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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밖은 짙은 어둠속에 잠겼다. 비료련합기업소 당위원회 사무실천정에 드리운 전등이 정적속에 잠긴 방안을 우렷이 비치고있었다. 허상민은 부동의 자세로 서있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강순배를 만나시는것을 본 다음부터 그는 아주 침울해졌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에게 앉으라고 이르고는 창문가로 가서 오래동안 밖을 내다보시였다. 그이께서는 좀처럼 마음을 진정하지 못하시였다. 둔중한 구내기관차가 창밖 가까운곳으로 지나갔다. 정전직후에 지은 당위원회청사의 두터운 건물벽과 창유리가 쿵쿵 울렸다. 기관차에서 뿜어나온 흰 증기뭉치가 몸부림치듯 창유리에 부딪쳤다. 증기발이 성글어지자 기관실의 환한 불빛이 보인다. 철도제모를 삐딱하니 쓰고 팔굽을 기관실창턱에 호기있게 걸친 젊은 기관사의 얼굴이 어둠과 석탄연기 속에 멀어진다. 무연탄을 실은 차량들이 불안스러운듯 덜컹거리면서도 끌어당기고 끌리우며 한동안 지나갔다. 창유리의 가느다란 울림마저 사라지자 방안에 한층 더 고요가 깃들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창턱에서 물러나 량수책상의 전화기쪽으로 가시였다. 오래된 널마루가 무언가 하소연하는듯 삐걱거렸다. 그이께서는 송수화기를 들고 도검찰소장을 찾으시였다. 아직 퇴근하지 않고 자기 사무실에 있었다. 《검찰소장동무, 십년전에 여기 합성직장에서 대형압축기폭발사고가 있었지요?… 강진회라구 압축기수리작업반장이였소. 아들과 안해가 있었고… 음, 피해액이 그렇게 많았습니까?… 사망해서 지금껏 미결건으로 철해두고있다… 검찰소장동무, 이제 곧 그 사건철을 가지고 비료련합기업소 당위원회로 오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송수화기를 놓고 허상민을 진중한 눈길로 건너다보시였다. 긴 시간 공장에서 협의회도 하고 비료생산문제를 풀기 위해 고심하는데 어찌하여 강순배의 일을 말하지 못했는가… 그가 내놓은 압축기개조안이 정말 허망한것인가?… 기사장시절의 상처를 건드리고싶지 않은, 두번다시 실수하고싶지 않은 보신적립장에서 그러지는 않았는가? 그러나 어떻든 옛 친구와 그 아들의 운명문제는 풀어주어야 할것이 아닌가! 김정일동지께서는 허상민이 의리가 없는 사람이라는것이 가슴아프시였다. 그가 차웅섭이와 심혜옥의 운명에 무관심하고 랭혹히 처리한것이 결코 우연한것이 아니였다고 생각되시였다. 그 사람들의 연구사업에 대한 어떤 기술적확신, 믿음이 문제가 아니라 그들을 넓게 리해해주고 품어안을수 있는 인간미, 인정미가 부족한것이였다. 생산과 기술을 담당한 사람들과의 인정깊은 사업, 그들의 생활과 운명을 떠나서 어떻게 경제의 운명을 생각할수 있으며 발전을 기대할수 있겠는가. 비료생산때문에 룡성기계에 달려가고 멀리 황철에까지 가서 강재를 구해오는 헌신적인 일군이 어째서 그 생산을 맡은 사람에 대해서는 홀시하고 몰인정한가. 《상민동무는 압축기개조도면을 보았다는데 어떻게 생각합니까?》 《…》 허상민은 반쯤 고개를 숙이고 말을 못했다. 《몇사람의 일군들은 반대하지만 순배의 개조도면을 본 대다수 기술자, 기능공들은 지지한다지요?》 《예… 그런것 같습니다.》 《물론 과학기술문제는 다수가결의 원칙으로 해결해서는 안됩니다. 