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편
(24)
한송빈과 헤여져 귀로에 오른 설경성에게는 빈부귀천을 가리지 말고 의술을 배우라던 백운대사의 당부가 귀전을 쟁쟁하게 울리는듯싶었다.
서경에서 예까지 오는 길에 기이한 비방들을 얼마나 많이 배웠던가.
내 이젠 알았노라, 백성들속에는 참말로 신기한 비방이 가득하다는것을.
이런걸 가리켜 의술의 바다라고 할만 하지 않는가. 그러니 의술의 바다를 헤치면 얼마든지 불치의 병까지도 다스릴수 있는 뛰여난 의술을 닦을수 있을것이다.
가야 할 길을 확신하니 설경성은 걸음걸음 새힘이 솟구쳤다.
설경성은 지름길이 아닌 남경으로 에도는 길로 접어들었다. 개경에서 집이 있는 강화도로 직행하는 승천부의 나루길을 타고 승천진을 거치면 해가 서산으로 기울어지기 전에 그날로 집에 들어설수 있으련만 그 길은 보통사람들이 리용할수 없었다.
오로지 서해도나 서북면에서 강화도로 쌀을 실어오는 조운선들과 북쪽으로 출전하는 군사들만이 승천진의 나루를 리용할수 있다는것이 국법이였다.
그때문에 사흘길이나 되는 에도는 길을 타지 않으면 안되였다.
개경을 떠난지 사흘째 되는 날 강화도를 마주한 나루의 주막에서 하루밤을 묵은 설경성은 날이 밝기 바쁘게 서둘러 밥을 먹고 나섰다.
바다물이 출렁이는 갑곶강(염하)을 마주하니 어머니의 모습부터 떠올랐다.
어머니를 작별한지도 한해가 되였다.
어머니는 어떻게 지내시는지…
다 큰 자식이 아직도 어머니에게 집을 맡기고있다는 자책감에 마음이 아팠다.
이제부터는 아들구실을 바로할테다. 나리를 데려다 어머니를 모신다면 그게 효도가 아니겠는가.
인차 의혹이 갈마들었다.
한해이면 짧다고는 볼수 없으니 혹시 그동안 나리가 시집가지 않았을가?…
곧 후회로 하여 설경성은 눈앞이 뿌잇해졌다.
내 어쩌자고 나리에게 혼약을 하지 못했던가. 혼약한다는 신물만 남겨두었어도 십년이란들 나 하나만을 기다릴게 아닌가. 미련한 나로구나.
속으로 한탄해마지 않던 설경성은 입고있는 옷을 어루만졌다.
설경성은 지금 몸에 꼭 맞게 지은 바지와 저고리우에 포(두루마기와 같은 겉옷)를 걸치고있었다. 나리가 비단으로 지어준 옷이였다.
어제까지도 고스란히 지고다니다가 새옷차림으로 어머니앞에 나서고싶어 아침에 갈아입었던것이다.
그때 나리가 이 옷을 주며 뭐라고 했던가. 뜻을 이루고 돌아오라 하였지. 이 말은 곧 나를 기다리겠다는 소리가 아닐가?!…
《그래, 날 기다리겠다는 말이 틀림없어.》하고 부르짖은 설경성은 흥겨운 기분으로 앞을 바라보았다.
폭이 수백보밖에 안되는 갑곶강을 건너가면 도성까지는 10리 남짓하니 반나절이면 집에 들어설수 있었다.
나루에는 언제나 크고작은 배들이 기다리고있어 아무때건 건너갈수 있다.
곧 떠나려 하는 배에로 다가가는데 《게 설형이 아니요?》하는 목소리가 지척에서 울리는것이였다.
목소리의 임자는 록색관복을 입고 사모를 쓴 벼슬아치였다.
설경성은 첫눈에 그가 어사대에서 종6품의 말직 감찰어사를 맡은 최유엄임을 알아보았다.
