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7(2008)년 제6호에 실린

 

  우 화

 

줄칼과 연마지

손광제

       

                            

형타를 만드는데서는 저 이상 없는것으로 자처하는 줄칼이 하루일을 끝마치고 여러 공구들과 이야기판을 벌리고있는데 공구함문이 벌컥 열렸습니다.

주인이 연마지를 들고 어디다 놓을가 하고 머리를 기웃거리며 혼자 중얼거렸습니다.

《잘 건사하였다가 마지막에 형타를 완성할 때 써야겠는데...

주인은 아무도 없는 널직한 곳에 연마지를 정히 놓고 갔습니다.

이 모습을 지켜보고있던 줄칼은 어처구니가 없었습니다.

《아니, 이 무쇠줄칼로 형타를 만드는데 힘에 부쳐하는데 저런 <종이장>이 형타를 완성해? 거기다 또 귀빈대우까지 해주구, 헛참.》

주인에 대한 고까운 감정이 치밀어오른 줄칼은 연마지에게 말을 걸었습니다.

《여 친구, 자넨 형타라는걸 한번이라도 만져보기라도 했나? 망신하지 말고 일찌감치 다른데나 가보라구, 응!》

《뭐라구?》

연마지는 어떻게 해보아야 할지 몰라 온몸을 펄럭펄럭 떨었습니다.

이때 노기스가 듣다못해 말했습니다.

《여보게,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 <종이장>이라고 깔보지 말게. 그도 제 할 일이 있지 않으리.》

《흥, 제 할 일? 형타는 나 혼자서도 다 해제끼는걸 보라구.》

줄칼은 노기스의 말을 귀등으로 날려보냈습니다.

며칠이 지나도 줄칼은 형타를 만들면서 연마지의 모습을 단 한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그러면 그렇겠지. 제까짓게 무슨 망신을 당하지 못해서 여길 나타나? 흥!)

형타가 완성단계에 들어설 때였습니다. 주인이 연마지를 쥐고 나타났던것이였습니다.

(응? 끝내 나타나고야마는구나.)

줄칼은 연마지를 아니꼬운 눈길로 쏘아보았습니다.

《자넨 그새 수고가 많았는데 푹 쉬라구.》

주인은 줄칼을 옆으로 밀어놨습니다. 그리고 연마지를 쥐고 형타를 연마하기 시작했습니다.

형타를 거울같이 연마해나가던 주인은 노기스를 가져오려 자리를 떴습니다.

옆에서 볼이 부어 씩씩거리던 줄칼은 순간 그럴듯 한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그렇지, 주인이 보란듯이 내가 마저 완성해야지.)

줄칼은 연마지를 밀어제끼고 제가 형타를 쓸어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자 연마지가 큰일이 난듯 말하였습니다.

《아니, 남이 완성한걸 왜 파괴시키면서 그래, 응?》

《뭐, 파괴, 그렇게 쓸어내서야 언제 형타를 완성해낸단 말이야, 나처럼 푹푹 쓸어내야지.》

줄칼은 보란듯이 형타를 쓸어내였습니다.

얼마후 주인이 나타났습니다.

《응?! 누가 이렇게 만들었어, 응!》

성이 독같이 오른 주인을 바라보던 줄칼은 슬금슬금 뒤걸음질을 하였습니다. 그제야 주인은 줄칼을 불러세웠습니다.

《왜 형타를 못쓰게 만들었어, 응?》

줄칼은 기여들어가는 소리로 띠염띠염 변명하였습니다.

《저… 저, 사실은… 연마지로 쓸어내는것이 너무도 안타까워 내가 힘차게 쓸어준다는게…》

《뭐라구?!》

주인은 너무도 억이 막혀있다 한마디 했습니다.

《저 연마지는 네가 해결 못하는 정밀도를 해결해낸단 말이야. 그런데 막판에 와서 이렇게 무작정 푹푹 쓸어버렸으니 이 형타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오작품이 되고말았어. 오작품이…》

줄칼은 주인의 꾸짖음에 고개를 푹 떨구었습니다.

남을 깔보며 저만 잘난체 하던 버릇이 이런 결과를 가져오리라고는 미처 생각 못했던것입니다.

 

(천리마제강련합기업소 생필분공장 로동자)

 

 

되돌이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1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