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8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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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말 4월초에 들어서면서 조선은 이 행성에서 우뚝 부각되여 초점을 더욱 모으고있었다. 자기의 존엄을 지키고 자주적권리를 당당하게 행사하여 인공지구위성 《
한편 조선의 인공지구위성발사를 탄도미싸일발사로 오도하면서 어떻게 하나 막아보려는 적대세력들의 책동은 극도에 달하였다.
미국의 CNN텔레비죤방송이 3월 26일 조선이 미싸일을 발사대에 설치하기 시작했다는 보도를 날리자 미국과 일본, 남조선괴뢰들은 7바르이상의 지진이 이제 당장 일어난다는 예보를 받았을 때보다 더 놀라 소동을 피우고 공포와 혼란의 소용돌이속에 휘말려들어갔다.
리명박은 그날로 《미싸일대응팀》이라는것을 조직하고 미제침략군과 함께 우리 나라에 대한 주야감시에 들어갔다. 괴뢰외교통상부는 《북조선미싸일대책회의》라는것을 열고 《북조선의 미싸일발사동향과 앞으로의 대책》이라는 주제의 토론을 벌렸다. 목에 연필대같은 피줄을 세우고 웨쳐대는자가 있는가 하면 너무 소리를 지르던 나머지 목이 콱 쉬여버려서 제풀에 주저앉는자도 있었다.
눈알이 튀여나올듯 부라리고 침방울까지 튕기며 부르짖는자의 꼴도 가관이였다.
한편 청와대에서는 이른바 외교, 국방, 통일부문의 당국자라는것들이 뒤골방에 모여앉아 비공개로 《외교안보정책실무조정회의》라는것을 벌렸다. 그러나 아무리 머리털을 쥐여뜯으며 생각하고 이런저런 소리들을 늘어놓았지만 신통한 안이라는것은 내놓지 못했다. 제풀에 물러앉아 서로 멍하니 쳐다보면서 나중에는 가쁜숨만 헐썩헐썩하였다.
일본반동들은 더욱 불맞은 승냥이처럼 날뛰였다. 북조선이 미싸일을 발사하면 유엔안전보장리사회에서 토의하고 국제적인 제재를 가해야한다고 떠드는 한편 《요격》을 서슴지 않겠다고 했다.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이에 대하여 일본이 함부로 경거망동하면 본거지까지 송두리채 없애버리겠다고 경고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외무성도 유엔안전보장리사회가 의장성명으로든 공보문으로든 조선의 위성발사에 대하여 단 한마디라도 비난하는 문건같은것을 내는것은 물론 상정취급하는것자체가 곧 조선에 대한 란폭한 적대행위로 되며 그 순간부터 6자회담은 없어지게 될것이고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위하여 지금까지 진척되여온 모든 과정이 원래상태로 되돌아갈뿐아니라 필요한 강한 조치들이 취해질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일본은 흠칫하였다. 염통이 크지도 못한것들이 쭐렁대다가 한방망이 얻어맞자 정신이 좀 돈 소리를 하였다. 《안전보장리사회》라는것을 또 열고 조선에서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하는 경우가 아니라 발사에서 실패하여 그 어떤 물체가 일본령토에 떨어지는 경우에 미싸일방위체계로 요격하는 《파괴조치명령》을 《자위대》에 하달하기로 결정했다는것이다.
미국의 심기도 편안치 않았다.
백악관뒤 그리 넓지 않은 잔디밭에는 락조가 비껴있었다.
오바마는 그우에 드리운 자기의 긴 그림자를 끌고 스적스적 걸음을 옮기고있었다. 그가 대통령으로 부임되여 이 관저로 들어서던 날 뚱뚱한 몸집을 뚱기적거리며 따라다니던 백악관 건물관리책임자라는 작자는 비위를 맞춰가며 여기에 롱구장을 하나 만들어놓겠다고 제 입으로 개여올렸다. 그런데 두달이 지나도록 롱구장은 고사하고 그 비슷한것을 꾸리려는 기미조차 보이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오바마는 거기에 신경을 쓸 계제가 못되였다.
그는 발등도 아니고 눈섭에 큰 불덩이가 떨어져 당장 털어버려야 할 형편이였다.
