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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용차는 강선을 지나 만경대를 가까이 하고있었다. 해가 중천에 떠오른 아침 여덟시반경이였다.

운전사옆 앞좌석등받이에 상체를 싣고 제빠듬하니 앉은 윤상설은 남포를 떠난이래 지금껏 해오던 가물막이마감공사에 대한 생각을 털어버리고 앞창으로 멀리 9월의 높고 푸른 하늘을 내다보며 이 하루 평양에 들어가 해야 할 일들을 두루 타산해보았다. 해야 할 일도 많고 만나봐야 할 사람들도 적지 않았다. 승용차운행로선으로 보아 우선 철도부에 들려야 할것 같았다.

철도부에서는 이달에 생산해주기로 되여있는 60량의 세멘트운반용화차를 월말이 다 된 지금까지 절반밖에 넣어주지 않고있었다.

(… 그다음엔 설계연구소에 건너가 마감막이설계를 독촉해야겠다. 자재공급위원회에는 그다음 들리고…)

자재공급위원회에 가서는 싸움깨나 좀 해야 할것 같았다. 지금 건설장에서는 공화국창건 35돐을 높은 정치적열의와 사회주의대건설의 실천적성과로 맞이할데 대한 당중앙의 호소를 받들고 련일 새로운 기적과 혁신을 창조하고있었다.

그러한 비등된 열의와 로력투쟁은 그 어느때보다도 건설자재의 원만한 보장을 요구하고있었다. 그런데 자재공급위윈회에서는 말로는 남포갑문건설을 중시하며 최우선적으로 밀어넣어준다고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매달 200개씩 주게 되여있는 각종 다이야를 이런 저런 구실로 자꾸 잘라먹어서 아이보다 배꼽이 크다는 격으로 받은 수보다 받지 못한 수자가 더 많은 형편이였다. 오늘은 책상을 두드리면서라도 기어이 받아내지 않고서는 돌아서지 않을 작정이였다.

(… 그러느라면 오전시간이 다 걸릴것이다. 오후에는 화학공업부에 건너가 상반년도에 받지 못한 견인바줄용 비날론긴솜을 계획에 물려야 한다. 가만가만… 비날론긴솜보다 우선 중요한건 통나무다. 그러니두번째에는 국가계획위원회로 가야 한다. 화학공업부에는 그다음에 가고…)

하지만 그처럼 면밀히 짜놓은 계획이 정작 차가 시내에 들어서듯마듯 곧 헝클어져버렸다. 승용차가 평천다리를 건너 평양역쪽으로 막 내려가는 때였다. 3선을 타고 뒤따라오던 새파란 《벤즈》가 훌 앞서기에 무심히 건너다보니 승용차뒤좌석에 앉아있는 사람은 뜻밖에도 다이야때문에 오늘 싸움깨나 좀 해야겠다고 생각한 자재공급위원회 위원장이였다. 그래 상설은 운전사더러 《벤즈》를 바싹 따르라고 하였다. 만난김에 따라가서라도 한가지 문제를 풀고볼 심산이였다. 젊은 운전사는 자신이 있는지 히쭉 웃더니 속도를 놓기 시작하였다. 공화국창건 35돐을 앞두고 벌써부터 명절일색으로 단장된 평양역로타리를 돌아 곧추 김일성광장쪽으로 올라가는 《벤즈》의 뒤꽁무니를 시선으로 붙잡은채 상설은 자재공급위원회 위원장이 가야할 곳을 점쳐보았다. 백화점쪽에서 꺾어지면 정무원이고 옥류교를 건너가면 로동행정부던가 동평양에 있는 어느 상사일것이다. 그러나 승용차는 1백화점에서도 종로에서도 방향을 꺾지 않고 곧장 모란봉쪽으로 올라갔다. 그제야 그는 국가계획위원회로 갈수 있다는데 생각이 미쳤다. 예견이 틀리지 않아서 결국 그는 국가계획위원회 정문앞에서 자재공급위원회 위원장을 붙잡을수 있었다. 한때 동급에도 있었고 사업상 서로 잘 아는 사이여서 그는 인사를 나누기 바쁘게 자재공급위원회에선 계획분자재를 떼먹어도 목에 걸리지 않느냐고 낚시를 던졌다.

