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잡지 《청년문학》 주체98(2009)년 제6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노래의 포성 김귀선
1
최고사령관 김정일동지께서는 기다란 지시봉을 제자리에 세우시고 두팔을 가슴노리에 엇걸으시였다. 그이께서는 우렁우렁하신 음성으로 작전실의 긴장한 분위기를 깨치신다. 《적들은 얼마전에도 우리와의 콤퓨터모의전쟁을 벌려놓았습니다. 저들이 패한다는 답이 나오자 아연실색하여 전쟁두뇌진들을 다 그러모아 이 <작전계획5027>을 짰다고 합니다. 이 작전에는 핵무기를 비롯한 최신무기들과 최첨단장비들이 다 동원될것이 예견되여있습니다. 그러나 두려울건 없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장령들을 둘러보시였다. 《보다싶이 오늘 동무들은 평소에 련마해온 기지와 슬기를 유감없이 발휘하여 불의에 제시된 정황들을 모두 능숙하게 처리했습니다. 자만할 근거는 없지만 우리 작전두뇌진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싶지는 않습니다.》 그이께서 활달하게 손세를 쓰시며 말씀하시자 장령들의 얼굴에서 드디여 긴장이 풀리였다. 잠시후 장군님께서는 시계를 보시며 얼른 송수화기를 드시였다. 《차석림동무요? 떠납시다. 아니, 뻐스 한대면 됩니다. 그렇게 하시오.》 장군님께서는 송수화기를 놓으시며 만면에 웃음을 담으신채 지휘일군들을 둘러보신다. 《내가 늘 말하는것이지만 불을 불로 다스리는것은 우리 혁명군대의 기질이며 대응방식입니다. 우리는 전쟁을 바라지는 않지만 피하지도 않을것이며 일단 전쟁이 강요된다면 절대로 그 기회를 놓치지 않을것입니다.》 그러시고는 넌지시 낮은 음성으로 물으시였다. 《그래 자신들이 있습니까?》 《최고사령관동지, 자신있습니다.》 일제히 대답올리는 장령들을 미더운 눈길로 둘러보시던 장군님께서는 출입문쪽을 가리키시였다. 《모두 나가서 뻐스에 오르시오. 오늘 우린 휴식삼아 멋있는 구경을 좀 하겠습니다. 그러나 전술안학습은 계속됩니다.》 밖으로 나온 장령들은 뻐스에 오르면서 수군댔다. 《무슨 구경일가?》 《전술안학습이 계속된다니 무슨 무기발사시험이 아닐가?》 《글쎄― 가만, 대렬인솔자가 선전부일군이야.》 《옳아, 영화로 보는게구만.》 제나름으로 해석들을 했다. 차석림이 맨 나중에 뻐스에 오르려 할 때 장군님께서 타신 야전차가 그앞에 멎어섰다. 문이 열리며 장군님께서 친근한 음성으로 이르시였다. 《차동무는 여기 타시오.》 야전차는 뻐스를 뒤에 달고 교외의 넓은 도로를 쏜살같이 달렸다. 온 누리가 태양의 금빛해살로 채색되고있었다. 봄바람은 그 무슨 사연이라도 아뢰이려는지 끝없이 속살대며 야전차의 차창을 두드린다. 이 땅에 펼쳐지는 력사의 순간순간을 새겨가며 찬사의 노래라도 읊조리고있는것인지. 차창너머 산기슭의 들꽃들이 각양각색의 꽃바다를 펼쳐보인다. 《그동안 수고를 했습니다. 밤새우며 올라온 사람을 또 이렇게… 안됐습니다.》 장군님께서는 낮은 음성으로 말씀하셨다. 《최고사령관동지, 그런 일이면 열밤이라도 오르내리겠습니다. 그런데 잘못할가봐 그게 걱정입니다.》 《일없습니다. 첫술에 배부르겠습니까. 군관의 안해들을 우리 선군문학예술의 나팔수로 내세우는 일인데…》 《장군님, 고맙습니다.》 차석림은 목이 메였다. 《고맙다는 말은 내가 하고싶습니다. 나의 의도를 리해해주는 동무에게 말입니다.》 차석림은 그렇듯 과분한 치하를 받게 되니 더욱 몸둘바를 몰랐다. 장군님께서는 송구해서 어쩌지 못해하는 차석림을 늦춰주고싶으시여 이내 우스개소리로 말씀을 돌리시였다. 《지금 저 뒤뻐스에선 영문을 모를게요. 멋있는 구경을 간다 해놓고는 전술학습은 계속된다 했지, 뻐스는 교외로 달리지. 