오바마는 20개국 수뇌자회의에 참가한답시고 영국의 런던으로 떠나던 날 비행기에 오르기 직전에 벌써 조선이 안긴 된매를 한대 얻어맞았다. 대통령특별고문 칼 보부가 황황히 다가와 한장의 문서를 내밀었던것이다.
그것은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중대보도를 입수한것이였다.
《이건 뭐요? 그러니까 내가 비행기를 타고 하늘로 날아오른 때에 북조선이 탄도미싸일을 발사한다는게 아니요?》
《대통령각하, 그렇지는 않은것 같습니다.
북조선무력이 고도의 전투준비태세를 갖추고있으면서 자기들이 이제 쏴올리는 위성에 대한 사소한 요격움직임이라도 보이는 경우 지체없이 타격하겠다는 일종의 위협같습니다.》
《위협?! 이젠 조선이 우리 미국에 대고 위협까지 한단 말이요?》
《어쩌겠습니까? 그것이 오늘의 현실인걸.… 핵무기까지 보유했다고 벌써 몇년전에 세상에 대고 선포한 조선이 아닙니까.》
오바마는 또 한번 흠칫하였다.
그러는데 칼 보부는 계속 중얼거렸다.
《이제는 조선하고도 〈핵무기정치공학〉을 론할수밖에 없게 되였습니다.》
《핵무기정치공학?》
무슨 소리냐는듯 오바마는 멍청하게 입까지 약간 벌리며 칼 보부를 쳐다보았다.
《핵무기정치공학》이란 핵무기를 가진 나라들끼리는 좋든싫든 평화공존을 모색할수밖에 없다는것이다. 그럴수밖에,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라고 핵무기를 가진 나라가 핵무기를 보유한 다른 나라를 핵공격하는 경우 핵무기보복을 받는다는것은 너무도 자명한 리치이고 응당한 《대접》인것이다.
미국으로서는 수치스럽고 통탄할 일이 아닐수 없었다.
그래서 미국은 지금까지 북조선이 지하핵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했다고 선포했지만 핵무기를 보유했다고 인정하지도 안하지도 못하고 꿀먹은 벙어리처럼 어정쩡해있으면서 그저 핵을 포기하라고 악청을 내지를뿐이였다.
오바마의 가장 아픈 곳을 다쳐놓은 이 순간 그는 1945년 7월에 미국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핵시험에 성공하고나서 《오늘부터 세계는 미국의 발밑에 놓이게 되였다.》고 트루맨이 호통치던 시대가 영원히 지나간것은 더 말할것도 없고 핵무기를 가진 몇개 나라만 그것을 독점하고 세상을 좌지우지해보려고 1958년 7월에 만들어놓은 《핵무기전파방지조약》도 조선앞에서는 무용지물처럼 되여버렸다는것을 자인하지 않을수 없었다.
(조선과 미국사이에 《핵무기정치공학》이 작용한다면 미국의 아시아태평양지역에로의 진출은 더 말할것도 없고 《세계제패》는 영원히 실현할수 없다는것이 아닌가.
이 오바마가 그 책임을 지고 수치스러운 오명을 써야 한다는것이 아닌가.)
오바마에게는 동방조선이 도저히 오를수 없는 절벽처럼 생각되여 앞이 캄캄하였다.
그것도 모르고 칼 보부는 상처에 소금을 뿌리는 격으로 또 가슴아픈 말로 오바마를 자극하였다.
《괴롭지만 인정해야 할것 같습니다. 우리나 위협이라고 말하지 조선인민군은 그것을 자기들의 당당한 자주적인 권리라고 주장하고있습니다.》
《그래 여기에 뭐라고 되여있소? 우리 미국에 대하여 무얼 어쩌겠다는거요?》
오바마는 칼 보부가 내민 문서장에 눈길을 박기 전에 긴 손가락을 내짚어 도닥였다.