그러나 적지 않은 사람들이 긍정한다는것은 그 대형압축기개조안이 경제기술적가치가 있으며 생산에 실현할 가능성이 있다는것을 시사해주는것이 아니겠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부드럽고도 진지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나는 순배란 청년의 압축기개조안이 그의 아버지것을 고스란히 그대로 답습하지는 않았을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 청년이 아버지의 도면을 물려받아 십년동안이나 연구를 했으니 뭔가 새로운걸 보충하고 발전시켰을것입니다.》 허상민의 얼굴이 당황해지고 그늘이 짙어갔다. 그는 강순배가 찾아왔을 때 진지하게 도면을 연구해보지 않은것이 후회되고 가책되였다. 자기가 밀어버린 그 일로 하여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지금 얼마나 많은 시간을 바치며 심혈을 기울이고계시는가!… 합성직장의 기술자, 기능공들이 순배의 압축기개조안을 어떻게 대하는지 왜 물어보지조차 않았는가. 실지 개조에 손을 걷고나설 사람은 기술부기사장보다 그들이 아닌가.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바로 그들, 로동자, 기술자들의 결심과 지혜를 믿고 지지해나서시는것이다.… 그렇게 생각을 굴리느라니 압축기기술에 대한 자기의 주장이 어느결에 허물어지면서 보신의 삭은 기둥을 드러내보이게 된것만 같은게 불안하고 면구스러웠다. 《사실… 저는 도면을 구체적으로 연구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시린다계통이랑 새로운 점이 있다고 얼핏 생각되였는데… 오래간만에 순배를 만나게 되여 회포를 나누고는… 돌려보냈습니다. 기술부기사장까지 전화로 부정하기에… 저도 비료생산을 추켜세운 다음에 보려고 더 상정시키지 않았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담배갑을 열고 한가치 꺼냈지만 불을 붙일념을 않고 손가락으로 줄곧 그루를 박으시였다. 《나는 부장동무가 그 기술도면을 연구해보지 않았다고 탓하는게 아닙니다. 그런 설계도면을 보는건 공장기술집단을 책임진 일군이 할 일입니다. 기술도면검토는 부장의 직능과는 거리가 먼 일입니다. 내가 중시하는건 경제지도일군인 동무가 어떻게 되여 로동자의 창안을 그토록 랭담히, 허술히 대할수 있었는가 하는것입니다. 바로 그런 어려운 기술개조문제를 뚫고나가야만 비료를 증산할수 있다는것은 명백한 진리인데 동무가 폭넓은 기술협의회도 열지 않고 아무런 대책도 취하지 않고있었다는것이 리해되지 않습니다. 강순배는 벌써 석달전부터 도면을 들고 일군들을 찾아다닌다지요?… 기술부기사장도 외면하고 부장동무까지 묵살했으니… 그 청년이 이제 도면을 가지고 어데로 가겠습니까?… 과연 우리 나라에 그런 화학공학기술문제를 결론할 능력을 가진 지도일군이 없단 말입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진정 흥분하시였다. 이곳 화학공업지구에 대한 료해과정에 깊이 느끼시였던 견해와 충동과 의분의 감정들이 한꺼번에 솟구쳐오르는것을 누를수 없으시였다. 《현존상태로 그럭저럭 안전하게 비료를 생산하는게 낫지 서뿔리 덤벼치다가 폭발사고나 일으키면 어찌겠는가 하는 생각이 든건 아닙니까? 안전계수를 넘어 모험하면서 위태하게 볶이울 필요가 있는가… 이것입니까? 나의 분석이 지나치다면 량해해주시오. 그러나 우리는 경제문제를 놓고는 조금도 숨김없이 흉금을 터놓고 말해야 합니다. 경제문제앞에서는 진실해야 하며 책임적이여야 합니다. 경제에 대한 일군들의 진실하고 책임적인 립장은 바로 그 경제를 떠메고나가는 인민에 대한 관점에서 나타나는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사무용걸상의 등받이를 손으로 꽉 잡으시였다. 《강순배청년은 동무의 친구의 아들이지요. 어떻게든 그 개조안을 성공하게 하여 옛친구의 명예를 회복시켜주는것이 동무의 인정이고 의리일것입니다. 강진회수리반장이 어떻게 죽었습니까. 