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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식사가 끝나 식당이 조용해지자 취사모를 벗어내친 선봉은 배식구에 쌓인 식기들을 늄버치에 와락와락 떨구어 담아가지고 고무호스로 한바탕 물총을 쏘는것으로 설겆이를 대신해버렸다. 제창 저녁준비에 들어갔다. 식사인원이 과히 많지 않아서 여느날 같으면 한잠 늘어지게 자고 해도 되지만 오늘은 《장》을 보러 령남리에 갔다와야 하기때문에 서두르지 않으면 안되였다. 식당근무를 같이 수행하는 전사에게 쌀을 일게 하고 자신은 염장무우를 들여다 어느 익살군이 규정한것처럼 《서까래감으로도 쓸수 있게》 굵직굵직 썰어 물에 담그었다. 이어 출고받은 돼지다리를 도끼로 몇토막 내서 가마에 넣고 호스를 끌어다 물도 푼푼히 채웠다. 그쯤하면 저녁준비가 기본상 되였으므로 선봉은 쌀을 일고있는 전사에게 자기가 돌올 때까지 무엇무엇을 어떻게 하라는 지시를 준 다음 병실에 들어가 군복을 갈아입었다. 그는 《수고함》을 떼가지고 침대에 걸터앉아 령남리에 가서 사올 상품목록을 작성했다.

연공소대에는 편성된 초기부터 내려오는 하나의 자체규정이 있었다. 그것은 끝살부리에 군인상점이 없는 조건에서 한달에 두번씩 식당근무성원이 건너가 소대원전체의 생활용품을 사오는것이였다. 그러나 갈적마다 일일이 알아본다 어쩐다 하는것이 번잡스러워 병실구석에 자그마한 나무함을 만들어놓고 거기에 필요한 사항을 써넣으면 가는 사람이 그걸 보고 사오도록 하였다. 그래 남을 위해 수고한다는 뜻에서 《수고함》이라고 하는것이다.

필요한 준비를 다 갖추자 그는 부두가로 나갔다. 일이 되느라고 부두에 도착하니 령남리를 걸쳐 남포선박수리공장으로 기관수리를 가는 배가 마침 발동을 거는 참이여서 무작정 뛰여올랐다. 이윽고 배가 떠났다. 좋은 날씨였다. 멀리 수평선상의 하늘가에 재빛을 띤 구름이 몇덩이 널려있을뿐 바람도 불지 않아 잔잔한 물결우에서는 해빛만 제멋대로 뛰놀고있었다.

선봉은 고물쪽 갑판에 사려놓은 견인바줄퉁구리를 깔고앉아 담배를 피우면서 가물막이공사장을 바라보았다. 정조가 멀지 않은 때라 련속침강을 하려는지 바다우에는 두개의 대형철배가 견인선에 이끌려 각기 대기상태에 있고 가물막이뚝우에서는 앞서 조립한 철배의 모래속채움과 버럭뒤채움을 하느라고 긴장한 전투가 벌어지고있었다.

기관선이 가물막이현장에 좀 더 가까와지는데 따라 철배우에서 움직이는 연공들의 얼굴조차 가려볼수 있게 되였다.

(아니, 저치들까지 련속침강을 해대는 판인가?)

두 철배우의 연공들이 누구라는것을 알아본 그는 저으기 놀랐다. 지금 철배우에서 침강준비를 하는 작업조들로 말하면 그의 작업조가 한창 기록을 세우고있을 때 발뒤꿈치에도 못따라오던 친구들이였다. 그런 《매재기들》까지 상당한 기능과 대담성이 요구되는 련속침강을 하니 놀랄수밖에 없었다.

(젠장, 친애하는 지도자동지의 현지지도를 받자마자 모두 저렇게 룡이 되여 기세를 올리고있는데 내꼴은 이게 뭔가? 아직도 위생복을 벗지 못하고 식당에만 박혀있으니…

하지만 조급할건 없다. 이제 잠수병으로 돌아앉으면 잃은것을 다 되찾을수 있다. 그러니 인내성있게 참고 견뎌야 한다. 영웅의 길이 어찌 순탄하기만 하랴.)

