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동신문

잡지 《청년문학》 주체108(2019)년 제11호에 실린 글

 

단편소설

 졸업작품

(제 2 회)

곽금철

 

난생 처음 돌격대제복을 입은 현심은 다음날 아침 소대와 함께 작업장으로 달려나갔다.

발전소언제건설은 불리한 날씨조건에도 아랑곳없이 진행되고있었다.

공사의 질보장을 위해 박막식온실공법이 도입되였다. 온실안의 온도는 불을 때서 보장하였다.

건설이 립체적으로 진행되는데 맞게 소대에서 매 사람이 맡고있는 임무도 각이했고 그에 따라 움직임도 다양하였다.

골재와 세멘트를 타입기에 배합해넣는 조, 타입기에서 떨어지는 혼합물을 나르는 조, 물보장조, 타입조… 모든것이 련쇄적이고 흐름식이다.

현심은 물보장조에 망라되였다.

서두수에서 양수기로 빨아올리는 물관을 필요한 위치에 옮기며 물을 보장하는 일은 높은 책임성과 민첩성을 요구하였다.

현심은 이마에 송골송골 내돋는 땀방울을 닦으며 여러대의 타입기에 물을 보장하느라 쉴새없이 뛰여다녔다.

《자, 한판 넘어간다

언제우에서 소대장의 호기에 넘친 목소리가 울려퍼진다.

현심은 생긋 웃음을 지었다.

그 말은 마치도 《현심이 잘한다!》 하는 소리처럼 들렸다.

2중으로 된 온실박막안은 삼복철마냥 온몸에 땀이 흐를 정도였다.

현심은 축구경기장의 공처럼 한참이나 분주하게 뛰여다니는 속에서도 언제건설장 한옆에 세워져있는 직관물들에 눈길을 보냈다.

《걷는자는 비키라, 완공시간이 늦어진다!》

《시간이여, 우리를 따르라!》

《백두대지에 우리의 땀, 우리의 열정을 아낌없이 바치리!》

한점한점의 직관물들이 다 훌륭하였다. 생동성과 진실성, 구도학적측면에서도 그것은 흠잡을데 없는 완성작이였다.

현심은 얼른 연필과 소묘수첩을 꺼내들었다. 그는 숙련된 솜씨로 필요한것을 그리고 표기하였다.

이때 《온도가 떨어진다!》 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울렸다. 흠칫 놀란 현심은 물관꼭지를 막고 타입장안으로 들어갔다.

제일 바삐 돌아가는것은 소대장과 남훈이였다. 작업에 열중하던 나머지 불이 약해져 온도가 내려갔던것이다. 여러곳에 설치한 불통들에 장작을 날라다넣던 남훈이가 소대장에게 웨쳤다.

《장작이 떨어졌습니다.》

큰키에 비해 가느스름한 두눈을 쪼프린 그는 소대장을 지켜보았다.

《뭐요? 빨리 날 따랏!》

《알았습니다.》

모든것이 짧은 순간이였다. 잠시후 박막안의 온도가 정상상태로 되였다.

물보장을 하는 현심의 눈에 타입기옆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소대장과 남훈이의 모습이 보였다.

《소대장동지, 미안합니다. 오늘 제가 불당번인데 책임을 다 하지 못했습니다.》

소대장의 성난 목소리가 울린다.

《남훈이, 요새 무슨 고민이 있소?》

《예?!》 남훈의 두눈이 잠시 커졌다가 이내 가늘어졌다. 그리고는 머리를 저었다.

《아니, 아닙니다.》

《그런데 왜 그처럼 락천적이던 동무가 웃음이 적어지고 가끔 먼 하늘을 쳐다보군 하오?》

남훈은 당황해하였다.

《그건 다른게 아닙니다.》

그들은 다시 타입장안으로 들어갔다.

타입전투는 밤에도 계속되였다.

삽질을 하는 현심이의 이마에 줄줄이 땀이 흘렀다.

남훈은 《힘들겠는데 좀 쉬오!》 하고는 말없이 번개불처럼 삽날을 휘둘렀다. 남훈의 삽질솜씨를 보며 현심은 호 하고 숨을 내쉬였다.

(난 언제면…)

이때 뒤에서 《자, 밤참이예요!》 하는 소리가 울렸다.

모두가 그쪽을 보니 큼직한 배낭들을 이고진 철옥이가 들어서고있었다.

철옥이가 지고온 밤참을 보고는 모두가 환성을 올렸다.

