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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말
B.C. 276년, 동북아시아에 우뚝 자리잡고 연 47대를 거쳐 3천여년의 년륜을 새겨온 박달임금의 나라가 부여니, 구려니, 남북옥저니 하는 나라들로 쪼각쪼각 금이 가 그 몇해! 마침내 구려의 뒤를 이은 고구려가 생겨나더니 벌써 건국 2년째 접어들고있었다. 그무렵, 세칭 중원대륙으로 불리우는 저 황하류역에서도 주나라가 쇠퇴하여 그 령역에서 일어난 위, 진, 조, 초, 연, 제, 한 등 제후국들이 주왕실은 안중에도 없이 제마끔 패권을 다투고있었다. 이른바 《전국 7웅시대》도 저물어 바야흐로 진(秦)에 의한 통일이 시작되고있었다. 한편 서방의 지중해연안에서는 B.C. 323년에 아시아 원정에서 돌아오던 알렉산더대왕이 바빌로니아에서 죽자 마침내 알렉산더제국은 여러 왕조들로 분렬되고있었다. 분렬과 통일, 통일과 분렬의 대회오리가 동방과 서방에서 몰아치고있었다. 력사는 흥망성쇠라는 수레바퀴를 굴리며 발전이라는 영원한 자리길을 따라 끝없이 가고있었다. 동, 서를 막론하고 거대한 분렬과 통합, 정복과 멸망의 소용돌이가 그 어느때보다 세차게 일고있던 시기에 태여난 고구려! 이제 그의 앞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있을것인가! 나라는 세우기도 어렵지만 그것을 다스려나가기도 헐치 않는 법이다. 새로 일어선 고구려의 앞길에는 결코 따뜻한 봄날의 아지랑이만 피여나는것이 아니였다. 어느 하나 떡먹듯 되는 일이 없었다. 절노부를 비롯하여 계루부, 순노부, 관노부대가들을 서울에 집결하여 국가통치체계를 정비하는 일만 놓고보아도 처음에는 건국축제분위기를 타고 별일없이 되는가싶더니 별안간 순노부대가가 반란을 일으켰다. 순노부대가가 원래부터 강을 경계로 다른 부들과 구별되여있던 지형을 믿고 반란을 일으켰다는 설도 있고 그 누군가의 추동을 받고 반란을 일으켰다는 설도 있지만 어쨌든 이 사건은 고구려로 하여금 무시할수 없게 하는 중대사건이였다. 뿐더러 이웃나라들과의 관계도 별로 시원한것은 못되였다. 크기나 국력이나 어슷비슷한 이웃나라들도 그러하지만 부여라는 큰 나라는 주몽이 원래 탈출해온 곳으로서 주몽임금이 세운 고구려에 대해서 언제든지 덮쳐먹을 매의 눈으로 엿보고있었다. 이제 고구려는 과연 어떻게 앞길을 헤쳐나가겠는지… 아직은 그 누구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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