오죽 궁금하겠소?》 《장군님, 그러지 않아도 아까 저 친구들이 무슨 무기가 또 나온게라구 하다가 나를 보더니 회관에 영화보러 가는것 같다고 했습니다.》 장군님께서 호탕하게 웃으시였다. 《참 그렇구만. 그 인솔자로 선전부일군이 나타났으니까.》 장군님께서는 갑자기 귀속말로 음성을 낮추신다. 《ㄷ지구군단장한텐 좀 너무하지 않은가?》 그러자 차석림이 펄쩍 뛰며 코멘 소리를 낸다. 《아닙니다, 장군님. 제 소견엔 약과같습니다.》 《그럴가? 하하하…》 장군님께서 웃으시는데 차석림이 응석조로 중얼거렸다. 《그 친구 아무리 생각해도 괘씸해서 그럽니다. 오늘 좀 골탕을 먹여놔야지.》 그 응석을 받아주시듯 장군님께서는 자애에 넘치시여 말씀하시였다. 《차동무, 부관한테 과업을 주었는데 이번에 우리 ㄷ지구군단의 군인가족예술소조성원들을 다 평양에 올려다 청류관에서 연회도 차려줍시다. 세상에 이름난 포도주도 좀 부어주고 앞에 통닭도 좀놔주고.》 어느새 수첩을 꺼내서 적고있던 차석림은 눈물이 핑 어려와 글줄이 보이질 않았다. 《그들이 숱한 고기를 생산해서 우리 병사들을 먹이였지만 자기들이야 언제 통닭을 놓고 먹어봤겠습니까. 무엇이 좀 생겨도 남편들, 아이들을 생각하느라 자기 입엔 좀처럼 넣지 못하는 우리 조선녀성들입니다. 이번엔 마음먹고 좀 잘 차려줍시다.》 《장군님!》 차석림의 자꾸만 차오르던 격정은 끝내 눈물로 솟구쳤다. 지금 자기가 그 군인가족예술소조사업을 책임지고 진행해오는 담당자로서도 그리고 남편으로서도 미처 생각할수도 상상해볼수도 없는 그 대해같은 사랑앞에 가슴이 벅차오를뿐이였다. 사실 차석림은 ㄷ지구군단의 군인가족예술소조사업을 전군에 일반화할데 대한 위대한 장군님의 뜻을 받들고 진행하여오면서 순수 예술지도 하나만을 생각했던것이다. 차석림은 덜퉁한 자기의 행동거지를 돌이켜보며 얼굴을 붉히였다. 위구심도 컸다. 장군님의 크나큰 그 사랑과 기대에 어긋나지 말아야겠는데 밤새 련습들을 하느라 목들이 쉬지나 않았는지? 차석림의 속마음을 꿰뚫어본듯 장군님께서 다시 이으시는 말씀 역시 예술기량에 대한것이 아니였다. 《의상들을 입혀보니 어떻습니까?》 《무대가 환합니다.》 《무대가 환하다. 옷입은 모습들을 좀 하나하나 보았습니까? 맵시가 어떻습니까?》 《장군님, 그렇게는 살펴보질 못했습니다.》 차석림은 어줍게 웃으며 자신없이 다시 말씀드렸다. 《장군님, 촌에서 생활하는 군인가족들이다보니 그런 옷이 몸에 붙지를 않아 그런지 그저 둥글둥글했던것 같습니다.》 장군님의 안색이 흐려지시였다. 장군님께서는 동안을 두었다가 어조에 힘을 주시며 말씀하시였다. 《내 그래서 그 맵시에 더 마음을 쓰게 되는겁니다. 우리 군관의 안해들이 제일 고와야 합니다.》 장군님께서는 그들도 앞맵시, 뒤맵시를 좀 보며 이런 기회에나마 자기들을 한껏 가꾸게 하고싶으시였다. 사시장철 일에만 파묻혀있게 되는 그들, 고생하는 그들을 생각하니 찌르르 가슴이 아프도록 마쳐오시였다. 장군님께서는 혼자소리로 뇌이시였다. 《난 오늘 사실 그들의 옷맵시가 보고싶어 갑니다.》 차석림의 가슴에선 불쑥 뜨거운것이 솟구쳤다. 자기는 그들에게 의상을 입혀놓고 무대가 환하다는데만 생각을 했을뿐 장군님께서 옷맵시까지 관심하시리라고는 미처 생각지 못했던것이다. 차석림은 자책으로 해서 머리를 들수 없었다. 장군님께서는 갈리신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 세상 그 어느 녀성들보다 부러운것이 없이 제일 곱게 차려 내세우고싶습니다.》 어느덧 도로옆의 층암절벽들이 다 지나갔다. 시원한 동해바람이 또 얼씬 지나치며 야전차는 속력을 내서 규모있게 토지정리를 한 드넓은 논판을 끼고 달렸다. 벌써 푸르른 논벌이 그대로 출렁이는 동해의 수평선과 어우러진듯싶었다. 그 대지우에 흰두루미 한마리가 어추어추 거닐며 노니는 풍경은 꼭 한폭의 그림이였다.
