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2 편
(8)
련덕신이 설경성의 제자가 되였다는 소식이 오윤부를 통해서 그날로 홍자번에게 전해졌다.
그 소식에 홍자번은 그야말로 범잡은 기세였다.
이제는 진짜 천하명의가 누구라는 소식이 나래를 펴고 구중궁궐로 날아들것이니 성상페하가 설경성을 불러들일것은 두말할 여지도 없다. 이로써 설경성은 성상페하의 곁에 남아있게 될것이니 조인규를 어찌 두려워하리오.
앞일이 뜻대로 잘되여간다고 홍자번이 흠흠해할적에 그를 경악시키는 일이 남모르게 벌어지고있었다.
뛰는 놈이 있으면 나는 놈이 있다고 남을 해치는 일이라면 구미여우 찜쪄먹을자가 바로 조인규였다.
홍자번의 가까이에 심복을 묻어두고있는 조인규는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도 멀리서 감각으로 느끼고 알아맞추는 정도였다.
그러니 홍자번의 분부로 오윤부가 설경성을 광명사에서 련덕신과 만나게 한 그런 큰일을 모를리 없었다.
조인규가 홍자번이 설경성으로 련덕신을 눌러놓게 하려고 한다는것을 알면서도 모르는체 한데는 다 타산이 있기때문이였다.
련덕신이야 강토로 보나 인구로 보나 천하대국이라 할수 있는 송나라에서도 으뜸가는 명의였고 오늘은 원나라를 통털어서도 제일가는 의술의 천재인데 아무렴 설경성이 그의 상대가 되겠는가. 그러니 천하명의앞에서 설경성이 개코망신을 당하도록 내버려두었다가 그것을 크게 소문을 내서 다시는 그를 끼고 홍자번이 솟구쳐오르지 못하도록 골탕을 먹일 생각이였다.
그래서 일찌감치 집에 돌아와 궁둥이를 들썩이며 좋은 소식을 기다렸던 조인규였다.
그런데 거꾸로 뒤집힌 기막힌 소식이 들이닥쳤다.
그만 악에 받친 조인규는 그 소식을 들고온 심복에게 한바탕 분풀이를 하고서야 쫓아보냈다.
조인규는 방안을 오락가락하며 씨근벌떡댔다.
이 소식이 성상페하의 귀에 들어간다면 조정은 홍자번의 속심대로 그놈의 판이 될게 아닌가.
《아니다, 그렇게는 안돼.》하고 부르짖은 조인규는 발을 탕 굴렀다.
《그렇지. 련덕신 그놈에게 루명을 씌우면 설경성이 명의라는 이름을 드러내지 못할게 아닌가.》
화를 복으로 역전시킬 흉계를 무르익힌 조인규는 즉시 대궐로 찾아가 왕후앞에 꿇어엎드렸다.
《왕후마마께 아뢰나이다. 원나라의 태의 련덕신이 오늘 아무나 함부로 드나들지 못하게 되여있는 광명사의 별궁으로 잡인들을 끌어들여 의술을 겨룬다고 소란을 피웠다니 이는 곧 성상페하께 불의한짓이 아닐수 없소이다. 사실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첨의부에서는 강건너 불보듯 하고있으니 정말 통분한 일이오이다.》
조인규의 고변에 성이 난 왕후는 광명사의 별궁에 일체 외인이 드나들지 못하도록 엄중단속하며 련덕신일지라도 함부로 잡인들과 접촉을 금하게 하라는 령을 내리였다. 그리고 첨의부에다 련덕신을 찾아다니는 사람들은 그가 누구이든 엄벌에 처하라는 임금의 어지를 내리도록 하였다.
이로써 흠흠해있던 홍자번은 깜짝 놀랐다.
때로는 복이 화가 될수도 있다더니 그 일때문에 설경성이 벌을 받는다면?! …
《잘하자고 한 일이 이렇게 뒤집힐수 있는가?》
조인규가 있는 한 진실여부가 통할수도 없으니 한탄이나 할뿐이였다.