부대장의 명령에 의해 중사로 강직된 초기만 해도 그는 처벌이 의외로 가혹한데 놀라기는 했으나 결코 실망하지는 않았었다. 비록 사고는 쳤지만 인명피해가 없는 《시시한 사고》를 쳤다는것 그리고 공사장에서 항시적으로 연공들의 부족을 느끼고있는 조건에서 이미 실력이 잘 알려진 자기처럼 우수한 작업조장을 식당에 오래 처박아둘수 없다는것, 따라서 규정상 군사칭호는 인차 올려지 못한다 해도 기껏해서 보름이나 한달가량 지나면 처벌을 해제하고 다시 철배를 태울것이라는것 등 나름의 자기위안적인 타산이 있어 눈을 꾹감고 식당근무에 전심했다. 그러나 예견한 보름이 지나고 한달이 넘도록 아무런 소식도 없는것은 물론 두달째부터는 관심을 돌리거나 동정해주는 사람조차 없었다.

그동안 부분대장이 조장으로 된 그의 작업조는 철배조립실적에서 앞자리를 내놓고 맨 뒤꼬리를 다투는 정도로 락후해졌다. 게다가 앞서나가는 작업조와 뒤떨어진 작업조와의 실적차이가 너무 벌어져서 철배를 다시 타게 된다 해도 떨어진 실적을 회복할것 같지 않았다. 떨어진 조립실적을 회복하지 못하고야 어떻게 영웅이 되는가? 영웅은 고사하고 총화때 남의 수훈을 부러워하며 박수나 치게 될것이다.

(…그렇다. 연공으로 영웅이 되기는 이젠 코집이 글렀다. 그럴바에야 철배를 다시 타려고 애쓸 필요가 무엇이며 연공으로 남아있어야 할 까닭은 또 무엇인가?…)

그는 연공으로서의 자기 존재는 이젠 없어진것이나 같으므로 보다 중요한 다른 일판에 가서 다시 시작하는것이 옳다고 생각하였다. 그보다 중요한 다른 일판을 모색하던 끝에 마침내 선택한것이 잠수병이 되는것이였다. 잠수병이라면 연공보다 오히려 더 중시되고 기능을 요하는 《특수병》이였다. 잠수병들이 영웅소대가 될것을 결의한것도 그리고 우에서 간부들이 내려오면 연공들은 찾아보지 않아도 잠수병들을 꼭 만나보는것도 그때문이였다.  게다가 친구인 장풍산이 아주 유능한 잠수초소장인만큼 그의 도움을 받으면 잠수기술을 습득하는것도 문제될것이 없었다. 결심을 그렇게 세운 그는 어느날 장풍산을 찾아가서 의향을 비쳐보았다. 그런데 장풍산은 의외로 기뻐하면서 기술전습은 념려말라고, 그건 자기가 책임지고 한두달어간에 한다하는 잠수병으로 만들어놓겠다는것이였다.
《그런데 소문난 연공을 쉽게 놓아주자고 할가? 연공도 바쁠텐데…》

선봉은 그건 념려말라고 했다. 송철만국장의 도움을 받으면 잠수병으로 소속을 바꾸는것쯤은 그리 문제로 될것 같지 않았다.

그는 이튿날부터 짬이 생기는대로 잠수공개별전습을 받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달 가까이 되여서는 벌써 장풍산이와 어울려 수심20m까지 잠수할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이제는 연공으로부터 잠수병으로 소속을 바꿀 때가 되였다고 생각한 선봉은 어느날 밤 송철만국장을 찾아갔다. 일이 되느라고 마침 국장은 현장지휘부의 자기 방에서 지도를 들여다보고있었다.

면밀히 짜가지고온 각본대로 거수경례를 절도있게 붙인 그는 능청스러운 성미그대로 벌쭉 웃었다. 웃으며 전에 대련합부대에 있을 때 도하대대에 와 장기를 두다 말고 후에 승부를 가르기로 한 약속을 상기시켰다.

《하니까 승부를 갈라보자고 왔나?》

요즈음 일이 잘되기때문인지 국장은 사 기분이 좋아보였다.

