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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자들의 숙소며 식당들이 대체로 그런것처럼 령남리에 있는 인민군건설지휘부도 석비레블로크로 벽을 쌓고 지붕에 검은 방수지를 씌운 ㄷ자형의 가설건물이였다. 송철만소장이 강충일중장과 함께 부임차로 이곳 지휘부에 도착한것은 한낮의 무더위가 방금 시작된 오전 10시경이였다. 지휘부에서 그들 두 장령을 맞이한것은 몇명의 참모부군관들과 국정치부장 리응천이였다. 군사칭호가 대좌인 리응천은 큰 키에 몸이 굉장히 나서 체중이 백㎏이 넘는 거인인데 그 요란한 체구에 비해서는 목소리가 가늘고 이목구비가 모두 자름자름하여 어딘가 균형이 잡히지 않는 인상을 주는 사람이였다. 바로 그 인상탓이랄지 일순 철만은 이 사람과 마찰이 없이 일해낼수 있을가? 하는 전혀 타당치 않은 위구심까지 느꼈다. 《부국장은 어디 갔소?》 인사소개를 끝내자마자 강충일중장이 누구에게라없이 물었다. 《기본언제공사장에 가있습니다.》 정치부장 리응천의 대답이였다. 《그럼 난 가겠소. 부국장이 건너오거든 정치부장동무가 인사를 시키오. 국장동무를…》 《알겠습니다.》 강충일중장을 바래우고 정치부장을 따라 서쪽모서리의 자기방에 들어선 송철만은 공사현장을 돌아볼셈으로 직일관에게 승용차를 부르게 하고 차를 기다리며 리응천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정치부장동무는 여기 배치되여온게 언제요?》 《지난 7월초니까… 이젠 한달이 넘었습니다.》 《출신은 어디게?》 군인들은 흔히《출신》이라고 하면 군종이나 병종 혹은 군부대를 념두에 둔다. 송철만도 그런 의미에서 물었고 리응천도 그렇게 알고 대답하였다. 《저는 출신이 좀 복잡합니다. 전쟁때부터 따지면 륙, 해, 공군 안있은데가 없으니까.… 이번엔 공군에 있다가 왔습니다만…》 그의 전직은 공군사령부 정치부장이였다. 하지만 송철만은 그의 전직보다도 전쟁참가자라는것에 더 관심이 씌여 전쟁때 복무한 부대명을 물었다. 그런데 놀랍게도 리응천의 입에서는 안동 12사단이라는 대답이 나왔다. 《아니, <안동>에 있었소?》 《<서른하나>1대대에 있었습니다.》 《난 <서른둘>3대대에 있었소. 양판기영웅을 낸…》 《아하, 그렇습니까? 원 이런 반가울데라구야.….》 리응천은 퍼그나 기뻐하였다. 송철만도 같은 심정이였다. 아직 리해가 깊지 못하고 첫인상에 장차 사업상 마찰이 생기지 않겠는가 위구심을 느꼈던것은 사실이지만 함께 전쟁의 시련을 이겨낸 옛전우라는 개념이 마음의 간격을 메꾸어주는것 같았다. 소좌인 직일관이 들어와 승용차가 왔음을 알려서 그들은 일어섰다. 끊어졌던 대화는 차우에서 다시 이어졌다. 《그런데 말입니다.》 하고 풍을 친 전투용승용차가 지휘부 정문을 빠져나와 바다기슭을 따라 달리기 시작하자 뒤좌석에 앉은 정치부장이 입을 열었다. 《국장동무는 전쟁때 부상을 두번이나 당했다면서요? 안동해방전투와 월비산계선에서…》 운전사와 나란히 앞좌석에 앉아 차창으로 비쳐드는 공사장일경을 살피던 송철만은 리응천의 말에 저으기 놀라며 반문했다. 《아니, 그건 어떻게 아오? 내 부상이라는것은 별치 않아서 그리 소문난것도 아닌데…》 리응천은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명색이 정치부장인데 앞으로 같이 사업할 국장동무에 대해 그 정도도 모르고서야 됩니까? 나는 국장동무가 다리에 입은 부상처때문에 가끔 애먹기도 하지만 실은 허리의 파편상이 더 문제라는것까지 알고있습니다.》 송철만은 어이없어 웃고 말았다. 