련덕신과 그의 제자들은 광명사의 별궁에서 두문불출하는 신세가 되고말았다.
이런 일이 벌어졌음을 알리 없는 설경성은 감찰시사(감찰사의 종5품관) 최유엄이 앓는다는 기별에 그의 집을 찾아나섰다.
정배살이 후환에 몸이 쇠약해진 최유엄은 독감으로 누워있었다.
독감에 특효약인 금은화와 속썩은풀의 뿌리로 지은 환약도 주고 몸보신에는 삼계탕이 좋다는것도 알려준 설경성이 최유엄의 손을 꼭 잡고 말했다.
《이번에 탐라를 오가며 보니 백성살이는 여전히 어렵기만 하네. 전란이 끝난지도 오래되였는데 조정은 언제가야 백성살이를 돌아다보겠는지. …》
최유엄이 억지로 일어나앉았다.
말뒤에 말이 있다고 최유엄은 설경성의 말뜻을 모르지 않았다.
《자넨 벌써 내앞에서 다진 언약을 잊은게 아닌가?》
설경성이 그렇게 말하고싶었을것이라고 최유엄은 생각했다.
《내 어찌 국자감을 다닐 때 설형앞에서 한 말을 잊고 살겠소?》
국자감시절 최유엄은 한해 앞서 국자학과를 마친 설경성이 어머니의 당부를 받들어 벼슬길이 아니라 의술의 길로 뜻을 바꾸었다는것을 알았다.
그날 설경성을 찾아간 최유엄은 자기가 대신 벼슬의 바퀴를 맡겠다고 다짐했었다.
설경성이 천천히 고개를 저었다.
《나도 자네의 마음이 변치 않은것은 아네. 그래서 자네를 누구보다도 가까운 벗으로 여기는것이고…》
설경성이 홍자번이보다도 최유엄을 믿는것은 백성구제라는 그 뜻이 같기때문이였다.
뜻이 같은 벗이래야 한생 함께 길을 갈수 있는게 아닌가.
《병주고 약준다더니 그놈들때문에 자네 몸이 못쓰게 되였네.》
그 말에 최유엄이 몸을 떨었다.
이태전 탐관오리들을 몰아내고 백성을 아껴주는 정사를 펼치자는 상주문을 올렸다가 밀직부사 강윤소가 임금을 헐뜯는짓으로 몰아대는 바람에 대청도로 정배를 갔던 최유엄이다.
그러자 얼마후에는 강윤소와 단짝인 승지 조인규가 나서서 임금에게 최유엄이 할말, 안할 말을 가리지는 못해도 버리기 아까운 충신이라고 아뢰여 정배지에서 돌아오게 만들었다.
이게 다 탐관을 원쑤보듯 하는 자기의 입을 틀어막으려는 강윤소의 술책임을 최유엄은 잘 알고있었다.
《최공, 내 한마디 하라나?》
최유엄이 긴장된 눈길로 설경성을 쳐다보았다.
《하오.》
《자네는 강윤소와 달리 나라이자 백성이라고 보기때문에 모난 돌처럼 망치에 맞는것일세. 자네가 뜻이 통하는 사람들과 손잡고 세력을 이룬다면 그땐 누구도 감히 망치를 휘두르자 하지 못할걸세.》
《말뜻을 알만하오. 나도 그런 생각은 하면서도 실천에는 옮기지 못했소. 조정에 뜻이 통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소. 그중에서 제일 마음에 드는 사람은 전법판서 주열이요. 그 사람과 손을 잡겠소. 그런데 그 사람의 병든 코를 고쳐줄수는 없겠소?》
주열의 병든 코라는 말에 설경성은 웃음을 참을수 없었다.
병자를 앞에 놓고 웃는것은 실없는짓이지만 주열은 생김부터가 웃음을 자아내는 사람이였다. 게다가 그에게는 재미나는 일화도 많아 사람들의 화제거리로 되고있었다.