위원장은 대뜸 눈이 둥그래졌다.

《여보, 거 무슨 소리를 하는거요? 누가 무슨 계획분을 떼먹었단 말이요?》

이쯤하면 낚시는 문셈이라고 보아 상설은 작년말에 지령을 받은 이후로 받지 못한 다이야수자를 달별로 렬거했다. 위원장은 그제야 깨도가 된듯 《오, 그것말이요?》하더니 최근 국제시장에서 생고무값이 갑자기 뛰여올라가는 바람에 무역계약들이 어떻게 튀였다느니, 그통에 하성과 압록강다이야공장의 생산이 어찌어찌 되였다느니, 그래 비축했던것을 분배하면서 좀 떼기도 하고 잘라먹기도 한다느니… 하고 구차스러운 변명을 늘어놓았다. 듣고보니 리해되는바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자재사업이란 이런 때 리해를 보이면 닭쫓던 개 울바자 쳐다보는 격이 되고 만다. 게다가 위원장의 솔직하고 지어 사정하는것 같은 말속에는 갑문건설장에서 받지 못한 다이야가 그리 많지 않으므로 유야무야해 넘기려는 의도가 감추어져있었다. 야박한대로 까밝히고 후에라도 다 받아낼수 있게 미리 못을 박아놓지 않으면 안되였다.

《위원장동무는 남포갑문건설장에 자동차가 몇댄지 압니까? 자그만치 500대가 넘습니다.》

거기에 기중기차니 적재차니 하는것까지 다 합치면 바퀴만 해도 4천 500개가 넘는데 한달에 120짝밖에 안주니 그걸 어느코에 바르라는가고 들이댔다.

《아, 그러니 누가 있는걸 안주오. 당분간 좀 참고 기다리라지 않소?》

《그렇다면 참구 기다립시다. 그대신 위원장동무가 남포갑문건설기간을 그만치 연장시켜주시오. 다이야는 못받아도 좋으니 오늘 그 담보만은 꼭 받아야겠습니다.》

그는 촌보도 드티지 않고 바싹 들이댔다. 할 말이 없는지 위원장은 한숨과 함께 타협책을 내놓았다. 다음달부턴 어떻게 하나 200짝씩 주도록 하겠으니 당분간은 좀 참아달라는것이였다.

승패를 운명에 맡기며 마지막주패장을 내미는것 같은 자재공급위원회 위원장의 사정에 상설은 일순 마음이 약해지는바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마감막이를 눈앞에 둔 때라 그에게도 더는 물러설 길이 없었다.

《그런즉 당장에는 안되겠다 그거지요?》

《…》

자재공급위원회 위원장은 입이 쓴지 대답하지 않고 담배갑을 꺼내였다.

《그렇다면 좋습니다. 우린 이 실태를 당에 그대로 보고하고 필요한 결론을 받겠습니다.》

그러니 후에 일이 복잡해지거든 누굴 욕하지 말라고 오금을 박았다. 그것은 결코 빈말이 아니였다. 오늘 한번 부딪쳐보고 종시 이발이 들지 않으면 실제로 그렇게 할 결심까지 하고온 터였다. 그의 그런 내심이 짐작되였는지 위원장은 이마살을 찌프리고 풀썩풀썩 담배만 피우다 말고 쓰겁게 내뱉었다.

《됐소. 여보, 요구대로 줄테니 그 보고드리는건 제발 그만두오. 세멘트가 걸려서 보고드리고 강재에 또 뭐가 걸려서 보고드리고 나중엔 다이야짝까지 걸렸다고 보고드려서야 당에서 우리더러 뭐라겠소. 우린 또 뭘하는 인간들이구…》

자재공급위원회 위원장의 갑작스런 변화에 상설은 내심 어리둥절한바가 없지 않았다. 허나 그 진정만은 조금도 의심되지 않아서 즉시 마음이 너누룩해졌다.