그때는 강진회의 죽음을 그리도 슬퍼하고 책임감을 느끼던 동무가 세월이 지나니 다 잊어버렸단 말입니까?… 사실 그때 상민동무는 기사장으로서의 자기의 신념을 굽히지 않고 강진회의 압축기개조안을 계속 연구해서 성공시켰어야 했습니다. 그것이 강진회의 가슴아픈 죽음에 대한 친구로서, 일군으로서 참다운 인간적책임을 다하는 길이였습니다. 그러나 동무는 다시 검찰소앞에서 책임질것이 두려워 물러나버렸습니다. 결국 나라의 비료생산과 화학공업부문에 크게 이바지할수 있는 새로운 대형압축기기술이 십년동안이나 묻혀버렸습니다. 화학공업의 한 부문이 생산기술에서 십년이라는 세월을 전진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10년만에 그 압축기개조안이 다시 세상에 나왔는데 동무와 공장일군들은 또 랭대하고있습니다. 그 십년세월을 강진회의 아들은 피타는 노력을 기울여 연구를 해왔습니다. 순배의 어머니는 남편의 뜻을 실현시키느라 고심을 해서 머리가 반백이 되였다고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에 바위를 얹은것처럼 답답해와서 말씀을 끊으시였다. 목이 갈리시였다. 그러나 사무실안에는 물차관이 보이지 않는다. 《나는 그전날 동무가 이 공장에서 지배인사업을 할 때 독립채산제원칙에서 벗어나 리윤에 기초한 기업관리를 해서 도당책임비서동무와 언쟁을 하고 비판을 받은 일이 생각납니다. 그때 적지 않은 당, 경제 지도일군들이 상민동무가 반당분자들을 추종하여 수정주의경제리론인 리베르만주의를 기업관리에 도입하려고 한 반당적일군이라고 신랄히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나는 상민동무문제를 그렇게 일면적으로 보고싶지 않았습니다. 동무의 범벅이 된 기업관리방법이 수정주의에 바탕을 둔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습니디. 기업관리를 깐지게 잘해서 비료생산을 끌어올리려는 불타는 열정에서 빚어진것으로 리해하였습니다. 생산을 위해 침식을 현장에서 하면서 애쓰는 동무의 헌신성을 더 높이 보고 조국의 경제를 진심으로 생각하는 애국심이 있는 일군으로 평가했습니다. 기업관리에 대한 잘못된 견해는 고치면 됩니다. 다만 근심되는건 사람들에 대한, 로동자들에 대한 동무의 관점이였습니다. 물질적자극으로만 로동자들을 일떠세울수 있다고 본 동무의 그 관점은 사실 유해로운것이였습니다. 그후에 나는 동무가 그런 관점에서 빨리 벗어난것을 기쁘게 생각했었습니다.》 방안에 한껏 정적이 깃들었다. 고요를 깨치며 구내기관차의 나지막하고도 기운찬 기적소리가 들려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깨가 후줄근히 처진 허상민을 강개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안타까이 말씀하시였다. 《상민동무, 말해보시오. 내가 잘못본거나 아닌지… 나는 동무가 정녕 고독하고 차거운 사람이 되였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전날 비료공장과 나라의 경제문제를 두고 마음쓰던 그런 강렬한 애국심과 열정이 남아있다고 믿고있습니다.》 허상민은 모진 자책과 고통으로 이그러진 얼굴을 들었다. 《아닙니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너무도 과분하신 평가입니다. 제게는 그런 열정과 진심이 없습니다. 저는 경제지도일군들이 현실에 들어가라는 당의 뜻을 심장으로 접수하지 못했습니다. 생산을 책임진 사람들속에 들어가지 못하고 치차나 발생로보수용강제 같은걸 해결하는걸 더 크게 여겼습니다. 사실 그런 일이 부장사업의 주선이 아니라는걸 알면서… 어쩔 도리가 없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담배가치에 불을 붙이시였다. 