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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니 판정을 계속하는가 마는가 하는 심각한 론의에 직면하고있다? …》
그 시각
박진건의 목소리가 다시 전파를 타고 흘러왔다.
《보병행군종대는 강봉산에서 전진을 멈춘 상태이고 포병행군종대도 련속적인 눈사태앞에서 기동이 중지된 상태입니다. 지금상태에서 결전진입시간을 보장하지 못하리라는것은 명백합니다. …》
판정일정에 포함된 기동을 동반한 보병련대공격전술방안은 가장 극악한 조건을 조성하여 만든 훈련방안이였다. 거기에 례년에 없는 대폭설이 가해졌으니 련대의 기동에 어떤 난관이 조성되였으리라는것은 가히 짐작되시였다. 그가 오죽했으면 정황을 알려왔겠는가! …
박진건의 목소리가 재차 무겁게 울려나왔다.
《물론 기동을 개시하기 전에 년례없는 폭설을 예견하지 못한 훈련방안을 두고 론의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30년대 고난의 행군과 오늘의 행군길을 이어보고있는 련대장병들의 열의를 두고 이미 세운 훈련방안을 계속 실행하기로 합의를 보았습니다. 그런데…》
《군인들의 열의가 아무리 높아도 전투승리를 과학적으로 담보할수 있는 현실조건과 가능성을 잘 타산해보아야 합니다.
허나 말이 나온김에 하는 소린데 30년대 고난의 행군시기 우리 혁명군이 승리의 북대정자에 도달할수 있었던 중요한 요인중의 하나가 무엇이였겠습니까? …》
《그것은 인민의 지지와 성원을 받았기때문입니다.
지도에서 보니 그 린근에 군소재지도 있던데 인민이 떨쳐나서고 로농적위대가 출동하면 정황은 신속히 역전되리라 봅니다!》
박진건의 목소리에 전과 달리 신심이 실렸다.
《
《동무가 나한테 정황을 알려오기 잘했습니다. 만약 판정이 중지되였다면 정황과 조건이 어떻든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에 떨쳐나선 군인들의 열의에 어떤 후과를 미칠번 하였습니까.
전군적인 첫 판정인데 판정을 책임진 박진건동무부터 잡도리를 단단히 해야 할것 같습니다.》
박진건의 자책어린 목소리가 들려왔다.
《
차창밖에서는 여전히 눈발이 날리고있었다.
통신국장이 무선수에게 지시를 주자 로명욱은 인차 나왔다.
언뜻 수화기에서 울리는 바람소리 비슷한것을 가려들으시였다.
《수고합니다. 지금 어디에 있습니까?》
《
《지금 해풍이 세차게 불고있는것 같은데 판정이 어떻게 되여가고있습니까?》
로명욱상장은 그 질문을 기다린듯 침착히 보고하기 시작하였다.
《
《지금 감시소에 있는 련대장과 참모부성원들의 사기는 어떻습니까?》
《몹시 긴장한 표정들입니다! …》
련대장의 흥분한듯 한 목소리가 인차 울려나왔다.
《련대장동무, 몹시 긴장해있다면서? …》
조무진의 놀란듯 한 목소리가 급히 튀여나왔다.
《아닙니다, 기어이 멸적의 명중포화를 안기겠습니다!》
《잘 쏘아야 하오. 사실 이런 정황은 우정 조성하자고 해도 힘든것입니다. 더없는 기회라 생각하고 솜씨를 보이시오.
적들도 지금 우리의 훈련을 지켜보고있습니다. 전선동부와 중부에서 불의적인 교방이 있자 적들은 일대혼란에 빠져 해상과 전연에 정찰기를 띄워놓고 우리에 대한 감시를 집중적으로 하고있습니다.
동무들은 이번 판정을 통하여 인민들에게는 승리의 신심을 안겨주고 적들에게는 뼈저린 공포를 안겨주어야 합니다!》
조무진의 힘찬 목소리가 울려나왔다.
《
《통신국장동무, 418련대에 곧 전신문을 날리게 하시오.》
통신국장이 문건철을 펼쳐들자
《근위 418련대장 앞
나는 동무들이 혁명의 가장 준엄한 시기 항일의 오중흡7련대가 발휘했던 불굴의 투지, 무비의 용감성을 이어받아 조국통일로 이어진 오늘의 행군길에서 기어이 승리자의 영예를 떨치리라는것을 굳게 확신한다! …》
련대장 황명걸은 자기를 다급히 부르는 웨침소리에 가까스로 의식을 회복하였다. 여기가 어딘가? … 그는 기어이 벼랑우로 올라서고야만 현실을 감감히 잊고 꿈속에서처럼 참모장을 비롯한 참모부성원들이며 중대장 리철 그리고 신금성을 둘러보았다.
