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군도상에서의 습격전

 

행군도상에서의 습격전

 

                                                     김  익  현                        

 

집안, 통화 등지에서 활동하던 우리 부대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부르심을 받고 남패자를 향해 길을 떠난것은 1938년 여름이였다.

행군길은 처음부터 매우 간고했다.

가렬한 싸움은 하루에도 몇차례씩 거듭되였고 전투에 뒤이어 강행군이 계속되였다. 게다가 식량이 부족하고 잠까지 제대로 잘수 없어 더욱 곤난한 처지에 놓이게 되였다.

그러나 우리는 사령관동지를 만나뵈올 기쁨을 안고 적을 족치면서 행군을 계속하였다.

우리 부대가 전투를 거듭하면서 8도강에 이른것은 그해 9월이였다.

어느날 저녁 지휘부에서는 우리들의 숙영지가까이에 있는 집단부락을 습격할데 대한 전투명령을 하달하였다.

이 집단부락에는 위만군과 위만경찰들을 그러모은 《토벌대》300여명이 주둔하고있었다. 이놈들은 우리 유격대를 《토벌》한다고 떠들면서 매일같이 부락을 싸다니고있었다. 이 적들은 앞으로 틀림없이 우리를 뒤쫓아올것이였다.

우리의 전투목적은 이 적을 제놈들의 소굴에 있을 때 미리 소탕해치움으로써 앞으로의 전투행동을 보다 용이하게 하며 대수림속을 행군하는데 필요한 식량을 마련하자는데 있었다.

우리의 습격대오가 집단부락 가까이에 도착한것은 새벽녘이였다. 어둠속에서도 집단부락을 둘러싼 높은 토성이 똑똑히 드러나보였다.

그 토성우에는 철조망이 늘여져있었으며 토성밖으로는 2m의 너비를 가진 깊은 물홈이 있었다.

우리는 토성가까이에서 구체적인 전투임무를 받았다. 우리 중대는 서쪽 성문을 돌파하여 적의 병실을 점령하고 다른 중대동무들은 남쪽과 북쪽성문으로 적을 공격하게 되여있었다.

전투조직이 끝난 후 우리는 곧 행동을 개시하였다. 우리가 물홈 가까이에 은밀히 접근하였을 때 어둠속에서 인기척이 들려왔다.

우리는 급히 땅에 엎드렸다.

앞에 나타난것은 토성밖을 돌고있던 적의 이동보초였다. 우리는 숨을 죽이고 그놈의 거동을 감시하였다. 적보초는 우리의 눈앞을 지나갔으나 아무것도 눈치채지 못하였다.

우리는 그놈이 어둠속으로 사라진 다음 이미 준비했던 나무를 물홈에 가로 건너놓고 날쌔게 토성밑에 가붙었다.

그리고 성문쪽으로 은밀히 기여가 적보초를 처단하였다. 뒤이어 성문빗장을 겨누어 경기관총 련발사격이 개시되였다. 성문에 큰 자물쇠가 걸려있어 그대로는 열수 없었던것이다. 빗장은 순식간에 파괴되였다. 우리는 육중한 성문을 열어제끼고 일제히 성안으로 돌입했다.

이때였다. 적의 포대에서 맹렬한 사격이 시작되였다. 적탄은 우리의 앞뒤에 무수히 떨어졌다.

포대에 있는 적을 소멸하지 않고서는 한걸음도 전진할수 없었다. 우리는 사격하기 유리한 지형에 의지하여 적포대의 화구를 겨누어 일제사격을 들이댔다.

그러나 적의 포대에서는 계속 불이 쏟아져나왔다. 게다가 마을쪽에서는 호각소리와 말소리가 뒤엉켜 들려왔다. 병실에서 자고있던 놈들이 깨여난것이 틀림 없었다.

정황은 긴박해졌다.

이때 리광선동무와 녀대원 김동무가 거의 동시에 땅을 차고 일어났다. 그들은 탄우속을 뚫고 적포대를 향해 달려가는것이였다. 나도 그들을 뒤따라 앞으로 내달았다.

토성을 따라 단숨에 적포대밑까지 뛰여간 우리는 곧 적의 화구를 겨누어 총을 쏘았다. 그러나 탄알은 좀체로 포대화구에 명중되지 않았다. 포대밑에서 곧추 올려쏘니 잘 맞지 않았던것이다.