《각하, 여기 두번째 조항에 우리 미국을 찍어 경고했습니다. 〈미국은 우리의 평화적위성발사와 관련한 자기의 립장을 명백히 밝힌것만큼 피해를 입지 않으려면 전개된 무력을 지체없이 철수시켜야 한다.〉이렇게 말입니다.》
《우리가 자기의 립장을 명백히 밝혔다는건 무슨 소리요?》
오바마는 큰 키를 약간 구부정하고 의아쩍은 표정으로 칼 보부를 내려다보았다. 감실감실한 얼굴이다보니 이목구비가 뚜렷치 않은데 비해 눈 흰자위와 두툼한 붉은 입술, 그사이로 말할 때마다 이발이 유표하였다.
《대통령각하, 사실 우리 미국은 북조선이 〈
《내가 그렇게 말했다는거요?》
《대통령각하는 비록 그렇게 찍어서 말씀하시지는 않았어도 강경해야 한다고, 허용해선 안된다고 하시기에…》
《그렇게 말하긴 했지만 함부로 찍어서 너무 예리하게 표현하는건 삼가하는것이 좋소.》
《명심하고 앞으로는 그렇게 조처하겠습니다.》
《그래서 북조선이 어쩌겠다는거요?》
《위성발사를 하면 요격하겠다는 미국의 립장에 북조선이 강경하게 나오는통에 우리의 피해가 너무도 상상외일것 같아 물러섰습니다.》
《어떻게?》
《국방장관과 남조선주둔 미군
우리 미국의 새 행정부가 북조선과는 모든 문제를 대화와 협상의 방법으로 풀겠다고 했기때문에 대통령의 대의명분에 충실해야 한다는것입니다.》
《그 말 한마디는 잘한것 같소. 거야 뭐 우리가 조선을 무서워 그런건 아니고 아량을 보이기 위해서이지.
그런데도 북조선은 만족하지 않다는거요?》
《우리가 그런 립장은 밝혔지만 태평양함대 키팅
《일하는 꼴들이란… 칼 보부씨, 내가 런던에 가있는 동안만이라도 소동을 피우지 않게 하오. 부대통령, 합동참모본부의장, 국방장관제씨들한테 내 의향을 전달하란 말이요.》
《알았습니다, 대통령각하! 그런데…》
《시간이 없소. 그런데 또 뭐요?》
오바마는 팔목시계를 보며 짜증을 낼사 했다. 칼 보부는 펼쳤던 문건철을 넘겨받아 접어 한손에 잡고 오바마의 얼굴에서 눈길을 떼지 않으며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실은 새 대통령이 북조선의 탄도미싸일발사와 관련하여 좀…》
《좀 어떻다는거요? 신축성있고 로숙하다는거요?》
《아니, 그런게 아니라 좀… 우…유부단하…다는…》
《우유부단하다?… 그건 누구 소리요? 칼 보부씨의 개인적견해요, 다른 장관들이나 상하원국회의원제씨들의 소리요? 내가 이제 런던이나 프랑스의 빠리를 방문해서 하는 말을 들어보면 이 새 대통령이 우유부단한지 로숙한지 하는걸 다 알게 될게 아니요!》
오바마의 목소리는 격하게 울렸다. 그는 한팔을 들었다가 맥없이 떨구었다.… 그렇게 떠나갔던 오바마고 그 행각에서 유엔안전보장리사회성원국수반들이나 손아래동맹자들앞에서 한두마디 희떠운 소리를 줴친것만은 사실이였다.
오바마는 이번 행각기간에 한 발언을 통하여 제딴에 두가지 목적을 노렸다. 한가지는 북조선이 이제라도 좀 자중해주지 않을가 하는 기대였고 다른 한가지는 이자 겨우 발족하여 첫걸음마를 떼는 미국의 새 행정부 각료들과 손아래동맹국들속에서 자기더러 《우유부단하다.》든지 《단호하고 결단성있는 대통령이 못된다.》든지 하는 구구한 소리들을 눅잦혀보자는것이였다.
그런데 오바마가 불과 2~3일도 안되는 해외려행을 마치고 백악관에 돌아와보니 우려했던 일들이 잦아지기는커녕 벌집을 쑤셔놓은것처럼 더욱 소란스러웠던것이다.
