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   장

새로 입사한 호화주택의 넓다란 응접실에는 신랑, 신부를 축하하기 위해 숱한 비전향장기수들이 모여있었다.

장군님께서 보내주신 결혼선물상앞에 나란히 앉아있는 고선생과 은옥경은 마치 돌로 깎아놓은 조각상처럼 한자세로 굳어져있기만 했다. 아직도 제정신이 아닌것은 물론 혹시 자칫 잘못하기라도 하면 이 꿈같은 사실이 정말 꿈으로 흩어져버릴것 같아 조마조마해하는것 같았다.

《기분이 어떠슈?》

세계 최장기수 김순명이 술을 부어주며 하는 말이였다.

《6사 먹방에서 이놈들아 날 죽여라 하고 소리치던 그 사형수가 오늘은 춘향이를 척 데리고 룡상에 앉았구려.》

그래도 고선생은 들은척만척이였다.

《고동지, 내가 서울에서 하던 말이 생각나요? 세호동지 결혼식때 말이요.》

김용기가 대머리를 번뜩이며 광이를 바라보았다.

《고광동지의 색시는 평양에 있다, 우리는 평양에 가서 남남북녀 결합을 실현하겠다. 어때요? 맞았지요? 또 맞춰볼가요? 래년 가을쯤에 첫딸, 금딸을 낳는다. 그리고 그 다음해엔 음…》

《아들쌍둥이를 낳는다!》

누군가 이렇게 맞장구를 치자 김용기가 대뜸 눈을 흘겨붙였다.

《계속 구들농사만 지을가? 원.》

와 웃음이 터졌다.

《그 다음해엔 부인과 딸애의 손목을 잡고 어머니를 뵙기 위해 고향으로 간다. 틀림없어요. 이제 두고보세요.》

그럴만 하다고 모두들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러나 선생은 아직도 주위에서 하는 소리를 제대로 듣지 못하는것 같았다. 방금 잠을 깬 사람처럼 눈을 슴뻑이기만 했다.

《고동지, 한가지 물어볼랍니더. 그래도 됩니껴?》

지리산호랑이로 소문났던 황룡수가 아직도 단단한 몸집을 앞뒤로 흔들며 웃음이 어린 눈길로 바라보았다.

《우리가 평양에 온게 두달도 되나마나 해요. 글치요? 근데 그 짧은 사이에 어떻게 저런 멋진 색시를 꼬셔냈나 이겁니더. 번개불에 콩닦아 묵는다는기 이 말이 아니고 무슨 말입니껴?》

《꼬셔낸게 아니고…》

그제야 고선생이 어름어름 입을 열었다.

《꼬셔낸게 아니믄 낚아챘단 말입니껴? 더 숭축하네요.》

《하하!》

《저 사실은…》

옆에 있던 옥경이가 고개를 파묻은채 입속으로 하는 소리였다. 그의 태도는 그 물음에 대한 책임은 자기한테 있기때문에 고선생을 괴롭히지 말아달라는 간청이 어려있었다.

《허- 벌써 제 서방이라고 역성을 드네그랴.》

김용수가 너털웃음을 터뜨렸다.

《좋아요. 그럼 어디 신부가 말해봐요. 도대체 저 고동지 무엇을 보고 반한거요?》

《…》

《싸게 말해보라는디.》

《전 그저… 선생님이 총각이라는데… 생활에서뿐아니라 가정에서도…》

《저런, 확실히 시인이 하는 말이 다르구먼. 남달리 깨끗하다는 소린디…》

《총각도 가뜩한기 총각인데 왜 하필이면 저 총각을 마음에 두었는가 하는깁니더.》

마지막까지 캐봐야겠다는 황룡수의 태도였다.

《남쪽에서 고생하면서도 늘 북쪽을 그린 총각이 아닙니까. 그러니까 응당 북쪽처녀가…》

《허?-》

《그래, 그래, 견우가 직녀를 만난것만 해요. 그러나 견우, 직녀야 오작교가 있어야 만나지만 우리한테야 그런 다리가 필요없지요. 암, 서로를 위한 북남의 마음, 고마와요. 옥경동지, 우린 옥경동지의 그 마음을 우리 비전향장기수들에 대한 조국인민들의 뜨거운 사랑으로 받아들입니다. 정말 감사해요.》

김용기의 말에 모두들 생각에 잠기는데 한 일군이 방에 들어와 당중앙위원회 비서동지가 온다고 알려주었다.

《축하합니다.》

키가 후리후리한 비서는 방안에 들어서자 곧 고선생과 옥경이에게 눈인사를 보내고는 정중한 자세를 취했다.

《제가 온건 경애하는 장군님께서 하신 말씀을 전달하기 위해섭니다.》

모두가 자리에서 일어났다.

《고광동지가 결혼한다는것을 보고받으신 장군님께서는 자신의 명의로 축하한다고 하시고는 고향에 계시는 어머님이나 가족들이 이 사실을 알면 얼마나 기뻐하겠는가고 하시면서 혈육들이 한자리에 있지 못한것을 못내 서운해하시였습니다. 그러시면서 저에게 고광동지는 여기에 친척도 한분 없는분인데 자신을 대신해서 신랑, 신부를 기쁘게 해주라고 하시고는 신부 은옥경동무에 대해서도 말씀하셨습니다. 옥경동무는 당의 품에서 태여난 새세대로서 내가 해주지 못하는 일을 해주었다고, 용타고, 그 동무에게 특별히 고맙다는 인사를 전해달라고 거듭 당부하시였습니다.》

요란한 박수갈채가 터져올랐다.