허상민의 솔직성과 진지한 자기분석이 마음에 드시였다. 《옳습니다. 난 상민동무가 어째서 비료련합기업소의 외상치료에만 급급해서 뛰여다녔는가, 대형치차나 발생로보수가 비료생산을 추켜세우는 결정적인 처방이 될수 없다는것을 알면서 왜 그렇게밖에 행동하지 않을수 없었는가… 하는 문제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곳 화학공업지구, 더우기 비료공장이 동무의 출신기업소인데 어째서 사람들속에 깊이 들어가지 못하는가 하는 문제를 깊이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그전날 조금이라도 친교가 있던 사람들이겠는데 그 로동자, 기술자들을 신뢰하고 믿고 진심으로 정을 나눈다면 무슨 문젠들 못풀겠습니까.》 《!…》 허상민은 아무 대답도 못하고 소리없이 한숨을 톺았다. 가슴은 까닭모를 불안감으로 후두두 뛰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담배 한가치를 다 태우시였지만 쓰린 속을 달래지는 못하시였다. 그이께서는 허상민이 과거의 그 낡은 관점, 물질적자극위주의 경제지도사상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지 않았는가 하는 생각이 드시였다. 지금처럼 로동자, 기술자들의 정치사상적열의, 창발성을 잘 믿지 않는다는것은 아직도 그들을 물질관념에서 허술히 보거나 사업조직에 따라 시키는 일이나 수걱수걱하는 피동적인 존재로 인식하기때문이 아니겠는가. 로동자, 기술자들의 창조적지혜와 거대한 힘을 믿는다면야 그들에 튼튼히 의거하고 합심해서 비료증산을 위한 적절하고도 불같은 대응을 하였을것이다. 허상민에게는 화학공업부산하 사람들, 비료련합기업소 로동자, 기술자들에 대한 존중과 사랑의 고상한 정신도덕적감정이 미적지근하다. 화학공업부의 현실에 몸을 잠그고있지만 화학공업을 떠메고나가는 사람들을 위해서는 심장이 불타지 않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깊은 생각에 잠겨 방안을 거니시는데 문기척소리가 들리더니 한만규가 중키에 숱이 적은 머리카락을 옆으로 차분히 빗어넘긴 사람을 데리고 들어왔다. 그는 긴장된 얼굴로 옆구리에 낀 서류가방을 바른손에 옮겨잡으며 정중히 인사를 했다. 《도검찰소장동무입니다.》 한만규가 말씀드리고 조용히 방을 나갔다. 김정일동지께서 검찰소장이 가방에서 꺼낸 색날은 문건을 받아 깐깐히 읽어보시였다. 미결건이였다. 강진회는 303호대형압축기는 물론 그 주위의 설비들까지 피해를 입혀 수만금의 공장재산을 하늘로 날려보낸것으로 하여 형사범죄로 기소되였다. 강진회가 죽지만 않았으면 엄중한 형벌을 받았을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 보신 문건을 앞상에 놓고 검찰소장에게 눈길을 돌리시였다. 그의 바른편 볼가운데서부터 귀밑으로 엇비스듬히 패운 허물이 눈에 뜨이시였다. 그이께서는 몇해전에 사법, 안전, 검찰 기관의 사업을 료해하고 협의회들을 진행할 때 이 함경남도검찰소장을 약간 알게 되시였다. 다른 도검찰소장들과 마찬가지로 협의회장에서 인사를 간단히 나누었고 문건에 씌여진 경력을 보시였다. 검찰소장의 볼편에 난 칼자리는 전쟁시기 그가 도내무부에 있을 때 천웅산지구에 숨어있던 적패잔병놈들과의 싸움에서 입은 상처자리였다. 몸에도 몇군데의 총상자리가 있을것이다. 그 상처자리들은 계급적원쑤들과의 투쟁에서 무자비한 그의 견결한 정신과 의지를 잘 말해주고있었다. 《검찰소장동무, 이 문건을 언제까지나 미결건으로 놔두겠습니까?》 김정일동지께서 신중한 어조로 물으시자 도검찰소장은 약간 당황해서 서류가방을 만지며 쭈밋거렸다. 《검찰소장동무는 어떻게 되여 강진회의 사건을 형사범죄건으로 규정했습니까?》