한것은 오바마의 한마디 발언이나 이제 하려는 일들에 대하여 좋다고 하는자들이 별로 없었다. 더우기 괘씸스러운것은 자기가 하는 말이나 내놓는 안들에 대하여 붉은 신호등을 켜놓고 비평부터 하며 코코에 막아나서는 야당인 공화당패거리들은 또 그렇다치고 오바마
불붙는데 키질하는 격으로 이러니저러니 해도 이번 런던행각때에도 그만하면 자기로서는 힘을 실어주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다고 일본의 아소수상까지 제법 삿대질한다는것이다.
오바마가 런던행각을 한 사이 일본외무성의 사까끼국장이 워싱톤으로 또 날아와 보즈워즈한테 한바탕 행패질을 하다싶이 하고 돌아갔다고 한다. 북조선이 탄도미싸일이든 인공지구위성이든 발사만 하면 어김없이 요격하겠다던 약속을 왜 이번에도 하루아침에 헌신짝 집어던지듯 하고 자기들만 딱하게 만드는가고 했다는것이다. 수상 아소와 외상 나까소네가 단단히 뿔났다고 머리우에 두손가락을 꼿꼿이 펴서 형용을 하며 두덜대더란다.
보즈워즈는 중국을 거쳐 일본에 날아가 남조선외교통상부차관 허민우까지 불러다놓고 제 입으로 한 소리가 있는지라 한참 전전긍긍하다가 우리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고 하면서 오바마에게 밀어버렸다고 한다.
(고약한 작자같으니… 미국무성의 특별대표쯤 되면 자기 주견을 가지고 상대방을 눌러놓든가 납득시켜야지 감히 대통령의 이름을 팔다니…)
보즈워즈뿐이 아닌것 같았다.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취임한 후 부대통령이요, 국무장관이요, 국방장관, 합동참모본부의장, 장관들 그리고 상하원국회의장에다가 중요 군장성들까지 자기의 대통령당선을 위해 물심량면으로 도와나섰고 여야당의 균형도 맞추어야겠기에 비교적 안면도 있고 제딴에는 됨됨을 아는자들을 들여앉히느라고 했다.
그런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히고 길러준 강아지 발뒤축을 문다는 격으로 요즈음은 그런자들속에 더 말들이 많은것 같았다.
《조선문제에서 매우 회의적이다.》, 《오바마가 조선문제를 다루는데서는 겁이 많은것 같다.》, 《조선 보고는 큰소리 한마디 못한다.》 이러루한 소리에다가 한수 더 떠서 《오바마의 〈연착론〉이나 〈인내전략〉은 〈세월없는 전략〉, 〈내놓은쪽에서 김이 빠지고 지쳐지는 전략〉》이라고까지 비평해나섰다.
(흥, 내가 조선문제에 대하여 《회의적》이라구? 공포심이 많다구? 《연착론》이나 《인내전략》이 《세월없는 전략》, 《내놓은쪽에서 김이 빠지고 지쳐지는 전략》이라구? 입방아질들은 모두… 나말고도 력대 숱한 미국대통령들이 조선문제를 다뤄왔다. 그래 그들중에는 조선과 맞서 이겨본 대통령이 한놈이나 있는가. 트루맨이 조선땅의 허리를 절반으로 잘라냈다고 제가 살아있을 때는 더 말할것도 없고 후손들까지 《치적》자랑을 했다는데 그거야 어디 진짜 조선과 맞서 정정당당하게 해낸 짓인가. 날강도질을 하고 어부지리로 얻은것이지. 그렇지만 그도 북쪽땅까지 먹겠다고 푼수없이 날뛰다가 목이 덜컥하지 않았는가. 조선문제를 다룬 그후의 대통령들의 처지도 다를바 없었다. 아이젠하워, 케네디, 포드, 레간, 닉슨, 카터에다가 입이 나불나불한 클린톤은 무슨 《채찍》과 《당근》으로 어쩐다저쩐다 하면서 미조회담이라는것을 여러차례나 벌려놓았지만 결국은 조선을 탄도미싸일제작발사국으로, 인공지구위성 《
선행자들이 조선이 세계《유일초대국》인 미국과 땅땅 큰소리를 치며 맞서는 존엄높은 나라로 될 때까지 별별 수단과 방법을 다 쓰면서도 어쩌지 못했는데 대통령이 된지 몇달밖에 안되는 이 오바마더러 어떻다구?…)
오바마는 생각할수록 속이 부걱부걱 괴여올랐다.
