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2(2023)년 제5호에 실린 글

 

단편실화소설

 승자의 주로 

한 철 규

(마지막회)

5

 

공장의 GMP화, 경영관리의 정보화는 김성철과 그가 일심전력으로 키워낸 리철혁을 비롯한 10여명의 인재들이 전적으로 맡아 실현하였다.

그들은 생산실무로부터 과학기술보급, 기계설비제작, 경영관리를 위한 프로그람작성과 공장꾸리기에 이르기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

그리하여 공장에서는 김성철이 세운 목표를 하나하나 실현해갔다.

공장의 생산환경과 위생조건, 생산공정과 품질관리체계의 GMP화를 실현하고 엑스화된 효능높은 고려약들을 생산해냈다.

이 소식은 삽시에 퍼져 공장은 일약 유명짜한 공장으로 소문나기 시작하였다.

군과 도는 물론 전국의 방방곡곡에서 공장의 기술과 경험을 배우려고 수많은 일군들과 고려약전문가들이 구름처럼 모여들었다.

그러던 어느날 로상호가 불쑥 공장에 나타났다.

그렇게도 장황한 불가능론을 역설하던 왕년의 기세등등한 과장의 모습은 어데론가 사라지고 퍼그나 의기소침해지고 초췌해보이는 로상호가 공장을 보러 왔다고 김성철에게 한마디 하고는 혼자서 현장을 돌아보는것이였다.

저녁무렵에야 로상호는 김성철의 앞에 나타났다.

《끝내 성공했구만, 축하하네.》

《고맙네.》

《솔직한 말이지만 난 자네가 이렇게 성공하리라고는 생각 못했네. 외눈박이가 두눈박이를 보고 병신이라고 한다더니 내가 바로 그격이였지.》

로상호의 말에는 진심어린 가책과 회오가 어려있었다.

《삐뚤어진 눈으로 어떻게 자네를 바로볼수 있었겠나. 이 못난 친구를 욕많이 하라구.》

김성철은 자기를 심중히 타매하는 동창생을 련민의 정으로 위로해주었다.

《너무 자신을 비하하지 말게. 자기를 이겨내기 위한 싸움이 가장 어렵다고 하지 않나. 중요한건 일어서는거야. 그리고 새롭게 살아야지.》

《자네 말을 꼭 명심하겠네.》 로상호는 머리를 끄덕이더니 혼자소리로 중얼거렸다.

《놀랍거던, 그야말로 빈터에서 인재들을 키워내고 그 인재들의 힘으로 인생의 승자가 되다니…》

그때로부터 1년후 화창한 봄날 평성시에서는 도인민소비품전시회가 성황리에 진행되였다.

공장에서는 전시회에 많은 고려약들을 내놓았다.

며칠후 김성철이 전시회소식이 궁금하여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고있는데 김은정부원에게서 전화가 걸려왔다. 성철은 서둘러 전화를 받았다.

《어떻소?》

《지배인동지, 굉장합니다.》

《굉장하다구?! 뭐가 말이요?》

손전화기에서 기쁨에 넘친 김은정의 초랑초랑한 목소리가 증폭되여 울려나왔다.

《사람들이 우리 공장에서 생산한 약들을 보고 얼마나 좋아하는지… 하여간 정신을 못차리겠습니다.》

김성철은 가슴속에서 불덩이같은것이 솟구쳐오르는듯싶었다.

폭풍처럼 회오리치며 온몸을 휘감는 열광적인 격정, 아름찬 희열…

《사람들이 좋아하면 됐소, 음―》

숨가쁜 흥분에 목이 잠겨 속삭이듯 되뇌이는 김성철의 두눈에서 맑은 눈물이 점점이 떨어져내리였다.

《지배인동지, 웁니까?》

《그래, 울어. 너무 기뻐서… 허허허.》

김성철은 무상의 환희에 잠겨 울며 웃고 웃으며 울었다.

(아! 이제는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 기쁨의 보고를 드릴수 있게 되였구나.)

멀리 평양하늘을 우러러보는 김성철의 얼굴에는 한없이 순결한 그리움이 비껴흐르고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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