2
장군님의 야전차가 ㄷ지구군단의 회관에 도착한것은 오후 3시 정각이였다. 야전차에 뒤이어 들어서는 뻐스에서 구을듯이 뛰여내려온 ㄷ지구군단장은 그 뚱뚱한 몸에 어울리지 않게 달음박질해왔다. 《장군님! 이런… 이런 법이 어디에…》 군단장은 가뜩이나 탁성인 그 목소리가 꺽꺽 막히였고 눈물까지 글썽했다. 사실 아까 철령길에 잡아들어서면서부터 그는 제 정신이 아니였었다. 고산지대의 무인지경에서 보게 될 무기의 성능시험으로만 생각했었는데 뻐스가 령을 넘게 되면 어데 갈데가 있는가. 그런데 군단장인 자기는 아무것도 모르고 속수무책으로 있으니 이 일을 어찌한단 말인가. 하지만 달리는 뻐스안에 갇힌 몸이니 어쩌는수가 없었다. 철령휴식터에서 준비해가지고 오던 줴기밥으로 점심식사를 할 때였다. 군단장은 차석림의 옆구리를 몇번이나 쥐여박으며 물어봤지만 시치미를 떼고 모른다고 했다. 군단장은 점심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설마설마하면서 뻐스에 다시 올랐었다. 그런데 지금 이렇게 갑자기 자기 부대에 들이닥쳤으니 사전준비도 못한 그가 얼마나 당황해졌겠는가. 그의 심정이 리해되신 장군님께서는 빙그레 웃으시며 말씀하시였다. 《왜 그럽니까? 조금도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식사도 오면서 다 하고 왔겠다, 우린 그저 이 회관에서 가족예술소조공연을 보고 가겠습니다.》 장군님께서는 차석림에게 눈을 좁혀보이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솔직히 털어놓겠습니다. 군단장이 가족예술소조를 이붓자식취급을 한다 하기에 좀 괘씸해서 그랬습니다.》 갑자기 폭소가 터졌다. 할말을 못 찾고 뒤머리를 긁던 군단장이 머리를 수그리고 다시 뛰여가는걸 보시며 장군님께서도 큰소리로 웃으시였다. 《지금 얼마나 바쁘겠습니까. 자, 들어갑시다.》 장령들 역시 너무도 뜻밖의 일에 어리둥절해서 회관으로 들어갔다. 회관은 텅 비여있었다. 장군님께서 초대석에 나오시자 장령들은 모두 일어섰다. 장군님께서는 어서 앉으라고 손짓하시며 말씀하시였다. 《내가 오늘 동무들에게 보이자고 한 멋있는 구경은 바로 여기서 하게 됩니다. ㄷ지구군단의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말입니다.》 장군님께서는 병사들이랑 함께 보면 더 좋겠는데 그러지를 않았다고, 아까도 말했지만 오늘 우리는 그저 관람하는게 아니라 아침에 하던 전술학습을 계속하게 되는것이라고 말씀하시였다. 우리가 몇백리길을 왜 달려왔겠는가? 그 의미를 생각해보라고 말씀하시였다. 그러시면서 공연은 공짜로 보게 되지 않는다고, 시험답안을 내야 한다고 하시였다. 차석림이 장군님께 공연차례표를 올리며 곧 시작하겠다고 말씀올렸다. 《아닙니다. 우선 모두 무대옷차림으로 나서보도록 하시오. 들볶지는 말고. 우린 그동안 상학을 시작하겠습니다.》 차석림이 급히 무대뒤로 뛰여갈 때 장군님께서 말씀하시였다. 체육인들이 왜 훈련도중에도 률동체조를 하고 춤까지 련습하는지 아는가고, 그것은 운동의 유연성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그런 의미에서 우리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작전훈련의 한 고리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하시면서 정식문제로 제기하시였다. 《우리가 전술학습에서는 적들과 싸워 이길수 있는 요인에 대하여 수다한 조건들을 례증하였는데 또 다른 하나의 요인으로 우리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에 큰 의의를 부여하자고 합니다. 왜 그렇게 볼수 있겠는가를 모두 자기 식대로 설명해야 합니다. 답안은 구두로 받겠습니다.》 장령들은 장군님께서 바라시는것이 무엇인가를 짐작한듯 의미있는 웃음을 그 눈길들에 함뿍 담고있었다. 