임금이 왕후를 맞아들였을 때 나라에서 성대한 주연을 베풀었다. 그때 축문이며 상소문을 다루는 비서성의 판사이던 주열도 주연에 참가하였다.
대신들이 돌아가며 임금과 왕후에게 축배를 올리는데 주열의 차례가 되였다.
가뜩이나 못생긴 주열의 얼굴에서 귤이 익어 터진것 같은 코를 본 왕후가 놀라서 어쩌자고 이런 추한 귀신을 가까이 오게 했느냐고 우는 소리를 질렀다.
임금이 모욕을 당한 주열의 손을 잡고 주열이라는 사람은 용모는 추하게 생겼어도 마음이 샘물과도 같이 깨끗하고 학식도 뛰여나다고 일러주어서야 왕후는 진정되였다고 한다.
그때일을 그려보던 설경성이 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네. 내 당장 그를 찾아가지.》
최유엄의 집을 나선 설경성은 그길로 주열의 집으로 향했다.
마침 정오때이니 전법사에 나갔던 주열이 집에 돌아와있을것이였다. 주인들이 밥상에 마주할 끼식때에 불청객으로서 나타나면 실례가 되는 일인줄 알면서도 굳이 그런 시간에 찾아가는것은 그가 어떤 음식을 좋아하는지 알고싶기때문이였다.
그가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이고 주로 무슨 음식을 먹는지 그것을 알아야 더 좋은 치료처방을 내릴수 있었다.
아무런 기별도 없이 나타난 설경성이였지만 주열은 무척 반가와하였다.
《그대의 명성을 많이 들어 한번 만나보고싶었는데… 정말 기쁘네.》
설경성을 맞아들인 주열의 얼굴에 웃음이 넘쳐나서인지 코가 더 볼썽사납다.
이래놓으니 왕후가 추한 귀신이라고 모욕을 한것도 지나치다고는 볼수 없었다.
코가 흉물스럽게 보이면 얼굴도 그렇게 보이기마련이다. 그래서 코이자 얼굴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주열에게 이끌려 방에 들어서니 마침 시녀가 점심상을 안고 들어섰다.
생파와 생마늘 그리고 술주전자까지 올라있는 점심상을 굽어보는 설경성은 속으로 탄식해마지않았다. 주사비에 걸린 사람이 어쩜 이런 음식을 먹다니.…
코가 빨개지다가 물크러져 터지는 병에 걸린 주열의 코를 가리켜 주사비라고 하는데 항간에서는 붉은코나 주독코라고 불렀다.
술을 무척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로 이 병에 걸린다. 그래서 주독코 라고 하는것이였다.
설경성을 밥상으로 이끈 주열이 사발 두개에 술을 가득 부었다.
《이보게 설의원, 이건 보통술이 아니고 어주일세. 내가 술을 좋아한다고 며칠전 성상페하께서 하사하신 잣술일세.》
주열이 하도 권하기에 술사발을 받아든 설경성은 입을 딱 벌렸다.
주열이 막걸리 마시듯 숨 한번 쉬지 않고 단숨에 술 한사발을 쭉 마셔버리는것이였다.
잣술은 소주로서 그 독하기가 막걸리의 몇곱은 되고도 남는다.
이런 독한 술을 저렇듯 많이 마시니 어찌 주독코를 면할수 있겠는가. 술 한사발을 게는 감추듯 쭉 마신 주열이 파를 어적어적 씹어먹는다.
독한 술에 파까지?!…
또 술 한사발을 걸탐스럽게 마신 주열이 파를 맛있게 씹었다.
이윽고 밥상을 물리니 설경성이 입을 열었다.
《판서어른은 늘 이렇게 술도 두사발씩 마시고 안주로는 생파를 자시오이까?》
《그렇네. 앉은자리에서 이런 술 두사발에 생파 서너개면 족하네.》
설경성이 정색해서 말했다.
