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8(2009)년 제7호에 실린 글

      

 

만년필은 녹이 쓸었어도…

                                                 전 수 철

 

내 지금 걸음떼지 못하노라

계급교양관에 놓여있는

녹이 쓴 만년필 하나

미제의 살인만행의 흔적 력력한

생매장터에서 발굴되였다는 유물앞에서

 

주인을 알수 없는 그 유물

내 아픈 가슴안고 살펴보는데

더더욱 가슴찢는

해설강사의 이야기

 

사람들의 유해와 함께 발굴된 만년필

녹이 쓸대로 쓸었어도

조심히 뚜껑을 연 그 만년필에선

잉크가 마르지 않았고

글이 씌여지더라는 이야기

 

차마 들을수 있으랴

선뜻 믿을수 있으랴

녹이 쓴 저 만년필

살인귀들을 박멸하는 복수자들의 명단에

이 만년필로 제 이름도 써달라는 당부만 같구나

 

그 만년필

해방덕에 처음 학교에 다니던

어느 학생의것일수 있으리

커가는 기쁨과 행복을 적어가며

제 나라 제 땅 위해 한껏 땀흘리던

어느 농민의 유물일수도 있으리

 

수령님 찾아주신 조국에서

처음 삶의 보람과 행복을 누려온 사람들

그것을 눈에 든 가시처럼 여겨온 놈들은

이 만년필의 주인과 함께

숱한 사람들을 그렇게 잔인하게 학살했구나

 

그 만년필, 그 잉크를

내 마음속에 간직해본다

그렇다 마르지 않은 그 잉크로

그들이 쓰지 못한 복수자의 선언을 내가 쓰리라

미제양키들의 멸망의 선언장을 쓰리라

 

오, 이 나라 복수자들의 마음속에

그 잉크는 영원히 마르지 않으리

복수의 피방울이 되고 증오의 불소나기가 되여

미제승냥이들을 징벌하리라

쌓이고 맺힌 원한 천배만배로 풀리라!

 

(평양연극영화대학 교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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