《허허, 위원장동무가 인제야 옳게 생각하는것 같수다. 좀 늦기는 했어두.…》

그 말이 역스럽게 들렸던지 위원장은 못마땅한 눈길로 찔 흘겨보더니 등을 돌려대고 계획위원회 정문안으로 들어가버렸다.

(고약한 령감 같으니, 아무래도 줄걸 더 물러설 자리가 없게 되여서야 내놓는군!)

그만하면 마수걸이가 괜찮은 편이여서 기분이 흡족해진 그는 국가계획위원회에 왔던 김에 통나무전망이나 알아보고 갈 작정으로 접수를 걸쳐 건재림업담당계획국으로 올라갔다.

그가 막 국장실문고리를 쥐려는 때 복도끝에서 누군가 찾기에 보니 일을 다 보고 내려갈 때나 만날 계획을 했던 건설위원회 위원장이였다. 무슨 일로 왔는지 위원장은 옆구리에 배가 불룩한 가죽가방과 함께 도면두루마리까지 끼고있었다.

《무슨 일로 이리 일찌기 여기 오셨습니까?》

인사를 겸해서 그렇게 물으며 상설은 위원장이 내미는 손을 잡았다.

《난 이것들때문에 왔소만(위원장은 옆구리에 낀 도면두루마리를 내밀었다.) 동무는?》

《올라오긴 부, 위원회들에 <빚독촉>을 하러왔는데 통나무형편을 알아볼가 해서 들렸습니다.》

위원장은 고개부터 저었다.

《통나무문제라면 알아볼것두 없소.》

《<씨비리>에선 아직두 <랭전>입니까?》

대답대신 위원장은 저기 가서 앉자고 하며 그를 복도중간에 있는, 낡은 쏘파에 책상과 재털이가 갖추어져있는 홀로 데리고갔다.

《씨비리쪽은 넘겨다보지두 마오. 하바롭쓰크에서 하던 <마라손회담>은 종시 결렬되였소. 게다가 그 북극<곰>들이 요샌 림지를 가지고 심술까지 부려서 통나무는 고사하고 개 칠 몽둥이 한대 못나온다오. 림업대표부를 철수하느냐 마느냐 하는 판이니 더 말해 무엇하겠소.》

상설은 떡심이 풀려 말이 다 나가지 않았다. 재작년 언제부터인가 쏘련 림업성에서 이상한 조건부를 들고나오면서 이미 체결한 정부간 계약수정을 꾀하고있는 사정은 그도 모르지 않았다. 그러나 나름의 판단으로 그것이 회담마당의 론의나 기껏해서 분배몫의 조절로 끝날것이라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제보니 형편이 여간 심각하지 않았다. 림업회담이 결렬되고 대표부철수문제까지 론의되는 형편이면 그 파동만으로도 통나무전망은 매우 어두운 셈이였다.

《통나무는 그렇다 하고 마감막이설계는 어떻게 되고있습니까?》

《설계는 나왔소. 지금 심사중에 있소. 문제는 설계자가 공사기한을 너무 많이 잡은것인데 진통끝에 난산이라고 준비에 두달, 시공에 넉달을 본 여섯달내기구만.》

통나무때문에 가뜩이나 속이 답답하던 차에 마감막이설계가 여섯달짜리라는 소리에 상설은 그만 신경이 돋아 저도 모르게 성을 벌컥 냈다.

《아니, 년말까지 석달밖에 남지 않았는데 여섯달짜리 설계가 나오면 우린 어떻게 하라는겁니까?》

《글쎄 그래서 문제라지 않소.》

《그건 문제일것도 없이 기각시켜야 합니다. 우린 그런 여섯달내기를 접수하지 못하겠습니다. 현지지도때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주신 과업대로 가물막이를 올해중에 결속하자면 준비기간까지 합쳐 최소한 석달짜리는 돼야 합니다.》

《그에 대해선 심사자들도 잘 알고있으니 걱정말고 동무네 준비할거나 잘해놓소. 맞춤한 설계가 나오면 즉시 시작하게.…》

아직 다녀야 할 곳이 많고 더 앉아있을 까닭도 없어 상설은 가야겠다며 피우던 담배를 재털이에 눌러던지고 일어났다. 따라일어서던 위원장은 그제야 생각난듯 《참, 동무네 그 시공자료 묶은것말이요. 백가지…》하고 새로운 화제를 꺼냈다.

