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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여명의 각국 외교관들과 유네스코를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대표들속에 섞여 평양에서 출발할 때만해도 로베르 바넬은 남포갑문건설장에 가서 자신이 그 무엇인가를 보고 놀랄수 있다고는 예상도 못했었다. 경험에 의한 짐작으로 그저 한창 준비공사단계에 있는 어수선한 갑문건설장을 목격하게 되리라는 생각을 했을뿐이였다. 그러나 정작 현지에 도착하여 시야에 펼쳐진 건설장전경만 가지고도 그는 은연중 놀라고 자신이 무엇인가 생각을 잘못하고있음을 인정하지 않을수 없었다.

참관에 앞서 손님들은 지도앞에서 건설을 책임진 중장으로부터 건설규모와 공사조건, 진행중의 건설실태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의문점에 대한 약간의 질의응답이 있은데 이어 참관이 시작되였다. 손님들이 처음 안내된 곳은 멀리 바다우에 떠있는 섬을 향해 힘차게 뻗어나가는 기본언제공사장이였다. 통역으로부터 현재 5,100m계선까지 전진한 제방끝단의 수심이 평균 20m를 넘고 조수차가 얼마라는것을 들은 바넬은 놀라지 않을수 없었다. 프랑스에서 세계의 자랑이라고 하는, 칭찬을 하는데서 린색한 정치가로 소문난 드골대통령조차 개통식때 경탄을 금치 못한 란스조수력발전소건설은 여기에 비하면 어린 처녀애들의 소꿉놀이였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였다.

《옌니, 이 언제전경을 찍어야 한다. 그리고 공사장면모,… 저 트럭, 기관차, 저기 저 화차전복기… 참, 저 트럭에 실은 부재부터 찍어야 한다.》

바넬은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다 촬영대상으로 생각되면서 손녀가 미처 찍지 못할가봐 조바심을 쳤다. 옌니는 걱정말라고 하면서 부지런히 촬영기를 돌렸다. 손님들은 건설의 방대함과 건설조건의 어려움과 이미 진행한 공사와 전망을 두고 놀라움과 경탄의 말들을 많이 하였다. 그러나 바넬은 아무런 감정도 의사표시도 하지 않고 손녀에게 많이 찍을것만 요구하면서 랭정한 눈으로 상황을 비교하고 관찰하였다. 란스조수력발전소는 유럽대륙에서 조수차가 가장 심한 강하구에 건설되였다. 그런데 조선사람들은 이 갑문을 강하구에 건설하는것이 아니라 바다를 막아 건설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여기가 정말 바다가 옳긴 옳은가? 강하구는 아닐가?… 그것을 확인해볼 목적으로 그는 제방아래로 내려가 손바닥에 물을 떠 맛을 보았다. 물이 짰다. 강물이 짤수는 없으니 바다가 틀림없었다.

《할아버지-》

옌니가 불러서 허리를 펴며 올려다보니 참관로정을 바꾸려는 모양 제방우의 동행자들이 움직이고있었다.

그들이 두번째로 안내되여간 곳은 함형부재장이였다. 함형부재장에서 한시간가량 지체한 손님일행은 다시 배편을 리용하여 끝살부리로 건너갔다.

바넬은 눈앞에 펼쳐진 현실앞에서 놀랐다기보다 어떤 신비한 세계에 들어선것 같은 황홀감을 느꼈다. 유럽의 해안에서라면 보기 힘든 전혀 오염되지 않은 맑은 수면, 밑도리를 물속에 잠그고 수면우에 총총히 늘어선 거대한 철정통의 무리, 강상류로부터 예선에 끌려 운반되여오는 작은 섬같은 정통묶음 (안내자는 그것을 철배라고 하였지만) 견인고리에 철시판을 달아 높이 든 기중기선과 각종 크기의 운반선들의 부절한 움직임… 바넬은 그 모든것을 어느것 하나 빼놓지 말고 죄다 필림에 담을것을 손녀에게 요구하였다. 그리고 그는 여기 가물막이공사장에 와서도 잊지 않고 슬그머니 기슭에 내려가 《물맛보기》를 하였다.