《예, 머리도 쉬우는겸 한수 배워주십시오.》

국장은 시계를 보더니 시간도 있는모양 직일관실에 가서 장기판을 가져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선봉은 거의 두해만에 다시 송철만소장과 장기판을 마주하고 앉게 되였다.

그쯤하면 첫단계의 기도는 아주 멋들어지게 실현된 셈이였다. 다음 단계에서는 장기수로 우세를 보이다가 저절로 리게 되면 좋고 그렇게 안되는 경우 기술적으로 피동에 빠지면서 국장의 기분이 아주 한껏 떴을 때 《용무》를 내놓을 계획이였다. 일은 계획대로 되여갔다. 역시 국장은 《코끼리》와 포를 잘 썼는데 그 두 협공에 선봉은 아직 그럴 계획이 아닌 때에 벌써 차와 말을 바꾸게 되고 공으로 졸까지 하나 더 잃었다. 아직 승패는 가늠할수 없어도 그로서는 아주 불리해지고 국장은 벌써 승리를 예감한듯 여유작작한 미소를 지으며 담배까지 권하였다. 지금이야말로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한 선봉은 졸을 무모한 공격로 내몰아 스스로 함정을 파면서 넌지시 자기가 사고를 치고 처벌을 받은데 대해 상기시켰다.

예견한대로 국장은 그가 밀어놓은 졸 뒤등에 말을 옮겨다붙였다.

《면포를 좀 달래볼가?… 그래 무슨 사고를 쳤나?》

능히 살릴수 있었지만 선봉은 포를 희생시키기로 작정하면서 침강실적을 올리느라고 욕심을 부리다가 그만 47호철배를 파공시켰노라고 하였다.

《그걸 파공시킨게… 포는 먹고… 동무였나?…》

《잡수십시오. 전 말을 달래겠습니다.》

속으로는 살점을 떼운만치나 아팠지만 선봉은 흔연히 말했다.

《면포를 먹었으니 말이야 줘야지… 한데 무슨 처벌을 받았나?》

선봉은 중사로 강직되여 석달이상 철배도 못타고 식당에 박혀있는 사정을 솔직히 고백하고 한걸음 더 들이짚었다.

《국장동지, 절 좀 도와주십시오.》

《도와줘야지. 자, 상이 나간다. 그런데 내가 뭘루 동무를 도울수 있을가?》

이제는 승부가 거의 확실해보이는지 국장은 아주 흠흠한 표정으로 여유있게 물었다. 선봉은 긴장감에 마른 침을 꿀꺽 삼키며 드디여 운명의 장기수를 내놓았다.

《우리 부대장동지한데 이야기해서 저를 잠수편대에 옮겨주십시오. 전 사실 연공보다 잠수기술이 더 높습니다.》

국장은 장기판을 내려다보며 심상한 표정으로 《그래 ?…》하고는 고개만 끄덕이였다. 선봉이로서는 그것이 부탁대로 해주겠다는건지 아니면 그저 알만하다는 뜻인지 도무지 의미를 료량할수 없었다. 그러던차에 국장이 갑자기 상을 들어 그의 차를 덮치며 큰소리로 《장훈!》을 불렀다. 선봉은 얼결에 궁을 집어들었지만 살펴보니 옮겨놓을 자리가 없었다. 그는 비로소 량수겸장에 걸린것을 알았고 장기는 그것으르 결판이 났다. 국장은 한번 더 둘테면 두자고 하였다. 선봉은 두고싶은 생각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두번 지기도 싫거니와 장기바람에 떠서 힘들게 꺼내놓은 자신의 운명문제가 유야무야될 위험도 있어서 오늘은 수가 안나온다는 핑게로 쪽을 모으며 다시한번 뒤를 다졌다.

《… 하지만 제 부탁은 꼭 들어주셔야 합니다.》

그런데 국장의 되물음이 천만뜻밖이였다.