《그건 어쩌자고 묶은것이요?》

윤상설은 계단쪽으로 걸음을 내짚으며 심드렁한 어조로 대답했다.

《군인들이 건설속도에만 치중하면서 시공규정을 어기는 편향이 있습니다. 말을 해도 잘 듣지 않고… 그래서 좀 문제를 세우자고 장악했는데… 위원장동무는 어떻게 그걸 압니까?》

《전번에 나갔을 때 거기 종합과장이 말해주더구만. 그런 자료를 보았는데 실태가 아주 나쁘다구.… 그래 달래가지고 와서 요새 읽어보았는데 대책을 세워두 빨리 세워야겠더구만.》

상설은 지난주 위원장이 공사장에 나왔을 때 자기가 사리원역에 나가있었고 또 종합과장이 자료와 관련해 무슨 말인가 했다는것을 비로소 상기하였다.

《제가 요새 경황이 없다보니 그 문제는 감감 잊고있었는데 인차 대책을 세우겠습니다.》

위원장은 세울수 있는 구체적인 대책안에 대해 물었다. 상설은 종합된 자료를 송철만국장에게 넘겨주어 자체투쟁을 벌리게 하던가 아니면 정식 당지도소조회의에 제기할 작정이라고 하였다.

《상대가 군인들인데 그렇게 앉아 입씨름이나 하는걸로 해결될가?》

《그러니 어쩝니까? 시공검사권을 내놓으라고 할순 없는게구…》

시공검사는 인민무력부가 자체로 하고있었다.

《필요하다면 내놓으라고 할수도 있지.… 좌우간 그 문제는 맡기오. 자료도 함께… 그건 내가 풀어보겠소.》

《그래주십시오. 그러지 않아도 그때문에 송철만동무와 튈가봐 걱정이 많던참인데…》

결과는 두고봐야 할 일이지만 상설은 무거운 짐을 하나 덜어놓은 심정이였다.

그가 위원장과 헤여져 국가계획위원회정문으로 나온것은 벌써 점심때가 다 된 11시 20분경이였다. 이제 어디 간대야 로상에서 점심시간이 되겠기에 그는 남은 일들을 오후에 보기로 하고 보통강구역에 있는 집으로 건너갔다. 마침 집에는 안해가 밤근무를 서고 들어와있었다.

《애는 같이 안왔어요?》

등뒤로 운전사밖에 더 따라들어오는 사람이 없는것을 보고 돌아서며 안해가 물었다.

《건호말이예요.》

《걔가 어떻게 오우? 군대가…》

《그래두 상관들한테 말을 좀 해서 데리구올게지 혼자만 덜러덩…》

상설은 어이 없는중에도 아들을 보고싶어하는 안해의 심정이 리해되여 후에 형편을 봐서 그러기는 하겠지만 지금은 일이 바빠서 안된다고 하며 안방문턱을 넘어섰다. 집에 와본지 여러달 되여서 방안의 모든것들이 서먹하게 느껴졌다.

《한데 이건 뭐이 이런것들이 이리 많소?》

양복상의에서 팔을 뽑다 말고 상설은 새장구니 꽃부채니 하는것들에 색갈이 화사한 치마저고리까지 합쳐 웃목에 한무지, 옷걸이와 재봉침밑에 각각 한무지씩 또 있는것이 눈에 띄여 물었다.

《이번 9.9절에 평양에서 100만명 군중시위를 한다는 소리 듣지 못했어요?》

안해의 되물음이였다.

《그야 들었지. 하니 시위용인가.…》

《행사용이지 시위용은 무슨 시위용.…》

그러면서 안해는 자랑이라도 하듯 이건 딸애거고 이건 셋째거고 하고 알려주더니 재봉침밑에 있는것은 자기것이라고 하였는데 거기에 연분홍치마저고리와 새장구가 있는것을 보고 상설은 그만 눈이 다 퀭해졌다.