《소금을 좀 두어야지 않을가요?》

그것은 그가 물맛을 보고 올라오자 통역을 통해 던진 송철만중장의 물음이였다. 처음 바넬은 말뜻을 리해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인차 그것이 이른바 《아이로니》임을 알고 다소 열적어하면서도 프랑스인다운 기지를 발휘하였다.

《아, 감사합니다. 간이 맞습니다.》

재미없는 일은 바로 그때 발생했다. 옌니의 촬영기에 필림이 떨어졌던것이다.

《아니 얘, 그게 무슨 소리냐? 찍어야 할것들이 아직 많은데 벌써 필림이 떨어지면 어쩐다는거냐?》

《이건 할아버지 탓이예요. 아침에 떠날 때 제가 예비로 더 가지고 가자니까 할아버지가 한통이면 넉넉할거라구 하시잖았어요.》

그런 일이 있었다. 이렇게 상상을 넘는 놀라운 건설장을 보게 될줄은 미처 몰랐던것이다. 하지만 이제 그걸 후회해야 무슨 필요가 있는가. 문제는 해결책을 찾는것이였다. 그는 통역을 통해 안내자인 중장에게 사유를 설명하고 직승기를 불러줄것을 요청하면서 직승기사용료는 자신이 부담하리라는것을 명백히 하였다. 중장은 시끄럽게 생각하는 눈치는 아니였으나 딱해하는 인상이였다.

《당신들은 예비필림을 가지고올걸 그랬습니다.》

중장의 점잖은 비난이였다.

《그랬어야 했지만… 솔직히 말하면 건설규모가 이토록 방대하고 찍을 대상이 이처럼 많을줄을 미처 몰랐습니다.》

중장은 리해된다는 뜻으로 고개를 끄덕이며 잠시 생각해본후 통역에게 무엇인가 설명하였다. 이어 통역이 어딘가를 뛰여가더니 한참만에 웬 중좌와 함께 나타났다. 중좌의 어깨에는 촬영기가 놓여있었다. 몇마디 대화를 주고받은 중장은 바넬에게 이렇게 말하였다.

《이 중좌동무는 우리 군대의 기록영화촬영가인데 당신들을 도와주겠다고 합니다.》

중좌는 금방 바꾸어넣고 몇카트 찍지 않았다면서 자기 촬영기의 필림을 뽑아 옌니에게 주었다.

옌니는 받으면서 밝고 상냥한 목소리로 사례하였다. 그러나 중좌가 프랑스처녀의 말을 알아듣지 못하고 덤덤해있자 통역이 다리를 놓아주었다.

《중좌동무, 이 녀성이 동무가 조선사람이고 군인이기때문에 키스를 해드리지 못하는게 유감이라고 합니다.》

《허허, 그렇소? 그럼 답례해야겠구만.》

중좌는 히죽 웃으면서 오른손 손가락을 입술에 세웠다 떼서 프랑스처녀에게 내보였다. 재미있는 젊은이였다.

이 자그마한 《사건》을 계기로 바넬은 안내자인 중장을 류다른 친근감으로 대하게 되였고 어떤 솔직한 대화를 나누고싶은 충동까지 느꼈다.

그래 참관일정이 다 끝나 령남리로 건너가는 배우에서 그는 중장에게 제의하였다.

《중장각하, 우리 이야기를 좀 나누어보지 않겠습니까?》

《그럽시다. 나도 당신과 이야기해보고싶었습니다.》

바넬은 중장이 선선히 응해주는것이 기뻤다. 그는 란간을 짚고서서 좀전에 참관한 가물막이공사장을 바라보다말고 고개를 돌리며 그에게 경력을 말해줄것을 요청하였다. 바넬의 견해에 의하면 매 인간의 경력은 지적기준의 척도고 인격형성의 주되는 요인이였다.

다행히도 중장은 거절하지 않고 겸손하게 자신의 경력은 아주 단순하다고 전제하면서 이렇게 말하였다.