그런데 이때 자기가 대통령이 되자 새로운 방탄용승용차를 만들어준 《제네랄 모터스》회사사장이 또 찾아왔다고 알려왔다.
오바마는 썩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승용차턱을 대고 무슨 큼직한것을 따내려고 이렇게 찾아다니는게 아닐가. 그렇게 체면없는 사람으로 보지 않았는데…
하지만 모처럼 찾아왔다는 대재벌을 문전거절할수는 없었다.
차라리 그와 마주앉아 한담이나 하면서 골치아픈 뒤소리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싶었다.
《대통령각하, 원로에 수고가 많았겠습니다. 정사에 바쁘신분을 자꾸 찾아와서…》
《웨일즈 듀폰씨, 무슨 안할 말씀을… 우리 둘사이야 이젠…》
오바마는 쏘파에 친절하게 자리를 권하였다.
《제가 덜퉁스럽다나니… 전번에 왔을 때 대통령각하의 의향을 잘 알고 돌아가야 하는건데…》
《내 의향이라니?》
(시작되는구나!)
오바마는 자기의 예감이 틀림없다고 생각하였다.
가슴이 다 덜컥하였다.
《다름아니라 새로 만든 승용차 말입니다. 실례되는 말이지만 각하가 키가 좀 크시길래 승용차의 높이를 더 높게 만들어야 하겠는지 표준으로 해야 하겠는지 론의가 많다가 지금처럼 제작하였는데 혹시…》
《듀폰씨, 그럼 그 일때문에 이렇게 우정 걸음하셨단 말입니까?》
《그 일이라니요? 이보다 더 중요한 일이 있습니까?》
《이렇게 세심하시다구야. 그처럼 큰일을 하시면서…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오바마는 쏘파에 젖히고 앉았던 몸을 일으켜 사장에게 악수를 청하였다. 손을 잡은 다음에는 열정적으로 흔들었다.
(이런 고마운 사람을 시끄럽게 생각하다니…)
오바마는 진심으로 반가와 웃음을 감추지 못하였다.
《요즈음 이 대통령의 측근에서 손발이 돼주어야 할 사람들조차 내가 하는 일을 두고 제빠듬해있고 의견들이 분분한데 듀폰씨는 날 마음속에 두고 그런 작은 문제까지도 관심해주시니 어떻게 인사를 드려야 할지.… 승용차는 아무 불편없습니다. 만족합니다.》
《그렇다면 됐습니다. 마음을 놓겠습니다. 대통령각하, 말씀을 낮추십시오. 거야 응당한 일이지요.
그런데 각하의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일만 일이라고 하지 말고 쉬염쉬염하셔야지…》
《일도 일이지만…》
《각하, 나처럼 그 잘난 회사 하나를 경영하는 일도 수월찮은데 미합중국이라는 큰 나라의 대통령정사라는게 어디 간단한 일인가요?》
듀폰사장은 오바마의 그 큰 손을 좀처럼 놓으려 하지 않고 한수 더 떴다.
《듀폰씨, 말두 마오. 이젠 구면친구가 됐으니 내 솔직한 심정을 터놓을가요?》
오바마는 사장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았다.
《허허… 이렇게 친절하시다구야. 무슨 말씀인지.》
사장은 여간 감개무량해하지 않았다.
오바마는 그런 사장에게서 눈길을 돌려 좌우를 두릿두릿 살피였다. 백악관 타원형 자기 집무실, 그전 대통령이였던 클린톤이 루윈스키와 누구도 몰래 점잖지 못한 정을 나누었다는 비밀이 담보되고 마음을 놓을수 있는 방이건만 정말 속을 터놓자니 안심치 않은 모양이였다. 그래도 말은 하고싶은것 같았다.
《듀폰씨, 이 타원형집무실에 들어오기 전까지는 미처 몰랐소. 그저 천하를 얻은것 같았소.
