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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선… 미속으로… 좀 더… 좋다!… 철배… 준비하라. 준비…

휴대용무선전화기와 쌍안경을 가슴앞에 드리우고 입에 호각을 문 16해상돌격대장 정대철은 량손에 갈라쥔 신호기발로 예선과 연공들을 교감시키면서 철배를 서서히 침강위치에 접근시켰다. 긴장된 순간이였다. 자칫 실수에 일껏 들인 공력이 죄다 허사로 되고 모든것을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되는 결정적인 시각이였다.

《예선! 전진. 그만! 철배… 주의!》

드디여 철배는 앞서 조립한, 지금 한창 모래채움이 진행되고있는 철배의 련결고리에 퉁 무겁게 부딪치며 부르르 몸체를 떨었다. 바로 그 순간을 기다려 정대철은 오른손에 높이 들었던 신호기발을 힘껏 내리그음과 동시에 볼이 터지게 호각을 불었다.

연공들이 잽싸게 련결고리에 달라붙어 축심을 맞추고 끝났음을 보고하였다.

이번에는 들어올렸던 왼손의 신호기발을 내리그으며 정대철은 다시한번 호각을 길게 불었다. 그것은 침강변을 열라는 신호였다. 찰나 천t이 넘는 거대한 철배가 움씰 몸을 떨며 한쪽으로 기울듯하더니 곧 수평을 유지하며 서서히 내려앉기 시작하였다. 철배우에서 만세소리가 터져올랐다. 마침내 침강이 성공한것이다.

황철에서 지원물자로 보낸 기중기대차용레루가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고 철광역에 나갔던 송철만국장이 공사현장으로 들어온것은 바로 그때였다. 방금 제방우에서 철배의 성공적인 침강을 목격한 뒤라 그는 정대철을 만나기 바쁘게 《오늘 몇개째요?》 하고 실적부터 물었다.

《네개쨉니다.》

철만은 시계를 보았다. 4시 30분, 잘하면 남은 시간에 두개는 더 놓을수 있을것이다. 문제는 기상조건이 나빠지지 말아야 하는데 둘러봐야 멀리 수평선 하늘가에 재빛구름이 얼마간 떠올랐을뿐 바람이 터질 기미는 조금도 보이지 않고 오늘따라 바다는 이상할 정도로 잔잔하였다.

《오늘 기록을 돌파해야겠소. 충분히 가능하오.》

송철만은 왼손으로 허리를 눌러짚으며 이마가 훤히 드러나게 군모채양을 밀어올렸다.

《돌파하겠습니다. 어두울 때까지 하면 세개는 놓을것 같습니다.》

정대철은 야심만만한 표정이였다.

《욕심을 너무 부리진 말고 두개만 더 하오. 두개만… 속채움이 따라서지 못하오.》

《속채움은 일없습니다. 따라세우기로 거기 부대장과 약속을 했습니다.》

《그러니 오늘은 기록을 갱신하자고 아예 잡도리를 했구만.》

《했지요. 16해상돌격대가 위력을 한번 보이자는겁니다.》

《좋구만, 좋아. 본때를 보이오.》

철만은 정대철에게서 쌍안경을 달래서 쥐고 바다건너 기본언제건설장을 살펴보았다. 거리가 먼데다 운애까지 껴서 선명치는 않았으나 공사장상공에 서린 뿌연 배기가스와 언제코숭이에서 연해연방 솟구쳐오르는 흙물기둥 그리고 호장도와 이어진 투석선들의 움직임은 알아볼수 있었다. 투석선들이 그렇게 부절히 움직이고 언제코숭이에서 흙물기둥이 끊임없이 터져오르는것만 보고도 철만은 일이 괜찮게 진행되고있으며 오늘도 실적이 어제만 못지 않으리라는것을 짐작할수 있었다. 보이지는 않으나 함형부재장도 다를바 없다고 확신하며 쌍안경을 내리웠다.

그는 기쁨을 금할수 없었다. 친애하는 김정일동지의 현지지도를 받은것이 불과 달포전이였다. 그 달포사이에 얼마나 놀라운 전변이 일어난것인가. 가물막이에서는 철배조립속도가 배이상으로 빨라졌다. 전에는 정조시간에만 철배를 침강시키는것으로 알았다.

그러나 지금은 그렇게 하지 않는다. 기상조건이 웬만하면 밀물이나 썰물때에도 대담하게 철배를 침강시킨다. 정조시간에는 단꺼번에 두개의 철배를 련속침강시켜 조립한다. 력량을 재편성하면서 인원의 절반을 여기 가물막이공사장에 보낸 함형부재장에서도 이전의 수준을 크게 떨구지 않고있었다.