포대안의 적을 소탕하자면 다른 대책을 취해야 했다. 이때 김동무가 가증스러운 적화구를 겨누어 수류탄을 던졌다. 그러나 그 수류탄도 2중으로 된 적의 포대화구를 뚫고들어가지 못하였다.

불을 토하는 적화구를 쏘아보던 리광선동무가 급히 주민가옥쪽으로 달려가는것이였다.

포대를 폭파해버리자는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배낭속에서 얼른 폭약을 꺼내여 폭파준비를 하였다. 곁에 있던 김동무는 나의 일손을 도와주며 적들에게 함화를 웨치고있었다. 잠시후 쇠꼬챙이를 손에 쥔 리광선동무가 나는듯이 되돌아왔다.

이윽고 우리는 쇠꼬챙이로 포대를 쌓은 큰 돌 하나를 뽑아내고 그속에 폭약을 밀어넣었다. 그리고 심지에 불을 달고 날쌔게 달려가서 후미진 곳에 은페하였다.

섬광이 번뜩이고 구름같은 연기가 확 뿜어오르며 전투마당을 진감하는 굉장한 폭음이 일어났다. 포대 한쪽이 풀썩 무너앉으며 구멍이 뚫어졌다.

우리는 때를 놓치지 않고 그곳으로 육박해갔다. 우리의 선두에는 어느 사이엔가 치마를 바지속에 밀어넣고 남성처럼 차린 김동무가 달려가고있었다.

포대속의 적들은 우리의 사격을 받고 모조리 쓰러졌다. 가증스럽던 적화구도 입을 다물었다.

돌격로가 열리자 성문 안쪽에 은페하여 사격하던 우리 동무들이 적병영을 향해 다시 돌진해들어갔다. 포대에서 돌아온 우리도 그들과 합류하였다.

우리가 앞으로 달려나갈수록 병영에서 쏘는 적의 화력도 강해졌다. 그럴수록 우리는 더욱 맹렬히 돌격해나갔다.

그러자 허세를 부리던 적들이 우리의 위력앞에 겁을 집어먹고 도망치기 시작하였다. 우리 동무들속에서 우렁찬 함성이 일어났다. 이제 70~80m 만 더 돌진하면 적을 완전히 소탕할수 있었다.

이때였다. 달려나가는 우리의 익측에서 갑자기 요란한 총성이 울리였다. 적의 사격은 몹시 세찼다. 우리는 일시에 땅우에 납작 엎드렸다.

그러자 꽁무니를 빼기 시작하던 병영안의 적들도 숨을 돌리고 또다시 대항해나서는것이였다. 적탄은 우리의 주변에 푹푹 꽂히였다. 수많은 탄알들이 앙칼진 소리를 내며 머리우로 날아갔다.

정황은 매우 위급하였다.

불리한 정황을 극복하고 다시 돌격에로 이전하자면 우선 적의 화력을 제압해야 했다.

우리는 먼저 적의 병영을 겨누어 몰사격을 퍼부었다. 놈들이 지르는 비명소리가 크게 울려왔다. 발악을 하던 적병영이 잠시후에 즘즘해졌다.

그러나 우리는 이때까지도 익측에서 사격하는 적을 찾아내지 못하였다. 그놈을 찾아내여 소탕하지 않고서는 전투의 승리를 기대할수 없었다. 적의 위치를 찾고있는 동무들의 눈에서는 불꽃이 튀는듯 하였다.

이때 전투마당을 노려보던 김동무가 결연히 일어섰다. 익측에서 사격하는 적을 찾아내여 그놈을 빨리 소탕해버리자는것이였다.

동지들의 신변에 위험이 생겨서는 안되겠다고 생각한 김동무의 이런 뜨거운 심정을 어찌 우리가 모르랴!

그가 앞으로 내달리려는 순간 리광선동무가 김동무를 잡아 나꾸채며 재빨리 일어섰다.

그러나 김동무도 자기가 결심한 길에서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았다. 두 동무는 탄우속을 뚫고 앞으로 내달았다. 몇몇 동무들이 그들의 뒤를 따라섰으며 나도 그들과 함께 행동하였다.

