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점심시간이다.

박선봉은 오늘따라 별로 밥맛이 당겨서 식당근무에게 한주걱 더 달래 먹고서야 식당문을 나왔다.휴식장에는 벌써 장기판이 펼쳐지고 장기에 관심이 없는 친구들은 둘러서서 담배를 피우며 한담을 나누거나 패로 갈라져 무릎싸움을 하는 축들도 있었다.《곱배기》를 한뒤라 묵직해진 배를 슬슬 문지르며 휴식장에 들어선 선봉은 바지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쥔채 훈수군들의 머리너머로 기웃이 장기판을 내려다보았다. 마주앉은것은 수가 비슷하여 서로 밤낮 제가 이긴다고 다툼질이 잦은 2분대장과 3분대장이였다. 형세는 3분대장쪽이 좋고 대신 2분대장은 쪽수가 많았다. 언제 봐야 수는 적게 쓰고 먹는데만 옴하는 친구다. 그가 형세가 불리해지는것도 모르고 또 상대방의 말을 어째볼가 하여 졸을 내미는걸 보고 선봉은 훈수삼아 한마디 시까슬렀다.

《여, 2분대장, 졸을 당기고 말이 나가라, 말… 흉년에 장기배운 놈처럼 먹을내기만 하지 말구.》

《흉년에 배웠어두 많이 먹으니 좋기만 하다. 젠장.》

겨루어볼 엄두조차 못내는 명장기군의 훈수라 졸을 당기고 말이 나가면서도 2분대장은 대꾸질은 대꾸질대로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형세가 좋은 3분대장이 왕청같은 수를 쓰는 바람에 선봉은 기가 막혀 《에이, 보리장기들.》 하며 장기판을 떠나 이야기판에 끼우고 말았다.

누가 어디에서 물어온 소식인지 화제는 령남리쪽에서 어제까지 수도공사를 완료하고 수도꼭지에서 신덕샘물이 나오기 시작했다는 소리였다. 선봉이로서는 처음 듣는 소식이라 귀가 번쩍 띄여 당장 이야기판을 가르고나서며 따져 물었다.

《여, 그게 사실이야?》

《사실 아니구요. 오늘 오후에 정식 개통식을 한답니다.》

그렇게 말하는것은 연공중대의 기통임무를 담당한 2분대 상등병이였다. 소식은 아마 그가 가져온것 같았다.

《젠장, 이게 무슨 꼴이야. 남들은 벌써 수도물이 나온다는데 여기선 아직 땅만 파고있으니…》

선봉은 개탄하며 우거지상을 지었다. 그들이 사는 끝살부리에서는 이도포리저수지를 수원으로 수도공사를 하고있는데 배관은 다 묻었지만 아직 침전못이 다 되지 않아 연공들까지 동원되여 땅파기를 하는 형편이였다.

《어쨌든 령남리치들은 호강하게 됐어. 신덕샘물까지 먹으니 말이야. 》

누군가의 그 소리에 선봉은 물었다.

《여, 그 신덕샘물이라는게 그렇게두 좋은가?》

소문은 들었지만 아직 그 물을 마셔보지는 못한 그였다.

《말두 말라요.》 상등병은 제법 아는체 하며 외국사람들이 우리 나라에 왔다가 신덕샘물을 먹어보고는 저마끔 조선에서는 신덕샘물만 팔아먹어도 당장 부자가 될거라구 했다는 이야기를 하였다.

《허 그치들, 조선사람이 뭐 봉이 김선달인줄 아는 모양이지?》

하면서도 그는 조선사람으로 태여나 외국인들까지 그처럼 감탄한다는 신덕샘물을 맛보지 못했다는것이 기분나쁘고 자존심이 상했다.

오후에는 소대가 남포조선소에 철배가지러 가야 한다. 가는 길에 령남리에 들려 개통식도 구경하고 신덕샘물을 맛볼수 있지 않을가? 기껏해서 한시간만 지체하면 될것이다. 그런다고 문제될것은 없지 않는가.… 생각이 그쯤에 이르러 행동으로 넘어가지 않으면 박선봉이 아니다. 그는 하사관들중에서 그중 배짱이 맞는, 금방 장기를 지고 뿌여니 장기판에서 쫓겨나온 2분대장에게 생각을 비쳐보았다. 다 이긴줄 알았던 장기를 량수 겸 장훈으로 지고 밸이 났던 김이라 그는 대뜸 찬성이였다. 문제는 철배 끌가는 400마력 예선 선장을 어떻게 삶겠는가 하는것이였는데 2분대장이 그건 제가 책임지겠노라고 해서 쉽게 풀렸다.