무대뒤로 갔다온 차석림이 장군님 옆자리에 앉으며 조용히 말씀올렸다. 《장군님, 다 준비되였습니다.》 《그럼 어서 막을 여시오.》 막이 열렸다. 각양각색 고운 색갈의 조선옷을 차려입은 화려한 모습들이 나타났다. 군인가족들은 관람석에 장군님께서 앉아계시는것을 보자 환희와 격정을 터치며 만세를 불렀다. 장군님께서 박수로 답례하시였다. 그이께서는 손을 흔드시여 격정에 넘쳐 콩콩 뛰는 군인가족들을 진정시키고나시여 장령들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시였다. 《보시오. 저들이 손에 호미자루를 쥐고 뙤약볕에 얼굴을 태우며 작업복차림으로 부대살림을 위해 일만 하던 우리 군인가족들입니다. 저렇게 차려입으니 얼마나 환합니까. 도시멋쟁이들 울고 가겠소. 정말 곱구만.》 장군님께서는 너무도 대견하시여 곱다는 말씀을 되뇌이시면서 이번에 값진 옷들을 해입힌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고 말씀하셨다. 차석림은 장군님의 심중에 어떤 아픔이 자리잡고있는가를 너무도 잘 알고있다. 그이께서는 전연병사들을 찾으시는 그 바쁘신 걸음에도 이곳 군인가족예술소조원들의 시연회에 몸소 참석하시였었다. 그들이 처음 무대의상으로 농짝에 건사했던 첫날옷이며 나들이옷들을 입고 나섰을 때 그 옷들이 짧고 품이 벌고 하여 여기저기를 잡아당겨놓느라 애쓰는걸 보시고 생각깊은 말씀을 하시였었다. 《우리 군관안해들이 언제 나들이옷에 신경을 쓸 겨를이 있었겠소.》 …지금 차석림의 가슴엔 그때 장군님께서 가슴아파하시던 그 일이 그대로 마쳐왔다. 장군님께서는 지금 새옷들을 떨쳐입고 행복에 넘쳐있는 그들을 흐뭇한 눈길로 보시면서 말씀하시였다. 《우리 군인가족들의 수고는 남편들의 혁명동지로서 또 자식들을 병사로 키워내는것뿐이 아닙니다. 짐승들을 기르고 농사를 지으며 부대살림까지 돌보느라 전사들의 어머니가 돼주고 누나들이 되여주느라 정말 고생이 많습니다. 나라의 살림살이가 아직은 넉넉하지 못하지만 그들에게 무엇을 아끼겠습니까.》 장군님께서는 이제 평양에 올려다 새옷을 보란듯이 차려입혀 곳곳을 다 견학하게 하고 만수대예술극장을 비롯해서 큰 극장무대에서 공연하게 하여 무대담도 키워주며 강선, 대홍단 등 공장과 대건설장들, 전연부대들에 순회공연도 조직해야 되겠다고 말씀하시였다. 《남편들앞에서도 옷차림을 환하게 하고 좀 뻐기라고 합시다. 아마 눈들이 둥그래질겁니다.》 회관을 울리는 우렁우렁하신 장군님의 말씀은 무대우에 서있는 군인가족예술소조원들모두에게 그대로 들렸다. 갑자기 무대우에서 흐느낌소리가 터졌다. 그들은 딸을 내세우고싶어하시는 친정아버지 그대로이신 다심하신 그 사랑앞에서 끝내 참아내질 못한것이다. 《장군님!…》 무대는 감격의 바다인양 뒤설레였다. 《이러지들 마시오. 분장이 다 지워지겠소. 이젠 공연을 해야지.》 급히 무대막이 닫기였지만 흐느낌의 여운은 관람석까지 그냥 메아리쳐왔다. 차석림이 너무 바빠서 어쩔바를 몰라 무대뒤로 가려 하자 장군님께서는 갈리신 음성으로 조용히 이르시였다. 《놔두시오. 마음들을 푹 좀 눅잦힌 다음에 공연을 시작합시다. 노래는 지나치게 흥분하면 나오지 않습니다.》 《네.》 차석림은 목이 메여 겨우 대답을 올렸다. 잠시후 최고사령관동지께서는 장령들에게 눈길을 돌리시면서 의미있는 표정으로 말씀하시였다. 《옛날부터 부부관계를 바늘가는데 실따라간다고 했습니다. 오늘 우리 군관안해들은 총대에 달려있는 총끈처럼 그 어데든 남편들을 따라서 한전호에 서있는것을 의무로, 가장 큰 영예로, 긍지로 여기고있습니다. 령높은 산중초소이든 날바다 섬초소이든 가림없이 말입니다.》 장군님께서는 자애에 넘치신 눈길을 무대우로 보내시였다. 《거기에 또 저들이 부르는 전투적이고 혁명적인 노래와 춤이 우리 군인들과 인민들에게 어떤 힘과 용기를 주겠는가 좀 생각해보시오.》 장군님께서는 너무도 대견하시여 군인가족들의 얼굴 하나하나를 그려보시며 말씀을 이으시였다. 《난 사랑스러운 이들을 자랑하고싶어서 동무들을 몇백리길로 데려왔습니다. 자, 그럼 공연을 시작합시다.》 서서히 막이 올랐다.
