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레의 합창

 

겨레의 합창

 

배를 갈라도

피를 뿌려도

갈라진 땅은 아물지 않아

다 함께 모여서 노래로 소원하는 그 통일

범민족통일음악회 텔레비죤방영을

나는 앞이 흐려 볼수가 없습니다

곁에 앉은 안해도 눈굽이 젖습니다

아이들의 눈에도 그득히 고이는게 있습니다

 

남에서도 들어오고

아시아, 유럽, 북아메리카에서도

흩어진 겨레 다 모여와

노래로 삼천리를 품어보는

저린 세월의 분한 호소에

목구멍 울컥 더운것이 터집니다

 

새파란 저 하늘 그리운 하늘…

밤마다 꿈속에선 찾아가건만

눈뜨면 못 가는 고향이라고

한잔술에 아리랑을 불렀다는 저 소리

어머니가 물긷던 박우물가

피여있을 동백꽃도 그려본다는 저 소리

 

저것이 노래입니까

이것이 음악회만입니까

금시 간장이 녹아내리는

겨레의 오열입니다

 

괴로운 밤 서러운 등불밑에서

어머니무릎에 앉아 듣던 고향오솔길

자라면 부모님 모시고 가리라던

어린 날의 꿈은 맹세이기도 했건만

아, 철없던 시절의 그 맹세우에

세월의 백설이 덮였다는 저 소리에

젖어드는 내 손수건입니다

안해는 소리없이 부엌으로 나가고

다 큰 자식들은 슬그머니 고개를 돌립니다

그들이 고향이 남쪽이여서 그러겠습니까

나 또한 남쪽태생이여서 이러는겁니까

거기는 내 나서자란 고향도 아닙니다

생사를 모르는 혈육도 없고

죽어도 가본다는 동백꽃 박우물도 없지만

그런 나조차 이리 쓰려서 아픈데

혈육이 헤여져 그리운이들은

이밤을 어떻게 보내겠습니까

온 겨레가 이밤에 흘린 눈물을

조국은 어데 다 건사하며

그 눈물을 얼마나 무거워하겠습니까

 

나라 잃고 흩어져

분렬로 흩어져

이방의 하늘밑에 헤매던 목숨들

민족의 얼을 지켜

울밑에 선 봉선화를 부르며

독한 소주에 아리랑고개를 넘던

내 겨레, 내 민족의 그 한

 

아하― 아, 니나니 난노에도

설음 젖어 반세기 난노

넘어넘어 처량히 넘어

아하― 아, 참아온 그 한이

목메게 부르며 찾아온 어머니품 아닙니까

그 어머니옷섶을 적셔놓으며

통일만이 내 겨레를 살린다는

그 노래에 잠 못드는 밤입니다

그 노래에 가슴치는 민족입니다

그 노래에 몸부림치는 조국입니다

 

새파란 저 하늘 그리운 하늘…

울밑에 선 봉선화는

울밑에서 처량할수만 없는 오늘입니다

눈물이 질벅한 옷자락을 끌며

세계앞에 부끄러이 서있기만 할 조국도 아닙니다

소원일수만 없는 통일이여

나는 보았습니다 들었습니다 이밤에

우렁차게 터지는 통일의지의 대합창을

 

너도나도 부르고

북과 남, 해외모두가 부른

오, 범민족통일음악회의 비장한 합창

그것은 분렬의 콩크리트장벽이

깨여져나가는 소리였습니다

민족아, 우리끼리 통일 못하면

서로가 조선사람이기를 그만두자는

겨레의 오열하는 맹세였습니다

 

  주체79(19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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