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1(2022)년 제9호에 실린 글
시
무쇠철근과 처녀
임홍연
화성지구전투장
저 하늘 아득히 층막우에서만
기적을 찾지 마세요
땅에서도 처녀들의 위훈 나래치고있어요
놀라지 마세요
이 여린 손에 쥐여진것이
꽃나무아지 아닌 무쇠철근이라고
금방 산같이 쌓였던 철근타래들
벌써 반나마 축났는걸요
곁에선 와릉와릉 혼합기소리
우리 소대 철남동무 어깨 으쓱
건설장에선 혼합물이 제일이라지만
폭포치는 혼합물도 이 철근 없이야
층층 벽체로 솟구쳐오를수 있을가요
수십t 중량물 들어올리며
기중기운전공 힘자랑해도
취재나온 신문기자 감탄했지요
꽃같은 처녀들 우리 손에선
철근도 엿가락 한가지라나요
금방 15층 층막을 얹었다고
뻐기지 마세요 남동무들
우리 가공한 철근은 16층을 향해
수풀처럼 솟구쳐오르고있어요
수백m 수천m…
펴고 구부리며 내 땀배인 철근은
벽체속에 가리워 보이지 않아도
조국앞에 떳떳한 청춘의 모습
하루가 다르게 일떠서는
웅장한 창조물속에 보여오는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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