3
공연이 시작되였다. 붉은 노을빛배경에 꽃속에 묻힌 만경대가 흘렀다. 자나깨나 가슴에 안고사는 만경대를 노래하는 군인가족들의 절절한 감정이 노래의 선률을 타고 그대로 울렸다. 하나같이 고운 목소리로 가슴속 그리움을 터치는 그들의 노래는 처음부터 장령들의 심장을 틀어잡았다. 노래에 이어 가야금병창과 중창이 지나가고 북제창 《우리는 혁명가의 안해라오》가 랑랑하게 울렸다. 《차동무, 저 맨 앞줄 가운데, 련대장부인이구만! 점령 못할 요새같이 생각하더니 결국 해냈구만, 제법인데.》 장군님께서는 기쁨에 넘치시였다. 《그렇습니다, 장군님. 그렇게 애쓰더니 이제는 당당하게 노래도 재담도 아주 상당한 수준에로 올랐습니다.》 《말값을 한셈이지?! 용한데!》 기쁨에 겨우신 장군님을 우러르는 차석림의 눈가엔 뜨거운것이 핑 고여올랐다. 다심한 어버이심정으로 그가 예술소조무대에 오를수 있도록 첫걸음마부터 손잡아 이끌어주시더니 오늘에는 그의 빠른 성장을 보시고 그렇듯 대견해하시는것이다. 차석림이 위대한 장군님의 전연시찰을 수행하던 지난해 가을이였다. 달리는 야전차의 전조등앞에 문득 한 녀인이 비쳐들었다. 한밤중의 쌀쌀한 마가을날씨에는 어울리지 않게 흰색에 가까운 엷은 나이론치마저고리를 입고있어 치마폭이 바람에 기폭처럼 날리고있었다. 녀인은 손짓, 몸짓을 해가며 허공에 대고 무어라고 웨치는듯싶더니 전조등빛이 확 비쳐지자 화닥닥 놀라 곁에 놓였던 벼짚북데기를 그러안으며 냅다 달렸다. 야전차와 어기는 순간 얼굴에는 온통 땀이 질펀한것이 알렸다. 차석림이 녀인을 따라 뒤창밖을 살폈으나 야전차의 속도에 반대방향으로 뛰여가는 녀인의 속도가 더해지고보니 그 모습은 순간에 사라지고말았다. 《여기 련대장이 곽대철이지?》 장군님께서는 그 모든것을 이미 시야에 새기신듯 감심한 어조로 말씀을 이으셨다.
《보기와는 다른데.… 싸움준비만 잘하는줄 알았더니 가족예술소조일도 본때있게 내미는 모양이구 《?…》 《방금 지나친 녀인은 분명 이곳의 련대가족일거요. 때에 맞지 않는 나들이옷은 무대복으로 입은것 같소. 무슨 대사를 련습하던것 같은데…》 그제서야 차석림은 장군님께서 하시는 말씀의 뜻을 깨달았다. 《저… 련대로부터 시작되는 가족예술소조경연의 예비심사가 오늘래일로 있게 됩니다.》 《그것 보시오. 가만…》 장군님께서는 시계를 보시고나서 운전사에게 이르시였다. 《차를 돌리시오.》 그러시고는 차석림에게 말씀하시였다. 《그 녀인이 왜 북데기단을 안고 이 밤중에 뛰겠습니까. 땀을 철철 흘리면서 말이요. 련습을 끝내고 례사롭게 집으로 가고있는 걸음이 아닌것 같습니다. 우리 알아보고 갑시다.》 방향을 돌린 야전차가 얼마 가지 않았을 때 장군님께서는 전조등을 끄고 차를 세우라고 이르시였다. 《차동무, 저앞을 보시오. 그 녀인이요.》 녀인은 또 좀전처럼 무슨 몸짓, 손짓에 열중하고있었다. 흰색에 가까운 치마자락은 여전히 바람에 기폭처럼 날리고… 차석림이 차문을 열고 나가려는데 장군님께서 만류하셨다. 《놀래우지 말고 좀 봅시다. 걸작이요. 저것 보시오. 분명 어떤 대사를 련습하고있질 않소.》 얼마동안 같은 동작을 반복하던 녀인은 갑자기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다시 북데기단을 걷어안고 달리기 시작했다. 《장군님, 이젠 차방향을 돌려도 되지 않겠습니까?》 차석림이 말씀드렸다. 《본인모르게 훔쳐보고는 그냥 간단 말입니까? 그건 인사불성입니다.》 그이께서는 이 밤중에 대사련습을 하다가는 북데기단을 안고 뛰고 하는 그 녀인을 그저 스쳐지날수가 없으시였다. 《빨리 따라가서 태워다줍시다.》 야전차는 인차 녀인을 따라잡았다. 차에서 내린 차석림이 녀인과 몇마디 말을 주고받더니 이내 웃음소리를 터뜨리는것이였다. 《에그나, 내 어찌랍니까? 무대에서 몸이 굳어지고 말도 제대로 되지 않아서 혼자 좀 마음놓고 해보자던노릇이 그만… 그렇지 않으믄 어쩌겠습니까. 저때문에 부대의 명예가 납작해질판인데…》 녀인의 억양높은 목소리가 한적한 산골밤의 고요를 깨뜨리였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자못 흥미를 느끼시며 차에서 내리시였다. 가까이 다가가시자 급히 사연을 말씀올리려는 차석림의 손을 뒤로 잡아당겼다 놓으셨다. 《아주머니, 열성이 대단합니다. 련습을 끝내고 집으로 가는 길입니까?》 그러자 녀인은 중앙의 어느 큰 간부로만 알았는지 스스럼없이 인사를 하며 대답올렸다. 《아닙니다. 돼지가 새끼낳을 시간이 돼서 남보다 한발 먼저 오는 길입니다. 그런데 어떻게 제가 련습하는것을?…》 녀인은 긴 목을 움츠리며 당황한 몸가짐을 했다. 《주인공이 모르게 훔쳐봤습니다. 용합니다. 일두 할래, 가족예술소조에도 참가할래 시간이 몹시 딸리는게지요?》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웃으시며 다정히 물으시였다. 《저… 그런게 아니라 전 미끄러지다가 겨우 붙어있는 후보선수입니다. 못할 사람은 저리 빼놓고 할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 그런데 뭐 지휘관의 안해가 빠지면 그 부대는 심사자격도 안준다해서 그러잖습니까. 