《판서어른, 저에게 망년우로서 최유엄이 있는데 그가 판서어른에 대한 근심이 큰산 같소이다. 그가 주사비를 고쳐드리라고 절 여기로 보냈소이다.》
그 말에 시물시물 웃으며 주열이 물었다.
《내 병을 꽤 고쳐낼수 있을가?》
설경성은 대답대신 웃음을 지었다. 주독코쯤 고치는것을 무슨 재주라고 하겠는가. 이 병은 피속에 열이 지나치게 쌓이거나 비장과 위뿐아니라 페에도 습한 열이 몰리기때문에 생기는것이다.
그게 다 열이 세지게 하는 술을 과하게 마시기때문에 오는 병이였다.
여기에 피줄이 달아오르게 하는 생파까지 많이 먹으니 주독코는 더 심해질수밖에 없었다.
하기에 이 병을 고치려면 당장 술과 파를 금하는 동시에 약을 써야 한다. 먹는 약으로는 량혈사물탕이나 청혈사물탕, 치자인환도 있고 코에 바르는 약으로는 경분이나 살구씨고약을 쓸수도 있다.
《저에게 좋은 약비방이 있으니 술만 끊으시오이다.》
시물거리던 주열이 폭소를 터뜨렸다. 한바탕 웃고난 주열이 눈굽을 문지르며 말했다.
《이 늙은것한테 이 주독코를 내놓고 뭐 볼게 있는가. 내 얼굴 한복판에 이 주독코가 있어서 성상페하께서도 웃어보는거란 말일세. 난 이게 없어질가봐 근심하는데… 난 이게 없어진다면 홍포를 붉게 물들인다는 그 홍지초란걸 얻어다 내 코에 바르겠단 말일세.》
익살스럽게 웃으며 주열이 설경성을 쳐다보았다.
《흰술은 얼굴을 붉게 물들이니 좋구요, 누런 금은 사람의 마음을 검게 물들여 밉다네. 도대체 술이 무엇때문에 밉다고 하는지 모르겠구만.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나에게만은 술이 으뜸가는 보약일세. 난 술을 마셔야 정신도 마음도 거뜬해진단 말일세. 헌데 주독코를 없애겠다고 술까지 끊으라니 이거야 날 보고 죽으라고 하는게 아닌가. 내 성이 주가인줄 모르나? 술 주자가 바로 내 성이란 말일세.》
다시금 폭소를 터뜨리는 주열을 보며 설경성은 자기의 수완으로는 그의 마음을 흔들수 없다는것을 절감하였다.
나에게는 아직 모든 사람들의 마음을 틀어잡을수 있는 묘술이 없구나. 한편으로는 주열이야말로 타고난 술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했기에 금주령을 내렸을 때에도 술을 마시였겠지.
언제인가 주열이 안렴사가 되여 고을들을 돌아보고있을 때 금주령이 떨어졌다.
주열의 주량을 너무도 잘 아는 어느 고을원이 기갈 든 사람처럼 술을 마시고싶어하는 그의 정상을 보다못해 아껴두었던 술단지를 꺼내 술을 잔에 부어주려 하였다.
했더니 주열은 술을 붓느라 시간을 지체시키지 말라면서 술단지를 들고 단숨에 마셔버렸다.
이 사실이 조정에 알려져 대신들이 벌을 주자고 하니 임금이 주열만은 술을 마셔도 눈을 감아주라고 하여 무사할수 있었다.
주열은 술을 좋아하기는 해도 여간 대바르지 않았다.
몇해전 주열은 첨의부로 불리워간적이 있었다.
그날 탐욕스럽기로 알려진 재상이 주열이 맡고있는 전법사에서 조세와 부세를 제대로 바치지 않는 백성들을 법으로 다스리지 못한다고 훈시를 하였다. 그에 분이 치밀어오른 주열은 재상앞에서 엎드려야 하는 례법을 어기고 뻣뻣하게 앉아서 그를 바라보았다. 그것을 못마땅하게 여긴 재상이 자기의 훈시는 땅에 엎드리고 들어야 한다며 꾸짖었다.
