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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가 정무원지휘부로 들어갔을 때 거기 종합분과사무실에서는 리영선부부장을 비롯한 몇명의 지휘부일군들이 양복차림의 웬 풍채좋은 사람을 상대로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그들모두와 인사를 나누고 리영선의 소개로 통성을 한 일군은 중앙당 국제부 부부장이였다. 송철만은 윤상설이 이 자리에 보이지 않는데 생각이 미쳤다. 종합분과장의 말이 지수재료수송이 걸려서 사리원역으로 나갔는데 오후에 들어올 예견이라는것이였다.

송철만은 윤상설이 중량부재생산을 중지시킨 사실을 아는가고 물었다. 부부장은 알고있었다.

《… 거기 부대장동무한테 몇번이나 강조했는데 알겠다 하면서도 말을 듣지 않아 아마 단호한 조치를 취한것 같습니다.》

《그건 서까래를 살리려다 들보를 썩이는 격이 아닙니까? 물론 기술지표는 보장해야지요. 우리 군인들이 그걸 좀 무시하는 경향도 있습니다. 그렇다고 부재생산을 통채로 중단시킨건 잘한 처사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리영선이 당지도소조책임자인것만큼 윤상설에게 기술지표와 시공의 질에 대해서만 많이 떠들면서 공사속도에 관심이 적은 경향이 있다는것을 까밝히려다가 본인이 없는데서 뒤소리를 하는것 같아 그만두었다.

다른 말을 더 할 분위기가 아닌것 같아 송철만은 자리를 뜨려고 했다. 그러나 리영선은 의견을 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붙잡아서 그는 주저앉지 않으면 안되였다.

《의견을 낼 문제라는건》하고 좌석이 정돈되자 리영선은 말했다.

《외국인들한테 우리 건설장을 참관시킬수 있겠는가 하는건데… 국장동무는 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합니까?》

전혀 예상 못했던바여서 송철만은 일순 얼떠름하였다.

《외국인들이란 구체적으로 어떤 사람들입니까?》

《뭐 별사람들은 아닙니다. 우리 나라에 주재하고있는 각국 외교대표들과 유네스코관계자들 그리고 국제관계부문 회의차로 온 사람들도 있고 구성이 좀 다양합니다. 참 국제수리학협회 회장이란 량반도 있는데 갑문건설장을 보지 못하면 돌아가지 않겠다고 뻗치니 야단입니다.》

국제부 부부장은 그렇게 말하며 긍정적인 대답을 기대하듯 은근한 미소를 지었다.

송철만은 외국인들을 참관시키는 경우를 생각해보았다. 우선 남포에서 들어오는 40리 도로부터 수리해야 할것이다. 공사장들도 정리해야 한다. 품이 적지 않게 들것이다. 함형부재장처럼 통나무가 없어 작업을 중지한것은 또 어떻게 하는가? 왜 작업을 중지했는가고 물으면 뭐라고 대답하겠는가? 건설자재가 보장되지 않아 그런다고 대답할수는 없을것이다. 그리고 그들 외국인들의 눈에 우리 군인들이 땀을 흘리며 일하는 모습과 낡은 수송차며 회칠도 못한 가설건물의 벽체며 방수지를 씌운 지붕들이 어떻게 보이겠는가?… 그는 고개를 저었다.

《안되겠습니다.》

안되는 리유로 방금 생각해본 참관에 불리하거나 체면에 손상이 갈수 있는 제 조건들을 렬거하였다. 같은 의견인듯 리영선은 고개를 끄덕이고 국제부 부부장은 실망한 표정으로 물었다.

《국장동무는 외국인들이라고 해서 다 <색안경>만 꼈다고 생각하는게 아닙니까? 그들속에도 배우려는 사람들이 있고 벗들이 있다는것을 알아야 합니다.》

국제부일군으로서는 될수록 참관을 성사시키자는 의도인것 같았다.

《물론 벗들도 있고 배우려는 사람들도 있겠지요. 하지만 현재상태에서 보여준다는건 아무래도 재미없을것 같습니다. 가물막이를 다했나, 기본언제를 완성했나, 거기에 함형부재생산도 못하지… 정 요구한다면 래년에나 보입시다. 갑실이라도 좀 일어선 다음에…》

송철만이 그렇게 드팀없이 반대하는것을 보고 리영선은 손님을 돌아다보며 결론조로 말했다.