《동무가 무얼 부탁했더라?…》

선봉은 어처구니가 없었지만 그런체는 못하고 잠수병이 될수 있게 부대장에게 이야기해달라는 소리만 되풀이했다. 국장은 일어나며 재털이에 담배재를 털더니 장기판에 마주앉았을 때와는 판다르게 무뚝뚝한 어조로 군사복무를 몇년째 하는가고 묻는것이였다. 묻는 의도가 명백치 않아서 선봉은 금년이 8년째라고 어물어물 대답했다. 그러자 국장의 먹붓같은 시꺼먼 눈섭이 쭝깃 일어섰다.

《군사복무를 여덟해나 하면서 아직 상관의 명령을 어떻게 집행해야 하는지도 몰라?》

《?!》

《돌아가서 식당근무나 착실히 서면서 부대장의 명령을 기다리는게 좋아. 동무가 잠수병이 되는게 옳은지 그냥 연공으로 있는게 옳은지… 그걸 제일 잘 아는건 동무네 부대장이야. 알겠나?》

그 말에 선봉은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얼굴이 시뻘개서 국장의 방을 나섰다. 나와서야 금방 닫은 문을 흘겨보며 장기를 져준 값도 못했다고 두덜거렸다. 그러나 따져보면 노상 실패했다고는 볼수 없었다. 이런 일에서는 첫꼭지를 떼기가 가장 힘든 법인데 국장이 자신의 불행한 처지와 희망을 알게 만든것은 성과라고 할수 있었다. 그는 시일을 좀 끌다가 다시한번 국장을 찾아갈 결심이였다. 백번 찍어 넘어가지 않는 나무가 없다고 그렇게 두번세번… 다섯번을 반복하느라면 시끄러워서라도 잠수공으로 돌려줄것이라고 그는 생각했다. 그것이 바로 열흘전일이였다.

(가만, 저게 37호 아니야?)

령남리부두에서 배를 내려 부대지휘부쪽으로 올라가던 선봉은 뜻밖에도 관리국 군상창고앞에 서있는 부대장의 승용차를 보자 대뜸 반가움부터 느꼈다.

부대장차의 운전사와는 허물없는 사이였다. 그런데 가보니 운전사는 방수포같은것을 깔고 차밑에 번듯이 누워 무슨 수리를 하는데 얼굴은 보이지 않았다.

선봉은 차가 한창 뛰여야 할 대낮에 차밑에만 드러누워 어쩔셈이냐고 희떱게 인사를 대신했다. 그러자 차밑에서 《누구야?》하고 거친 대꾸가 터져나왔다. 목소리를 듣건대 친구는 심사가 편안치 않았다.

《날세. 물건너 끝살부리 사는 박서방…》

그제서야 운전사는 좀 삽삽해져서 《어,<통장훈>인가 ?》하고 알은체를 하였다.《통장훈》이란 갑문건설장으로 오는 렬차칸에서 풋내기장기군들을 죄다 통장훈으로 지워버리고 얻은 명성이였다.

《그런데 뭘 그렇게 올려다보나? 배꼽이라도 꿰졌나?》

《배꼽이나 꿰졌으면 좋게.》 차밑에서 기여나온 운전사의 말이였다. 《목대가 부러졌네. 조향련결대 목이…》

친구는 아주 난색이였다. 태풍피해를 막기 위해 부대장이 회의를 소집한 짬에 자유주의를 하다가 이런 꼴이 됐다는것이였다.

《그러게 자유주의는 될수록 하지 말아야 해… 태풍은 언제 분다나?》

선봉이로서는 태풍소리가 금시초문이였다.

《필리핀에서 오늘 밤 10시에 온다네. 그놈의 태풍만 아니라도 부대장이 찾지는 않을텐데…》

선봉은 곤경에 빠져 울상이 된 친구가 가엾었다. 가능하면 도와주어야 할것 같았다.

《여, 사정이 그렇게 급하면 부러진걸 때붙이던가 무슨 마련을 봐야지 앉아 우는 소리나 해서 문제가 풀리는가?》

자동차물계는 잘 모르지만 부러졌으면 용접으로 해결할수 있으리라는 생각으로 선봉은 적극성을 보였다.