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지금에 와서 보면 좀 랭혹한 처분으로 된 감이 있지만 그때는… 정말 격분할 사태가 빚어졌습니다. l,500마력 대형압축기와 주변설비들까지 피해를 입힌것으로 해서 물적증거는 론의할 여지없이 확실하고… 또 화학공장들에서 그런 무분별한 행위들을 허용하고 융화해준다면 보다 엄중하고 돌이킬수 없는 사고들이 일어날수 있겠기에… 형사범죄로 규명하지 않을수 없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무거운 걸음으로 방안을 거닐다가 몸을 돌리시였다. 《설비의 파손… 수만금의 피해를 입은 공장재산이 충분한 물적증거로 되겠는가?… 검찰소장동무, 그것은 어디까지나 행위의 결과에 관한 증거가 아닙니까?… 사건, 행위의 동기와 목적을 립증할만한 증거들이 문건에는 안받침되여있지 못합니다. 소장동무도 우리 공화국형사법을 잘 알겠지만… 행위의 결과를 확인하는 증거만을 가지고 그 행위가 범죄건으로 성립되겠습니까?… 내가 보기에 이 문건에는 강진회에게 형사책임을 추궁할만한 법률적근거, 범죄의 표징이 완전히 구비되여있지 못합니다. 수만금의 공장재산을 피해준 객관적표징은 있어도 범죄자의 심리상태와 태도, 정신적측면을 립증하는 주관적표징은 밝혀내지 못하였습니다. 검찰기관이 사건의 엄중성만 보고 손실에 분격해서 형사책임을 지운다면 인권침해로 될것입니다.》 발생로직장쪽에서 기관차의 둔중한 진동음이 가까워왔다. 화차바곤들의 완충기를 뗀 빈 구내기관차가 땅을 구르며 당위원회사무실 앞을 지나더니 하조직장쪽으로 멀어져갔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말씀을 계속하시였다. 《검찰소장동무는 <강진회사건>철을 다시 검토해보는게 좋겠습니다. 비록 그 사람이 죽었지만 우리는 그의 아들과 안해, 로동자들의 증언을 깊이 참작해야 할것입니다. 그들은 강진회가 어떤 인간이였으며 무엇을 위해서 어떻게 압축기를 개조했었는가를 잘 알고있습니디. 피해액수보다도 사람의 진가를 아는게 중요합니다. 여기 앉아있는 부장동무도 증언할수 있을것입니다. 나는 강진회의 아들이나 안해, 친구들… 단순히 그와 가까왔던 사람들의 말을 듣고 그를 긍정하는게 아닙니다. 강순배와 그의 어머니가 십년동안 그토록 고심하고 사람들의 몰리해를 받으면서도 압축기개조도면을 완성하려고 투신했다는 그 객관적사실에 류의했습니다. 자기 아들과 안해가 그렇게 살아달라고 강진회가 유언했었다니 이것만 보아도 사건당시 그 사람의 심리의식상태를 가히 짐작할수 있을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앞상의 문건을 집어 검찰소장에게 넘겨주시였다. 검찰소장의 혈색좋은 얼굴은 아주 컴컴해졌다. 《검찰소장동무, 나는 우리 당 형사정책의 법률적담보로 되는 범죄의 표징에서 동무가 어떤 강권적결론을 했다고 해서만 추궁하는게 아닙니다. 소장동무의 예리한 계급적관점이 법률에 앞서 감정으로 나타났기때문에 그런 경솔한 판정을 하게 됐다는데 대해 주의를 환기시킵니다. 검찰일군에게 있어 사건 료해와 분석, 결속 과정에서 감정은 금물입니다. 법일군의 감정은 곧 주관을 앞세울수 있으며 객관성과 공정성, 과학성을 신성한 원칙으로 삼는 우리 공화국법을 옳게 집행하지 못하게 할수 있습니다.》 도검찰소장은 묵묵히 고개를 숙이였다. 얼굴빛이 컴컴하게 달라 지니 볼편의 칼자리허물이 더 유표하게 두드러져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설득력있는 부드러운 음성으로 말씀을 이으시였다. 《검찰소장동무, 강진회는 압축기시동과정에 죽을수도 있으리라는걸 알고 남 다 자는 새벽에 조용히 혼자 진행했습니다. 비료생산에 크게 이바지하는 새 압축설비를 만들자고 자기의 생명을 아낌없이 바쳤습니다.… 이 세상에 없는 인간이라고 우리가 그의 사건을 아무렇게나 취급해서야 되겠습니까?