어디서 들은 소린지는 몰라라 정치부장의 말은 죄다 사실로서 지금도 그의 허리에는 콩알같은 파편이 박혀있어 과로하던가 환절기가 되면 자기의 존재를 나타내며 말썽을 부렸다. 그러나 그것을 인정했다가는 재미없을것 같아 미리 방비해두는 의미에서 이렇게 말했다. 《보아하니 정치부장동무도 <안테나>가 어지간히 높은것 같은데 정보는 그리 정확치 못한감이 있구만. 몸에 그런 <시한탄>을 두개씩이나 차고있으면 내가 영예군인으로 제대되였지 어떻게 아직까지 현역에 남아있겠소. 남보기엔 심각할지 모르겠지만 실은 이미 시효가 너무 지나 터질 념려가 조금도 없는 <시한탄>이요.》 《그래도 건설장조건에서 극력 조심해야 합니다. 일을 잘한다는 소리가 곧 건강하다는 의미가 아니겠습니까?》 송철만은 아무 반응도 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의 건강에 대한 정치부장의 지나친 관심이 고맙다기보다 오히려 불쾌하게 들렸다. 이 량반이 나의 부상처까지 알아내가지고 첫날부터 무슨 잔사설이 이리 많은가? 체통도 작지 않아 백㎏이 넘는다는 사람이… 옛 전우를 만나 기쁘던 감정이 졸지에 사라져버리는것이였다. 길이 여러 가닥으로 찢어진 넓은 도로분기점이 나타났다. 리응천의 설명에 의하면 왼쪽으로 급히 꺾인것은 함형부재장으로 가는 길이고 다른 가닥은 남포로, 나머지 두갈래는 각각 기본언제건설장과 부두로 나가는 길인데 군인들속에서는 《5가로》로 불리운다는것이였다. 승용차는 기본언제건설장으로 가는 길에 들어섰다. 그러나 얼마 못가서 차가 멈춰서지 않으면 안되였다. 지금 한창 구조작업중에 있는, 두바퀴를 허공에 들고 길섶 도랑창에 모재비로 나자빠진 수송차사고현장과 맞다들린것이였다. 여러대의 자동차가 단번에 어길수 있게 넓은, 굽인돌이도 아닌 길에서 왜 그런 사고가 일어났는지 몰라라 쇠바줄에 허리를 묶인채 기중기차 견인고리에 매달려 허공에 뜬 수송차는 보기 처참하였다. 운전칸 유리가 산산이 부서졌는가 하면 왼쪽 앞바퀴덮개와 기관실옆구리가 험하게 쭈그러지고 전조등도 빠져달아나 소경의 눈처럼 우멍하였다. 실었던 통나무가 옆으로 쏟아지면서 적재함문짝을 돌쩌귀채 뜯어놓아 대수리까지는 아니라도 중수리정도는 해야 운행이 가능할것 같았다. 구조작업은 얼굴색이 검고 군모밑으로 희슥희슥한 머리가 보이는 늙수그레한 상좌가 지휘하고있었다. 리응천의 소개로 인사를 나누어보니 갑문건설에 동원된 총참모부직속 제5수송부대 부대장이였다. 송철만은 길섶에 나가 차가 구겨박혔던 도랑창을 내려다보며 다친 사람이 없는가를 알아보았다. 운전칸 시창이 깨지면서 운전사의 이마에 유리쪼각이 하나 박혔을뿐 인명피해는 없었다. 《… 그런데 이런 넓은 길에서 대낮에 차를 도랑에 꾸겨박는 원인이 뭐요? 기술부족인가?》 《운전사가 졸았습니다.》 부대장은 자신이 저질러놓은 잘못이기라도 한것처럼 미안해하며 한숨을 내뿜었다. 《요새 운전사들이 하루평균 몇시간이나 자오?》 《서너시간 자면 많이 자는 축입니다.》 부대장의 대답에 송철만은 할 말이 없었다. 열시간을 자라고 해도 싫어하지 않을 나이에 하루 다섯시간정도 자며 차에서 내리지 못하니 왜 졸지 않겠는가? 그것은 그대로 수송의 긴장성을 말해주는것으로서 달리다 마주 충돌하여 인명피해를 내지 않은것만도 다행이라고 할수밖에 없었다. 송철만은 견인차가 와서 도랑창에 구겨박혔던 수송차를 끌고가는것을 보고서야 정치부장과 함께 다시 차에 올라 사고현장을 떠났다. 《수송이 딸리는 모양이구만?》 《많이 딸립니다. 부국장동무가 그때문에 밤낮 신경이 돋아가지고있지만… 철길신세를 아직 지지 못하는데다 물까지 자동차로 실어다 먹고보니 좀처럼 풀리지 않습니다.》 《아니, 물을 실어다 먹는단 말이요?》 