《그러니 용접기가 어디 있는가?》

《아무렴 부대후방부에 용접기가 없겠는가?》

《하긴 그래… 한데 용접기술은 좀 있나?》

운전사의 물음에 선봉은 아주 노여워하는체 하며 연공을 어떻게 보구 그런 소리를 하느냐며 이래뵈두 6급용접공이라고 흰목을 뽑았다. 6급공이라는건 좀 과장이지만 웬간한건 때고 붙일줄 아는 그였다.

《그렇다면 이거 좀 려주게나. 내 형님으로 모실테니…》

《그런 소린 말라구. 친구지간에 어려울 때 서로 돕는거야 례상사가 아닌가.》

알아보니 용접기는 군상에도 있었다. 그래 밀고당기며 차옆에 끌어다놓고 운전사가 다시 차밑에 들어가 조향련결대를 분리하는 사이에 선봉은 용접기를 련결할 전원선을 찾아보았다. 상품창고 바로 옆에 차단기가 달린 변대가 있었지만 올라가기 싫어서 조명선이 들어온 창고처마밑을 훑었다. 마침 피복창고라고 써붙인 출입문웃턱에 야외등을 설치하려고 뽑아낸 전기선이 있어서 걸어보니 용접기가 울었다. 그때쯤하여 조향련결대도 분리되였다.

《그런데 거 조명선이 부하를 꽤 받아낼가?》

운전사의 걱정이였다.

그런 우려가 선봉이에게도 없지 않았으나 변압기가 가깝다는것으로 무시하고 용접을 시작하였다. 그러나 불과 몇초 안되여 창고안에서 딱-소리가 나더니 용접기의 숨이 꺼졌다. 역시 조명선이라 부하를 이겨내지 못하고 어딘지 약한 고리가 튄것이였다.

결국 조향련결대는 변대에 기여올라가 차단기 3극위치에 전원을 걸고서야 때붙일수 있었다. 용접부위가 그리 아름답지는 못했지만 운전사는 그 정도도 대만족이여서 제자리에 조립해맞추고는 즉시 차에 발동을 걸어 상점마당을 한바퀴 빙 돌았다.

《됐네. 아주 멋어… 한데 이 신셀 뭘루 갚는다?》

선봉이의 머리속에서 (이 친구라면 즉시 내 문제를 쉽게 풀어줄수도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이 싹튼것이 이때였다. 부대장차의 운전사면 힘도 없지 않다. 부대장도 운전사의 말이면 들을수 있다. 부대장이 듣지 않으면 부대대렬과를 쑤셔볼수도 있지 않는가? 그래, 이 친구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결심을 그렇게 세운 선봉은 우선 상대방의 자존심을 한번 건드려보았다.

《나도 신세질 일이야 있지만 동무한테 뭐 힘이 있겠나?》

예견한대로 친구는 즉시 눈이 꼬부장해지며 자기가 그리두 둘러막힌놈 같애보이는가고 섭섭해하였다.

《그럼 진짜 좀 도와주겠나?》

《글쎄 말하라니까.》

빚진 종이라고 친구는 신세에 몰려 바지라도 벗어줄 잡도리였다. 그쯤하면 감정조직이 충분히 되였다고 보아 선봉은 자기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친구는 눈을 꺼벅거리며 듣더니 물었다.

《하니까 잠수편대로 돌려놓기만 하면 되나?》

선봉이 그렇다고 하니 저쪽은 아주 대수롭지 않아 하는 인상이였다.

《난 또 무슨 힘든 문젠가 했구만… 됐어. 그건 내게 맡기라구. 열흘어간으로 요구대로 해주겠으니…》

대답이 너무 씨원해서 선봉은 의심이 갈 정도였다. 그러나 친구는 걱정을 꽉 놓으라고, 만일 약속을 실행 못하면 자기는 인간이 아니라고까지 확언하는것이였다.

《그렇다면 믿겠네.》

(젠-장, 일이 이렇게 쉽게 풀리는걸…)

선봉은 벌써 잠수병이 다 된 기분이였다. 하지만 그는 들뜬 기분끝에서 어떤 참담한 결과가 자기를 기다리고있는지… 아직은 상상조차 할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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