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 장

길은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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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이네가 간난신고를 치르면서 왜국의 북부지구에 대한 편답을 다그쳐나가던 그무렵에 십여년전 일본군이 임진조국전쟁때 조선에서 강탈해왔던 조선문화재들을 반환할데 대한 막부의 령장이 교또의 남선사에도 날아들었다.

대불사에 상주하는 불왕한테 가서 령장을 받아가지고온 주지가 말사의 각 주지와 장로들을 종사에 불러다놓고 령장을 하달했다.

주지를 곁에서 보좌하던 시나지로는 막부의 령이 실지로 지당하다고 내심 탄복을 했다.

하여 그는 조선문화재반환에 극성을 다하며 여느 중들도 호응하게끔 입이 닳도록 선동을 하면서 돌아다녔다.

그러다가 제풀에 맥이 빠져 주저앉아버렸다.

어느 누구도 사원의 불당에 배렬되였거나 귀중품창고에 고이 보관되였던 문화재를 조선사신들한테 되돌려주는 일을 달가와하지 않았고 지어는 앞장에 나서서 극성을 부리는 시나지로를 로망든 늙은이라고 맞대놓고 비웃기까지 했기때문이다.

우선 종사의 주지부터가 령장은 하달하면서도 본토의 사찰들에 소장된 금속활자나 서적들을 내놓으면 일본불교나 경제를 일이백년가량 뒤로 퇴보시킨다라고 꺼림없이 불평을 부리였다.

그러면서 막부의 령이니 마지못해 실행하는척이라도 하려고 별로 큰 가치가 없는것들이나 내놓는것으로써 대충 면무식이나 할 잡도리였다.

나라와 민족별에 관계없이 부처님의 보살핌을 받는 이 세상의 모든 교도들이 큰 하나가 되여 화애롭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하는 시나지로였기에 자기의 리념과는 대치되게 놀아대는 주변의 도승들과 법사들이 마뜩지 않게 여겨지여 되게 책망을 해댔다.

그러던 어느날 히로시마의 안국사에서 주지노릇을 하는 안고꾸찌 에께이가 남선사에 나타나 시나지로를 찾았다.

옛적에 시나지로의 수하 문생으로 있으면서 불도숙련을 하여 법승이 되였고 후에는 유명한 도사로까지 된 에께이는 제자승으로서의 초보적인 례의마저 짓깨버리며 새를 써댔다.

《스님은 본토 곳곳의 사창들과 공관들에 소장된 유물들을 내놓으라고 선동을 한다는데 그건 외람된 처사인줄로 아옵니다.》

그 소리에 시나지로는 팩해서 역증을 냈다.

《승은 이젠 불단의 중진 도승인데 그리도 심사가 약바른고?》

그러자 에께이는 임진조국전쟁때 일본군의 장수로 직접 출전하여 조선문화재를 강탈해오는데 앞장섰던 당자인지라 스승의 체면같은건 안중에 두지 않고 마구 행악질을 해댔다.

《우리가 고마인에게 문화유물을 되돌려주는건 선심이 아니라 망동이오이다. 그 한점한점의 문화재를 일본의것으로 만들기 위해 일본군사들이 흘린 피가 도랑쳐 흘렀다는걸 어째 모르소이까.》

《도랑이 아니라 설사 바다를 이루었대도 그런 피는 맹물만도 못한게야. 아울러 한마디 더 첨부한다면 망동은 내가 아니라 임자네들이 부리려고 하네-》

그러자 에께이는 이런 천치같은 도승을 선사로 삼았던 자신이 수치스럽게 여겨진다고 꺼림없이 개탄을 하더니 독이 서린 소리로 시나지로한테 그냥 얼빠지게 놀다가는 후회할 때가 있을거라는 말을 절교삼아 남기고 사라졌다.

《설사 이러다가 칼에 목이 잘리운대도 난 후회 안해.》

노기발발하여 에께이를 비롯하여 그를 추종하는 불량한 승려들을 타매하고난 시나지로는 누가 뭐라든 개의치 않고 로년의 몸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직접 팔을 걷고나서서 말사들을 돌아보며 반환목록을 작성했다.

그러던 어느날 저녁이였다.

시나지로는 두어고개너머에 상거한 말사에 나가 조선문화재반환을 거들다가 어스름이 뒤덮였을 때에야 그곳을 떠났다.

산길을 걸어 처소로 돌아오던 시나지로가 어느 한 산등의 외진 오솔길을 질러넘을 때였다.

길가의 덤불속에 매복하고 시나지로를 기다리던 불한당들이 무리지어 달려나와 그를 사정없이 모두매쳤다.

퇴경암자의 야스끼가 휘동하는 막돼먹은 젊은 중들이였다.

평시부터 시나지로한테 오감이 많았던 그자들은 이 로망쟁이늙다리야, 죽어라 죽어- 하며 몽둥이를 마구 휘둘러 적수공권인 시나지로를 반주검이 되도록 두들겨팼다.

뒤늦게 그 사실을 알고 달려온 고달쇠의 등에 업혀 승방에 와 누운 시나지로는 부처의 자비의 뜻을 받든다는 일본의 중들이 어째 이리도 야살찬가고 통탄을 했다.

그는 절망적인 탄식속에 자신의 팔십년이라는 장장세월에 드팀이 없이 수립해온 인생지론이 그야말로 허황하기 그지없었음을 뼈저리게 뉘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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