나이는 비록 두살아래인 최유엄이였지만 국자감시절부터 친하게 지내는 사이인데 어찌 목소리만 듣고서도 알아보지 못하겠는가.
최유엄은 하관이 빠르고 눈매가 날카로왔다.
반가움에 휩싸인 설경성이 덮치듯 최유엄의 손을 그러잡았다.
《최공, 땅속에서 솟구쳤나 하늘에서 뛰여내렸나?》
《설형, 수주고을에 볼일이 있어서 갔다오는 길이요. 나도 설형이 몽골행을 걷어치우고 각지로 다니며 의술을 닦고있다는걸 알고있소.》
《그걸 어떻게?!…》
《휴휴선생이 알려주었소.》
리승휴를 떠올린 설경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휴휴선생은 잘 계시나?》
《그 선생이야 언제나 바쁘지요. 고지식한 성미이니 누가 보건말건 날마다 밤늦게까지 관가에 나가있소. 참, 운지(홍자번의 자)형이 또 아들을 보았소.》
제일인듯 기뻐진 설경성의 입이 벙글써해졌다.
《허- 홍자번 그 친구 벌써 아들이 둘이라. 재간이 좋다니까.》
《운지형은 벼슬복도 타고난것 같소. 성상페하를 모시고 몽골을 다녀오더니만 부승선으로 뛰여올랐소.》
부승선은 임금에게 올리는 문건을 다루고 어명을 전달하며 왕궁을 지키는 일을 맡은 추밀원(후에 밀직사)의 정3품관이다.
설경성이 감탄을 터뜨렸다.
《아주 멋있어. 서른살도 되기 전에 당상관이라, 정말 대단해.》
최유엄이 임금을 모시고 몽골에 갔던 사람들이 국익을 지켜낸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대중보에게서 들은것과 별로 다를바 없었다.
이윽고 최유엄이 공무로 다니는 관리들이 타는 호화롭게 치장한 배를 가리켰다.
《나와 함께 저 배를 타는게 좋겠소. 자, 어서!》
최유엄에게 이끌려 그 배에 오르니 배사공이 곧 삿대로 배를 떠밀었다.
배는 파도를 헤가르며 건너편의 나루로 들어섰다.
배에서 내린 최유엄이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설형, 내 올봄에 장가를 들었소. 동생이란게 먼저 가서 미안하오.》
설경성이 벌씬 웃으며 최유엄의 어깨를 두드렸다.
《잘했네. 우리사이야 나이를 따지지 않고 벗을 맺은 망년우인데 뭘 그래? 제수님에게 인사나 올릴수 있도록 청하기나 하라구.》
기뻐서 웃던 설경성의 눈길이 나루가의 비돌에서 멈춰섰다.
한길을 넘는 비돌에 《제황포》라는 글이 크게 새겨져있었다.
지금껏 무심히 보아왔던 그 글이 설경성의 가슴을 울려주었다.
원래 나루의 이름은 제포였다.
이곳으로 천도를 해왔을 때 임금이 이 나루를 통해 강화섬에 올랐다고 하여 임금 황자를 덧붙여 제황포라고 한것이였다.
설경성이 비돌을 가리켰다.
《내 이번에 개경에도 들려 그곳이 천자의 도성임을 똑똑히 알았네. 저 제황포도 우리 임금이 황왕이시고 우리 고려가 천자의 나라임을 알려주는것이 아니겠나.》
최유엄도 비돌을 바라보며 대꾸했다.
《그거야 더 이를데가 있겠소? 헌데 몽골사람들이 이 비돌을 좋아하지 않소. 이번에도 우리 나라를 다녀간 몽골사신들이 천하에서 황제는 오로지 저희 임금뿐이니 제황포를 제포로 고치는것이 좋겠다고 졸라댔소. 어디 그뿐인줄 아오? 우리 임금을 전하라 부르고 과인이라 칭하며 천세로 맞아들이고 태자를 세자로, 성지를 교지라 고쳐야 두 나라간에 말썽거리가 없을거라고 끈덕지게 조르다 갔소.》
대바람 설경성의 눈길이 꼿꼿해졌다.