처음 알게 되는 사실이여서 송철만은 은연중 놀랐다. 《이 령남리라는데가 워낙 메마른 고장이여서 아무리 파야 물이 나오지 않습니다. 그래 대대단위로 리소재지 근방에 있는 우물에서 실어다 먹는데 … 하루 평균 60대의 자동차가 물운반에 동원됩니다. 우물은 도무지 두개뿐이고 …》 《그럼 수도를 놓아 대동강물이라도 끌어와야지 그냥 실어다 먹을 내기야 할수 없지 않겠소. 자동차가 남아돌아간다면 몰라도…》 《수도공사는 강판이 걸려서 못합니다. 최소한 200톤은 있어야 하는데… 강충일중장동무가 그걸 해결하자고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을 다섯번이나 만났지만 끝내 성사못하고 래년 1.4분기에 받는걸로 락착되였습니다.》 《…》 송철만은 입을 꾹 다물고 앉아 묵묵히 시창만 내다보았다. 그에게는 리응천의 말이 단순히 자동차로 물을 실어다 먹는다거나 수도화에 필요한 강판을 받기 힘들다는 소리로만 들리지 않았다. 장차 수많은 애로와 난관을 헤쳐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암시처럼 울리면서 저절로 마음이 무거워지는것을 어쩔수 없었다. 길이 나빠서 차가 몹시 들추었다. 파도에 부대끼는 쪽배마냥 좌우로 기울거리던 승용차가 갑자기 껑충 뛰여오르는바람에 리응천은 《억―쿠!》하며 정수리로 풍을 올리받고 떨어졌다. 순간 차체 어디선가 딱―하고 재미없는 소리가 나면서 차가 한쪽으로 기울어졌다. 운전사는 차를 세우고 내려가보더니 스프링이 부러져 내려앉았다고 하였다. 《내가 타지 말아야 하는걸…》 리응천의 말이였다. 《부러질라니 부러졌지 정치부장동무가 탔다고 부러졌겠소.》 《그래도 나야 백㎏이상급이 아닙니까.》 그들은 승용차를 돌려보내고 걷기 시작하였다. 송철만은 군모채양을 밀어올리고 군복단추들도 몇개 뽑아놓았다. 바람 한오리 불지 않는 무더운 날씨였다. 달대로 단 뜨거운 대기는 성냥을 그어대면 불이라도 확 붙을것 같았다. 《저긴 무슨 공사장인데 왜 저리 조용하오?》 철만은 길 오른쪽 바다기슭에 면적을 넓게 잡고 감탕판을 파헤치던 기중기며 가설건물들도 드문드문 세웠지만 사람이 전혀 보이지 않아서 물었다. 리응천은 함형부재장이라고 하며 설명을 달았다. 《이제 저기 바다쪽에 반원으로 8.lm 폭에 높이가 7m인 방파제를 쌓아야 합니다. 안쪽의 감탕을 파올려서… 그러나 시작했다가 중지했습니다 》 《?》 《로력도 딸리고 기자재도 불충분하고… 어쨌든 일을 너무 널어놓는것 같아서 기본언제를 좀 내민 다음에 재개하기로 했습니다.》 《함형부재공법이 처음이라는데 그렇게 늦잡았다가 후속공정과의 련계가 튀지 않겠소?》 《그런 우려도 없지 않습니다. 힘에 부치니 어찌겠습니까?》 그러는 사이에 102부대가 맡은 기본언제공사장구역에 들어섰다. 버럭이 아니면 뿔부재를 박아 실은채 언제끝으로 나가거나 부리우고 되짚어 들어오는 자동차행렬, 땡땡 종을 울리며 달려가고 달려오는 가소링차들, 밀차와 딸따리행렬, 사방에 꽂혀 펄럭이는 오색기발들, 각종 구호판과 속보판들, 무엇을 들었거나 메고 끌며 바삐 다니는 군인들… 그런 혼잡속을 뚫고 두사람은 토취장으로 올라갔다. 거기서 부국장을 만났다. 부국장 황석전은 키가 엄청나게 크고 길숨한 얼굴에 좀 능청스러우면서도 서글서글한 인상을 주는 50대의 대좌였다. 련락을 받고 면내의바람으로 굴착기에서 내려온 그는 초면인사를 나누고 손을 놓기 바쁘게 공사진행상황을 설명하자고 들었다. 그러는것을 리응천이 막았다. 《아니 황동무, 국장동문 부임한지 아직 두시간도 채 안됐는데 그런건 차차 해도 되지 않겠습니까?》 그러나 황석전은 그쯤한 말에 꺾이울 성미가 아닌듯 고집을 세웠다. 