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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위 418련대장 황명걸은 요즘 우에서부터 여느때 없는 조치들이 취해지고있다는것을 느낄수 있었다.
인민무력부 부부장 로명욱상장이 전사생활을 내려오고 때를 같이하여 한달분의 식량이 정확히 집중수송되여왔다.
식량만이 아니였다. 련대나 사단, 군단에서도 대책할수 없는 전투기술기재의 수리정비 등 여러 걸린 문제를 풀어주기 위하여 인민무력부의 국, 부서일군들이 현지로 파견되여왔다. 그에 따라 반땅크차단물공사에 필요한 강재도 군단이 책임지고 보장하게 되였다.
련대장 황명걸은 그럴수록 어깨가 더 무거워짐을 느꼈다. 그만큼 요구성도 비할바없이 높아졌던것이다.
명걸은 이 모든 움직임이 얼마전
바로 이러한 때 그에게 한장의 편지가 날아왔다.
《근위 418련대장 앞
나는 오중흡7련대칭호쟁취운동의 시범단위 련대장인 동무와 서로 만날 필요가 있다고 보면서 상봉을 희망합니다.
오중흡동지의 옛 련락병 김철만. 백운산료양소에서.》
황명걸은 놀랐다. 항일혁명의 원로인 투사동지가 인민군대안의 평범한 련대장에 불과한 자기를 만날것을 희망하였던것이다. 항일혁명전쟁시기 오중흡7련대장의 련락병으로부터 시작하여 평생 군복을 입고있은 김철만은 총참모부 1부총참모장 겸 작전국장까지 하다가 현재는 나라의 국방공업을 맡아보는 중요직책에서 사업하고있었다. 그렇다면 그런 그가 어떻게 되여 별로 이름도 없는 일개 련대장을 만나볼것을 생각하였단 말인가?
황명걸은 거듭하여 편지를 읽어보았다. 편지에 그 리유가 암시되여있었다. 황명걸이
떠나기 전 군단정치위원이 황명걸을 만나 지시를 주었다.
《오중흡동지가 희생된지 반세기나 지난 오늘에 와서 그때의 련락병을 만나본다는것은 참으로 행운이 아닐수 없소.
오중흡7련대운동에 대한 로투사들의 기대를 명심하고 많은것을 배워가지고 돌아오기를 바라오.》
황명걸은 서둘러 길을 떠났다. 오중흡동지를 직접 만나러 가는 심정이라 할가. 백운산료양소로 가는 머나먼 차길에서도 자기에게 차례진 이 기회가 꿈같아 긴장감을 눅잦힐수 없었다.
백운산료양소는 고즈넉한 숲속에 자리잡고있었다. 자그마하고도 아담한, 더우기 인적이란 느껴지지 않는 2층건물의 마당앞에서 김철만의 서기가 반갑게 황명걸을 맞아주었다.
《아바이는…》 서기는 투사를 그렇게 불렀다. 《지금 호수가에서 산책을 하고있습니다.》
황명걸은 서기를 따라 호수가로 향하였다. 포장한 소로길로 얼마 가지 않아 자그마한 호수가 눈앞에 나타났다.
저녁녘의 불그스름한 해빛이 바람 한점 없는 호수의 물면을 비치고있었다. 봄을 맞아 갓 순을 터치기 시작한 버드나무, 오리나무 그리고 소나무, 종비나무들이 호수가를 울창하게 에워싸고있었다.
황명걸은 곧 그 숲속의 나무의자에 앉아있는 로투사의 뒤모습을 알아보았다.
로투사도 인기척을 느꼈는지 슬며시 고개를 돌렸다.
황명걸은 급히 그에게 다가가 절도있게 거수경례를 하며 근위 제418련대 련대장 황명걸이 명령대로 도착하였다고 보고하였다.
김철만은 의자에 앉은채로 손을 들어 황명걸의 보고를 끝까지 듣고나서 반백이 된 머리를 가로저었다.
《명령대로? … 아니지…》
김철만은 자기옆의 자리를 친절히 권했다.
《앉소. 그리고 서기동무는 가봐도 좋소.》
황명걸은 조심히 그의 옆에 자리를 잡았다.
김철만은 한동안 호수의 물면을 묵연히 바라보다가 말을 이었다.
《난 지금 료양중에 있소.
온 나라가 고난의 행군을 하고있는 때에 이렇게 료양소에 앉아있자니 마음은 편안치 않구만. 치료는 꼭 받아야 한다는
로투사의 얼굴은 약간 부석부석 부은듯싶었고 팥알만 한 검버섯이 여기저기 돋아있다. 그러나 짙은 흰장미아래의 어글어글한 두눈에는 만주광야의 설한풍속을 뚫고온 항일의 로병다운 강의함과 묵중함이 깊숙이 인배여있었다.
《나의 옛 련대를 따라배우는 시범단위의 련대장이라지?》
김철만은 친근하고도 호기심이 어린듯 한 눈길을 옆으로 돌렸다.
황명걸은 마음속을 속속들이 투시해보는듯 한 그 시선을 그냥 마주보기 어려워 약간 눈길을 내리웠다.
《그렇습니다, 투사동지! …》
《괜찮아. 결패가 있어보이고 체격도 나무랄데 없고… 만만치 않아보이는걸?! …》
황명걸은 그 평가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몰라 그저 황송히 앉은자리를 지켰다.
김철만의 입가에는 갑자기 부드러운 웃음이 떠올랐다.