《더 론의할 필요가 없지 않겠습니까?》

국제부일군은 입이 쓴지 고개를 기우뚱하고 말없이 창밖의 하늘만 내다보더니 그냥 물러가기엔 아무래도 안된듯 정무원 전권대표동무의 의견도 들어봤으면 좋을것 같다는 의향을 내비쳤다. 그에 대해서는 종합분과장이 반응했다.

《부위원장동무의 의견도 같습니다. 아마 전번 평양에 들어갔다가 알고온 모양인데 외국인들한테 건설장을 보여야 시비거리나 줄뿐이지 리득볼건 아무것도 없다고 합니다.》

손님은 한숨만 내쉬였을뿐 다른 말을 더 하지 못했다.

 

점심식사후 부국장으로부터 진행중의 공사형편을 료해하면서 송철만은 예견했던것보다 일자리가 크게 나지 않은것도 그렇고 부재생산용통나무를 비롯하여 건설자재보장이 시원치 못한것도 그렇고 불만스러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였다.

《강충일부총참모장동무가 하는 말을 들어보면 마감막이설계가 다 된것 같던데 내려오지 않았소?》

《내려왔습니다. 지금 윤상설부위원장이 검토하는중인데… 뭐 설계자가 시공기간을 6개월로 예견했다는지…》

철만은 부국장이 무슨 소리를 하는가 싶었다.

《아-니 년말까지 석달 되나마나한데 시공기한을 여섯달로 보면 뭘 어쩐다는거요?》

《그러기 말입지요. 윤부위원장도 그때문에 걱정이 많은것 같습니다.》

설계자체가 6개월짜리인것도 문제지만 윤상설이 그렇게 걱정한다면 그것은 해결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는것을 의미하였다.

《갈수록 심산이라더니 나중엔 별게 다 애를 먹이는구만.…》

《애나 먹을 정도라면 참기라도 하겠는데 마감막이를 금년중에 결속하지 못하는게 문젭니다.》

부국장의 말이 송철만에게는 거슬렸다.

《무슨 소리를 하는거요. 안되오. 마감막이는 금년중에 무조건 끝내야 하오.》

가물막이공사를 올해안으로 결속하는것은 지난 4월에 있은 현지지도때 친애하는 김정일동지께서 특별히 강조하신 문제로서 년중에 마감막이를 하지 못한다는것은 앞으로 2년어간에 갑문을 완공하지 못한다는 소리나 같았다.

《그러니 설계가…》

부국장의 말허리를 동강내며 전화종이 자지러지게 울었다. 심중이 가볍지 못한탓에 철만은 약간 신경질적으로 송수화기를 들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오진우대장이였다

《뭘하오?》

《부국장동무와 사업을 토론하던중이였습니다.》

그는 머리속으로 무력부장의 이 갑작스러운 전화가 무엇을 의미할것인가를 추리해보며 긴장한 어조로 대답하였다.

《그런데 동무넨 무슨 일을 그렇게 하고있소?》

《?!…》

대장의 밑도 끝도 없는 추궁에 철만은 일순 어리둥절했으나 이내 정신을 바싹 차렸다. 잘못한 일이라면 욕을 먹어야겠지만 억울한것이면 좀 변명도 해볼 작정이였다.

《동무네 건설규정 같은건 다 무시하고 시공을 망탕 해내뜨린다면서?… 틀려먹었소. 시공을 망탕 하면 갑문이 뭐가 돼. 그게 어떤 건설이라구 그렇게 무책임하게 일해. 동무네가 일을 잘못하면 군대가 일을 잘못하는걸루 되구 당의 권위가 훼손된다는걸 왜 생각 못해? 정말 한심하거든.…》

부장의 어조가 어찌나 엄한지 철만은 변명은 고사하고 숨소리도 온전히 내지 못했다. 뒤늦게야 이런 때는 빨리 잘못을 인정하고 개준의 의지를 보이는것이 상책임을 깨닫고 급히 입을 열었다.

《부장동지, 다 제가 일을 책임적으로 하지 못했기때문입니다. 명심하고 이제부터라도 시공을 잘하도록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그래야 하오. 남포갑문건설은 여느 건설과 다르지 않소. 수령님의 뜻에 따라 당에서 직접 관심하는 대상이 아니요. 그래서 건설도 우리 군인들한테 맡긴거구… 그러니 빨리도 하면서 기술규정도 어기지 말아야 해. 군대가 규정을 지킬줄 모르면 뭐가 되겠소.》

《알겠습니다. 전체 군인들을 그런 정신으로 교양하고 일하도록 하겠습니다.》

오진우는 그제야 마음이 놓이는지 처음과는 판 다른, 무뚝뚝하기는 해도 인정이 느껴지는 어조로 그럼 수고하겠다면서 전화를 끊었다.