울며 겨자를 먹는셈입니다.》 녀인은 어줍게 얼버무리는것 같았지만 제 할소리는 다하고있었다. 차석림이 민망스러워 녀인에게 다가서려 할 때 장군님께서 그의 손을 또 잡아 제지하셨다. 《아―하! 그러니 세대주가 이곳의 련대장이구만, 곽대철이.》 장군님께서 호탕하게 웃으시자 녀인은 어둠속에서도 어쩔바를 모르며 쩔쩔맸다. 《이런 망신이 어데 있습니까. 소문이 나게 됐으니…》 《왜 말입니까? 예술소조련습도 전투적으로 하는데 신문에라도 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에구머니, 소가 웃겠습니다. 정말 부탁입니다. 비밀을 지켜주십시오.》 아부재기를 치는 녀인을 재미있게 바라보시던 장군님께서는 은근한 어조로 말씀하셨다. 《아주머니, 용기를 내여 예비심사를 잘 받으십시오. 마침 잘되였습니다. 이 동무가 가족예술소조경연을 맡아 진행하는 총대장입니다. 아마 밤중에 산골길에서 혼자 련습하던 그 사실자료까지 점수에 꼭 포함시켜줄겁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차석림을 가리키시면서 웃으셨다. 《정말입니까?》 기뻐서 소리치던 녀인의 목소리가 갑자기 주눅이 들며 잦아들었다. 《에그, 올라 못 갈 나무는 쳐다보지두 말랬는데…》 《왜 올라 못 갈 나무이겠습니까? 사람이 마음먹기에 달렸습니다. 길고 짧은건 대봐야 안다고 맞서보지도 않고 그렇게 약한 소릴 하는건 군관안해답지 않습니다.》 장군님께서는 녀인이 신심을 가지도록 왼심을 쓰시였다. 요즘 농사지은 낟알도 거둠할래 집짐승들의 겨울나이준비도 할래 무척 바쁘겠는데 또 예술소조련습까지 하느라니 얼마나 힘들겠는가 하시며 군인가족들의 수고를 사려깊이 헤아려주시였다. 《힘든줄은 모르겠습니다. 련습을 하다나면 시간이 언제 가는지도 몰라 새벽에 올 때도 있지만서두… 우리 장군님께서 군인가족예술소조에 왜 관심이 크시겠습니까. 이 어려운 때에 힘을 내라고 하신줄 우리는 다 압니다. 노래를 부르면서 고난을 헤쳐가는 우리 군인가족들의 굳센 모습이 경애하는 장군님께 기쁨을 드린다면 그이상 무슨 소원이 또 있겠습니까.》 아까부터 몇번씩이나 야광시계를 보며 안타까이 바재이는 차석림의 거동을 보신 장군님께서는 얼른 한걸음 녀인앞으로 나서며 다정하게 물으시였다. 《그런데 아주머닌 왜 미끄러지다 겨우 붙은 후보선수에서 솟구칠 용기를 내지 못합니까?》 어둠속에서도 허리까지 굽히여 물으시는 그이의 빛나는 눈빛에서 범상치 않은 느낌을 받은 녀인은 흠칠하며 몸을 떨었다. 《아―》 가느다랗게 터지는 외마디환성… 녀인은 꿈인가싶어 두손으로 눈을 비비고는 큰절을 드리려는듯 무릎을 꿇었다. 《장군님, 설마 한밤중에 이런 곳에서 뵙게 될줄은 정말 생각 못했… 죄송합니다.》 장군님께서는 급히 녀인의 손을 잡아 일으키시였다. 《이러지 마십시오. 인사불성은 오히려 우리입니다.》 녀인은 당황해서 어찌할바를 몰라했다. 그러는 녀인에게 장군님께서는 다심하게 이르시였다. 《아주머닌 가족예술소조경연에 꼭 참가해야 합니다. 그 열성이면 능히 솟구칠수 있습니다.》 녀인은 침을 꿀꺽 넘기고는 두손을 모두어잡았다. 《장군님, 제 힘껏 해보겠습니다. 아니, 꼭 솟구쳐오르겠습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그제서야 허리를 펴시며 웃으시였다. 《그새 돼지가 새끼를 다 낳겠습니다. 어서 차에 오르시오.》 그제서야 녀인은 북데기단을 안아들며 황황히 뒤로 물러섰다. 《아닙니다. 전 다 왔습니다. 이 오솔길로 조금 올라가면 됩니다. 저때문에 바쁘신 길이 지체되여 정말 죄송합니다. 어서 떠나십시오.》 《차동무, 할수 없구만. 그 돼지때문에 우리가 먼저 떠나는수밖에… 자, 그럼 어미돼지구완을 잘하시오.》 《장군님, 안녕히 다녀가십시오.》 야전차는 발동을 걸고 차머리를 돌리자 속도를 내였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도 그날 일이 떠오르신듯 차석림을 돌아보신다. 《곽대철련대장이 그날 밤 돼지새끼 열한마리를 받아내느라 혼쌀이 났다면서?》 《예, 그 아주머니가 집에 도착하니 새끼돼지를 몽땅 속적삼에 동글동글 감싸놓았답니다.》 그사이 무대에서는 장면들이 두세종목 바뀌여 춤가락이 펼쳐지고있었다. 모든 고난을 이겨내며 부대의 전투력강화에 이바지하는 가족소대의 불굴의 모습들이 생동한 률동으로 관중들을 끌어당겼다. 녀성군무가 끝났지만 장령들은 매 종목들마다에서 받아안은 감명으로 하여 깊은 생각에 잠겨있었다. 《얼마나 멋있습니까. 모두 재간둥이들입니다. 우리 군인가족들은 도시의 아늑한 생활을 마다하고 남편들과 함께 혁명의 전초선에 서있는 훌륭한 녀인들입니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장령들을 둘러보시며 마디마디에 힘을 주신다. 《나는 자랑하고싶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강한 우리 군관의 안해들을 말입니다.》 관람석은 격정의 파도에 휩싸였다.