그런데 정작 저 자리 (오바마는 대통령집무실의 자기 책상과 의자를 가리켰다.)에 앉아 지내보니 꼭 내머리우에 〈다모클레스의 검〉이 있어가지고 내 목을 겨냥하고있는것 같단 말이요.》
《〈다모클레스의 검〉이요? 어디서 듣긴 들었던 고사인데…》
《허허… 내 사장님의 시간을 빼앗지 않는다면 설명해드릴수 있지요.》
오바마는 이번에는 듀폰의 무르팍까지 투덕투덕 두드리며 웃었다.
《대통령각하의 시간이 귀하지 저는 이런 자리에 앉아있는것이 행복스럽기만 합니다.》
《그렇다면…〈다모클레스의 검〉이라는 성구는 천하의 소원을 성취한 가장 행복하고 즐거운 때에도 항상 무서운 위험이 뒤따른다는것을 새겨두라는 뜻에서 쓰는 말인데…》
오바마는 그 좋다는 언변으로 듀폰앞에서 이야기를 펼쳐놓았다.
…옛날 어느 한 나라의 왕에게 다모클레스라는 한 신하가 있었다고 한다. 그런데 왕이 지내면서 가만 눈치를 보니 그가 충실하기는 한것 같은데 임금이 누리는 무제한한 권력과 호화로운 생활을 무척 부러워하면서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것 같았다
어느날 왕은 성대한 연회를 차리고 자기가 앉아야 할 임금의 자리에 다모클레스를 앉힌 다음 그에게는 왕처럼 행세하며 다른 신하들에게는 그를 왕과 꼭같이 대우해주라고 령을 내렸다.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고 놀라와하고 주저하다가 그것이 왕의 진심이고 자기에 대한 최대의 믿음의 표시라는것을 알게 된 다모클레스는 하늘에 닿을듯 한 기쁨을 느꼈다. 그처럼 바라던 꿈이 실현된것 같았기때문이였다.
연회가 한창 고조되고 기분이 거나해질대로 거나해진 다모클레스가 너무도 행복하고 기쁜김에 호탕한 웃음을 터치면서 문득 자기가 앉은 머리우의 천정을 쳐다보게 되였다.
앗, 그런데 이 무슨 일인가?!
바로 늘 왕이 앉아있었고 지금은 자기가 앉아있는 머리우에 시퍼렇게 날이 선 무거운 검이 당장 머리에 박힐듯 둥둥 떠 흔들리는것 아닌가. 그는 웃음을 거두고 두눈이 왕사발만큼 된채 굳어지고말았다.
검은 가는 말갈기같은것으로 매여 달아놓았기때문에 줄은 보이지 않고 금시 떨어지는것처럼 느껴졌다.
겨우 정신을 가다듬은 다모클레스는 그 자리에서 어정어정 기여내려와 진짜 왕앞에 무릎을 꿇고 빌었다. 더는 왕자리를 탐내지 않고 부러워하지 않겠으니 제발 다시는 그런 자리에 앉지 않게 해달라고 빌었다.
그러는 꼴을 보고 왕은 그에게 왕자리가 그렇게 좋아보이지만 항상 시퍼런 칼날이 목을 겨누고있는것과 같은 위험이 뒤따르는 자리라고 말해주었다고 한다.…
《내가 앉아 일하는 바로 저 자리가 그렇소. 듀폰씨.》
오바마는 이야기를 끝내면서 머리까지 절레절레 흔들었다.
흥미있다는듯 진지하게 듣고난 듀폰사장이 빙긋빙긋 웃으며 한마디하였다.
《대통령각하, 그럼 제가 다모클레스가 되여 저 자리에 한번 앉아볼가요?》
두눈이 능청스러운 빛을 띠였다.
《허허… 그랬으면 좋겠지만 갓 취임한데다가 그래도 임기까지야 지탱해야지 세상사람들이 날 비겁하다고 비웃지 않겠소.
듀폰사장, 앞으로 한번 대통령이 돼볼 소망을 품어보시오. 권력이란 참 이상한거요. 짠 소금을 먹었을 때 물이 당기는것을 체험해본적이 있습니까? 꼭 그런 경우와 같다고 할가? 허허허…》
《헛헛헛… 그걸 보십시오. 아무리 〈다모클레스의 검〉이라고 하지만 내놓기는 아쉬워하는걸. 그러니 뭐 그까짓 비난을 좀 받는것쯤이야…》
듀폰사장은 대통령의 집무실이라는것도, 대통령앞이라는것도 잊은듯 천정이 무너져내리게 큰소리로 웃었다.…
이런 일까지 있었던지라 오바마는 좀처럼 마음이 진정되지 않고 조선의 인공지구위성발사에 대처할 방략도 잘 떠오르지 않아 이 정원으로 산책을 나온것이였다.