《아니, 당신이 저런걸 입고, 들고 행사에 나간단 말이요? 그 통나무밑둥같은 몸에… 보건부에 사람이 없어 이삭주이를 할 형편인가 보구만.》

말을 하고서야 그는 통나무밑둥소리는 공연히 했다고 후회하였다. 아닐세라 안해는 벌써 눈덕이 댕댕해져가지고 달려들었다.

《아니 령감, 건 또 무슨 소리요. 몸이 좀 났기로 내가 아무렴 통나무밑둥같단 말이요?》

절반 롱담이긴 해도 안해가 이쯤 나오면 이겨내는 수가 없어서 상설은 제꺽 《지면서 이기는》방법으로 넘어갔다.

《아아, 됐소. 내가 요새 통나무때문에 너무 신경을 쓰다보니 그만 실언을 했는데 어서 나가 밥이나 하오. 인차 가야 하니.…》

실언했다는 말에 넘어갔는지 아니면 인차 가야 한다는 소리에 주부로서의 의무를 깨달았는지 안해는 더 군소리없이 부엌칸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인차 도루 문간에 나타나 가스콘로가 어디 잘못된것 같으니 좀 와서 봐달라고 하였다. 점심밥을 한그릇 얻어먹자면 그쯤한 수고는 해야겠기에 방에 운전사만 남겨놓고 일어나 부엌으로 건너가니 가스콘로가 고장났다는건 거짓말이고 할 소리가 있으니 불러낸것이였다.

《애문제는 어떻게 할 작정이예요? 또 금년을 넘기겠어요? 이제 두고 보아요. 둘째나 일향이를 먼저 살린다는 소리가 나질 않나.…》

전자자동화연구소 연구사인 둘째는 스물일곱살이고 재작년에 경공업대학을 졸업한 딸도 나이가 찼다.

《그러니 글쎄 어쩐단 말이요. 갑문을 다 건설하기전엔 절대루 안된다고 나자빠지는걸.…》

아무때 론의해야 답답하고 골치아픈 맏이의 결혼문제였다.

《혹시 무슨 다른 낌새는 보이지 않습디까?》

《다른 낌새라는건?》

《련애라두.…》

상설은 코방귀를 뀌며 그 자식한테 그런 재간이나 있었으면 걱정도 하지 않겠다고 시까슬렀다. 그러나 안해에게는 아들에 대한 신뢰가 있어 애를 그렇게만 보지 말라고 하더니 갑문건설장 《2월17일 과학자돌격대》에 있는 유정이라는 처녀가 전년에 무슨 일로 집에 왔었고 아들에게 제가 보던 교재도 넘겨준 이후로《선생님》이 되여 어떻게 아들의 학습을 방조(그것은 편지를 통해 알고있었다.) 하고있는가를 이야기하며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 난 어쩐지 걔가 꼭 그 처녀를 마음에 두고있는것 같아요. 처녀쪽은 어쩐지 다 몰라두.…》

듣고보니 그럴상 싶기도 해서 상설은 처녀에 대해 물었다. 물론 안해의 평가는 좋았다. 인물이 고와, 교양이 있어… 게다가 과학자이기까지 하니 1등색시감이라는것이였다.

보지 못한 처녀건만 말만 듣고도 상설은 은연중 욕심이 당겼다.

《한데 과학자처녀가 군관한테 시집오자고 할가?》

불안은 단지 그것이였다.

《군관이 어째서요?》

다 된 밥가마를 곤로에서 들어내 삼발이우에 올려놓으며 하는 안해의 반문이였다.

《과학자이기를 그만둬야 하니까 말이요.》

《그런건 다 일없어요. 둘이 눈만 맞으면…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이한테 시집갔을라니.》

《글쎄 그렇기는 한데.…》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이의 결합은 그럴상싶기도 하지만 군관인 아들과 과학자처녀와의 결합은 아무래도 힘들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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