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체98(2009)년 제5호 잡지 《청년문학》에 실린 글  

    우  화                                        

매달린 버팀목

                                                    

윤  학  복                                                         

봄이 오자 갈색곰

애기나무 심었네

거름주고 물주고 꽁꽁 밟아 다져주고

행여 비바람에 넘어질세라

굵고 무거운 참나무로

버팀목도 든든히 세워주었네

 

《헤, 이만하면야…

비바람 분다 해도 넘어지지 않겠지

마음놓고 자라거라 애기나무야

어서 커서 미끈한 기둥감 되렴》

 

애기나무 씽씽 잘도 자랐네

깊이 뿌리 내리고

단비 흠뻑 마시며…

세가닥 버팀목 든든히 잡아주니

비바람 폭풍도 끄떡없이 견디면서

마음놓고 활짝 아지펼쳤네

 

그런데 어찌하랴

덜퉁한 갈색곰

버팀목을 제때에 풀어주지 않으니…

크는 나무 따라서 버팀목도 쳐들렸네

세발을 건듯 들고 크는 나무허리에

데룽데룽 무거운 짐이 되여 매달렸네

 

《아이구! 허리야

이걸 좀 풀어줘요》

버팀목 무거워 신음하던 어린 나무

볼꼴없이 서서히 휘여들기 시작했네

창공을 찌르려던 푸른 초리 숙어들며

그만에야 굽은 나무 신세되였네

 

드디여 도끼메고 찾아온 갈색곰

《어엉? 이게 웬일이람

곧고 든든한 기둥감이 되라고

버팀목까지 세워줬는데

이따위 꼬부랑나무로 자라다니…》

 

화가 나서 굽은 나무 탓하는데

굽은 나무

허리에 무겁게 매여달린

버팀목 가리키며 원망스레 하는 말

 

《훌륭한 재목감이 되기를 바랐다면

어릴적엔 잘 잡아주어야 하지만

무거운 짐이 되여 허리가 굽지 않도록

제때에 돌봐줄줄도 알았어야 했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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