《그래 조정에선 어떻게 하겠다는건가?》
최유엄이 코를 불어댔다.
《흥, 개방귀만큼도 여기지 않소. 우리 고려야 당당하게 싸워 몽골을 이긴 나라인데 허리를 어째서 굽힌단 말이요? 그러니 그런데 마음쓰지 마소. 참, 역참에 가서 말을 타고가는게 어떻소?》
나루가에는 공무로 다니는 관리들에게 말을 빌려주는 역참이 있었다.
《나야 관원도 아닌데…》
《일없소. 자, 어서.》
역참에 이른 최유엄은 역장을 불러 역마 한필을 끌어오게 하였다.
그 말을 끌고 역참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멈춰선 최유엄이 웃으며 말했다.
《보지 않는 곳에서는 상전의 말도 타고다닌다는데 우리 두사람이 타는것쯤이야 무슨 대수겠소. 자, 설형이 먼저 타소.》
최유엄의 억지에 설경성이 먼저 말우에 올라앉았다.
뒤에 올라앉은 최유엄이 사기가 나서 소리쳤다.
《이랴, 이 말아, 어서 가자. 쩌!-》
말이 기세좋게 달리는데 최유엄이 웃으며 말했다.
《설형, 학질에 걸려 고생하던 날 건져주던 일이 생각나오? 그 고마움을 평생 잊지 못할것 같소.》
설경성도 웃었다.
《그런 일이 있었던가?》
《원참, 이태전 여름에 있은 일을 벌써 잊었소?》
그제서야 생각난 설경성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태전 여름 어느날 설경성은 최유엄이 학질에 걸렸다는 기별을 받고 그의 집을 찾아갔다.
최유엄을 찾아가니 방금 학질발작이 났는지 이불을 뒤집어쓴 그가 춥다며 부들부들 몸을 떨고있었다.
병자를 찾을 때면 먼저 고통스러워하는 그의 마음부터 진정시키는데 습관된 설경성은 이번에도 우스개소리부터 꺼내들었다.
《학질앞에서는 장사가 없네. 맨주먹으로 범을 때려잡은 장사도 학질에는 꼼짝 못하더라니까. 그도 처음에는 학질이 뭘 무서운가고 큰소리를 쳤는데 그 말이 떨어지기 무섭게 온몸을 와들와들 떨면서 쓰러졌다네. 그래서 천하장사도 학질앞에서는 무릎을 꿇는다는것일세.》
그 말에 이불속에서 몸을 떨던 최유엄이 웃음보가 흔들거리는 바람에 껄껄 웃지 않을수 없었다.
이렇게 병자를 웃겨놓은 설경성은 생강을 넣은 약을 써서 며칠만에 최유엄을 병석에서 일으켰던것이다.
그들이 즐거움속에 그때를 돌이켜보는데 벌써 도성이 나타났다.
고삐를 끌어당긴 설경성이 얼른 뛰여내렸다.
《원, 설형도… 장차로는 성상페하께서도 형의 신세를 져야 할텐데 역마 한번 타는걸 왜 그리 어려워하시오?》
말에서 내려 투덜거리는 최유엄의 어깨를 친 설경성이 도성을 가리켰다.
《그런 말은 말고 앞을 보게. 우리 강도는 보다싶이 개경을 본따 만들었다는게 알린단 말일세. 황성이 의지한 저 산의 이름도 송악산이고 성안의 거리들도 한모양새로 개경일세. 강도의 황성둘레도 개경의 황성과 꼭같단 말일세. 차이점은 강도의 도성둘레가 개경성의 절반밖에 안되는 그것이고… 아. 몽골을 눌러놓은 오늘 황태조의 고향으로 환도를 했으면 좋겠네. 허나 자넨 그걸 달가와하지 않을거야. 그렇지 않은가?》
최유엄이 빙그레 웃었다.
《왜 그렇게 생각하오?》
설경성도 빙그레 웃었다.
