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109(2020)년 제9호에 실린 글
시
첫 열매
김남호
우리 학교 교재림 사과나무에
탐스럽게 주렁진 잘 익은 열매
휘늘어진 가지마다 파란 잎 살짝 들고
제모습 보란듯 붉게도 물들었네
바라보면 입가에 웃음도 방실
어린 모 심어가던 그날은 언제였던가
한뽐두뽐 나의 키와 나란히 자라
어느사이 꽃이 피고 열매를 맺었을가
안겨오네
모질게 불어오는 비바람속에
넘어지면 어쩌나 걱정도 가득해
버팀목 세워주던 그 새벽들이
목마를가 물주고 거름도 주며
애지중지 바치고바친 그 정성이
방울방울 흘린 땀에 알알이 무르익어
바쳐온 그 정성이 그윽한 향기되여
더없이 소중해라 이 첫 열매
진주라고 말해볼가
옥이라고 말해볼가
아직은 교정길 우리 걸어도
대를 이어 내 고향 아름답게 꾸리여갈
안고사는 고운 꿈이 구슬처럼 맺힌 사과
이 가슴에 안겨오네 만복의 열매처럼
제 손으로 가꾼 열매여서
너보다 귀중한것 나는 몰라라
나서자란 고향땅에 무릉도원 펼쳐가는
기쁨의 맛이 있어
행복의 맛이 있어
교재림의 사과나무 크지 않아도
내 고향에 뿌리내려 열매가 맺혀
마음도 흥그러이 내 다시 보네
보석처럼 쓸어보고 또 쓸어보네
대대손손 살아갈 이 땅에 뿌리내릴
청춘들의 장한 마음 붉게붉게 어려있어
금수강산 내 조국에 황금산 펼치여갈
애국의 맘 주렁진 첫 열매여서
(송도사범대학 외국어학원 문학반 학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