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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으로 허리를 눌러 짚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깊은 생각에 잠겨 벽에 걸린 조국의 지도앞에 서계시였다.

광활한 아시아대륙을 짊어진채 서해를 걷어차고 일본렬도를 짓밟으며 금시 태평양으로 뛰여나갈것같은 조국땅… 바야흐로 또 한해가 저물어가는 이 시각 지도우에서 조국땅 방방곡곡을 헤아려보시는 그이의 눈앞으로 생동하는 산 현실인양 한해동안에 마련된 대기념비적창조물들이 우렷이 떠오른다. 그렇다. 이해에도 조국은 거대한 변혁과 진보를 이룩하였다.

먼먼 북변의 새별군과 무산으로부터 서해곡창 연백벌에 이르기까지 이해에도 조국땅우에는 얼마나 많은 재부가 이룩된것인가.

완공된 큼직큼직한 대상만 꼽아도 어버이수령님의 탄생 71돐을 계기로 4월 13일에 봉화갑문을 준공하였다. 7월에는 대동강발전소가 조업하고 9월에는 검덕에서 제3선광장이 완공되고 평양에는《충성의 다리》가 일떠섰다. 아직 완공을 보지 못한 기본건설대상들에서 이룩한 성과도 결코 작다고는 볼수 없었다.

국토를 넓히고 나라의 면모를 개변시키는 대자연개조사업을 맡아나선 간석지건설자들은 대계도간석지와 룡매도간석지를 비롯한 간석지건설장들에서 물막이제방공사와 함께 개간된 간석지들의 내부망건설을 적극 다그쳐 서해바다 100여개의 섬들을 륙지와 련결시키고 수만정보의 간석지를 풍년대지로 전변시켰다. 대상건설인가 하면 자연개조사업이기도 한 발전소건설도 례외가 아니였다.

새로운 수력자원개발방식의 본보기로 일떠서고있는 태천발전소건설장에서는 건설자들의 헌신적인 로력투쟁으로 수십리구간의 물길굴뚫기공사와 언제공사, 시설물공사 등 전반적건설이 계획보다 l∼2년 앞당겨졌다. 그러나 매사가 다 락관적이기만 한것은 아니였다. 뜻대로 되지 않는 불안스러운 대상들도 있었다. 지금 그이의 시선이 머무른, 서해변의 남포지구와 은률군을 련결하는 갑문건설이 바로 그러하였다. 남포갑문건설을 시작한지도 이제는 벌써 3년, 그 3년동안 우리의 군인건설자들과 과학자, 기술자들이 이룩한 성과는 물론 대단한것이였다.

그러나 이미 해놓은 일이 제아무리 많다 해도 앞으로 해야 할 공사과제는 그보다 훨씬 더 방대하였다. 가물막이의 완성은 물론 후속공사들인 가물막이언제안에 있는 천만㎥의 물푸기, 수백만㎥의 감탕을 쳐내고 다시 20여만㎥의 토량을 처리해야 하는 갑실기초굴착, 무넘이언제를 포함한 3개의 갑실공사, 대형회전다리를 비롯한 운영설비조립, 대형함형부재에 의한 기본언제마감막이… 남은 2년동안에 그 모든 공사과제를 수행하는가 못하는가 하는것이 지금은 전적으로 가물막이에 달려있었다 남포갑문건설에서 가물막이공사가 돌파구로 되는 리유는 바로 그때문이였다. 그러나 년말이 달포밖에 남지 않은 (바다가 얼어붙지 않아 실제로 공사를 할수있는 기간은 한달 되나마나하였다.) 지금까지도 가물막이는 완성을 보지 못함으로써 이후 전망까지도 매우 어둡게 한다.

(그렇다. 남포갑문건설에서는 아직도 최후의 돌파구를 뚫지 못하고있다!)

집무탁앞으로 걸어가신 그이께서는 송수화기를 들어 국가건설위원회 위원장을 찾으시였다. 그러나 전화를 받은것은 위원장이 아니고 위원장의 서기였다.

《위원장동무는 어디 갔습니까?》

《어제아침에 남포갑문건설장으로 나갔는데 아직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이께서는 전화를 돌려 인민무력부장을 찾으시였다. 그러나 방이 비여 련계를 가지지 못하고 총참모장을 찾았다.

총참모장은 무력부장이 남포갑문건설장에 나가면서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 급히 올려달라던 보고를 지금 전달하려던 참이였다고 하였다.