《자네
최유엄이 갑곶강을 가리켰다.
《그건 사실이요. 이 강도를 수만대군과 천여척의 병선이 지키고있는데야 천궁의 군사인들 범접이나 하겠소이까. 하지만
그제서야 설경성은 껄껄 웃음을 터뜨렸다.
그도 최유엄의 아버지 최자가 그런 시를 지어 읊기는 하였지만 은근히 임금께 개경환도에 대해서 여쭈었다는것은 알고있었다.
이번 걸음에 개경의 지위를 바로 깨닫고보니 벼슬길에 오른 최유엄이 개경환도에 관심할수 있도록 일부러 그런 말을 해본것이였다.
걸음을 멈춘 설경성이 최유엄의 팔을 부여잡았다.
《자네에게 듣기 싫은 말을 해도 될가?》
정색해진 최유엄이 고개를 끄덕이였다.
운두골에 있을 때 부세를 두곱으로 내라고 행패질을 하던 아전들을 그려보는 설경성의 눈길이 엄해졌다.
《난 이번에 백성살이가 어떻다는것을 똑똑히 알았네. 자넨 일찌기 백성을 위하려는 뜻을 세우고 벼슬길에 나선 사람이 아닌가.》
국자감시절에 최유엄은 백성을 보호하고 아껴주는 애민을 위해 헌신할 뜻을 세웠었다.
하기에 최유엄은 자기 방에 《백성이 없으면 먹을것이 없고 먹을것이 없으면 나라가 무너지니 나라는 마땅히 백성구제를 국시로 삼아야 한다.》라는 글을 써붙이고 애민을 실현하는 리치를 깨우치려 애를 썼던것이였다.
《그런데 자넨 벌써 그 뜻을 잊은것 같네.》
설경성의 마음을 엿본 최유엄의 얼굴이 흐려졌다.
《설형, 처음엔 누구나 일을 잘하다가도 나중엔 달라지는 사람이 많다고 하는 말이 무슨 말인가 했더니 왜 그렇게 되는지 이젠 알겠소.
겪어보니 벼슬길에서 애민을 한다는게 어리석은 일인것 같소. 굶주리는 백성들을 돌봐주는 정사를 펼쳐야 한다고 말하면 관리들모두가 아직은 그럴 때가 아니라고 눈을 흘기니…
지어는 운지형까지도 그런 말을 할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이웃들과 당당히 맞서 국력을 떨칠수 있겠는가 하는데 머리를 쓰라는거요. 수십년세월 외적과 맞서 싸우느라 고생많은 백성들인데 언제 그들을 돌보려고 하는지… 성상페하께 백성을 돌보자는 상주문을 올리면 도중에서 깔리우고마오. 그러니 낸들 어쩌는 수가 있소?》
설경성이 최유엄의 손을 꽉 틀어쥐였다.
《정신차리게. 나도 조정에 탐관은 득실거려도 애민을 바라는 사람은 흔치 않다는걸 모르지 않네. 그래서 애민의 길이 어렵다는게 아닌가. 하지만 그 길에 자기를 바치겠다는 마음만 굳세면 그렇게 앉아뭉개지 않을걸세. 한번 해서 안되면 열번, 스무번이라도 상주문을 올려야 할게 아닌가. 그리고 당장은 부세를 두곱으로 받아내려드는 서흥관가것들부터 혼쌀내게.》
최유엄의 두눈에서 불꽃같은것이 번쩍했다.
《어사대에서 내가 맡은 직분이 있으니 서흥관가것들을 혼내우는 일은 어렵지 않소.》
《그렇게만 해도 백성들이 기를 펴고 살걸세.》
《저… 설형에게 하나 부탁해도 되겠소?》
흐뭇한 웃음을 지은 설경성이 최유엄의 어깨를 건드렸다.