오바마는 주위를 한번 둘러보았다. 저쯤 먼곳에서 시커먼 복장을 하고 드문드문 서있는것은 경호원들일것이다. 이 정원으로 나올 때 누구도 자기를 따라나서지 않을줄 알았으면 부인 미쉘이나 딸들이라도 함께 나올걸 그랬다는 생각을 하였다. 그러나 그 생각을 인차 지워버리지 않으면 안되였다.
저쪽에서 누가 달려오지 않는가.
경호원이 막아서는데도 멈춤없이 뿌리치고 이쪽으로 달려온다.
오면서 뒤돌아보고 도리여 경호원에게 호령질하지 않는가.
저런 숙맥같은 경호원이라구야. 내 신변을 보위한다는 녀석이 저렇게 막무가내로 달려오는 사나이를 그냥 놔둔단 말인가.
오바마는 머리칼이 쭈볐해져서 제 품안에 있는 호신용권총에 자기도모르게 손이 갔다.
(칼 보부가 아닌가?! 음, 글쎄 그러면 그렇겠지. 경호원이 대통령의 특별고문을 모를턱 있나? 그래도 그렇지.… 그런데 저 작자는 점잖지 못하게 호령질은 무슨 호령질인가. 경호원이 자기 직무에 충실하자면 멈춰세울수도 있는것이지.…)
그러는데 그 사내는 가까이까지 왔다.
《무슨 일이요, 칼?》
《대통령각하, 급전입니다!》
칼 보부가 숨을 헐썩거리며 말하였다. 손에는 례의 뚜껑이 두툼한 문건철이 들려있었다.
《급전이라니?! 칼 보부씨는 나를 종종 이렇게 놀라게 한다니까…》
《각하, 이건 진짜로 놀랄만 한 일입니다. 북조선이 곧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게 정말이요?!》
《여기에… 여기에…》
칼 보부는 문건철을 펼치였다. 이번에는 오바마가 더 허둥거리며 거기에서 종이장을 와락 나꾸채다싶이 했다. 검고 큰 손이 중풍을 만난것처럼 와들와들 떨었다.
《안경, 내 안경이 어디 있소?》
《각하, 여긴 정원이여서…》
《그럼 보부씨의 안경이라도 좀…》
오바마는 여전히 부들부들 떠는 한손을 칼에게 내밀었다.
《내 안경은 돋보기가 아니라 근시경인데…》
《젠장- 갑시다! 갑시다! 집무실로…》
그들 둘은 앞서거니뒤서거니 하며 백악관타원형집무실로 향하였다.
저기 하늘 서쪽에서 모락모락하던 석양이 조락해버렸다. 백악관뒤뜰에 삽시에 어둠이 덮쳐들기 시작하였다. 정원의 구석구석에 장승처럼 서있던 경호원들이 무슨 일인가싶어 정원에서 황황히 사라지는 대통령과 칼 보부의 뒤모습을 의아스러운 눈길로 바라보았다.
집무실에 들어선 오바마는 미처 자리에 앉지도 못하고 독촉했다.
《칼! 빨리 읽소. 빨리…》
칼 보부는 미처 숨도 돌리지 못하고 어깨를 솟구었다낮췄다 하며 김빠진 소리로 떠듬거렸다.
《각하, 그… 그럼 읽… 읽겠습니다.》
《어서!…》
칼 보부가 읽은 소식은 다음과 같았다.
조선중앙통신사보도
우리 나라에서 인공위성을 곧 발사하게 된다.
조선우주공간기술위원회의 통보에 의하면 우리 나라의 동해위성발사장에서 시험통신위성 《
위성은 곧 발사하게 된다.
비행기와 선박들의 항행안전보장을 위해 필요한 국제기구들과 유관국들에 사전통보한 기술지표들에는 변동이 없다.