《친애하는 지도자동지, 갑문건설장에서 사고가 발생했습니다.》

《사고라니, 무슨 사고말이요?》

김정일동지께서는 저으기 놀라시며 다우쳐 물으시였다. 총참모장은 전신보고를 받다보니 아직 사고의 전말을 구체적으로 파악하지 못하고있다고 전제하며 남포갑문건설장에서 보내온 전문을 그대로 읽었다.

총참모부 앞

함형부재장에서 사고 발생, 16명의 인원 부상, 그중 3명 생명위급. 구급치료대책 요함.

11월 21일 11시 54분

극히 압축된 짧은 전문이여서 사고의 원인은 알수 없었지만 열여섯명의 인원이 부상을 입고 생명이 위급한 사람이 셋이나 된다면 작은 사고가 아니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다급한 어조로 물으시였다.

《그래 구급대책은 세웠습니까?》

《군의국장이 치료조와 같이 내려갔습니다.》

《그게 언제쯤입니까?》

총참모장은 방금전이라고 하였다.

《알겠습니다.》

송수화기를 놓으신 그이께서는 책임서기를 불러 즉시 남포갑문건설장에 갔다와야겠다고 하시였다.

인민군전사-군인건설자들을 만나야 했고 현지일군들의 정신적타격도 헤아려봐야 했다.

김정일동지께서 승용차로 남포갑문건설장에 도착하신것은 오후 해가 벌써 서쪽으로 기운 3시 50분경이였다. 그이께서는 부상당한 군인들부터 만나보실 계획이여서 건설관리국 군의소로 곧장 들어가자고 하시였다. 인민무력부장이나 국가건설위원회 위원장과 리영선부부장도 거기에 있기가 쉬웠다. 그러나 정작 가보니 군의소에는 부상자들도 일군들도 다 없었다. 중좌인 군의소 직일관의 말이 부상자들은 이미 남포시병원으로 후송되고 인민무력부장일행의 승용차들은 언제공사장쪽으로 내려갔는데 혹시 정무원지휘부에 가있을지도 모른다는것이였다. 중좌의 추측은 옳았다. 차를 돌려 정무원지휘부로 내려가니 인민무력부장과 국가건설위원회 위원장은 거기 윤상설부위원장의 방에 있었다. 물론 송철만국장도 앉아있었다. 예견한 그대로 모두 낯색이 무겁고 의기소침해진 그들 매 일군들과 인사를 나누고 장탁에 마주앉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우선 사고가 발생한 경위에 대하여 문의하시였다. 송철만국장이 구체적이면서도 간단명료하게 설명하였다.

《그러니 부재의 충돌을 자기희생적으로 막았단 말입니까?》

《그렇습니다. 하지만 숱한 군인들이…》

함형부재장에서 발생한 사고를 곧 자신의 불찰로 생각하는듯 송철만은 침통한 표정을 지었다.

《경위는 그렇고… 몸을 다친 군인들은 어떤 상태에서 후송되였습니까?》

그에 대해서는 리영선이 대답했다.

《경상자들은 의식도 회복하고 크게 문제될것 같지 않은데 대대장을 포함하여 세명은 매우 위급한 상태로 실려갔습니다.》

그 말에 무력부장이 보충하였다.

《특히 위급한건 대대장인가 봅니다. 통나무가 부러지면서 가슴을 때려 흉곽이 상한데다 골절된 갈비뼈가 심장을 다친것 같습니다.》

상태가 그 정도면 대대장의 생명은 구원하기 어려울것 같았다. 하지만 그런 용감하고 헌신적인 군인을 잃는다는것은 너무도 가슴아픈 손실이였다. 아직 살아있는지 몰라도 가능한껏 손을 써봐야 한다고 생각하시며 그이께서는 전화기 가까이에 서있는 리영선에게 지급으로 평양을 찾게 하시였다. 부부장이 전화를 거는 사이에 그이께서는 담배갑을 꺼내 모두에게 일일이 권하시였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과 달리 담배를 받는 윤상설의 손이 가늘게 떨렸다. 얼굴도 컴컴하게 질리고 눈빛이 어두웠다. 발생한 사고때문이기는 하겠지만 한생 별의별 일을 다 겪어보았을 사람치고는 다소 의외였다.

