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지 《청년문학》 주체97(2008)년 제2호에 실린

 

  ○우화

 

《공평》한 판결

       

                              최충웅

 

어느 깊은 수림속에서

뭇짐승들의 대장노릇하며 승냥이 살았네

《만약 이 수림속 평화와 안전을 해치는자 있다면

나는 절대 용서치 않으리라》

승냥이 입버릇처럼 이렇게 말하는데

어느날 죽은 까마귀 한마리 놓고

싸움질하는 삵과 족제비를 보았다네

《이 괘씸한 놈들 네놈들 감히

이 수림속 평화와 안전을 해치느냐?》

이렇게 버럭 소리친 승냥이

곧 뭇짐승들 다 모여놓고

스스로 재판관되여 재판을 열었다네

《네 이놈 삵부터 말해봐라

그래 왜 싸움질 했느냐?》

승냥이 호통소리에 삵이 떠듬거리며 하는 말

《저- 사실은 죽... 죽은 까마귀는

제가 먼... 먼저 보았지요

헌데 족제비가 제것이라고 해서...

《뭣이? 그럼 족제비 네놈이 나쁜 놈이로구나》

승냥이 피발진 눈으로 족제비를 노려보자

금시 사색이 된 족제비

《아, 아니올시다 사실 그 까마귀는

제가 미... 미끼를 놓아 잡은겁니다요》

《뭣이? 그럼 삵 네놈이 거짓말을 했구나》

승냥이 이번에는 삵을 노려보자

바들바들 떨며 삵이 하는 말

《아, 아니올시다 거짓말은 족제비가 합니다요》

《음 알겠다 그러니 삵도 족제비도

다같이 나쁜 놈이렷다》

이렇게 뇌까린 승냥이

삵과 족제비 목덜미

한손에 하나씩 거머잡고

다음과 같은 《공평》한 판결을 내렸다네

《결국 삵과 족제비는

우리 수림속 평화와 안전을 해친

다같은 나쁜 놈들이다

나는 너희들이 다 서로가 의견이 없도록

그리고 우리 수림속의 영원한 평화와 안전을 위해

너희 두놈들을 다 함께 없애기로 한다》

그리고는 삵과 족제비를 하나하나씩 입에 넣고

뼈도 안 남기고 먹어버리고말았다네

 

                    ×

 

세계의 평화와 안전을 떠벌이는 미제의 심보란

바로 이 우화의 승냥이와 같은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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