《내 속을 후련하게 해주겠다는데 무슨 부탁인들 들어주지 못하겠나. 어서 말하게.》
《집에 들어서기도 전에 부탁하자고 하니…》
《허- 바둑이나 장기로 사귄 친구는 하루를 못 가고 술친구는 한달을 못 가며 권세나 리속을 따져 사귄 친구는 한해를 못 간다, 허나 도의로 사귄 친구는 평생을 간다라는 말을 벌써 잊었나?》
그 말에 감동된 최유엄이 갈린 목소리로 말했다.
《설형, 나에게 가깝게 지내는 사람이 병에 들었소. 그 사람이 설형의 의술이 높다는 소문을 듣고 병을 보이고싶어했는데… 그때는 벌써 설형이 서경을 떠난 뒤였소. 진작 내가 설형을 모시고가 그 사람의 병을 보였어야 하는건데 그런 생각을 미처 못했으니 참.》
설경성이 눈을 흘기였다.
《그런것도 부탁인가? 아무때건 날 부르게.》
남문 근방의 역참에 역마를 돌려준 그들은 성문으로 향했다. 성안에 들어선 최유엄은 어사대로 그리고 설경성은 집으로 걸음을 다그쳤다.
설경성의 집은 중부에 있었다.
고향집에 이르니 뜨락에 높이 자란 대추나무에서 한쌍의 까치가 우짖고있었다.
그것들을 바라보느라니 과연 령물이로구나 하는 감탄이 나갔다.
삽짝문안으로 들어서던 설경성이 주춤거렸다.
머리수건을 쓴 젊은 녀인이 뜨락에서 빨래를 하고있었다.
집을 삭갈렸는가?!…
다시 보아도 틀림없는 고향집이였다.
여름이면 참매미들이 귀따갑게 울어대던 대추나무도 그 대추나무이고 참대로 엮어만든 삽짝문도 지난해 그때의것이였다.
인기척을 느꼈던지 설경성을 쳐다보던 녀인이 다급히 일어서며 소리쳤다.
《
방문이 열리고 어머니가 버선발로 뛰쳐나왔다
가슴이 뭉클해진 설경성이 목메여 부르짖었다.
《어머니!…》
박씨를 얼싸안은 설경성의 두눈에 눈물이 고여올랐다.
집을 나가있은 그 한해사이에 어머니가 퍽 늙어보이니 어찌 슬픔의 눈물이 나지 않겠는가.
《그사이 고생이 많았겠소이다?》
《원, 자식두. 네가 왔으니 이젠 됐다. 너 저 새애기가 누구인지 알아보지 못했느냐?》
《?!…》
《그 먼 서경에서 날 어머니로 모시겠다고 찾아왔구나. 내가 복을 받았지.》
박씨가 녀인앞으로 떠밀어서야 설경성은 그가 오매에도 그립던 나리임을 알아보았다.
이게 꿈인가 생시인가?!
눈물을 흘리는 나리에게 설경성이 나직이 입을 열었다.
《이렇게 와주어서 정말 고맙소.》
나리가 떨리는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고맙다는 인사는 우리가 휴휴선생께 드려야 할줄 아나이다.》
《?!…》
박씨가 나리를 대신하여 말했다.
《네가 새애기네 집을 떠난지 며칠후 글쎄 휴휴선생이 찾아왔다고 하더라. 휴휴선생이 새애기의 할
그날 설경성의 집에서는 밤늦도록 불이 꺼질줄 몰랐다.
설경성은 한해동안 겪은 일들과 더불어 벼슬아치들이 천하다고 하는 백성들속에 칼침의원이며 력동이 아버지, 대중보 그리고 서흥의 거석골 로파와 같이 남다른 의술을 지닌 인재들이 많으며 바로 그들속에서 배운다면 천하으뜸의 명의가 얼마든지 될수 있을것이라고 말했다.
그 말에 박씨는 기쁨으로 눈물이 글썽거렸다.
집을 나가산지 한해도 못되는 사이에 그런 진리를 찾아낸 아들이 장해보였고 그 아들이 벌써 훌륭한 의원이 된듯싶어 흐뭇한 마음을 금할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