《야, 이거 우리 돌격대특식이구만!》

《역시 〈소대의 어머니〉가 다르구만!》

현심은 저도 모르게 철옥을 바라보았다.

밥을 다 한 철옥이가 매번 가마치를 건사하기에 그건 뭘 하느냐고 물었더니 《다 쓸데가 있어.》 하더니 이렇게 쓰려고 했던것이다.

김이 문문 오르는 가마치덩어리들! 그것은 그대로 철옥이의 마음이였다.

현심은 어째서 철옥이를 보고 《소대의 어머니》라고 부르는지 어렴풋이 알게 된것 같았다.

집단에 대한 무한한 헌신과 사랑이 철옥을 이렇게 자래웠을것이다.

《자, 어서 먹어.》

철옥이가 쥐여주는 따끈한 가마치덩어리를 들고 현심은 입에서만 어물거렸다.

《현심동무, 많이 먹으라구. 이건 집에서도 못 먹어본 별식이요!》

청높게 한마디 하는 소대장의 말에 모두가 웃음을 지었다.

현심은 고개를 숙였다.

(나도 철옥이처럼 살테야!)

그날 저녁부터 현심의 일과에는 변화가 생겼다.

통통한 두볼과 도드라진 입술을 내밀며 철옥이가 물었다.

《넌 어째서 매일 늦게 들어오니?》

다음날 식사준비로 물묻은 손이 마를새없는 그를 정겹게 바라보며 현심은 《달구경을 하니까.》 하였다.

현심의 달구경이란 장작을 날라다 타입장의 수십개나 되는 불통곁에 차곡차곡 쌓아놓는것이였다.

《넌 매일 보는 달이 지루하지도 않던?》

(에이, 지꿎기란.)

《아니, 매일이래도 좋더라.》

이런 일이 매일과 같이 반복되자 소대에서는 수군수군 말들이 돌았다.

《누굴가?》

《글쎄?!》

《넌 아니?》

《몰라.》

《하, 이거 남몰래 좋은 일을 하는 주인공이 누군가?》 하는 남훈이의 말에 장작더미만 물끄러미 바라보던 소대장이 한마디했다.

《우린 몰라도 이 언제만은 알거요.》

그이상은 더 말을 하지 않았다.

현심은 속으로 웃음이 나갔다.

(역시 뚝한 사람이야.)

소대장은 소대의 이동속보판에 자기 손으로 《아무도 몰라!》라는 제목으로 이 아름다운 소행을 써넣었다.

현심은 짬시간이면 자기의 소묘수첩을 꺼내들고 소대사람들의 모습을 그리군 하였다.

타입기를 돌리는 소대장의 모습, 힘찬 맞들이전으로 젊음을 뽐내는 남훈이의 모습, 가마뚜껑을 열고 국자로 국맛을 보는 철옥이의 모습 그리고 요전날의 밤참장면을 담은 《집에서도 못 먹어본 별식》 등 대원들의 각이한 모습을 그린 소묘작품들을 현심은 한달만에 내놓았다.

《야! 멋있구만!》

《대단한데!》

《확실히〈미술가선생〉이 달라. 》

병실벽에 주런이 걸린 소묘들을 보며 저저마다 감탄의 목소리들이 연해연방 터져올랐다. 현심은 기분이 붕 떴다.

《남훈동문 정말 실물을 보는것 같구만.》

자기의 그림앞에 서있는 남훈을 보며 현심은 그의 얼굴에 비낀 그늘을 포착했다. 분명 무슨 고민을 안고있는것 같았다.

후에 들어온 소대장이 하나하나 그림들을 보았다.

현심은 긴장한 눈으로 소대장을 지켜보았다.

마지막그림까지 다 본 소대장은 혼자서 씩 웃었다.

《생동한건 좋은데 뭐라구 할가. 거 좀 피줄이 툭툭 튀면 좋겠소. 한마디로 힘이 느껴지면 좋겠단 말이요.》

삽시에 깃든 정적은 현심의 온몸을 꽉 조였다. 현심은 하마트면 울음을 터칠번 했다. 겨우 자신을 다잡고 밖으로 뛰여나갔다.

제가 미술을 알면 대체 얼마나 알기에 소대원들앞에서 이렇듯 나를 망신시킨단 말인가.

뒤에서 누군가가 자기 어깨우에 살며시 손을 얹는다. 철옥이였다.

