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9(2020)년 제3호에 실린 글

 

수필

바쁜 걸음 멈추고…

                                                        박경희

 

나는 무척 바쁜 사람이다.

크지 않은 기업소의 회계원이지만 석자 베를 짜도 틀은 틀대로 차리랬다고 맡은 소임이 시간을 쪼개야 하는 직업이여서 출근해서는 늘 오전시간을 바쁘게 일을 보군 한다.

그랬던 내가 오늘 오전에는 군인민병원 마당앞에 한참이나 서있었다.

할일없이… 아니, 할일없이 서있었던것은 결코 아니였다. 분주히 일을 보고 기업소로 돌아오는데 난데없이 병원에서 아이들의 울음소리가 유난히 높아서였다.

《?!》

발걸음을 멈추고 병원쪽을 바라보니 귀여운 아기들을 안은 애기어머니들이 줄을 서서 예방주사를 맞고있었다.

그제서야 깨도가 된 나는 입가에 빙그레 미소를 띠웠다. 얼마나 보기 좋은 풍경인가.

산뜻한 위생복을 입은 간호원들이 살뜰한 《애기엄마》가 되여 아기들과 함께 웃고 떠들며 예방주사를 놓아준다.

아기들은 아직 자신들이 받은 사랑이 얼마나 큰지 모르고 울음을 터뜨린다.

그러면 아기엄마들은 저도 모르게 자기도 아기가 된다.

한쪽에선 언제 울었느냐싶게 발쭉 웃는 아기들을 안은 아기엄마들이 저저마다 아이들 칭찬에 웃음소리 높다.

아장아장 보폭에 맞추어 예방주사를 맞으러 줄에 들어서는 아이들.

보란듯이 팔을 걷어올리고 간호원아지미에게 다가가는 총각애들도 있다.

겁에 질린 처녀애들이 엄마의 뒤에 숨어있다가 같은또래애들이 주사를 《무사히》 맞고 나오자 그제서야 살며시 줄에 끼워선다.…

정말 사회주의 내 나라에서만 볼수 있는 풍경이다. 행복동이들의 울음소리를 뒤에 남기며 걸음을 떼는데 얼마 못 가서 걸음을 또 멈추어야 했다. 한인민반에 사는 장수로인이 마주왔던것이다.

《할머니, 어데 갑니까?》

《아이구, 말도 말게. 내… 손주며느리일을 도와준다는게 하마트면 일을 그르칠번 했다니까, 호호호…》

《?!》

《글쎄 병원이 옮겨진걸 모르고 옛날 병원에 찾아갔다가 이렇게 되돌아오는 길이야. 오늘이 예방주사 놓는 날이라기에 손주며느리보고 내가 증손주를 데리고 갔다오겠다고 나섰는데 나야 병원이 이사한걸 알게 뭐나?

늘 호담당선생님이 우리 집에 찾아와 주사를 놔준다, 혈압을 잰다 하다나니 내사 병원이 바뀌운줄 몰랐지. 그래서 이렇게 물어보면서 오느라니 아니, 글쎄 집앞에서 이렇게 가까운걸 모르고… 호호호. 하지만 뭐라나, 만보걷기운동 했다고 생각해야지.》

정말 무심히 들리지 않는 장수로인의 말이다.

병원이 환자를 찾아가는 내 나라, 태여나기전부터 사회주의혜택을 누리는 내 나라.

얼마전에 출판물에서 본 글이 생각난다.

자본주의사회에서 병원은 환자들의 돈을 빨아내는 흡혈귀들이 서식하는 곳으로 되여있다. 성한 사람에게서 장기를 떼서 파는《장기장사군》, 돈을 내야 시체를 찾아갈수 있는 규정, 죽은 시신을 놓고 치료를 한다고 온갖 약을 사오게 하고는 시체가 썩어 문드러질 때에야 《애도》를 표하는 철면피한 악한들이 인간생명의 천사로서의 《의사》자격을 가지고 사람들의 생명에 서슴없이 칼질한다.

문득 동창생에게서 들은 말이 생각난다.

외국출장길에 뜻하지 않는 교통사고로 병원에 실려갔는데 접수에서부터 진단을 받는데까지도 너무도 약차한 돈이 들어 도중에 조국에 들어왔다는 동창생의 말이.

그때에야 조국이 얼마나 귀중한가를, 사회주의 내 조국, 아플세라, 병날세라 살뜰히 돌봐주는 사회주의 내 나라가 얼마나 귀중하고 소중한가를 느꼈다는 그 목소리가 오늘 병원에서 본 풍경속에 왜 이리 가슴을 울리는가!

자신부터 공기속에서 살면서 공기의 고마움을 모르듯이 알게 모르게 받아안은 사회주의 내 조국의 고마움을 얼마나 알고 살았던가?

응당 차례지는 복이라고, 누구나 다 받는 배려라고 생각하지 않았던가?

고마운 이 제도, 은혜로운 이 땅을 위해 내가 바친 땀방울은 과연 얼마이던가.

내가 태여나고 우리 후대들이 태여나 영원한 행복과 락을 누려갈 사회주의 내 조국에 마지막땀 한방울까지 깡그리 바쳐 일하고 또 일하여야 하겠다는 생각이 더욱더 새삼스레 가슴을 친다.

그렇다! 일을 하자, 더 많이. 고마운 내 나라를 위하여, 사회주의 우리 국가를 위하여.

나는 서둘러 발걸음을 재촉했다.

병원앞에서 지체했던 그 시간을 봉창하러 더 바쁜 걸음을 떼였다.

아, 우리의 하늘은 얼마나 맑고 푸르른가.

이것이 바로 내 나라이다.

이것이 바로 내 조국이다.

 

(향산군 미래원 사서)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1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