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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지 《청년문학》 주체98(2009)년 제8호에 실린 글
시 기다리지 말아다오
방 미 혜
기다리지 마세요 아버지 대학생들이 하나 둘… 방학 올 때면 이 딸도 함께 오지 않으려나 자주 동구밖을 내다보실 아버지 깊은 이밤 이 딸은 책을 보고있어요
기다리지 마세요 어머니 잘 익은 포도가 벌써 담을 넘었다며 네가 왔으면!… 몇번이고 되뇌이실 정겨운 그 모습 눈앞에 삼삼하건만 떠날수 없어요 어머니 나는 지금 실험중에 있어요
활짝 열어젖힌 실험실창너머 별빛 흐르는 밤하늘가에 비껴오는 고향의 산과 들 고추꽃 하얗게 피는 뜨락가에 알알이 무르익은 연푸른 추리… 기다리지 말아다오 고향이여 이 딸은 지금 탐구의 행군길을 달리거니
얼마나 무거운 조국의 짐이 대학생의 어깨우에 실려있는것인가 강성대국을 향하여 질풍쳐달리는 이 땅에 대학생 우리가 할 일이 과학과 기술로 풀어야 할 일이 얼마나 많은가
콤퓨터화면우에 새겨지는 저 하나의 수자와 부호들에서 고향뒤산에 흐르는 염소떼가 더 늘고 동구길 감돌아흐르는 강기슭너머 또 하나의 발전소가 새로 솟는것을 나는 본다
아, 장군님 다녀가신 내 고향 선군조국의 지상락원으로 꾸려야 할 내 고향 그 도로 하나, 시내 한줄기마저 대학의 불밝은 실험실에 나와 함께 있거니
기다리지 말아다오 고향이여 너의 가없이 넓은 들 이랑이랑이 나의 글줄들에서 푸르러지고 꽃피는 내 고향 래일의 무릉도원이 나의 콤퓨터에 펼쳐지고있기에 나는 대학교정에서 《방학》을 보내고있거니
기다려다오 고향아 씨리카트 2층집이여 포도넝쿨이여 정다운 이웃들과 모교의 선생님들이여 내 탐구의 낮과 밤들을 넘어 고향을 더욱 아름답게 변모시킬 과학탐구의 열매를 안고 돌아가리라 아, 사랑하는 나의 고향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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