일이 착착 맞아떨어져 한시간 조금 지나 연공소대는 벌써 령남리로 건너가는 400마력 예선우에 앉아있었다. 박선봉은 군모를 벗어쥔 손으로 허리를 눌러짚고 배머리에 서서 검푸른 물결이 늠실거리는 바다를 둘러보았다. 밀물때라 바다는 수위가 높고 물흐름이 빨랐다. 건설장에 처음 와서 밀물이 세냐, 썰물이 세냐 하고 다투던 일이 생각난다. 몇달전 그때가 아득한 옛적처럼 느껴진다. 이제 그들은 이 바다에 저 피도와 끝살부리사이에 둘레가 5리 넘는 거대한 가물막이제방을 축성하여야 했다. 그들 연공들의 임무는 남포조선소에서 생산한 수백톤짜리 대형철배를 물길로 날라다 침강시켜 조립하는것이였다. 그런데 건설이 시작되여 근 반년이 되는 최근에야 철배운반과 조립을 시작한 형편이고 그나마 연공들의 기능미숙으로 하루에 평균 두개를 조립해야 하는 철배를 사흘이나 닷새에 겨우 한두개씩 침강시키는 정도였다. 연공소대 부소대장이고 작업조장인 박선봉에게는 철배조립의 이 부진현상이 정말 참기 힘든것이였다. 그는 워낙 활동적이고 떠들썩하고 무슨 일을 하든 남들보다 잘하고 우월하다는 소리를 들어야 속이 편해서 조용해지는 성격이였다. 허나 요새 그가 겪는 안타까움은 단순히 성격과 현실간의 불일치에서 오는것만은 아니였다. 그한테는 하나의 남다른 꿈, 갑문건설장에서 반드시 영웅이 되리라는 야심이 있었다. 그가 그러한 꿈을 꾸기 시작한것은 10여일전 국정치부에서 발간하는 신문인 《남포갑문》에서 친구인 장풍산이 소속되여있는 잠수병소대가 영웅소대가 될것을 결의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때부터였다. 선봉은 신문기사를 읽으며 놀라도 크게 놀랐다. 아따 이 머구리친구들 봐라. 대단한걸. 분대두 아니구 소대전체가 영웅이 되다니? … 영웅이라는것이 아무나 되는것이 아니지만 설사 된다 해도 수십명의 소대전체가 영웅이 될수 있다는데 대하여 상상도 못해본 그로서는 어리둥절하여 잘 믿어지지 않았다. 그는 신문기사를 세번이나 다시 읽었다. 그리고는 저녁때 장풍산이를 만나려 급히 잠수소대 병실로 찾아갔다.

《뭐 영웅이 되겠다고 결의했다면서?》 어째선지 신문을 읽었다는 소리는 하기 싫어서 그는 어디서 듣고 알게 된듯이 말했다.

《소대가 했지.》

푸른줄무늬의 해군샤쯔바람으로 배구를 치다가 나온 장풍산은 바지주머니에서 담배갑을 꺼내며 심상히 대꾸했다.

《그래 자신은 있나?》

《뭐 말인가?》

《영웅이 되는것 말이지.》

장풍산은 대답 대신 담배를 내밀었다

《글쎄… 소대가 되면야 나도 되겠지.》

선봉은 맞불을 붙여 한모금 빨고는 또 물었다.

《그런데 말야, 한개 소대가 몽땅 영웅이 된다는게 꽤 가능할가?》

《왜 불가능해 보이나?》

장풍산은 웃으며 되물었지만 어조에서는 든든한 배심이 풍겼다. 그것을 느껴선지 선봉은 대답이 좀 서슴어졌다.