《너무 마음쓰지 말아. 우리 소대장동진 괜찮은 사람이야.》

뭐, 괜찮은 사람이라구?!

 

×

 

현심은 모든것을 새롭게 보고 새롭게 생활하기 시작했다.

그림을 보고 평가한 소대장의 《혹독한》 말을 확대경으로 삼고 다시한번 작품들을 랭철하게 분석해본 그는 부족점들을 하나하나 끄집어내였다.

그러느라니 사고도 달라지고 생활도 달라졌다.

기상하는것으로부터 모든 일과생활, 작업진행에서 대원들과 호흡을 함께 하였다.

오전작업이 끝나가고 눈부신 태양이 대지에 아낌없는 빛을 쏟아부을 때 현심은 언제옆의 그늘진 잣나무밑에서 손전화기를 귀에 대고있는 남훈을 보았다. 그는 괴로움에 휩싸여있었다.

이때였다.

《작업시간에 무슨 전활 그렇게 오래 해!》 하는 소대장의 말에 현심은 흠칫 놀랐다.

남훈은 급히 작업장으로 들어갔다. 그는 웬일인지 팔소매로 두눈을 훔친다.

그러는 남훈의 모습을 본 현심은 소대장이 너무하다고 생각되였다.

어쩌면 소대장이라는 사람이… 저렇듯 매정할수 있단 말인가.

다음날 저녁 작업을 마친 소대는 강가에서 손들을 씻으며 웃고 떠들었다.

이때 직일병이 달려왔다. 그는 헐레벌떡이며 소대장을 찾았다.

《무슨 일이요?》

《오후작업이 잘못됐답니다. 휘틀에서 편차가 생겼답니다. 혼합물이 굳기 전에 빨리 대책해야 한답니다.》

모두의 눈이 남훈에게 가닿았다.

오늘 시공을 그가 했던것이다. 남훈은 고개를 떨구었다.

《소대장동지, 제가…》

현심이도 긴장해졌다.

이제 저 거치른 소대장이 불맞은 호랑이가 되지 않겠는지…

뜻밖에도 낮으나 힘있는 소대장의 목소리가 울렸다.

《동무들, 모두 작업장으로 갑시다.》

현심은 놀라운 눈으로 소대장을 바라보았다.

잘못된 부분들을 전부 퇴치한 소대가 병실에 들어서니 0시였다.

철옥이가 더운밥과 국을 배식하고있을 때 밖에 서있는 대원들에게 소대장이 말했다.

《자 동무들, 밥차림을 하는 동안 1분대와 2분대간에 무릎싸움을 하겠소.》

이때 1분대장의 볼부은 소리가 울렸다.

《소대장동지, 우리 분대 기둥선수가 자재타러 갔는데 어떻게 경기를 합니까?》

《아, 그건 걱정마오. 내가 1분대팀에 속하겠소.》

소대장은 능청스러운 웃음을 지었다. 1분대엔 남훈이도 있었다.

이어 경기가 시작되였다. 얼마 안되여 1분대팀에서는 소대장과 남훈이가 남게 되고 상대팀은 4명씩이나 되였다.

상대팀에서는 얼른 전술을 짜고 소대장을 따로 몰아서 힘이 센 2분대장이 1 대 1로 붙게하고 조약이 좋은 남훈이에게는 세명의 선수가 달라붙었다. 수적으로 우세한 상대팀과 힘겨운 싸움을 벌리고있는 남훈을 보며 소대장이 소리를 쳤다.

《남훈동무, 조금만 참소.》

그리고는 다른 사람들이 보지 않게 돌아서서 슬쩍 2분대장의 팔을 잡아당겨 넘어뜨리고 껑충껑충 다가가 등뒤에서 불의에 기습했다.

상대편선수들은 미처 어쩔새없이 넘어지고 말았다.

《이겼다. 남훈동무, 우리가 이겼소!》

어찌보면 꼭 어린애처럼 웃음을 터뜨리는 소대장을 보고 모두가 웃었다.

2분대장은 억이 막히는지 항의를 들이댔다.

《이건 완전히 엉터리입니다, 반칙입니다. 반칙!》

소대장은 시치미를 뚝 뗐다.

《여보, 그런 소리 마오. 내 이름이 왜 강억진인지 아오? 강억지를 써서라도 무조건 이기라는거요.》

또다시 웃음이 터졌다.

현심이도 웃었다. 그는 소대장을 보며 생각했다.

(정말 알수 없는 사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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