그런데 우리가 얼마간 앞으로 달려갔을 때 익측에서 가해지는 적의 사격이 더욱 맹렬해졌다.

이때 앞서나가던 김동무가 다리에 부상을 당했다. 우리는 다시 땅에 엎드렸다. 적탄이 비발치듯 날아와 더는 앞으로 나갈수 없게 되였다.

그러나 아무리 위험이 크다하여도 부상당한 동지를 전투마당에 그대로 둘수는 없었다.

리광선동무는 쓰러져있는 김동무에게로 다가갔다. 적탄은 배밀이로 기여가는 그의 주변에서 흙먼지를 날리며 연방 꽂히였다. 그러나 리광선동무는 오직 전우를 구원하려는 일념으로 기고 또 기였다.

쓰러져있던 김동무는 리광선동무가 그의 팔을 잡아 당길 때 정신을 차렸다. 희미하던 그의 눈동자에 다시 정기가 도는 순간 그는 머리를 들고 전투마당을 쏘아보며 적화점을 찾기 시작했다.

적을 소탕하지 못한채 엎드려 이 광경을 보며 전투마당을 누비듯 하나하나 살펴보는 우리의 가슴은 원쑤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찼다.

이때 지휘부에서 철수명령이 내렸다.

전투마당을 살피고있던 지휘부에서는 얼마간 시간을 끌면 적비밀화점의 위치를 알아낼수는 있지만 그것을 까부시고 적을 소탕하자면 아직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는것과 그동안이면 날이 밝아 적의 응원부대가 올수 있다는것을 타산하였던것이다.

명령을 접수하자 우리의 마음은 안타까움으로 하여 종잡을수 없었다. 더 큰 승리를 위하여 명령대로 철수해야 한다고 생각하니 가슴이 아팠다.

맡겨진 임무를 충분히 수행하지 못한채 부상당한 동지를 업고 돌아오는 우리의 마음은 몹시 괴로왔다. 그리고 솟구쳐오르는 적개심으로 하여 온몸이 떨리였다.

귀로에 오른 우리는 몇번이고 《이놈들, 어디 두고보자. 네놈들을 반드시 족치고야말테다.》라고 속다짐하였다.

지휘부에서는 이 적을 다시 치기로 결심하였다.

대수림지대가 멀지 않아 시작되는 이곳에서 우리는 어차피 식량을 마련하여야 했었다. 그리고 적들이 선불을 맞았으니 우리 유격대에 대한 《토벌》에 더욱 미쳐날뛰게 될것이며 인민들에게 유격대에 대한 악선전을 보다 악랄하게 할것이였다.

인민들에게 승리의 신심을 안겨주며 식량을 마련하기 위하여 우리는 반드시 이놈들을 소탕해버려야 했다.

이놈들을 치기 위한 더욱 세밀한 정찰공작이 진행되였다. 이 과정에 우리는 화구가 지면에서 약 20cm 높이로 만들어졌다는것과 세멘트로 다져진 비밀화점의 내부 구조와 적의 동태를 알아냈다.

첫 전투가 있은지 며칠후 우리는 다시 그 집단부락을 향해 길을 떠났다. 복수를 벼르는 우리의 걸음은 빨랐다.

성문을 열어제끼고 은밀히 비밀화점으로 다가간 우리는 수류탄묶음을 재빨리 그속에 밀어넣었다.

《꽝!》하는 폭음이 어둠을 가르며 밤하늘에 울려퍼지는 순간 가증스럽던 적의 비밀화점은 공중으로 날아났다.

폭음을 신호로 돌격이 개시되였다.

동무들은 총창을 비껴들고 김동무가 앞장서서 달려가던 바로 그길로 적병영을 향하여 일제히 돌입하였다.

조용하던 적의 병영은 순식간에 죽음의 수라장으로 변했다.

300여명의 적은 꼼짝 못하고 완전히 녹아났다. 전투는 순식간에 결속되였다.

인민들은 집에서 떨쳐나와 우리의 승리를 열렬히 환영해주었다.

우리는 이곳 인민들에게 해설사업을 하고 적에게서 로획한 식량과 피복들도 나누어주었다.

그후 우리는 중중첩첩한 적의 포위망을 뚫고 이해 늦가을에 드디여 사령관동지께서 기다리고계시는 남패자에 당도하였던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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