫기였던 입을 열고

김책은 조용히 말씀올리여라

ㅡ 수령님!

김정숙동지의 생신날에도 뵈옵지 못해서…

 

크나큰 상실의 아픔 묵새기시며

깊어가는 밤

홀로 외로우실가봐

뒤엉키는 만사를 뒤로 미루고

천리 불길속을 한달음에 헤쳐온 사연

 

전선의 운명도

승리의 열쇠도

다 안고계시는 수령님 신상에

작은 그늘이라도 비낄세라

다급히 달려온 그 마음

 

그 사연, 그 마음

김책은 다 아뢰지 못했건만

벌써 그의 마음을 다 헤아리신 수령님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하시여라

ㅡ 고맙소! 고맙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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