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
로투사와의 이야기는 이튿날 그의 침실과 이어진 응접실에서 계속되였다.
오전의 따스한 해빛이 화분, 어항, 텔레비죤 그리고 두개의 탁자가 놓여있는 응접실로 흘러들고있었다. 그 두개의 탁자를 각기 차지하고 황명걸은 로투사와 나란히 자리를 같이하였다.
고즈넉한 료양소의 환경과 더불어 응접실안은 옷스치는 소리까지 들릴 정도로 고요하였다. 그래서인지 로투사의 이야기는 마디마디 흘릴수 없게 황명걸의 귀전을 울렸다.
시간이 퍼그나 흘러 김철만은 뜻밖의 화제를 꺼내놓았다.
《동무네 련대에 고향이 강계인 군인이 있을거요. 하긴 련대라는 집단속에 고향이 강계인 군인이 한둘이겠나.
이름이 뭐라던가? …》
김철만은 옆주머니를 손더듬하더니 파란 뚜껑의 수첩을 꺼내 펼쳐들었다.
《그렇지, 분대장 신금성…》
황명걸은 급히 눈길을 들었다.
《투사동지, 있습니다. 그런 군인이 있습니다. …》
김철만은 빙그레 웃었다.
《하긴 련대장이라면 련대안의 분대장쯤이야 다 알고있어야지.》
김철만은 수첩을 탁자 한옆에 내려놓고나서 표정을 달리했다.
《내가 이 사관을 대략 알게 된것은
로투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인민군대에서 올린 문건이다보니 그 분대장 어머니의 구체적인 소행은 반영되여있으나 유감스럽게도 주소와 이름이 없었소. 그저 공장에 다닌다고
하였을뿐이지. 그래서 우리 책임비서한테 그 녀인을 찾을것을 당부했소.
뭐 그 녀인을 찾는 일은 그리 힘든건 아니였소. 그러나 정작 그 녀인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아보니 감동을 금할수 없었소.
흔히 보는 수수한 녀성이였고 가정적으로는 남편도 없이 어렵게 사는 살림이였지만 맡고있는 임무는 누구도 대신할수 없는 큰것이였소.
아직은 다 공개할수 없지만 아주 중요한것이였소.
문제는 1년나마 불치의 병으로 신고하면서도 집안일은 어린 딸한테 맡기고 공장에 출근한다는것이였소.
나는 공장지배인과 당비서에게 그 녀인의 건강과 가정을 잘 돌봐줄것을 부탁하였소. 하지만 어쩌겠소, 불치의 병인데야… 결국 사망하고 말았소! …》
황명걸은 깜짝 놀라 두눈을 크게 떴다.
로투사가 자기를 유심히 바라보고있었다. 그러나 사연을 모르고있는 투사의 속마음을 더 건드리고싶지 않아 저 혼자 고개를 끄덕이였다.
《그 녀인이야말로 유격구정신의 소유자였소. 나는 그때 강계를 돌아보고있던중이라 녀인의 장례식에 참가할수 있었소.
공장사람들은 누구나 애석해하고있었소, 숨이 지는 마지막까지도 기대앞을 떠나지 않았으니까. 그런 녀성이였기에
나는 동무를 만나볼데 대한
황명걸은 다시한번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로투사는 밝은 해빛이 흘러드는 창가쪽을 바라보고있었다.
《우리
《투사동지! …》
황명걸은 더 말을 잇지 못하였다.
×
련대장 황명걸은 다음날 저녁에야 련대에 도착하였다.
김윤범은 놀랐다.
그가 로투사를 만나러 간 이번 길이
김윤범은 련대장앞에서
《련대장동지와 함께 초소에 동행했던 그날이 생각납니다. 우리가 고향에 보내는 감사편지를 결정했을 때 신금성의 태도가 어딘가 이상스러워보였습니다.
내가 그때 왜 그의 마음속을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하지 않았는지 후회됩니다.》
황명걸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정치위원동무는 그래도 그런 기미라도 엿보았다니 이 련대장보다는 나은셈입니다.
김윤범은 놀라움에 찬 눈길로 련대장을 마주보았다. 련대장이 전혀 딴사람이 되여 나타난듯싶었기때문이였다.
김윤범은 그 모습을 보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