철만은 돌개바람속에 들어 한바탕 휘둘리우고난 기분이라 그냥 한본새로 굳어져있다가 부국장이 누구냐고 물어서야 송수화기를 놓으면서 《아바이》한테서 온 전화라고 하였다.

《<아바이>가 뭐랍니까?》

《우리가 건설규정을 무시하면서 시공을 망탕 해내뜨린다고 야단하누만.》

부국장은 눈이 덩둘해졌다.

《<아바이>가 어디서 그런 보고를 받았을가요?》

《글쎄… 강령감이 무슨 소리를 하지 않았는지 모르겠소.》

강령감이란 강충일중장을 보고 하는 소리였다.

황석전은 고개를 저었다.

《아닙니다. 강중장이야 할 말이 있으면 우리한테 했지 뭣때문에<아바이>한테다 하겠습니까? 그건 정무원지휘부에서 반영했을겁니다. 이제야 생각나는데 내 언젠가 얼빤하게 들은 소리도 있습니다. 그 사람들이 우리가 시공규정을 위반한 자료들을 장악한다는… 그걸 올리뜨린게 분명합니다.》

철만은 여느때 같으면 부국장의 말을 근거없는 억측으로 밀어붙였을것이다. 그러나 지금 그는 그러고싶지 않았으며 오히려 황석전의 판단이 아주 정확하여 의심할 나위조차 없는것으로 생각되였다. 이 량반들이 정녕 이런 좀스러운 방법으로 일할 작정인가?… 불쾌감을 금할수 없었다. 감정이 시키는대로면 당장 송수화기를 들어 윤상설에게 따져묻고싶었다. 얻자는것이 무엇이기에 남의 약점을 파내서 우에 올리뜨리는 놀음을 하는가, 두번다시 상종을 안하자고 이렇게 관계를 격화시키느냐고… 그러나 그런 감정을 눌렀다.

《사실은 그렇더라도 반영한 사람들을 욕할건 없소. 우리한테 결함이 있는 이상…》

《그건 그렇지만 마주앉아서 풀수 있는 문제를 우에 들고다니니 이거야 속심이 벌써 다르지 않습니까? 난 그 사람들이 우리한테서 시공검사권을 빼앗으려고 그런 놀음을 벌렸다고 봅니다.》

송철만에게도 그러한 생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더 론의해본댔자 감정이나 덧치기 쉬워서 오히려 반발하듯 《까짓것, 시공검사권을 달라면 넘겨주기요. 그게 없다고 할 일을 못하겠소?》하고 말했다.

《무슨 소리합니까? 그 사람들이 그걸 쥐고 휘두르기 시작하면 우린 아무 일도 못합니다.》

《됐소. 됐소. 그 문제엔 더 신경을 쓰지 말고 시공규정을 준수할데 대한 명령서나 만드오. 저녁때 볼수 있게…》

부국장은 알겠다고 하였다. 그러나 시공검사권을 넘겨줄 생각은 아예 하지도 말라고 다시 한번 못박는것을 잊지 않았다.

송철만은 며칠동안 우정 윤상설을 피했다. 맞다들기만 하면 감정이 폭발할것 같고 그 폭발로 비단섬에서의 인연까지도 포함해서 정상적이던 모든 생활과 사업이 파탄일로를 걷게 될것 같았다. 그러나 시간과 함께 리성이 보다 우위에 서자 그는 고쳐 생각했다. 무엇때문에 이런 숨박곡질이 필요한가? 갑문을 생각해서라도 감정은 앞세우지 말자. 그리고 나는 여기서 전체 군인건설자들을 대표한다. 당은,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는 군대를 믿고 갑문건설을 맡겨주시였다. 그러니 내가 그 잘난 자존심이나 세우고 감정을 폭발시키면서 사업에 영향을 준다면 그것은 곧 당의 권위에 손상을 주는것으로 되지 않겠는가… 그렇게 마음을 바로잡자 철만은 막 낭떠러지앞에서 멈추어선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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