《우리 련대장은 생김새에서 동무하고는 영 달랐소. 흔히 보는 보통사람의 체격에다 조용하고도 색시처럼 얌전하게 생겼다 할가. … 말이
없었소. 시시한 말은 일체 하지 않았지. 련대장은 한마디 하면 그뿐이였소. 우리 련대장은 외상놀음이 없었거던. 우선 자기
우리 련대장은 그렇게 큰소리 한번없이 부대를 틀어쥐였지.》
황명걸은 그만 얼굴이 화끈 달아올랐다. 부련대장을 포함한 아래일군들앞에서 때없이 큰소리를 친적이 몇번이였던가. 철근문제 같은것을 가지고
자기 정치위원한테까지 거칠게 굴지 않았던가. 무엇보다 색시처럼 얌전하게 생긴 오중흡이라는데서부터
로투사는 그냥 추억에 잠겨 이야기를 이어나가고있었다.
《고난의 행군시기… 그때는 아주 어려운 때였소. 우리외에는 만주에 항일을 하는 무장부대가 거의 없어졌을 때였소.
일본놈들은 〈
우리 련대장은 싸움을 아주 묘하고도 이악스럽게 하였소.
사령부로 달려드는 적을 유인해다가는 무인지경에다 내깔려버리는가 하면 왜놈들이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토벌대〉들끼리 밤새껏 싸우게 붙여놓군 하였소.
최현동지는 굳센 맛이 있어서 냅다 후려치는 멋이 있지만 씨름군이 묘한 수를 써서 몸집이 큰 상대를 산뜻하게 넘어뜨리는것처럼 맵시있게 싸움을 해치우는데서는 우리 련대장동지가 아주 잘했소. …》
로투사는 불현듯 주변을 둘러보았다.
《허, 날이 이렇게 저물었나?》
황명걸도 그제서야 시간이 이슥히 흘렀다는것을 깨달았다.
해가 방금 넘어간 산정우의 하늘가에는 황금빛노을이 드넓게 펼쳐져있었다. 어스름이 깃드는 고요한 호수가 물면우로는 이따금씩 물고기들이 쩜벙쩜벙 뛰넘기를 하고있었다.
《이 자리에서 우리 련대장에 대한 이야기를 다 해줄수 없지.
이젠 들어가자구. …》
로투사는 지팽이를 짚고 힘겹게 의자에서 일어섰다.
황명걸은 황급히 로투사를 부축하며 조심조심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였다.
김철만은 소로길을 걸으면서 종전의 이야기를 계속했다.
《우리
로투사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저 멀리 하늘가를 바라보았다.
《
료양소마당에 이르니 서기가 기다리고있다가 저녁식사준비가 다 되였다는것을 알렸다. 김철만은 황명걸을 돌아보며 미소를 지었다.
《내가 저녁식사를 좀 앞당기자 했소. 로상에서 뭐 변변히 식사나 했겠소?》
황명걸은 황급히 고개를 가로저었다.
《투사동지, 전 괜찮습니다. 이렇게 페를 끼치게 될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페는 무슨 페… 식사를 하고 우리 온밤 이야기를 나누어보자구.》
아늑한 식사실 식탁우에는 구수한 냄새를 풍겨올리는 만두국과 월병까지 놓여있었다.
김철만은 자리를 함께 하자 잠시 월병을 바라보았다.
《저 월병을 마주할 때면 옛 련대장 생각이 떠오르군 하오.
1939년 추석을 앞둔 어느날이였소.
헌데
오중흡동지는 이렇게
참, 그렇다는 의미에서 우리 월병부터 하나씩 들어보기요.》
황명걸은 월병을 집어들었으나 목이 메여 넘어가지 않았다. 로투사의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자기에 대한 비판으로 느껴졌기때문이였다.
《
한번은 1군 조국안사장이 7련대의 이름난 기관총수인 강증룡동지를 욕심냈소.
그래서
그가 하는 말이
오백룡동지도 8련대로 가게 되였을 때 오중흡동지가 지휘하는 7련대를 떠나지 않게 해달라고
이 두가지 사실만 놓고 봐도 오중흡동지의 인간상과 인기가 어느 정도인가를 가늠할수 있지 않겠소?》
황명걸은 죄책감과 감동이 뒤섞인 얼굴로 로투사를 마주 보았다.
《투사동지, 난 지금껏 오중흡동지에 대한 인식이 너무도 부족한 상태에서 덤벼쳤습니다. 투사동지를 이렇게 만나보지 못했더라면 어떻게 되였을가 하고 생각하니 부끄럽기 그지없습니다. 고맙습니다!》
로투사는 고개를 설레설레 가로저었다.
《그 인사를 내가 받는게 아니지. 동무가 이리로 오게 된것은 이 김철만이의 궁냥이 아니요.
우리
황명걸은 그만 깜짝 놀라 의자에서 일어섰다. 그리고 그냥 놀라움에 겨워 투사를 바라보았다.
《우리
로투사의 어조에는 깊은 생각이 어려있었다.
《전번 전선시찰의 길에서 련대장을 만났을 때 줴기밥밖에 내놓지 못했는데
황명걸은 마침내 두눈을 슴뻑이였다. 그것은 아마 흘러온 생활에서 첫 눈물일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눈물을 모르고 살아왔다. 소년시절부터 호케이채를 휘두르며 꼴문으로 육박하던 드세찬 기질때문이였는지, 적아대결의 한개 전구를 맡아안은 련대장이라는 랭철감때문인지 눈물을 경계하여왔고 질시해오기까지 하였다. 그러나 지금 이 시각에는 가슴속에서부터 뿜어나오는 진짜 사나이눈물을 흘리고있는것이였다.
김철만은 그 심정이 리해되는듯 천천히 고개를 끄덕이였다.
《앉게, 앉으라구. 내가 온밤 이야기를 하자고 했지.
우리 이야기는 아직 시작이야. …》
료양소의 밤은 이렇게 흘러가고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