《뭐 꼭 그런건 아니지만 어쨌든 쉽지는 않을게거든.》

《물론 쉽지야 않겠지. 사실 말해서 우리 같은게 영웅이 될 꿈을 언제 꾸어봤나? 하지만 이 남포갑문건설장은 우리모두에게 영웅이 될것을 요구하고있네. 그 요구를 받아들여 우리는 결의를 다졌을뿐이네.》

장풍산의 이 말을 선봉은 잘 음미해보았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일종의 질투감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그날 밤 선봉은 잠자리에 들어 오래동안 뒤치락거리며 생각하고 또 생각했다. (장풍산이 영웅이 된단 말이지. 학교때엔 공부밖에 모르던 샌님이… 그렇다면 나는 왜 영웅이 못되겠는가? 그것도 연공이 말이다. 연공영웅이 얼마나 많은가?… 난 온 끝살부리적으로 병실을 제일 먼저 짓고 비록 기본공사는 아니였지만 《로동신문》에 사진까지 게재된 일이 있다. 그러한 일들이 쌓이고쌓여 남들의 공로보다 크면 영웅이지 별것이 영웅이겠는가? 좋다! 어디 한번 해보자. 남이 된다면 나도 되는거지 나라고 영웅이 못된다는 법이 어디 있는가.…)

영웅이 되리라는 열망은 남이 다 자는 깊은 밤에 그의 가슴속에서 이렇게 싹터났다. 그런데 현실적으로 철배조립이 그토록 락후하게 진행되고 가물막이가 부진상태에 있으니 영웅은 고사하고 어디가 연공이란 말을 하기조차 부끄러운 형편이였다.

배는 드디여 령남리부두에 들어섰다. 부두에는 끝살부리로 건너가려고 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배에서 내린 연공들은 질서있게 두줄로 서서 수도개통식이 거기 어디서 있을것이라는 짐작으로 국지휘부가 있는 령남리소재지쪽으로 올라갔다. 지나가는 군관에게 알아보니 아뿔사! 개통식은 점심시간에 벌써 했다는것이 아닌가.

《한심하군. 연공동지들도 참가 안했는데 저들끼리 해치우다니…》

2분대장이 덜거렸다.

《됐어. 그대신 신덕샘물이나 실컷 맛보지. 뭘.》

개통이 끝나고보면 국지휘부쪽으로 올라갈 리유가 없어서 선봉은 소대의 행군방향을 왼쪽으로 꺾었다. 오래간만에 령남리에 건너와보는 연공들에게는 눈에 보이는 모든것이 새롭고 놀라왔다. 바다 한가운데로 뻗어나가기 시작한 기본언제며 지진이 뒤흔들어놓은것 같은 13만산발파현장이며 거기 토취장으로부터 바다기슭 언제공사장까지 꼬리를 물고 이어진 수송차행렬… 끝살부리에서도 그러루한 일들이 벌어지고있기는 하지만 여기 령남리쪽에 비하면 일판이 어방없이 작았다. 확실히 여기는 판이 크고 공정도 많이 앞서나가고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연공들은 저마끔 두리번거리며 놀라움과 감탄을 련발하였다. 그러는 대원들을 보다 못해 선봉은 (실은 자기도 마찬가지면서) 눈을 흘기며 촌놈들처럼 놀지 말고 뭘 봐도 좀 눈치있게 보라고 추궁하였다. 그러면 대원들은 얼마간 입을 다물고 범상한체 하다가도 이내 제 도루메기가 되여 떠들며 두리번거리는것이였다. 갈림길이 나타났다. 어느 쪽으로 가야 옳겠는지 몰라 망설이는중에 앞서가던 한개 분대가량의 병사들이 오른쪽 길로 꺾어지는것을 보자 선봉은 《여, 삼촌네들!》 하고 롱조로 불러세우고는 공동수도를 빨리 보자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가를 알아보았다.

연공들은 멀지 않은 어느 부대 주둔구역에서 공동수도를 찾아냈다. 무엇때문에 이런곳에 수도를 설치했는지 몰라라 가까이에는 병실들도 없고 물먹으러 오는 사람도 없어 물맛보기에는 안성맞춤이였다. 대렬을 헤치기에 앞서 선봉은 소대원들에게 정치사업을 하는것을 잊지 않았다.

