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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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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는 대안을 지나 남포를 가까이 하고 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왼쪽 차창옆으로 옮겨앉으시였다. 유리를 내리고 창턱에 팔굽을 놓으신 그이께서는 불어드는 신선한 새벽바람을 맞으시며 강변에 눈길을 주시였다. 해가 뜬지 그리 오래지 않은 때여서 강건너 은률쪽의 산발들은 그늘속에 우중충하게 보이고 그 아래 수면우에는 명주필같은 새벽안개가 강변을 따라 길게 누워있다. 밤고기잡이를 한것같은 나루배 하나가 꿈속을 가듯 안개를 헤치며 천천히 강을 거슬러오른다. 미술가라면 화판에 옮길 욕심도 낼 강반의 그 아늑한 풍경을 좀 더 보는가 싶었는데 홀연 둔덕이 다가와 그 모든것을 지워버리고 차는 산밑에 뚫린 동굴속으로 들어갔다. 이내 동굴을 빠져나왔으나 강이 더는 보이지 않았다. 대신 도로를 따라 점차 낮아지는 산허리에 점점이 널린 연분홍진달래가 시야에 들어왔다. 수줍은듯 다박솔옆에 홀로 피였는가 하면 바위너럭우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봄을 속삭이는것 같은 진달래의 그 은근한 아름다움을 감상하시던 그이께서는 부지중 (봄, 얼마나 기다리던 계절인가!) 하고 마음속으로 뇌이시였다. 누가 봄을 원치 않으랴. 이 봄은 김정일동지께서도 몹시 기다리신 봄이였다. 그이께서 이해 1986년 봄을 그토록 간절히 기다리신것은 이 봄에 조국의 부강발전과 후손만대의 행복을 도모하는데서 극히 필수불가결한 남포갑문의 준공을 세상에 선포하게 되기때문이였다. 20년이 걸리기전에는 (그것도 최소한이였다.) 절대로 안된다던 갑문, 어느 외국사람이 금세기안으로 건설해도 기적이라던, 또 누군가는 5년동안에 건설하면 조선속담대로 손바닥에 장을 지지겠다고 하며 두고보자던 그 남포갑문이 꼭 5년만에 완공되여 바야흐로 준공의 날을 기다리고있다. 하기는 이젠 남포갑문이 아니라 서해갑문이다. 그렇게 명명하자고 건의하시며 어버이수령님께서는 얼마전 친히 비문까지 써내려보내주시였다. 하지만 준공식을 하자면 아직도 미흡한 점들이 많았다. 마감고비에 이른 가물막이해체작업을 빨리 끝내고 갑실로 들어오는 배길을 열어야 하며 역시 마지막단계에 이른 남포와 은률을 련결하는 철길부설과 갑실우에 놓이는 회전다리를 조립시운전해야 하였다. 할일은 그것만이 아니였다. 준공식을 하자면 여러가지 기념비와 탑들도 세워야 하였다. 그 과업은 만수대창작사 창작가들이 현지에서 맡아 수행하고있는데 실형초안이 완성되였으므로 보아달라는 보고가 어제저녁에야 들어왔다. 이 아침 그이께서 남포로 나가시는것은 바로 그때문이였다. 차는 벌써 남포시내를 통과하여 바다기슭을 달리고있었다. 이제는 거대한 인공호수로 변한, 갈매기들이 한가로이 날아드는 멀리 바다 저쪽으로 갑문의 전경이 신기루마냥 우렷이 떠오른다. 무량한 감개속에 만시름을 잊고 그것을 부감하는사이에 차는 어느덧 문주기념비공사가 한창인 서해갑문 령남리쪽입구에 당도하였다. 기념비건립과 준공식준비를 위해 현지에 나와있던 당중앙위원회 일군들과 현지의 두 건설지휘부 책임일군들 그리고 만수대창작사 창작가들이 거기서 대기하고있었다. 일군들과 인사를 나누시는 과정에 그이께서는 송철만중장의 손을 류달리 오래 쥐고계시면서 아픈 마음으로 그의 은빛머리칼을 바라보시였다. 갑문건설이 얼마나 어렵고 힘들었으면 새까맣던 머리가 이렇게 세였겠는가. 《… 나는 나이많은 사람들이 젊게 보이겠다고 머리에 물을 들이는것을 그리 좋아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국장동무는 머리에 물을 들이는것이 좋을것 같습니다.》 《저의 집안래력이 원래…》 변명이 스스로도 어색하게 생각되는지 송철만은 얼굴을 붉히며 말끝을 여물구지 못했다. 