《…나는 어려서 량친을 잃고 아홉살때부터 지주집머슴을 살았습니다. 당신들식으로 말하면 농장주의 장원에서 노예로동을 했다고 할지.… 그러나 조국이 일제의 기반에서 해방된후에는 보안간부학교 (군사학교입니다.)에 추천되여 군관으로 조국해방전쟁에 참가하였습니다. 전쟁이 끝난 뒤에는 다시 군사대학을 마치고 체계적으로 부대들을 거쳐 대련합부대 부사령관으로 근무하던중 이 갑문을 건설하면서 국장으로 조동되였습니다.》

위엄스런 용모도 그렇고 경력마저 무관답게 단순명백하다고 생각하며 바넬은 엎음갚음으로 자기 경력을 이야기하였다.

《나의 조부는 나뽈레옹황제의 시종무관이였습니다. 부친 역시 군인으로서 한때 프랑스국방성 부상까지 지낸바 있고 모친은 부르봉왕가의 먼 후손으로 아주 자애로운분이였습니다.》

그런 명문가에서 태여난 바넬은 어린시절을 리옹에 있는 외가에서 보내고 종합대학을 거쳐 미국 하버드대학에서 류학하였다. 류학후 빠리에 돌아와 철근콩크리트건축의 개척자인 페레 안구스터(프랑스현대건축의 대표자이기도 하다.)의 문하에서 2년간 배웠다. 그후 모교인 빠리종합대학교수로 되였으며 다년간 세계과학자련맹프랑스상주대표로 활동하였다. 현재는 국제수리학협회 회장일뿐아니라 프랑스과학원 원사로서 2년전에는 도바해협해저횡단철도설계로 유럽건축계의 최우수상인 로마상을 수상받은바 있었다. 한마디로 그의 출신과 경력은 화려하였다. 중장은 고개를 끄덕이며 바넬더러 행복한 사람이라고, 좋은 가문에서 태여나 학문도 많이 쌓고 명예도 가졌으니 더 바랄것이 없겠다고 했다.

그러나 바넬은 《아닙니다.》하고 부정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도 어제까지는 그렇게 생각했었다. 수리공학자로서 남부럽지 않은 인생을 살고있다고.… 하지만 그는 오늘 건설중의 남포갑문을 보고나니 생각이 달라졌다.

《나는 오히려 당신이 부럽습니다. 당신이야말로 행복자입니다. 이 갑문이 완공되면 당신의 이름은 온 세상이 알게 될것입니다.》

중장은 웃었다.

《내가 무얼 했다고 이름을 세상이 안단 말입니까?》

《당신은 이 갑문건설을 지휘하고있지 않습니까? 아무리 많은 사람이 갑문을 건설해도 그들은 수자로만 명기될뿐 력사에 남는것은 지도자입니다. 그건 나뽈레옹을 패전시킨 보로지노전투에 수십만대군이 참전했지만 결국 로씨야의 꾸뚜조브장군이 승리했다고 력사에 기록되는것과 같은것입니다.》

중장은 잠시 생각에 잠겨있더니 드디여 고개를 끄덕였다.

《당신이 말하는 뜻이 리해됩니다. 그러나 당신들식으로 력사를 기록한다면 내가 그럴수도 있겠지만 이 남포갑문건설과 관련하여 력사에 남아야할분은 바로 우리의 김정일동지이십니다.》

김정일?…》

《그렇습니다. 내가 여기 현지의 전투지휘관이라면 그분은 우리의 총사령관이십니다. 이 남포갑문은 하나에서 열까지 다 그이의 구상과 의도와 지도에 의하여 건설되고있습니다.》

《아, 그렇습니까? 나도 그분이 대단히 박식하고 세련된 정치가이란 말은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런 거대한 갑문건설까지 직집 지휘하고계시는줄은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력사에는 마땅히 그분의 이름을 기록해야지요. 당신들의 남포갑문은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는 건축입니다. 나는 한생을 수리공학에 바쳐온 사람으로서 우리 지구촌에 이처럼 훌륭한 갑문이 건설되고있는것을 아주 기쁘게 생각합니다. 나는 본래 기적을 잘 믿지 않는 사람이지만 확실히 당신들은 기적을 창조하고있습니다. 만일 당신들이 광고하는 그 5년간에 이 갑문을 완공한다면 말입니다.》

《당신의 찬사를 잊지 않겠습니다.》

그러는 사이에 배는 령남리부두에 당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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