《에, 이제부터 물을 먹겠는데.》 하고 그는 중대한 행사를 시작할 때처럼 자못 엄숙한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물을 먹기 전에 각자는 이게 어떤 물인지 그것부터 똑똑히 알아야 해. 전사 채병기 !》

앞줄 맨끝에 키가 작달막하고 볼이 사과알처럼 빨간 전사가 힘차게 대답했다. 선봉은 이제 우리가 먹게 되는 물이 무슨 물인가고 물었다.

《전사 채병기 대답하겠습니다. 유명한 신덕샘물입니다.》

선봉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틀렸어. 상등병 강혁두 !》

뒤줄 중간쯤에서 《예.》 하고 굵은 목소리가 대답하였다.

《예, 그건… 신덕샘물인건 사실이지만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우리 남포갑문건설자들이 물고생을 하는걸 아시구 특별히 보내주신 물입니다. 그렇게 보면 사랑의 샘물이라고 해야 옳다고 생각합니다 》

바라던 대답이여서 선봉은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비슷해. 바로 그거란 말이요. 거기다 한가지 보충한다면 친애하는 지도자동지께서 우리가 신덕샘물을 맛있게 먹으면서 일을 더 잘할것을 바라신다는거… 그걸 알아야 하오. 알겠는가?》

《알았습니다.》

구령과 함께 와… 하고 흩어진 대원들은 저저마끔 수도꼭지에 달라붙었다. 서로 밀치고 닥치며 한바탕 복새판이 벌어졌다. 다른 때라면 선봉은 대원들의 그런 무질서한 현상을 묵과하지 않고 엄하게 다스렸거나 1분대순서로 질서정연하게 수도꼭지를 리용하도록 부소대장의 권리를 행사하였을것이다. 그러나 어째선지 지금은 전혀 그러고싶지 않았다. 오히려 대원들이 저마끔 수도꼭지를 먼저 차지하느라 이마싸움을 하고 웃고 떠드는것이 가슴 벅차게 느껴지며 코허리가 찡 저려왔다.
 

×

 

불리한 기상조건과 연공들의 기능부족으로 가물막이철배조립이 늦어지고있을 때 장풍산중사의 잠수조는 수심이 20m가 넘는 바다밑에서 수중발파를 위한 폭파통을 설치하고있었다. 그들 잠수병들의 임무는 연공작업의 선행공정인 철배가 놓일 자리를 마련하는것이였다. 그런데 밀물과 썰물이 부단히 드나드는 깊은 바다밑을 평평하게 고룬다는것은 쉬운 일이 아니였다. 우묵진곳은 투석선으로 막돌을 실어다 채우는데 정확히 투석되였다 해도 잠수병들이 물밑에 내려가며 ㎡를 일일이 고루어주어야 하였다. 만일 투석이 자기 위치에 정확히 되지 못한 경우에는 옹근 한배의 크고작은 돌들을 일일이 안아서 혹은 굴려다가 우묵진곳을 메워주었다. 반면에 바다면보다 높고 두드러진곳은 발파로 까버리는데 그것은 우묵진 곳을 메우기보다 훨씬 어려운것은 물론 위험까지 동반하는 일이였다.

장풍산의 작업조가 맞다들린 작업구역이 바로 그러한 돌출구역이였다. 작업대상이 그런만큼 작업조의 임무는 교대시간에 수중발파를 위한 열개의 폭파통구멍을 마련하여 다음 교대에 넘겨주는것이였다. 하지만 장풍산의 잠수조는 자기 교대에 발파까지 다 해치울 결심으로 달라붙어 애쓴 보람이 있어서 교대를 한시간 앞둔 지금 발파구멍들을 준비하고 폭파통까지 설치하는 참이였다.

이윽고 마지막폭파통이 밀페되자 잠수병들은 잠수정으로 올라왔다. 이어 발파가 시작되였다. 교대작업을 시작해서부터 근 여섯시간동안 물밑에 내려가있은 장풍산은 (규정에는 한 잠수공이 하루에 2시간 잠수하게 되여있었다.) 마지막검열잠수까지 하느라고 지칠대로 지쳐 손가락을 움직이기조차 싫었지만 작업조장의 책임감으로 바줄퉁구리에 몸을 기대고 앉은채 눈을 감고 바다밑에서 울려오는 발파음을 세였다. 발파가 너무 깊은 곳에서 진행되다보니 물기둥 같은것은 애당초 일어나지도 않았다.