《집안래력이 그렇더라도 준공식에는 검은 머리로 참가해야 합니다. 준공식이 끝난 다음 수령님을 안내해드리는 소임은 아무래도 중장동무와 윤상설동무가 맡아야겠는데 이렇게 머리가 흰걸 보고 수령님께서 가슴아파하시면 어쩌겠습니까.》 그제야 중장은 더 어쩌지 못하고 수긍하였다. 준비된 사판과 형성도안을 보시기에 앞서 그이께서는 콩크리트타입만 해놓고 화강암은 입히지 않은, 발대목에 둘러싸여 륜곽만 알리는 문주탑신을 이리저리 자리를 옮겨가며 바라보시였다. 그런 다음에야 공사현장을 거쳐 형성도안앞에 다가서며 자신의 소감을 이야기하시였다. 《위치도 좋고 갑문의 위용에 맞게 탑의 크기와 형태를 잘 설정한것 같습니다. 그런데 문주가 너무 껑충해서 좀 싱겁기도 하고 그 아래 조각군상들이 눌리우는 감이 있습니다.》 그이의 말씀에 일군들과 창작가들은 일제히 문주꼭대기를 올려다보았다. 그리고 시선이 다시 화강암으로 륜곽만 쳐놓은 조각군상에 내려와 과연 그렇다는것을 비로소 깨달은듯 모두 고개를 끄덕이였다. 작업복차림의 한 창작가가 조심스레 말씀드렸다. 《저희들이 문주기념탑이라는데만 의의를 부여하다보니 기본을 놓친것 같습니다. 문주를 한 50센치가량 낮추어도 무방하리라고 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주와 군상과의 거리관계를 가늠해보시였다. 《옳습니다. 반메터정도 낮추면 비슷할것 같습니다. 아무리 문주기념비라도 탑의 중심은 어디까지나 조각군상입니다. 문주도 날뛰는 파도를 밟고선 용감한 군인건설자들의 군상을 부각시키는 조건으로 되여야 합니다.》 유래비와 문주기념탑은 더 다른 문제가 없다고 보시며 김정일동지께서는 대기하고있던 배편으로 일군들과 함께 끝살부리로 건너가시였다. 은률쪽에서 들어오는 입구에 건립하는 송관문주기념탑은 령남문주탑과 형식이 좀 다르게, 두개의 탑이 각기 갑문건설자들의 간고한 로력투쟁모습을 부각한 화강석조각군상으로 이루어져있었다. 《송관문주기념비를 조각군상과 일관시킨것은 대단히 잘한 일입니다. 령남문주탑과 달라서 좋지만 이 갑문과 함께 군인들의 로력적위훈을 후손만대에 길이 전할수 있게 되여 더욱 좋습니다. 후대들은 현세기 80년대에 우리 군인들이 당의 령도밑에 이 거대한 갑문을 어떻게 건설했는지 다 모를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실지 투쟁모습을 이렇게 화강암에 새겨놓으면 그들도 알게 될것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다듬지 않은 파도사나운 바다를 형상한 기단우에 륜곽만 쳐놓은 조각군상을 이윽토록 올려다보시였다. 《군상이라고 해서 개별적인물들의 형상을 소홀히 하지 말고 매 인물들을 뚜렷한 개성과 과제를 명백히 가진 산 인간으로 형상해야 합니다. 창작가들이 저 매 인물들의 원형을 어떻게 생각하고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저 잠수병은 자신의 생명을 바쳐 제방을 구원한 박선봉영웅을 원형으로 삼아야 하며 신호기발을 펼쳐쥐고 대원들을 돌격에로 부르는 저 지휘관은 총돌격전의 함형부재사이에 몸을 던진 그 영웅대대장이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영웅들때문에 이 서해갑문이 5년동안에 건설될수 있었고 그들은 다 갑문과 함께 후손만대에 길이 전해질 영생의 권리를 가지고있는 사람들입니다.》 그이의 격동적인 말씀에 수행한 일군들과 창작가들은 숭엄한 감정에 휩싸였다. 송관문주기념탑에는 더 다른 문제가 없으므로 그이께서는 다시 피도로 건너가시였다. 피도에는 등대탑과 수령님의 친필비가 건립되고있었다. 워낙 명필이신 수령님의 친필을 화강석통돌에 쪼아새긴 비는 벌써 다 완성되여 지금 한창 주변정리를 하고있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마음속으로 글자획들이 살아움직이는것처럼 힘찬 수령님의 친필비문을 읽어보시였다.
서해갑문은 우리 인민의 자력갱생, 간고분투의 혁명정신으로 이룩한 위대한 창조물이다. 갑문건설자들에게 영광이 있으라!