《정치부장동무, 문제를 그렇게 세우기 시작하면 이 갑문을 5년동안에 건설하지 못합니다. 차차라니… 이게 어디 간단한 건설입니까?》 철만은 부국장의 말이 옳다고 생각하였다. (그렇다. 이건 간단한 건설이 아니다. 당에서 매우 중시하는, 군대의 명예를 결고 반드시 5년동안에 건설하지 않으면 안되는 건설대상이다. 그러니 처음부터 단단히 잡도리를 하고 시간을 최대한 아끼지 않으면 안된다!) 이제 겨우 건설장의 일각이나 보았을 정도이지만 그 일각만 가지고도 자신이 얼마나 거창하고 전례없는 건설공사와 맞다들었는가를 충분히 느끼고있는 그였다. 《내가 국장동무를 생각해주려다가 부국장동무한테 오늘 단단히 한꼴 먹는군. 좋습니다. 그렇다면 공사장으로 내려가면서 이야기합시다 》 리응천의 말이였다. 그리하여 세사람은 토취장을 떠나 언제공사장으로 내려가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부국장이 주로 말하고 송철만과 리응천은 듣기만 했다. 《아시겠지만 건설은 여기 령남리와 끝살부리 두개 지역에서 세개의 공사단위로 진행되고있습니다. 기본언제공사와 함형부재생산 그리고 가물막이공사… 이 세 대상중에서 현재 그중 잘 나가고 자리잡힌것은 기본언제공사라고 볼수 있는데 정무원지휘부에서 건설기자재를 잘 밀어넣어주는것도 있지만 담당한 102부대가 일을 잘합니다.》 《가물막이공사는 왜 잘 나가지 못하오?》 《철배생산이 걸렸습니다.》 《철배는 어디서 생산하오?》 《그건 남포조선소에서 합니다.》 리응천의 대답이였다. 부국장이 설명을 달았다. 《그런데 조선소에서는 아직 생산준비도 똑똑히 갖추지 못하고있는 형편입니다.》 《형편이 그러면 어떻게 조선소를 달구쳐서라도 빨리 만들게 해야지 우리만 녹지 않겠소?》 《녹지요. 하지만 우리는 시공측이고 그건 정무원지휘부에서 할일입니다. 책임을 따지면…》 책임한계가 그렇게 나뉘여있다면 할 말이 없어지는 송철만이였다. 달구쳐야 할것은 결국 정무원지휘부사람들이였다. 그의 머리속에는 정부원지휘부의 존재가 새롭게 떠오르면서 공사현장도 현장이지만 오후에는 거기 가서 철배보장대책부터 토론해야 할 필요를 느꼈다. 언제공사장이 가까와짐에 따라 수송로는 더더욱 붐비고 소란스러워졌다. 그들 일행은 길가녁으로 빠져나와 한창 침목을 깔고있는 인입선철길뚝우에 올라섰다. 철길뚝을 따라 띠염띠염 오색기발과 구호판들이 꽂혀있고 그 사이로 전투속보와 속사한 그림들을 붙인 게시판들도 늘어서있었다. 공사장이면 의례있게 마련인 풍경이여서 무심한 눈길로 그것들을 일별하던 철만은 병풍식으로 만든 색다른 그림판앞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그림이라기보다 차라리 설계에 가까왔다. 《대형함형부재라…》 철만은 그림판우에 가로쓴 제목을 소리내 읽고는 철길공사장에 함형부재그림을 붙여놓고있는 까닭을 물었다. 그러나 리응천은 물론 부국장도 의외인듯 얼른 대답을 못하였다. 얼마간 지나서야 부국장이 해명했다. 《이 인입선공사를 하는 구분대가 함형부재장공사를 하던 522군부대소속입니다. 아마 거기서 쓰던걸 그냥 가지고 넘어온 모양입니다.》 그때 저만치 침목작업을 하는 어방에서 면내의바람의 군관이 자갈을 걷어차며 바삐 뛰여오더니 너덧걸음앞에 못박혀서서 힘차게 보고했다. 《소장동지, 대대는 작업중에 있습니다. 대대장…》 《가만, 이게 누구야?》 철만은 구분대장의 모색이 낯익었다. 그래 마주 다가가 무작정 상대방의 땀에 젖은 량어깨부터 덥석 잡으며 물었다. 《너 윤상설의 아들이지?》 대대장은 벌쭉 웃기부터 하였다. 《그렇습니다. 소장동지. 제… 건홉니다.》 《옳아, 건호… 음 벌써 대대장이 됐구만.》 