(… 서이… 너이, 일곱…)

여덟번째 발파음은 퍼그나 사이 뜨게 울렸다. 아홉번째는 울리지조차 않았다. 어찌된 일인가? 불발인가? 설치한 폭파통은 열개였다. 경험으로 발파가 끝났음이 명백해지자 풍산은 매 잠수병들이 자기가 들은 발파음수를 발표케 하였다. 역시 모두 여덟발이라고 하였는데 개중에는 일곱까지 센 잠수병도 있었다. 그 일곱은 무시해버린다 해도 두발은 확실히 불발이였다. 수중발파도 굴진막장에서의 남포질이나 같아서 이런 경우 불발된 폭파통을 제거하거나 재발파를 해야 다음 작업을 할수 있는것이다. 다르다면 발파로 물이 흐려 불발된 폭파통을 찾는것이 매우 힘들고 제거하는 과정에 폭발이 일어날 위험성도 있는것이였다. 지칠대로 지친데다 교대시간도 얼마 남지 않은 때에 발파에서 불발이 나고 보니 풍산은 맥이 풀려 말조차 제대로 나가지 않았다.

그렇다고 맥을 놓고 주저앉을수도 없는 정황이여서 그는 일어나 잠수복을 입기 시작했다. 조원들은 저마끔 제가 들어가겠다고 하였다. 풍산은 그러한 조원들이 고마왔지만 양보할수는 없었다. 그들은 아직 불발된 폭파통을 다룰만한 잠수기능과 경험을 가지고있지 못한 햇내기들이였다. 그러나 조원들은 이런 때 경험을 쌓지 않으면 언제 쌓겠는가고 하며 물러서려고 하지 않았다. 그래 결국 펌프공을 두명 떨구고 나머지 셋이 (잠수조는 다섯명이였다.) 같이 잠수하기로 하였다. 잠수《투구》의 나사를 조이고 연추를 목에 걸자 세 잠수병은 구령과 함께 차례로 물속으로 몸을 감추었다.

수심 10m와 20m 계선에서 그들은 각각 15분가량씩 머물렀다. 높아가는 수압에 육체를 적응시키지 않으면 심장이 견디여내지 못하기때문이였다.

드디여 세 잠수병은 잠수구역인 바다밑에 내려섰다. 발파직후라 물이 뿌옇게 흐려서 불과 lm앞도 정확히 가려볼수 없었다. 폭파로 하여 부서진 바위돌들이 여기저기에 칼날처럼 예리한 모서리를 드러내보이고있었다.

풍산은 발파전의 돌출부위가 어떠했던가를 곰곰히 상기하면서 바위돌들이 부서진 상태를 파악하기 위해 애썼다. 불발지점이 비슷이 짚이면서 어느덧 불발된 폭파통을 찾을수 있었다.

다른 한개도 그런 방법으로 찾아냈다. 말없는 신호에 따라 세 잠수병은 공기변을 조절하며 떠오르기 시작하였다. 올라오면서도 그들은 수심 20m와 10m 계선에서 15분씩 머물렀다. 머무름이 없이 그냥 곧추 부상하면 심장을 비롯하여 높은 수압을 받던 인체의 장기들이 순간에 파렬되는것이였다.

세 잠수병이 물우에 떠올라보니 벌써 해가 지고 교대작업조가 나와 대기하고있었다.

결국 이날 장풍산은 규정에 하루 2시간 하게 되여있는 잠수작업을 무려 일곱시간이나 하다나니 녹초가 되였다. 병실로 돌아는 길에 그는 조원들의 어깨에 의지하지 않으면 안될 정도로 지쳐있었다. 하지만 그는 기뻤다. 기쁘지 않을수 없었다. 어쨌든 두 교대분의 잠수작업과제를 한 교대동안에 다 해제꼈던것이다.

이날밤 서해안지역에는 많은 눈이 내리고 새벽기온이 령하 4까지 내려갔다. 갑문건설자들로서는 매우 반갑지 않은 《겨울손님》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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