이제는 등대탑만 보면 되였다. 등대탑은 섬의 둔덕우 정점에 건설되고있었다. 올라가는 길이 변변치 않은데다 어지간히 가파로와서 걱정하는 일군들도 있었지만 김정일동지께서는 개의치 않고 앞장서 걸으며 가물막이해체작업과 회전다리조립을 비롯한 전반적준공식준비정형을 료해하시였다. 료해결과 이미 계획한대로 6월 중순에 충분히 준공식을 할수 있겠다는 결론을 얻을수 있으시였다. 《… 그건 그렇고…》하고 그이께서는 바위돌들이 삐죽삐죽 솟은 울퉁불퉁한 산비탈을 골라짚으며 화제를 돌리시였다. 《준공식을 하자면 수훈식도 같이 해야 합니다. 그건 어떻게 준비하고있습니까?》 《지금 훈장내신을 한창 하는데… 영웅을 좀 많이 내려고합니다.》 송철만중장의 대답이였다. 《많이 내야지… 5년동안 이 서해전역에서 <건설전쟁>을 했는데 영웅이 적을수 없습니다. 그래 예견되는 대상자가 대략 몇이나 됩니까?》 《암만 줄잡아도 한 사오십명은…》 너무 욕심을 부리는것 같은지 중장은 말꼬리를 삼키며 열적은 표정까지 지었다. 하지만 그이께서는 중장이 많다고 생각하는 수자가 너무 적어서 놀랍기까지 하시였다. 《아니, 왜 그렇게밖에 안됩니까? 사오십이면 너무 적습니다. 내가 보고받은 영웅적사실만 해도 그보다 많을수 있습니다. 그러한 사실의 주인공들은 다 영웅입니다. 서해갑문에서는 100명의 영웅이 나와도 좋고 그이상 나와도 일없습니다. 서해갑문건설자들은 모두가 영웅들입니다.》 송철만은 그제야 심장이 커지는지 흥분한 어조로 말했다. 《그럼 한 백명을 기준으로 더 내신하겠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하지만 꼭 백이라고 기준을 둘 필요는 없습니다. 따져보아 대상이 되면 다 영웅칭호를 주어야 합니다. 한껏 욕심을 부리시오. 욕심을… 영웅이 많이 났다는건 그만큼 조국이 부강해지고 인민의 행복이 커졌다는것을 의미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갑문건설에 참가한 과학자, 기술자들속에서도 영웅이 많이 배출될것으로 보시였다. 그런데 윤상설부위원장의 말을 들어보니 도무지 오륙명을 예견하고있었다. 《아니, 동무들은 왜 그리 옹색하게 판을 폈습니까?… 더 찾아보시오. 과학자, 기술자들이 얼마나 많은 일을 했는데 영웅이 고작 대여섯입니까? 이렇게 말하면 군인건설자들이 섭섭해할지 모르겠지만 갑문을 5년동안에 건설한데서 2년반은 과학자들이 얻어낸 시간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닙니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과학자, 기술자들에게는 훈장뿐아니라 명예칭호와 과학상 같은것도 많이 수여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저희들도 판을 다시 펴보겠습니다. 한껏 욕심을 부려서…》 그러는 사이에 일행은 섬 등마루에 올라섰다. 곧추 세워놓은 닻모양의 등대탑은 거의 완성단계에 이르렀는데 닻을 모방한 착상도 묘하지만 시공도 잘해서 마치 하나의 아름다운 세공품을 련상케 하였다. 하지만 그보다 더 아름답고 더 웅장화려한것은 발아래로 내려다보이는 갑문이였다. 무넘이와 보조무넘이 수문언제를 거느린 세개의 크고작은 갑실, 조화롭게 배치된 원추형의 조종탑들, 피도에 한끝을 두고 휘우듬히 굽어 멀리 남포쪽으로 사라진 기본언제, 언제안에 가득찬 하늘이며 태양이 내려와 잠긴 대동강의 푸른 물… 김정일동지께서는 다섯해전 어느 봄날, 갑문건설위치를 정해주러 나오셨던 수령님께서 이제 갑문을 건설하고 제방안에 27억t의 물을 저수하면 대단한 물부자가 될것이라고 하시던 말씀을 상기하시였다. 수령님의 말씀대로 조국은 드디여 물부자로 된것이다. 얼마나 기쁘시랴. 수령님께서… 《우리가 수령님의 생전에 이 갑문을 완공한것은 정말 잘한 일입니다. 미진된 일들을 빨리 결속하고 수령님을 모셔야겠습니다.》 준공식은 그로부터 두달후인 6월 24일 오전에 거행되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