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 부

 

제 1 부

 

지 리 산

 

한차례의 모진 세월의 광풍이 휩쓸고 지나간 뒤의 무거운 적막이 깃든 남녘의 산아! 가렬처절한 전쟁마당을 방불케 하는 거기에는 그래도 폭풍을 이겨보려고 무던히 애쓰다가 종시 견디여내지 못하고 쓰러지고만 나무들도 보인다. 그중에 어떤건 본시 연약해보이는 나무들도 있지만 더러는 자못 아름이 넘는 거목들도 있다.

그 나무들이 넘어지게 된 리유는 사방에 피처럼 붉은 흙들을 뿌리며 땅에서 뽑히여져나가 마구 딩구는 그 뿌리들이 설명해줄것이다. 같은 대지우에서 아직까지도 꿋꿋이 서있는 나무도 그 뿌리의 굳건함에 근원이 있는것이고 태풍을 이겨내지 못하고 넘어지고만 나무도 다 그 뿌리의 허실함에 원인이 있는것이 아니겠는가?

여기에 지나가버린 그 무서운 태풍속에서도 꺾일듯 휘여들면서도 꺾이지 않고 남해 가까운 산기슭에 다시금 허리를 쭉 펴고 꼿꼿이 일어서있는 푸른 대나무숲이 있다. 곧고 바른 참대처럼 땅속 깊이에 박혀있는 그 억센 뿌리의 증명일것이다.

우리는 남해가에 거연히 서있는 그야말로 강질인 그 대나무숲에서 갖은 투쟁의 시련과 모진 옥고를 이겨내고 삼사십여년만에 드디여 신념과 의지의 강자로 어머니조국의 품에 돌아와 안겨 얼굴들을 묻고 뼈골에서 솟아나오는 기막힌 눈물을 쏟던 민족의 자랑인 비전향장기수들의 장한 모습을 그려보게 된다.

그들모두에게는 비전향장기수로서의 자기를 끝까지 쓰러지지 않고 억세게 서있을수 있도록 만들어준 굳은 신념의 뿌리, 신념의 대지가 있었을것이다.

이 작품의 주인공 비전향장기수 황갑동도 지리산에서 나고 자랐으며 지리산에서 싸우다가 지리산에서 붙잡혀 35년간의 오랜 기간 바로 그 지리산의 넋을 안고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옥고를 끝끝내 이겨내고 승리자로 남을수 있었다. 그러니 그의 정신적인 뿌리, 신념의 뿌리는 바로 그 지리산에 깊이 묻혀있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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