참모장의 목갈린 소리가 다시금 그의 귀전을 때렸다.
《련대장동지,
황명걸은 와뜰 정신을 차렸다. 이자 무엇이라 했는가? 이자! …
참모장이 거퍼 웨쳤다.
《련대장동지,
순간 황명걸은 몸을 벌떡 일으켰다.
《
황명걸은 자기의 오른쪽어깨와 가슴둘레에 두텁게 붕대가 감겨져있다는것도 잊고 참모장의 손에서 허둥지둥 전신문을 받아쥐였다. 한자한자 읽어가는 그의 충혈진 두눈은 격정으로 이글거렸고 두손은 충동으로 가볍게 떨렸다. 그는 척후중대 정치지도원의 손에 들려있는 확성기를 빼앗다싶이 덥석 거머쥐였다. 서둘러 길을 비켜주는 사람들사이를 헤집고 벼랑턱가까이로 걸어갔다.
아찔한 벼랑밑에서는 행군종대가 대대별, 중대별로 벼랑극복준비를 서두르고있었다.
《동지들! …》
산정을 쩡쩡 울리는 련대장의 목소리에 전체 군인들의 눈길이 일제히 벼랑정점에로 쏠렸다.
황명걸은 솟구치는 격정과 흥분을 담아 목청껏 웨쳤다.
《행군종대 전체 전투원동지들에게 알립니다!
방금전
동지들! 우리모두 오중흡7련대가 발휘했던 그날의 그 정신으로 오늘의 공격전투를 빛나게 결속하고
우뢰와 같은 함성이 터져올랐다.
《결사옹위! …》
《결사관철! …》
황명걸은 다시금 웨쳤다.
《전군이 혁명의
병사들이 맞받아웨쳤다.
《7련대가 되자! …》
손풍금에 맞추어 노래소리가 터져올랐다.
백두밀림 헤쳐온 항일의 준엄한 나날에
사령부를 보위해 한목숨 바쳐온 7련대
…
전대오가 벼랑을 극복한 때를 같이하여 련대장 황명걸앞으로 포병행군종대에서 전신문이 날아왔다. 그것은 방대한 눈사태를 제거하고 결전진입계선을 가까이한다는 반가운 소식이였다.
×
418련대관하 각 병종 구분대들은 약속된 시간에 결전진입계선에 도착하여 정확히 공격출발위치를 차지하였다.
공격시간을 얼마 안 남기고 지휘소안에서 정치위원 김윤범은 련대장 황명걸과 마주앉았다. 이 시각에 이르러서야 그들은 비로소 잠간의 정신적여유를 얻은듯싶었다.
김윤범은 어깨에 걸친 군복저고리사이로 드러난 황명걸의 붕대감긴 가슴부위를 바라보다말고 자리에서 일어섰다. 뒤로 젖혀진 그의 군복저고리를 조심히 앞으로 여미여주기 시작하였다.
황명걸은 얼굴을 찡그렸다.
《정치위원동무두 참, 내 걱정을 해줄 형편이 못된것 같습니다. 소가죽처럼 꽛꽛이 언 군복을 입고있으니 정치위원동무는 입술까지 새파랗게 되였습니다. 이럴 때 거울이라도 있었으면… 지금 정치위원동무의 얼굴은 10년쯤 겉늙어 꼭 아바이처럼 보입니다!》
《제가요? …》
김윤범은 껄껄 소리내여 웃으며 련대장과 다시 마주앉았다.
황명걸은 물었다.
《십년감수라고 수백메터 눈사태가 다시 기동로를 막아나섰을 때 무슨 생각이 들었습니까?》
윤범은 잠시 눈길을 지그시 내리고있다가 황명걸을 마주보았다.
《련대장동지의 얼굴부터 떠올랐습니다. …》
《내 얼굴이요?》
《그렇습니다. 나를 믿고 련대장동진 보병행군종대를 찾아 떠나지 않았습니까. 제가 어쩌지 못하고있는줄도 모르고 보병행군종대진출경로를 헤치고있을 련대장동지를 생각하니 기가 막혔습니다! …》
《정치위원동무, 고맙습니다. …》
《고맙기야 뭘, 그다음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압니까?》
황명걸의 얼굴은 다시금 호기심으로 번져졌다.