… 미결건으로 철해두었다는것자체가 죽은 사람에 대한 모욕으로 되는것이 아니겠습니까… 검찰소장동무도 알고있겠지만 우리 공화국법전은 일찌기 경애하는 수령님께서 사람중심의 주체사상을 토대로 하여 세워주신것입니다. 사람, 인민을 옹호하고 존중하고 귀중히 여기는 참다운 인간애의 사상이 우리 법전의 밑바탕에 흐르고있다는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나는 법률이 폭발사고를 일으킨 강진회의 과실적행위보다도 사건규명에서 그 사람의 인격과 재능을 존중하고 귀중히 다루어야 한다고 봅니다. 검찰소장동무, <압축기귀신>이라고 불리울 정도로 재능이 있었던 강진회의 성실성과 헌신성을 이제라도 사람들앞에 공정하게 옳바로 평가해줍시다. 사고를 내고 피해를 주었다고 해서 그의 지나온 인생전체가 부정당하고 빛이 흐려질수는 없습니다. 강진회의 불명예스러운 죽음이 아들과 안해한테까지 영향을 주고 위축된 생활을 하게 했다는것은 얼마나 가슴아픈 일입니까.》 김정일동지께서는 담배를 붙여 어느결에 한가치를 다 태우시였다. 《강순배는 어머니와 같이 꼬바기 압축기를 연구해왔는데 일군들은 그의 개조안을 랭대했습니다. 사고로 강진회의 재능이 피여나지 못한것만도 가슴아픈데 <로동자박사>라고까지 부르는 그의 아들의 재능이 꽃피도록 왜 도와주지 않습니까.》 김정일동지의 의분이 번뜩이는 눈길은 허상민에게서 다음엔 검찰소장의 얼굴에 가 멎었다. 《사람에게서 재능은 인간미의 큰 부분을 이룹니다. 재부가 사람을 만드는게 아니라 사람이 재부를 만듭니다. 국가의 위력은 물질적재부에 있는것이 아니라 인민의 정신과 재능에 있습니다. 수만금의 재부도 인간의 재능과는 바꿀수 없습니다. 동무들, 우리 순배를 잘 도와줍시다. 그가 l,500마력압축기개조에 성공하게 해서 비료증산으로 당을 받들려던 아버지의 뜻을 잇도록 합시다. 반백이 된 그의 어머니의 원을 풀어줍시다. 순배가 아직은 <로동자박사>라는 별명으로 불리우지만 앞으로 뉴톤이나 에디슨에 못지 않은 훌륭한 세계적인 과학자, 기술자가 될지 누가 알겠습니까. 인류가 아는 그 특급수재들은 인간이 인간을 억압하는것이 사회생리로 된 때도, 사랑과 방조를 모르는 박정한 자본주의사회제도에서 간고한 필생의 노력을 경주하여 성공한 사람들입니다. 인간에 대한 존중, 인간애가 철리로 되여있는 사람중심의 우리 사회주의제도에서는 그런 재능있는 사람들이 얼마든지 자라날수 있습니다. 문제는 지도일군들에게 달렸습니다.》 방안에는 경건한 정적이 어렸다. 도검찰소장은 정수리를 가리운 머리칼을 쓸어넘겼다. 거무칙칙하던 얼굴엔 정신면모를 일신한것 같은 환한 기색이 어렸다. 진지한 눈빛과 다문 입가에는 묵직한 결의가 씌여있었다. 《명심하겠습니다.》 검찰소장은 미결건이 든 문건가방을 꽉 그러안았다. 마치도 어떤 영웅의 위훈을 찾아낸듯한 느낌이였다. 그는 한시바삐 검찰소에 돌아가 성원들을 모여놓고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인간옹호와 사랑의 법률사상을 뜨겁게 전달하고싶었다. 《전 이 문건을 소각하고 담당검사와 함께 합성직장에 나가겠습니다. 만일 공장기술일군들이 책임질가 두려워한다면 저도 나서서 l,500마력압축기개조를 도와주겠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힘있는 걸음으로 다가와 도검찰소장의 손을 꽉 잡아주시였다. 신뢰와 믿음, 자애가 넘치는 눈길로 방을 나서는 검찰소장을 바래워주시였다. 허상민은 격동으로 가슴을 들먹거렸다. 눈앞이 뿌잇해져 가까스로 서있었다. 마치 강진회가 살아돌아와 자기의 손을 잡고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는것만 같은 환영이 눈앞에서 좀처럼 사라지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