순간 그이께서는 부위원장의 아들이 이 건설장에 있고 대대장이였다는데 생각이 미치시였다. 그렇다면 지금 사경에 처했다는 그 용감한 대대장이 그의 아들이였는가?… 필경 그런것 같다고 생각되는 순간 평양이 나와 송수화기를 넘겨받으신 동지께서는 보건부장을 찾으시였다. 보건부장과의 통화는 인차 이루어졌다. 먼저 남포갑문건설장에서 군인들이 부상을 입은 경위와 상태를 간단명료하게 설명하신 그이께서는 유능한 외과의사들로 강력한 치료대를 무어 빨리 남포시인민병원에 내려보낼데 대해 지시하시였다.

《… 나는 부장동무가 치료대와 같이 내려와주었으면 합니다. 대대장을 꼭 살려내야 합니다. 치료와 관련하여 걸리는 문제가 있으면 지체말고 나한테 알리시오. 서둘러야겠습니다. 그리고 이걸 명심하시오. 나는 그 대대장과 부상당한 열여섯명의 군인들중 어느 한명이라도 잘못되는 경우… 보고를 받지 않겠습니다.》

보건부장은 최선을 다하겠다고 하였다. 통화를 끝내고 송수화기를 놓은 김정일동지께서는 먼 배경으로 철판묶음을 달아올린 기중기팔이 나타났다 사라졌다 하는 창가에 시선을 주며 다소 흥분한 어조로 말씀하시였다.

《남포갑문건설에 동원된 군인들은 모두가 영웅들입니다. 수천t짜리 함형부재가 충돌하는것을 막자고 그렇게 한몸을 내던질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우리 군인들밖에 없습니다. 그건 전쟁시기에 가슴으로 적의 화구를 막는것과 다름없는 소행입니다.》

그이께서는 잠시 동안을 두었다가 다시 말씀을 이으시였다.

《이번 일은 사고로 보지 말아야 합니다. 그게 왜 사고입니까? 사고라는 말은 사실과 맞지도 않으며 그것이 사고로 된다면 그 대대장동무를 비롯한 우리 군인들의 영웅적소행에 흠집이 생길수 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이번 일은 사고가 아니라 예견 못한 하나의 비상한 전투정황입니다. 그런 정황에서 그 대대장을 비롯한 우리 군인들이 대중적영웅주의를 발휘한것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봐야 옳습니다.》

갑자가 흑- 하는 흐느낌소리가 났다. 윤상설이 손바닥에 얼굴을 눌러붙인채 울음을 참느라고 어깨를 떨고있었다. 리영선이 《부위원장동무.》하고 가볍게 나무라며 그이께 말씀드리였다.

《지금 말씀하신 그 대대장이 부위원장동무 아들입니다.》

《나도 짐작하고있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몸을 일으켜 윤상설의 등뒤로 다가가시였다.

그리고 손을 들어 들먹거리는 그의 어깨를 어루쓸며 갈린 목소리로 위로하시였다.

《그는 영웅입니다. 장한 아들을 두셨습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전… 기뻐서… 기뻐서 그럽니다. 변변치 못한 녀석을 그토록 높이 내세워주시니… 죽은들 무슨 한이 있겠습니까.》

《그러지 마시오. 아들이 죽는다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내 말을 믿으시오. 그는 죽지 않습니다. 그런 억센 심장을 가진 영웅이 그리 쉽게 죽겠습니까?》

《고맙습니다. 그렇게… 믿겠습니다.》

이 눈물겨운 분위기를 돌려세우려고 무력부장이 헌헌한 목소리로 말했다.

《마음을 놓소, 부위원장. 내 우리 군의국장한테 단단히 일렀소. 한사람이라도 죽으면 군사재판에 넘기겠다구… 게다가 보건부장까지 내려온다니 죽은 사람도 살려놓을게요.》

무력부장의 말에 방안의 무겁던 분위기는 얼마간 가셔지는듯 싶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밖으로 나오시였다. 일군들이 그이를 바래우러 나왔다.

승용차에 다가서시던 김정일동지께서는 여전히 전사들에 대한 걱정으로 무거워진 마음을 어쩔수 없으신듯 승용차너머로 바다쪽을 바라보다가 뒤돌아서시더니

《부위원장동무, 국장동무.》하고 부르시였다.

《부상당한 전사들을 직접 봐야겠습니다. 그들이 어떤 사람들입니까. 그들과 고통을 함께 나누지 못하는것이 안타깝습니다. 그들의 손이라도 한번 쥐여보고 가야겠습니다. 그러니 지금 남포병원에 같이 가봅시다.》

그이께서는 송철만과 윤상설이더러 자신의 차에 오르도록 권하시고나서 친히 운전석에 오르시였다.

이윽고 승용차는 남포병원을 향해 질주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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