4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소개자가 휴식을 선포하자 은근히 긴장해지는 장령들을 향해 말씀하신다. 《우리 지금까지 본 공연들을 상기하며 감상을 나누어보지 않겠습니까?》 그이께서는 유능한 군사지휘관이 되자면 병서만을 통달해서도 안되며 군사실무에 빠져서도 안된다고, 예술과 군무생활을 유기적으로 결합시킬줄 아는 사람이 진짜 군사가라고 일깨워주시였다. 그런 의미에서 오늘 우리가 본 가족예술소조공연은 우리들에게 많은것을 시사해준다고 하시며 이렇게 말씀을 이으시였다. 《패배주의에 빠져 우는소리만 하고있는 일군들이 이 공연을 보면 정신이 번쩍 들것입니다.》 이마가 훤칠하게 벗어진 전선서부의 한 부대장이 불쑥 일어섰다. 《최고사령관동지, 공연을 보니 마음이 후련하고 힘과 용기가 솟습니다. 군인가족예술소조공연을 전술훈련의 일정으로 포함시켜주신 장군님의 뜻을 잘 알았습니다.》 착잡한 심정으로 줄곧 몸을 궁싯거리던 ㄷ지구의 군단장이 무겁게 몸을 일으켰다. 《저는 자기비판부터 하겠습니다.》 그러자 장군님께서 차석림에게 눈을 끔벅해보이신다. 《자기비판이라… 어디 한번 들어봅시다.》 군단장은 손수건으로 땀이 질펀한 얼굴을 연방 문대기고나서 떠듬거렸다. 《저는 최고사령관동지께서 이 어려운 <고난의 행군>을 선군의 노래로 헤쳐가시려는 그 깊은 뜻을 미처 몰랐습니다. 군인가족예술소조사업은 담당일군들만 관심하는 일로만 여기고 등한시하였습니다. 지어는 그것이 남편들의 군사활동에 지장을 주지 않겠는가고 우려하면서 이붓아버지처럼 행동했었습니다. 장군님, 제 다시는 그런 오유를 범하지 않겠습니다. 이 시각부터 군인가족예술소조활동의 친아버지가 되겠습니다. 저는 오늘에야 비로소 군인가족예술활동이 어떤 대적도 무찌를수 있는 또 하나의 위력한 무기로 된다는것을 똑똑히 알았습니다.》 그는 모두숨을 내쉬며 자리에 앉았다. 그러더니 다시 일어났다. 《장군님, 몇점입니까?》 반죽좋은 그 소리에 회관이 떠나갈듯 웃음이 터졌다. 장군님께서도 따라웃으신다. 《자기비판에 점수를 주는 법은 없습니다. 동무들, 어떻습니까? 저 군단장이 결함을 고칠것 같습니까?》 《네, 고칠것 같습니다.》 《저희들도 정신을 차리겠습니다.》 여기저기서 힘있는 목소리가 울리였다. 《그렇다면 나도 믿어봅시다.》하고 장군님께서는 웃으시며 잠시 사이를 두셨다가 자신의 의도를 공개하신다. 《이곳 군단의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을 전군에 일반화하여 세상이 들썩하게 만듭시다. 해마다 군인가족예술소조경연을 전통화하고 당선된 군인가족예술소조들에 대한 평가사업도 진행하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종합공연종목도 묶어 순회공연도 조직해줍시다. 그러면 우리 군인들과 인민에게 큰 힘과 고무를 안겨주게 될것입니다.》 장내는 격정으로 끓어번졌다. 경애하는 장군님의 과업을 받고 이번 공연을 준비하여온 차석림도 군인가족예술소조활동을 전군에 일반화할데 대한 그이의 깊은 의도를 미처 다 헤아리지 못하였었다.
