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8(2019)년 제11호에 실린 글
시
우리 집 창가
전경희
눈부신 아침해살은
기다린듯 날 반기며 등교길에 웃는데
재촉이던 걸음 멈추고
나는 고개젖혀 바라봅니다
려명거리 새 집의 우리 집 창가
그러면 보여옵니다
웃으시며 손젓는 나의 어머니
이 하루도 공부 잘해라
그 손길에 실려오는 간절한 당부로
내가 멘 책가방이 무겁습니다
이 딸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오래도록 손을 젓는 정깊은 그 모습
그래서입니까
눈길들어 바라보는 우리 집 창가는
어머니의 웃음으로 더 밝아진듯
날마다 책가방 메워
이 딸을 떠밀어준 정찬 그 손길
장하게만 나를 불러 대견하게 지켜보는
그 마음 방 가득 넘쳐
이웃들도 내 이름으로만 불러주는 집
이 순간 이런 때처럼
기다리는 진정도 하냥 뜨거워
책가방에 가득찬 5점꽃이 없이는
나는 차마 마주볼수 없습니다
저녁노을 이고서 돌아올 때에도
아, 걸음걸음 이 딸을 지켜보는 눈빛들앞에
오늘도 떳떳이 나서야 할 하루가 있음을
그리고 이 하루처럼 부끄럼없이
가슴펴고 조국앞에 나서야 할 한생이 있음을
말없이 깨우쳐주는 우리 집 창가
그앞에서 나는 맹세를 굳힙니다
사랑하는 어머니앞에
어머니 내 조국앞에
부디 믿으시라 마음을 놓으시라
마주 젓는 손길로써 굳은 약속을 보냅니다
그러면 내 가슴에 울려오는 목소리
- 그래 장하다 내 딸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