나는 은연중 과연 이것이야말로 가장 참다운 인생길을 걸어온 사람만이 누릴수 있는 최대의 행복이 아니랴 하는 확신이 들면서 그처럼 결혼을 바라던 어머니가 오늘 이렇게 옥경이와 나란히 앉아있는 아들의 모습을 보았으면 얼마나 기뻐하랴 하는 생각에 목이 메여올랐다. 덩실덩실 어깨춤을 추면서도 눈에서는 소리없는 눈물을 쏟으리라. 어찌 어머니뿐이랴. 광희나 문수, 지어는 승옥이며 인석이까지… 더우기 그처럼 선생에게 주지 못한 사랑으로 하여 애달파하던 희애, 뒤늦게나마 제발 자그마한 행복이라도 차례졌으면 하고 그토록 간절히 바라마지 않던 그가 옥경이와의 사연을 안다면 얼마나 놀라고 기뻐하랴.

나는 희애며 남녘에 있는 가족들에게 목청껏 웨치고싶었다.

《자, 보십시오. 남녘에서 그처럼 고생하던 고광선생이 오늘은 북에 와서 이렇게 행복의 화촉을 올리고있습니다. 한평생 찾아 애썼지만 찾을수 없었던 그 행복의 씨앗이 이제야 자리를 잡고 새싹을 틔우는가 봅니다. 가장 진정한 인간이 받는 가장 진실한 사랑입니다. 북남의 결합, 첫 통일부부의 탄생입니다. 마침내 하나가 될 우리 조국의 광휘로운 상징입니다.》

고선생은 물론 옥경이의 눈에도 눈물이 어리였다. 그들을 지켜보는 비전향장기수들의 눈에도 뜨거운 눈물이 솟구치고있었다.

 

생이란 무엇인가 누가 물으면

우리는 대답하리라

 

신랑, 신부가 부르는 노래를 모두가 따라부르기 시작했다.

 

시내물 모여서 강을 이루듯

날들이 모여 생을 이루리

그 생이 짧은들 누가 탓하랴

영생은 시간과 인연 없어라

 

노래소리는 마치 밤하늘을 태우는 우등불처럼 점점 더 세차게 더 뜨겁게 울려퍼지고있었다.

 

편  집  후  기

 

4.15문학창작단 작가 남대현 역시 우리 나라 많은 작가들이 그런것처럼 어버이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따뜻한 사랑속에서 창작가로 자라난 사람이다.

주체36(1947)년 남조선(경상북도 안동)에서 태여나 서울에서 국민학교를 졸업하고 주체49(1960)년 아버지가 있는 일본으로 건너간 그는 도꾜조선중고급학교를 중퇴한 17살나이에 조국으로 귀국하였다.

그후 김일성종합대학에서 공부하던 그는 일련의 과오로 하여 황해제철소 용해공으로 일하게 되였다.

바로 그때 그의 생활을 료해하시게 된 어버이수령님께서는 내가 대현이를 안다고, 아버지가 하나밖에 없는 아들을 귀국시켰는데 우리가 잘 돌봐주어야 한다고, 글을 쓴다니 로동계급속에 있는것이 잘되였다고, 생활속에 좋은 글감이 있고 걸작은 생활의 진미를 눈물로 맛본 사람만이 쓸수 있다고 하시면서 장차 작가로 키울 구체적인 대책까지 세워주시였다.

어버이수령님의 이 각별한 사랑에 의하여 작가양성반을 거쳐 문학예술출판사 기자, 작가동맹 작가로 일하던 그는 주체81(1992)년부터 4.15문학창작단에서 활동하게 되였다.

그동안 그는 《광주의 새벽》, 《대장부》를 비롯한 여러 단편들과 함께 용해공생활체험을 토대로 하여 장편소설 《청춘송가》를 발표하였고 위대한 수령님의 해외교포운동령도업적을 주제로 한 총서 《불멸의 력사》중에서 장편소설 《태양찬가》를 창작하였다. 그리고 이번에는 비전향장기수주제작품인 《통일련가》를 내놓았다.

남조선과 일본, 공화국북반부에서 살아온 그의 생활이 말해주는것처럼 《청춘송가》는 공화국북반부생활을, 《태양찬가》는 일본에 있는 재일동포생활을, 그리고 이번에 쓴 《통일련가》는 남조선생활을 무대로 하고있다.

그의 이런 자그마한 창작성과를 귀중히 여겨주신 경애하는 김정일장군님께서는 그를 아시아, 아프리카청년작가회의(인디아 뉴델리) 우리 나라 대표로 파견해주시였고 북남작가회담이 제기되였을 때에는 북측작가 대표로까지 내세워주시였다.

그는 어버이수령님과 경애하는 장군님의 이 크나큰 사랑과 은정에 조금이라도 보답하기 위해 오늘도 자기의 있는 노력과 열정을 다 바치고있다.

 

편 집 부

 

-> 이 도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법적보호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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