주체98(2009)년 4월 4일
《이게 사실이요? 그렇게도 안된다고 했는데 이렇게도 오만방자하고 무례할수 있는가! 칼!》
《대통령각하, 오히려 북조선군대와 인민이 우리 미국더러 파렴치하고 후안무치한 날강도라고 규탄하고있습니다.》
《우리 미국이 충분한 아량을 표시했는데도 그런단 말이요?
칼, 이건 어디서 입수한 정보요?》
《북조선의 통신, 방송이 온 세상에 전파로 알렸고 우리 미국의 AP통신과 VOA방송을 비롯한 언론계가 시간마다 전하고있습니다. 영국의 로이터통신이나 BBC방송도 마찬가지구요.》
《부대통령은 어디 있고 힐러리국무장관은 어디 있소? 이런 때 중앙정보국장이나 미방위정보국은 뭘하고있소? 곁에서 도와야 할게 아닌가! 대통령을 놓고 바퀴무리들처럼 어둑시그레한데 모여 시비질이나 하지 말고 방책을 내놓으라 하란 말이요.》
오바마는 불그락푸르락하며 마치 칼 보부한테 무슨 잘못이 있기라도 한것처럼 으르렁거렸다. 이런 때 보니 성격이 온화하거나 누그러진 오바마가 아니였다.
길길이 뛰는것이 꼭 꼬리에 불달린 이리를 련상시켰다.
《다들 모이게 하오, 모이게… 이런 정보를 왜 조선이 공식적으로 날려서야 알게 하는거요. 왜? 모이게 하오, 모이게.…》
오바마는 또 소리를 질렀다.
《곧 분부대로 하겠습니다.》
칼 보부는 대통령의 손에 들려있는 방금 자기가 읽었던 종이장은 넘겨받아야 할지 그냥 모른척 해야 할지 망설이다가 측근들을 다 모이게 하라는 오바마의 말이 떨어지자 마침 자기가 물러나는데는 더없이 좋은 기회라고 여기고 황황히 자리를 뜨려고 하였다.
《가만, 미스터 칼! 일본에서는 지금… 지금 어쩌구있소? 수상 아소나 방위성이 알고있소?》
《건… 아직 알…아보지 못했습니다.》
《늦소! 중앙정보국, 방위정보국, 국방정보국이 다 늦소. 숱한 정찰위성과 정찰비행기로 눈을 밝히고 최대의 전파탐지소들을 대륙마다에 설치하여 이 행성의 개미움직임까지 손금보듯 한다고 제 자랑은 잘하는데 일하는 꼴들을 보면…》
오바마의 투덜거림이 끝나기도 전에 별로 손기척도 없이 타원형집무실나들문이 벌컥 열리면서 국무성 조선문제담당특별대표 보즈워즈가 나타났다. 얼굴이 시퍼렇게 질렸다. 파란 눈알에 공포와 불안이 잔뜩 실려있었다.
오바마가 집권한 후 조선문제가 제일 골치거리여서 부대통령이나 국무장관 못지 않게 자주 만나주고 무슨 일이 제기되면 지체하지 말고 찾아와야 한다고 했더니 이런 용단을 내린것 같았다.
《대통령각하! 조선이 인공지구위성을 발사한것 같습니다.》
《뭐라구?! 그게 정말이요?》
칼 보부가 들고온것보다 더 경악을 자아내는 소식이였다.
《어디서? 어디서 얻은 정보요?》
《방금 일본의 NHK방송이 그 소식을 전하면서 일본전역의 수라장광경까지 화면으로 내보냈습니다.》
《그럼 북조선의 위성이 지금쯤은 우리 머리우를 돈다는 소리가 아니요?》
《글쎄 그것까지는…》
《무슨 말을 하는게요? 그런 말이나 하자구 이렇게 뛰여들었소? 칼, 보즈워즈, 다 모이게 하시오. 당장 이 자리에…》
오바마는 그 큰 손을 들어 쇠못처럼 한손가락을 자기 집무실바닥에 박을듯이 몇번이고 내려꽂는 시늉을 하고는 숨을 헐썩거리며 방안을 왔다갔다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