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10(2021)년 제12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아름다워지라

리 명 순

(제 2 회)

2

 

인적드문 깊은 밤 문종성이 탄 차는 동문네거리에 들어서고있었다. 문종성은 뒤좌석에 앉아 경애하는 김정은동지께서 유선종양과 과장에 대해 말씀하시던 그때를 생각하고있었다.

(조현일동무, 동무가 얼마나 큰 영광을 받아안았는지 아오?)

문종성이 어느 한 대학에서 교편을 잡고있을 때 조현일은 전교적으로 손꼽히던 우수한 학생이였다. 학과성적뿐아니라 생활에서도 이렇다할 결함을 찾기 힘든 제대군인 대학생이 실습때마다 높은 수술솜씨를 발휘하는것을 본 문종성은 그를 자기의 전공분야인 심장혈관계통의 실력가로 키우고싶어했다. 그러나 조현일은 그때 벌써 암세포와의 싸움을 선포하고 강의후에는 늘 실험실의 현미경앞에 눌러앉아있군 하였으며 졸업후에는 종양연구소에서 자기의 두각을 나타내였다.

뛰여난 감각과 높은 실력을 지닌 조현일을 두고 은근히 자부심을 느끼던 문종성이였으나 위대한 장군님께서 한 평범한 의학자인 조현일을 지켜보고계신다는것까지는 알지 못하고있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종양연구소의 한개 부서에 불과하던 유선종양과를 평양산원에 배속시키도록 하시고 조현일을 과장으로 임명해주시였다.

그리고 유선종양치료에서 성과가 있는 유럽의 여러 나라 병원들에 실습을 떠나보내시였다. 돌아온 다음에는 그가 내놓은 견해들에 대해 긍정도 해주시며 유선종양의 검진과 치료, 연구를 전문으로 하는 현대적이며 종합적인 의료봉사기지의 형성안과 설비안을 직접 만들데 대한 믿음어린 과업도 주시였다.

그리하여 조현일은 건축전문가들의 아낌없는 지도와 방조속에 새로 일떠설 의료봉사기지의 형성안과 설비안을 작성하게 되였다.

제자의 성공에 기쁨을 금할수 없었던 문종성이였으나 설비안에 적힌 설비명세표를 보고서는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나라의 경제형편은 생각지도 않은 너무도 값이 엄청난 설비들이였던것이다.

문종성은 해당부문 일군들과의 토의끝에 설비안을 다시 작성하였다.

후날 문종성에게서 설비안이 여러 안으로 작성되였다는 말을 듣게 된 조현일은 그렇게 해서는 암을 이길수 없다고, 오죽하면 숱한 의사들이 있으면서도 암을 두고는 불치의 병으로 공인했었겠는가고 하면서 자기의 주장을 굽히려 하지 않았다.

문종성은 더 할 말이 없었지만 속으로는 어제날의 스승을 무시하고 자기의 견해만을 고집하는 제자에 대한 노여움이 갈마드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차창으로 가로수들이 무섭게 태질하고있는것이 보였다.

눈이 멎고 뒤따라 내려오는 북서풍에 날씨가 사나와진것이였다.

그러나 평양산원의 창가마다에서는 따스한 불빛이 비치고있었다.

《평양산원》이라고 쓴 네온등이 밤하늘을 붉게 물들이며 밝은 빛을 뿌리는것을 보는 문종성은 눈내리는 령길을 거니시던 경애하는 김정은동지의 영상이 어려와 눈굽이 젖어듦을 금할수가 없었다. 저 아름다운 불빛을 위하여 그이께서 지금 이 순간도 머나먼 현지지도의 길을 헤치고계신다고 생각하니 눈시울이 뜨거워올랐다. 그럴수록 자기가 받은 과업을 훌륭히 수행하여 그이의 근심을 조금이라도 덜어드려야겠다는 결심이 굳어졌다.

(조현일이 혹시 퇴근하지 않았을가.…)

문종성이 탄 차가 평양산원앞마당에 들어섰을 때 련락을 받은 산원일군이 뒤따라왔다.

《조현일과장이 지금 있소?》

녀성일군은 다짜고짜로 묻는 문종성을 그저 아연해진 눈으로 마주보다가 이렇게 대답하는것이였다.

《지금 조현일과장은 없습니다.》

《없다니?》

문종성은 깜짝 놀라 되물었다.

《고향에 내려갔습니다.》

《뭐라구? 고향에는 왜 갑자기? 무슨 대사라도 있는가?…》

난감해하는 문종성을 건물안으로 이끌면서 녀성일군이 침착한 목소리로 설명하였다.

《부부장동지, 조현일과장동무는 실력이 높고 림상경험도 풍부하지만 의사들속에서 교만하고 소총명을 부린다는 의견이 제기되길래 회의에서 비판을 좀 했습니다.》

《그거야 좋은 일이지.… 귀한 자식 매로 키운다지 않소.》

문종성은 이렇게 말하며 옆에서 걷는 녀성일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과장동무에 대한 비판사업이 있은 후 청천벽력과도 같이 민족의 대국상을 당하였습니다. 과장동무는 가슴을 치며 눈물을 쏟았습니다.》

문종성은 머리를 끄덕이였다.

누구보다 장군님의 사랑을 많이 받은 조현일이로서는 십분 그럴것이다.

그런데 그가 고향에 내려간 일과 그것이 무슨 련관이 있는가.…

녀성일군은 방에 들어서더니 서류철에서 종이장 한장을 꺼내는것이였다.

《과장동무가 쓴 글입니다. 그가 이걸 가지고 저를 찾아왔더란 말입니다.》

문종성은 일매지고 깐깐한 조현일의 낯익은 글씨를 들여다보았다.

《저는 그동안 너무도 자신을 잊고살았습니다. 위대한 장군님께서 저를 위해 기울이신 사랑과 은혜의 천만분의 일도 보답못한채 저는 소총명을 부리며 자기만이 유선종양부문의 권위자인듯이 생각하였지만 환자치료에서는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하였습니다. 정말이지 장군님께 큰죄를 지었습니다.…》

문종성은 그 글을 보면서 언젠가 조현일이 고집하던 설비문제를 생각하였다. 이렇게라도 자기를 깨달았으면 마음이 놓이는 일이다.

그런데 고향에는 왜 내려간단 말인가.

사업과 생활을 통하여 결함을 고치면 되지 않겠는가.

산원일군의 이야기는 계속되고있었다.

《조현일과장은 그때부터 왜서인지 몹시 의기소침해져서 무엇인가 고민하는것 같았습니다. 그러던 찰나에 고향에 있는 군병원에서 지금까지 볼수 없는 특이한 증례의 환자가 생겼다는 말을 듣고는 자진하여 내려가겠다고 하였습니다. 고향에 다녀올 일도 있다고 하기에 그렇게 하도록 하였습니다.》

문종성은 고개를 끄덕이였지만 조현일에 대한 고까운 심정을 금할수 없었다. 하필이면 이런 때에… 그런데 이젠 어쩌면 좋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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