5
공연 2부가 시작되였다. 연미색중간막이 닫기고 국부조명속에 두 녀인이 나와 정중히 인사를 올린다. 중년부인들이지만 조선옷차림을 한 그들은 단아하고도 우아했고 무대에서의 걸음새도 아주 세련되여있었다. 그중 보라빛치마저고리를 입은 녀인이 바로 곽대철련대장의 안해 로명심이다. 대화시였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차석림을 돌아보시며 흐뭇한 미소를 지으신다. 《저 익살군녀인이 이젠 오르지 못하겠다던 그 높은 나무꼭대기까지 다 오른셈이구만!》 《그렇습니다, 장군님. 그날 밤 인적없는 산골길에서 혼자 련습을 하더니 군단종합공연에 당당히 뽑혔습니다.》 장군님께서는 무등 기쁘고 대견스러우시였다. 《대단해!…》 로명심의 옹골찬 목소리가 먼저 장내를 휘젓는다.
항일의 녀성영웅이신 김정숙어머님 저희들이 왔습니다 머나먼 산촌에서 군관의 안해된 자격으로 우리 장군님 값높이 불러주신 이 세상 가장 행복한 저희들입니다 …
둘이 시구절을 서로 주고받으며 선군시대의 군관안해된 긍지에 대해 대화시를 엮어나가더니 로명심이 한발 앞으로 나서 대화로 관중을 이끌어가고있다. 그는 추억을 거스르며 해방된 새 조국 건설시기 군인가족들을 따뜻이 손잡아 이끌어주시던 김정숙어머님의 자애로운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고있었다. 장군님께서도 자신도 모르게 어린시절의 그리운 추억을 더듬으신다. 어머님과 함께 군부대부업밭을 가꾸시던 일이며 군인가족들의 소박한 연예공연을 보시던 그 나날들이 영화화면처럼 떠오르시였다. 어머님께서는 군인가족들이 총을 쥔 남편들을 도와 군무에 불편이 없도록 뒤받침을 잘해주면서 빈땅을 묵이지 말고 농사도 짓고 집짐승도 길러 항일유격대의 작식대원들처럼 부대살림을 알뜰히 꾸리는데 모범이 되여야 한다고 당부하시였었다. 목메인 두 녀인의 목소리는 어느새 격정을 터치며 시랑송으로 고조되고있었다.
아, 김정숙어머님 혁명의 수령을 무엇으로 어떻게 보위하여야 하는가를 실천적모범으로 보여주신 위대한 혁명의 어머니 …
어머님께서 지니신 그 뜻과 념원 세대를 이어갑니다 오늘도 래일도 승리만을 아는 우리 혁명의 영원한 기치입니다
무대막이 닫기는데 로명심이 눈물을 번쩍이며 정중히 인사를 올린다. 장군님께서도 눈가에 물기를 담으신채 오래오래 박수를 보내주시였다. 《명배우로 자랐습니다. 높은 나무가 아니라 하늘까지 솟구쳤습니다. 전문배우에 못지 않단 말이요.》 그 말씀에 화답하듯 장중한 관현악반주가 울리며 합창이 터졌다. 어떤 정황속에서도 마음속 변화를 내비칠줄 모르던 장령들은 모두 격동에 사로잡혀 눈물이 그렁그렁해서 숨소리를 높였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그들을 둘러보시며 말씀하신다. 《사실상 우리 혁명은 노래로 시작되고 노래로 승리하여왔다고 말할수 있습니다. 총알 하나로는 적을 한놈밖에 잡을수 없지만 노래 한곡은 수천만의 심장을 틀어잡으며 총칼이 미치지 못하는 곳도 뚫고들어갑니다. 때문에 저 군인가족들이 부르는 힘있는 노래소리는 우리 병사대중에게 필승불패의 힘을 주게 되고 원쑤들에게는 절망을 안겨주는 강위력한 포성으로 되는것입니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언제든지 이길수 있는 또 하나의 승리의 요인입니다.》 그이의 번쩍이는 안광에서는 조국과 인민을 위해 선군혁명의 총대높이 헌신의 길을 끝까지 가시려는 신념이 빛발치고있었다. 《저들의 힘있는 노래는 지금의 무대에서뿐아니라 온 세상에 꽝꽝 울려퍼질것입니다.》 세차게 들먹이는 장령들의 심장마다에는 누리를 진감한 그 노래의 포성이 울리고있었다. 차석림은 벅찬 가슴을 한껏 펴고 마음속으로 아뢰였다. (그렇습니다, 최고사령관동지! 장군님께서 울려주신 저 노래포성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에겐 죽음과 파멸을, 우리 군대와 인민에게는 승리와 영광만을 안겨주는 우리 식의 강위력한 무기입니다.…) 공연이 끝나고 출연자들이 모두 무대앞으로 나섰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일어서시자 장령들모두 따라 일어섰다. 무대와 객석에서 열광적인 박수소리가 일어번졌다. 《잘합니다. 우리 군인가족들이 장합니다. 모두에게 최고사령부의 이름으로 감사를 보냅니다.》 폭풍처럼 터지는 만세의 환호소리… 발을 동동 구르며 감격을 걷잡지 못하는 군인가족예술소조원들… 경애하는 장군님께서는 손을 들어 답례하시며 차석림에게 만족한 미소를 보내신다.
차석림은 가슴이 확 달아오르고 목이 꽉 잠기여 아무말씀도 올리지 못한채 그이를 우러러 손바닥이 뜨겁게
박수만 치고있었다.
|
되돌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