《무슨 생각을 했습니까?》
《
《무슨 말을… 그게 어디 정치위원동무의 잘못입니까?》
김윤범은 가책어린 얼굴을 끄덕이였다.
《나의 잘못이였습니다.
당정치사업을 현실에 접근시키라! … 이건 당의 요구였고 내가 자나깨나 생각하던 문제였습니다. 인민들과의 사업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에도 포함되여있는 그 문제를…
난 그때에야
황명걸은 갑자기 깊은 한숨을 내쉬였다.
《내 지금껏 한순간에 한생의 힘을 다 뽑아보았다 하면 말입니다, 그건 벼랑정점을 얼마 안 남기고 한손으로 바줄에 매달려있던 그때라 해야 할겁니다. 이렇게 한쪽어깨의 뼈가 완전히 골절되여버렸으니까요. 그 순간에 무슨 생각인들 없었겠습니까. 하지만 생각은 그랬어도 어떻게 한손으로 기어이 벼랑정점에 올라섰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그 상태에서 완전히 의식을 잃었습니다.
바로 그때
정치위원동무,
《련대장동지! …》
김윤범은 뜨겁게 부르며 황명걸의 무릎우에 손을 얹었다.
지휘소 한켠에서 무선수와 전화수사이를 오가며 아까부터 관하구분대와 련계를 가지던 참모장이 그들곁으로 다가왔다.
《련대장동지! 련대관하 모든 병종 구분대들의 공격준비가 완료되였습니다!》
황명걸은 김윤범을 돌아다보았다.
《시간입니다! …》
김윤범은 련대장을 따라일어섰다. 한초한초 흐르는 공격시간속에 《적》들이 틀고앉은 옥평산이 한눈에 바라보였다 .
드디여 《쿵!》 하고 하늘땅을 진감하는 둔중한 포성에 이어 련포군의 일제 포병화력타격이 개시되였다. 시뻘건 불줄기들이 흐릿한 하늘을 메우며 《적》참호우에 쏟아져내렸다. 무수히 번쩍이는 폭발의 섬광, 하늘높이 맹렬히 솟구쳐오르는 흙기둥, 불기둥들.
고지가 통채로 뒤집히는듯싶었다.
같은 시각, 해상목표에 대한 102련대의 강력한 화력타격도 개시되였다. 온 해안지대를 들었다놓는 폭음과 함께 로명욱상장은 쌍안경을 눈가에 가져갔다. 처음 눈안개속에 승벽으로 치솟아오르는 물기둥만 보였다. 그러나 뒤이어 계속되는 번쩍이는 섬광과 화염속에 산산쪼각이나 휘뿌려지는 목표물을 가려볼수 있었다.
로명욱은 저도 모르게 감탄해서 속으로 부르짖었다. 포탄에 진짜 눈이 달린것 같구나! …
화력타격이 절정에 도달했을무렵 전재선군단장이 로명욱이한테 전화를 걸어왔다.
《부부장동지, 지금 타격이 어떻게 되여가고있습니까?》
로명욱은 그의 능청스러운 모습을 직접 마주하고있는듯 두눈을 흡떴다.
《그걸 나한테 묻소? 그런데 동문 지금 어디 있소?》
《351고지에 있습니다. 판정은 마음 놓는거고 전연을 교대한 뒤계선 련대가 걱정되여 지금 자리를 뜨지 못하고있습니다!》
《셈평이 좋구만. 그런데 전화는 왜 걸었소?》
전재선의 나직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사실은 부부장동지한테 적정을 알려주자고 전화했습니다. 해상분계선가까이에 정박하고있던 적구축함이 갑자기 도망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아마 곁불에 맞을가봐 겁이 났던 모양입니다.
적측 상공에서 분주하게 돌아치던 적해상정찰기도 꼭 비맞은 잠자리같이 비틀거리면서 제놈들의 구축함과 경쟁적으로 내빼고있구요!》
로명욱은 그만 어이없어 웃어버리고말았다.
《그러니 해상화력타격이 잘되여간다 그거요? 천만의 말씀! … 그놈들이 워낙 겁이 많다는거야 동무가 나보다 더 잘 알지 않소!》
로명욱은 짐짓 이렇게 말해주고나서 송수화기를 놓았다.
이 친구야 아직 알수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