반갑기도 하고 대견키도 해서 송철만은 거듭 윤건호의 어깨를 두드리다가 말고 부국장과 리응천에게 소개해주었다. 국가건설위원회 부위원장으로 있는 친구의 아들이라고, 건설대학에 다니다가 판문점 《도끼사건》때 입대하였는데 벌써 대대를 지휘한다고.… 《내 나오기전에 전화로 아버지를 만났는데 건혼 아직 장가를 안갔다며?》 《장가야 뭐… 갑문을 건설한 다음 가도 늦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갑문도 건설해야지. 그러나 손주를 보고싶어하는 부모님들의 심정도 리해해야지.》 장가가라는 소리가 듣기 거북한지 건호는 말머리를 돌렸다. 《우리 아버지는 그냥 태천발전소건설장에 나가신답니까?》 《음, 태천도 여기 못지 않게 중요한 대상이니까…》 《그래두 전 갑문건설장에 오면 아버지를 만날줄 알았습니다.》 《그랬겠지. 하지만 섭섭해할건 없어. 아버지는 발전소를 건설하구 아들은 갑문을 건설하구… 얼마나 자랑스러운 일인가?》 철만은 군모채양을 밀어올려 땀밴 이마를 드러낸 다음 손으로 허리를 눌러짚었다. 대화가 동강난 틈을 타서 리응천이 윤건호에게 의문의 함형부재모형도를 그려붙인 까닭을 물었다. 《그건.》 건호는 얼핏 부재모형도에 눈길을 주더니 말했다. 《우리의 차후임무는 함형부재생산입니다. 그래 지금부터 전사들이 함형부재가 어떤건지 알고 마음의 준비를 갖추게 하자는 의도에서 그려붙였습니다.》 송철만은 리응천이 보내는 《어떻습니까? 별치 않은 일같지만 생각이 기특하지 않습니까?》 하는 시선을 받았다. 그렇다는 의미로 철만은 가볍게 고개를 끄덕여보였다. 그제야 리응천이 말했다. 《좋소. 아주 좋아! 정치사업이란 바로 이렇게 하는게요. 안그렇습니까? 부국장동무.》 부국장도 그렇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새삼스럽게 부재모형도를 바라보았다. 그러루한 이야기를 좀더 나누고 헤여지기에 앞서 철만은 대대장에게 제기할 문제가 있으면 하라고 하였다. 《철길공사를 빨리 끝내자면 수송부대에서 침목과 레루를 현장까지 날라다주어야 한다고 봅니다 》 《그야 그래야지.》 《그러나 지금은 하차장에 부리워놓고 저마다 날라가라고 하는데 우리 대대 같은건 거리가 2㎞나 됩니다.》 건설장의 기본물동수송은 총참모부에서 배속받은 제5수송부대가 담당하고있었다. 그러나 이 수송대의 능력만으로는 현장에서 요구하는 물동량을 보장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국지휘부는 수송차의 능률을 최대한 높일 목적으로 철길을 따라 몇군데 중심하차장을 정해놓고 거기서부터 자체로 날라가게 하는데 하차장이 가까운 단위들은 별문제이지만 윤건호네처럼 운반거리가 먼 단위들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였다. 《그러니 건호의 생각에는 어떻게 해야 될것 같나?》 생각을 많이 해본듯 건호는 즉시 대답했다. 《우리처럼 운반거리가 먼데는 차가 현장까지 날라다주던가 아니면 수송대 차를 한대씩 배속시켜주면 좋을것 같습니다.》 철만은 건호의 말이 옳지 않는가? 하는 눈길로 부국장을 바라보았다. 그러나 부국장은 벌써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렇겐 하지 못합니다. 지금 방법으로도 물동을 겨우 보장하는데 차를 뜯어 나누어줄내기 해야 수송체계나 헝클어뜨립니다. 하지만 이 동무네만은 현장까지 날라다줍시다. 거리가 특별히 먼것도 있고 국장동무와의 안면도 봐서 말입니다.》 그 바람에 모두 웃었는데 윤건호의 경우는 너무 좋아서 입이 다 헤작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