그때 주열은 나라의 근본인 백성들을 중시하기는커녕 가난구제조차 하려들지 않는 사람은 그가 설사 조정의 수석이라고 하여도 그앞에서 례절을 차릴수 없다며 끝까지 앉아있었다.
이런 일도 있었다. 안찰사로서 주열이 경상도의 어느 고을에 행차하였는데 그곳 백성들이 고을원이 뢰물을 받아먹기 좋아한다고 고소를 하였다.
그때 주열은 자기의 죄를 변명하려드는 고을원에게 더러운것이나 얻어먹는 너야말로 똥개와 무엇이 다른가고 꾸짖었다.
그때문에 똥개라는 별명이 붙은 고을원은 창피스러운 나머지 도망치고말았다.…
이런 사람이 나같은 사람의 말이나 듣고 술을 끊겠다고 할게 뭔가?!
주열이 실망해하는 설경성에게 말했다.
《내 그대의 마음을 모르는바가 아닐세. 나를 위해주려고 하는 그 마음이면 난 족하네. 하지만 난 제명을 다산 늙은일세.
최유엄이나 홍자번, 정가신 같이 성상페하를 길이 모시고 큰일을 해야 하는 젊은 사람들을 잘 돌봐주게.》
그 말에 설경성은
나라를 위해 없어서는 안되는 충의지사들을 잘 돌보는것도 의원이 할바가 아니겠는가.
주열의 목소리가 엄해졌다.
《그대가 일찌기 저승에 갔더라면 아주 좋았을 덕손이놈을 살려주었다니 통분할 일일세. 아, 조정에 그런 놈들이 적지 않으니.…》
얼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는 속에서도 설경성은 가슴이 후련하기만 하였다.
사모쓴 도적을 내놓고 꾸짖는 이런 사람이 조정에 있으니.…
《내 알건대 그대가 휴휴를 스승이라 한다는데 그래, 락향해간 그가 어떻게 사는지 아나?》
《?!…》
《며칠전 내밑에서 일하는 사람이 경산부를 다녀왔네. 그가 말하기를 휴휴의 처지가 말이 아니라더군. 병든 몸으로 농사도 짓고 밤에는 글을 쓴다는데 오래 살것 같지 못하다고 하네.》
설경성은 속이 타서 한숨을 내뿜었다.
주열이 두눈을 부릅뜨며 말했다.
《강윤소나 조인규가 조정에서 물러서지 않는 한 휴휴는 초야에서 돌아오지 못할걸세. 충의지사는 백명이래도 많지 않고 간신은 한둘이라도 적지 않다더니 그놈들때문에 휴휴같은 충신들이 욕을 보고있네.》
리승휴가 파직을 당한것은 강윤소네때문이였다.
리승휴는 고을들에서 정사가 어떻게 되고있는지 알아보라는 조정의 령을 받고 양광도를 시찰하면서 무섭게 호색질을 일삼던 7명의 탐관오리를 붙잡아 곤장을 안긴데 이어 그놈들의 재산을 빼앗아 국고에 넣게 하였다.
그런데 그놈들은 강윤소네 패거리였다. 이때문에 앙심을 먹은 강윤소는 뢰물로 매수한 재상들을 부추겨 리승휴를 강직시켰고 그후에는 그가 백성살이를 망치는 그릇된 정사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글을 올리자 도리여 임금의 어진 정사를 헐뜯는 역신의 행위로 오도함으로써 벼슬길에서 쫓아낸것이다.
주먹을 꽉 틀어쥔 설경성이 부르짖었다.
《제 인차 휴휴선생에게 가보겠소이다.》
《그때문에 자네를 찾아가려고 했던거네. 병이라도 고쳐주면 얼마나 좋겠나. 나도 그대의 말대로 술을 지내 마시지는 않겠네.》
주열에게 술독을 푸는데도 좋고 중풍과 심통을 막는데도 좋은 칡뿌리를 달여마시라는 조언을 준 설경성은 자리에서 일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