기본언제공사장은 력량재편성때 기본공사수단인 수송차를 많이 잃었다. 그래도 거기서는 날마다 공사실적이 높아지고있었다. 어제의 실적이 오늘 반복된다면 부끄러운 일로 된다는것이 건설자들 전체의 한결같은 생각이다. 그 모든 성과, 변화는 두말할것없이 친애하는 김정일동지께서 잘못된 공사방향과 지휘체계를 바로잡아주시고 온 나라에 지원의 불길을 지펴올리신 덕분이였으며 그이의 현지지도에 무한히 고무된 전체 군인건설자들의 비등된 열의에 의해 이루어진 결과였다.…

등뒤에서 누군가 자갈돌을 마구 걷어차며 걸어오는 소리가 났다. 보니 이번 력량재편성때 부대와 함께 함형부재장에서 건너온 부대장이였다.

그런데 어째선지 그는 퍼렇게 성이 나서 앞에 와 인사시늉을 하기 바쁘게 울분부터 터뜨리는것이였다.

《국장동지, 이거 왜 우리를 이렇게 이붓자식처럼 취급합니까?》

《무슨 소리요? 누가 동무네를 이붓자식으로 취급한단 말이요?》

철만은 엄격한 어조로 되물었다.

《펌프장말입니다. 언제는 꾸려서 쓰라 하고 이젠 도루 뺏으니 이거야 너무하지 않습니까?》

펌프장이란 전년에 수도공사를 할 때 건설했지만 쓸모가 없어져서 내쳐두고있던것을 꾸려서 현장지휘부로 쓰라고 그의 부대에 넘겨준 건물이였다. 령남리에서 건너와 현장지휘소가 없어서 애먹던 차라 부대장은 그새 한개 소대인원으로 건물에 새로 현관까지 덧달아 아주 멋쟁이로 만들어놓았다. 그런걸 도루 내라고 하면 부대장으로선 신경이 돋아 달려올수밖에 없을것이였다. 하지만 철만은 건물을 쓰라고 주었을뿐이지 내놓으라고 한적은 없었다.

부대장은 당장 눈이 둥그래졌다.

《그럼 국장동지는 모릅니까?》

《모른다니까…》

《그래도 국장동지와 토론한것처럼 말하던데요?》

《누가?》

《누군 누구겠습니까. 전권대표라는 사람이지요.》

《전권대표?…》

철만은 어안이 벙벙한속에 《전권대표》가 건물을 내라고 하는 까닭을 물었다.

《태천발전소건설장에서 가물막이기술자들이 온다는지… 좌우간 그 사람들 숙소로 써야 한답니다.》

부대장의 볼부은 소리였다.

《으-응?…》

철만은 어리둥절할수밖에 없었다. 태천에서 가물막이기술자들이 온다는 소리를 처음 듣는 그였다. 그러자 그는 인차 윤상설이 자기 모르게 무슨 일을 벌리고있다는데 생각이 미쳐 은연중 신경이 긴장되였다. 이 량반이 무슨 일을 이렇게 하는가?… 사유는 있겠다쳐도 아무런 토론도 없이 외지에서 기술인원을 끌어들이고 군인들이 차지하고있는 건물을 내라 어쩌라 하는 자체가 우선 거슬렸다. 태천에서 온다는 가물막이기술자들문제도 리해로만 그칠 일이 아니였다. 알아보고 마땅치 않으면 막아야 옳을것 같았다.

《그 사람이 지금 어디 있소?》

《아직 우리한테 있을겁니다.》

《가기요.》

정대철에게 쌍안경을 돌려준 철만은 부대장을 달고 가물막이현장을 떠났다. 그러나 펌프장까지 다 가지 않아도 되였다.

도중에 마주오는 윤상설을 만났던것이다.

철만은 돌아가 차후지시를 기다리라고 해서 부대장을 보내고 윤상설을 길녘으로 데리고나가 마주서자마자 따지고들었다.

《태천에서 사람들을 끌어내단 뭘 어쩌자는거요?》

윤상설은 적당한 대답을 찾느라고 우정 그러는듯 천천히 웃주머니에서 담배갑부터 꺼냈다. 그리고 여유작작하게 딤배에 불까지 불이고야 입을 열었다.

