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9(2010)년 제3호에 실린 글
수 필
뿌 리
김 혜 영
뿌리는 보이지 않는다.
나무가 자라서 하늘높이 올라갈수록 땅속으로 더 깊이 들어가 나무를 지켜주는 뿌리!
깊은 땅속에서 무성한 가지와 잎사귀, 열매를 가꿔주는 뿌리에 대한 생각이 오늘따라 깊어지는것은 무엇때문인가.
식수절날 내가 맡은 학급은 학교교재림에 살구나무를 심게 되였다.
미곡리 살구동네를 찾으신 위대한 장군님께서 그렇게도 만족해하신 모습을 보고 우리 학교에서는 살구나무를 심을 계획을 했던것이다.
어제 밤 내린 봄비에 진달래의 꽃망울은 한껏 봉긋해졌고 버드나무가지도 물기를 머금고 봄바람에 한들거린다.
따스한 봄볕이 내리는 하늘중천에서 새들도 즐겁게 날으며 지저귄다.
봄계절은 가슴마다에 희망의 창문을 열어주었는지 《아!》 《오!》 즉흥시를 읊어대며 학생들은 제 맡은 일에 열성을 내고있었다.
《3조가 판 구뎅이는 불합격!
아직 더 파야 하는데 이 구뎅이는 작아! 잔뿌리 하나라도 눌리워서는 안돼, 알겠니?》
학급장 철성이의 말이다.
이번엔 그의 말소리가 거름을 날라오는 조에서 들려온다.
《좋아! 부식질은 합격인데 잔돌들이 섞여있어.》
무슨 일에서나 책임성이 있고 깐깐한 철성이의 잔소리를 등뒤에 남기며 나는 녀학생들과 함께 바께쯔를 들고 시내가로 내려갔다.
겨우내 흰눈속에서 잠자던 시내물도 이제는 돌돌 소리를 내며 흐른다.
흰바위를 뛰여내려 기슭을 돌아가는 시내물을 이윽토록 바라보던 일심이가 문득 말을 꺼낸다.
《이 시내물은 어디로 갈가?》
《아 그거야 바다로 가지. 몰라서 하는 소리니?》
《그래, 조국의 품으로 가지, 우리는 시내물이고.》
제가 묻고 제가 대답하는 일심이의 말에 아이들은 깔깔거린다.
정말이지 봄계절은 보는것, 듣는것모두가 설레이는 희망의 계절이런가.
《일심동무, 빨리 물을 가져와. 살구나무가 물을 마시고싶대.》 학급장이 소리쳤다.
《얘들아, 빨리 가자. 저 잔소리학급장한테 총화시간에 땀을 빼겠다.》
일심이의 그 말에 또 깔깔대는 아이들과 함께 교재림에 오니 살구나무를 다 심어놓고 기다리는 중이였다.
살구나무모주변엔 비에 흙이 씻길가봐 잔디까지 심어놓았다.
《이제 얼마 안있으면 이 살구나무에서 아름다운 꽃이 필거야.》
《열매는 어느달에 열리던가? 6월이던가? 몇년후이면 우리들이 살구를 따먹게 될가?》
《하하하!》
우리가 졸업한 후에 살구나무에서 열매가 달린다는 학급장 철성이의 말에 일심이의 두눈이 둥그래진다.
우리가 졸업하기 전에 살구를 따먹을수 없다는 서운한 빛이 얼굴에 보인다.
《그러게 우리도 뿌리가 되자는거야.》
뿌리!
학급담임인 나는 얼마전에 학생들에게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혁명하는 사람은 뿌리가 될 생각을 해야 한다고, 우리 함께 뿌리가 되자고 말씀하셨다는것을 이야기해준적이 있었다.
그러면서 나는 뿌리가 든든해야 나무엔 잎이 무성하고 아름다운 열매가 맺힌다는것, 한그루 나무가 조국이라면 우리모두는 그 조국을 떠받드는 뿌리가 되여야 한다는 내용도 강조했었다.
그날에 들려준 나의 이야기를 철성이는 가슴속깊이 새겨두었던지 비바람, 눈바람을 이겨내며 이 살구나무가 자라 가지마다 향기로운 열매를 맺게 되면 우리 학교는 더 아름다와질게 아니냐고, 우리 학교 하급생들이 살구열매를 따들이며 내 조국의 귀중함을 느끼게 될게 아니냐고 하며 의젓하게 말을 하는것이였다.
나는 철성이를 막 껴안아주고싶었다.
아, 진정 오늘에 바친 뿌리가 이 나라에 얼마나 많았던가.
조선혁명의 첫 기슭에서 우리 수령님과 뜻을 같이한 청년공산주의자들인 김혁, 차광수, 백두의 눈보라만리, 혈전의 피바다만리를 헤쳐온 항일혁명투사들, 그들모두는 빼앗겼던 나라를 다시 찾고 세계지도에서 빛을 잃었던 《조선》이라는 이름을 빛내이는데 이바지한 뿌리였다.
둘도 없는 목숨이지만 하나밖에 없는 조국을 위해 원쑤의 불구멍을 피끓는 가슴으로 막은 리수복영웅, 두팔이 부서지자 중기압철을 턱으로 눌러 원쑤들을 쓸어눕힌 조군실영웅, 전쟁의 포화를 헤쳐온 유명무명의 전사들은 조국을 지키는데 청춘도 희망도 다 바친 뿌리였다.
진응원영웅이며 길확실영웅 등 천리마시대 선구자들은 천리마시대를 열어놓는데 이바지한 뿌리였고 인공지구위성을 우주의 궤도에 진입시킨 과학자들이며 강선의 초고전력전기로를 성공시킨 발명가들, 과학기술의 최첨단인 CNC를 개발한 연구사들, 주체철생산체계를 완성한 성강의 로동계급, 선군시대 공로자들은 이 땅우에 강성대국이라는 거목을 일떠세운 뿌리들이다.
그들처럼 살며 내 조국을 영원히 빛내여가겠다고 마음다지는 저 애들이야말로 얼마나 대견하고 미더운것인가.
세상에 태여날 때도, 아장아장 첫걸음마를 뗄 때도 그들에게 한없이 포근한 사랑의 요람을 펼쳐준 내 조국.
마음껏 희망의 나래를 펼쳐가라고 해빛밝은 배움의 창가에 앉혀주고 화려한 궁전문을 열어준 내 조국.
바로 그 품에서 자라난 우리 아이들이 그 품을 어이 잊을수 있으며 뿌리가 되겠다고 하는것은 그들의 마땅한 도리이며 의무가 아니겠는가.
나는 그들을 한명한명 바라보며 마음속으로 긍지높이 웨쳤다.
《그래그래, 뿌리가 되거라. 푸른 잎이 무성한 아지들이 고운 노래 부르는 새들을 불러올 때 그 나무를 억세게 받들어온 뿌리처럼 너희들은 위대한 장군님의 나라를 온 세상에 빛내이는 내 조국의 뿌리가 되거라.》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