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96(2007)년 제10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우   화

 

    단잠 깨운 시라소니

 

박  화  준          

 

꼬박 밤새우며

잡기도 둘이 함께 잡았건만

포동포동 살찐 송아지를

저 혼자서 결단내던 사자가

끄떡끄떡 턱방아를 찧자

시라소니 그만 등이 달았네

 

《저 배가 부른김에

  내 생각은 안중에도 없으니

  아서라 무슨 수가 나지겠지

  저놈이야 원래 잘났다고 춰만 주면

  속바지까지 벗어줄 명물이니…》

 

이때 머리우 나무우듬지우에서

짹짹소리 소란스레 들려오자

시라소니 마침 기회가 생겼단듯

참새몰이 시작했네

사자를 잔뜩 춰올리며

 

《후여후여 이놈들아

어제밤 사냥에서 솜씨를 보인

용맹한 사자님이 그만 지쳐서

단잠에 들었는데

어디서들 떠드는거냐》

 

짹짹소리 그치지 않자

약이 오른 시라소니

큰 돌멩이 하나 집어들고서

또 한바탕 열을 올렸네

사자가 제발 들으란듯

 

《언제나 이 동생을

끔찍이도 생각해주는

맘씨 너그러운 우리 형님 단잠을 방해말고

썩 물러가지 못할가

이 돌멩이맛 보기전에…》

 

그런데 그만에야

시라소니손에서 벗어난 돌멩이

사자의 뒤통수를 때렸네

《아이쿠!》

기겁하여 눈뜬 사자

 

시라소니 법석 떠드는 소리에

단잠을 깬것만도 분한데

하마트면 머리마저 깨여질번 했으니

불그락푸르락 성난 사자의 손아귀에

시라소니 목대가 성할수 있었으랴

 

               ×

 

상전의 비위를 제아무리 맞춰도

종당에는 버림받고야마는것이

아부와 굴종으로 잔명을 부지해가는

제국주의노복들의 가련한 신세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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