《어쩌긴 뭘 어찌겠소. 도움을 좀 받자는게지… 결론이 어떻게 될지 몰라서 미리 토론을 안했는데 달리 생각진 마오.》

그것으로 이쪽에 진 《빚》을 다 갚았다고 보는듯 그는 태연한 표정으로 담배만 피웠다. 그때문에 철만은 더욱 불쾌해서 그만 참을성을 잃어버렸다.

《도움?… 왜, 누굴 믿지 못하겠다는 소린 하기 싫소?》

그제야 윤상설의 얼굴에서 태연함이 사라졌다.

《아니 여보, 기술자들 몇십명 데려오는걸 가지구 뭘 그리 별스럽게 생각하오. 미리 토론 못한건 내불찰이라 치기요. 하지만 갑문건설자체가 온 나라의 지원을 받는 판에 기술자지원이라구 받지 못하겠소. 난 그들이 오는게 좋으면 좋았지 나쁠건 하나두 없을것 같구만.》

《나쁘오!》 철만은 단호히 부정했다.

《뭐가 나쁜가!… 우선 그 사람들이 오면 우리 군인들의 의기가 꺾일수 있소. 동무는 군인이 아니니 전사들의 의기같은건 념두에두 없겠지만 군대에서는 그게 전투의 승패를 좌우하는 근본문제에 속하오.》

윤상설은 입가에 웃음을 띄워올렸다.

《하니 그 <의기>라는게 꺾일가봐 지원을 받지 않겠다는게요?》

《그것만도 아니요. 그 태천사람들이 가물막이를 얼마나 잘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등뒤에서 누군가 찾아서 말을 끊고 돌아다보니 현장지휘처 종합참모였다.

《서해기상수문대에서 태풍경보를 보내왔습니다. 오늘 밤 12시경에 …》

철만은 더 들을 필요를 느끼지 않고 알겠다며 고개를 돌려 동강났던 말허리를 다시 이었다.

《나는 그 태천사람들이 여기 와서 별로 큰 도움을 주지 못할거라고 보오. 우리처럼 바다조건에서 철배로 가물막이를 하던 사람들이라면 몰라라 그들이야 산을 헐어 강이나 막던 사람들이 무슨 일을 치겠소. 오히려 방해될수도 있소.》

철만은 그가 군인이 아니니 의기문제는 리해 못한다쳐도 이 두번째 조건이야말로 실질적이여서 할말이 없을것이라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도 않았다. 오히려 윤상설은 여유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건 송동무가 그 태천사람들을 잘 몰라서 하는 소리요. 그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아우? 가물막이에 들어선 <하나>하면 <열, 스물>을 헤는 <귀신>들이요. 그들이 여기 일에 익숙되는데는 단 며칠이면 되오. 그건 내가 장담할수 있소.》

송철만은 대응할 말이 얼른 떠오르지 않았다. 동시에 이 입씨름에서 자기가 점차 몰리고있음을 의식하였다. 그의 그러한 심리를 꿰뚫어보기라도 한듯 윤상설은 결정적인 공세에로 넘어왔다.

《송동무, 거 복잡하게 생각할것 없이 태천사람들문제는 나한테 맡기오. 그들때문에 군인들이 신경을 쓸수 있다면 가물막이에는 개입시키지 말기요.》

《가물막이를 안시킬바에야 데려단 뭘하우?》

《마감막이준비를 시키지. 지금 모두 철배조립만 끝나면 가물막이가 다 되는줄로 아는데 그렇지 않소. 가물막이기술은 마감막이에서 발휘되오. 리영선부부장의 의견도 그렇고… 어쨌든 태천기술자들문제는 우리한테 맡기고 송동무는 요새처럼 철배조립이나 와짝 내밀어주오.》

리영선부부장까지도 같은 의견이라는 소리에 송철만은 더 할말이 없었다.

그 기회에 종합참모가 끼여들어 공사장들에서 작업을 중지하고 태풍방비대책부터 세워야 할 필요성을 설명하였다. 마감막이소리에 말문이 막힌데다 종합참모까지 곁들고나서는 바람에 송철만은 그만 화가 벌컥나서 사나운 눈길로 그를 쏘아보았다.

《동무, 태풍을 처음 당해보오?… 바람이 분다고 일을 그만두면 갑문은 언제 건설한단 말이요?》

《그래두 방비야 좀 해야지 않겠소? 태풍인데…》

윤상설의 말이였다. 그러나 송철만은 화김에 그 말을 무시하고 이렇게 지시했다. 공사장들에 태풍경보는 알려주되 작업은 중지시키지 말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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