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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초
광주가 부르는 소리
5월이면
5월이면 바람이 되지 나는 바람이 되지
불어불어 불어가 무등산에 불어가 봉분 금잔디 피빛 잎끝에 걸채며 찢어지는 찢어지는 바람이 되지 5월이면 부슬비 되지 나는 부슬비 되지
내려내려 내려서 금남로에 내려서 묻힌 피자욱 낀 먼지 아리게 씻으며 통곡하는 통곡하는 부슬비 되지
아아, 5월이면 벼락이 되지 나는 벼락이 되지
벙끗벙끗 꽂혀서 머리통에 꽂혀서 야만 미제놈 매국노의 소굴도 박살내고저 몸부림치는 몸부림치는 벼락이 되지
5월이여, 5월이면 나는 물새 림진강에 우는 물새
이 나라 분렬이 아파서 분렬에 피터진 광주가 아파서 젖은 발로 분계선 철조망 비틀고 앉아 통일아 통일아 호곡하는 물새
하 나
산 나이는 저마끔 죽은 날은 하나
소년이든 청춘이든 늙은이든 제 목숨을 내던지며 땅크와 총탄을 맞받아나아간 광주의 5월이여
이 하늘밑에 목숨보다 더한 통일이 있다는것을 하루한시에 무리죽음을 내며 광주는 웨치고 무등산을 봉분으로 높였다
죽은 날도 하나 그렇게 죽으며 바란 소원도 하나
혼백은 청천에 떠돌며 울어 분한 5월의 피자욱에 위로하듯 꽃은 피여도 어이 저 초혼소리 잦지를 못하는가
민족아, 아느냐 하나의 소원이 있어 하나같이 죽은 광주의 원혼을 위로할것이란 이 세상에 단 하나뿐임을 그것은 하나된 조국을 그 영령앞에 놓는것이다
광주의 눈
천인지 만인지 헤일수 없이 생죽음당하며 감지 못한 광주의 시퍼런 눈
내려치는 쇠몽둥이를 쏘아보며 찌르는 대검을 쏘아보며 살인귀를 망막에 인찍은 광주의 부릅뜬 눈
민주를 웨친게 죄였더냐 통일을 부른게 죄였더냐 피로 물으며 절규하는 광주의 한맺힌 눈
죄많은 백정들 한 악당이 절간에 숨으면 그놈을 좇아 절간에 가고 다른 악당이 권력의 자리에 앉으면 또 그놈을 좇아 소름치게 심판하는 광주의 무서운 눈
그놈들 집속에 박혀도 구석에서 천정에서 그놈들 이불을 뒤집어써도 침대머리에서 베개머리에서 경풍이 일도록 노려보는 광주의 서리찬 눈
뒈지리라, 기어코 그 눈 그 심판에 백정들은 뒈지고 부른 자주, 민주 소원한 통일 꽃을 안고 오는 날이면 조용히 감을 광주의 두고간 눈
불 길
불 불길 미국 성조기에 불을 단 광주는 첫 성냥가치
땅크의 무한궤도에 육탄으로 부딪치며 악귀들의 총탄을 가슴으로 짓받으며 피불이 튄 광주
오, 짓눌려 몇십년이였더냐 《해방자》라고? 《우방》이라고? 《하느님》같다던 《구세주》? 등 쓸며 간 빼먹은 그 종주국에
그 우산에 그 면사포에 그 탈바가지에
목타는 자주, 민주, 통일을 화약으로 내대여 그은 너, 광주의 5월의 불아 불길은 머리를 풀어헤쳤고나 하늘의 별을 모독한 더러운 성조기가 개처럼 그슬리며 타고 승냥이의 소굴 미《문화원》들에 화재가 났다
바친 피 끔찍하고 당한 희생 엄청나도 통쾌한 불이여 성스러운 불길이여
타번지라 타번져서 남녘천지에 타번져서 통일의 노을이 되라 불어쓸고 지난 자리에 자주와 민주로 파아란 민중의 봄풀싹 키우거라
광주가 부르는 소리
광주가 부르는 소리 통일을 부르는 그 소리
더더욱 5월이 오면 하늘에 땅에 사무쳐 사무쳐 인경치듯 하건만 아직도 그 소리 약해서 통일은 못 오는가
총에 칼에 땅크에 뚫리고 찢기고 깔리며 광주가 웨친 피소리 그 소리 정녕 약해서 통일은 어데서 다리쉼 하는가
열살에 쓰러진 소년은 지금도 열살로 누워있고 분수대에 매달리운 녀대학생은 머리를 흐트리며 하늘을 찌르고 활활 불덩어리를 내몰던 운전수는 불이 되여 거리에서 타고있는데 통일은 눈이 없어 보지 못하는건가
흩어진 살점을 밟으며 뿌려진 피에 미끄러지며 야수의 개무리를 짓몰아가던 광주의 넋은 파아랗게 살아 하늘이 되여 굽어보는데 그 하늘밑에 있거든 통일아, 너는 심장이 터질게다
미국이 없이는 죽을것 같은 매국노 광주를 참살한 백정들이 이 5월의 하늘밑에서 죄돌아 즉살하게 광주가 부르는 소리는 통일을 부르는 절규
못 듣는게 아니다 다리쉼하는게 아니다 보아도 시퍼렇게 보며 어제오늘 심장이 터지게 광주의 부름에 몸을 떠는 통일, 그 통일은 어데서 오는게 아니다 내 가슴에서 네 가슴에서 7천만겨레의 가슴에서 일어서도 창끝같이 일어서고있어라
주체81(1992).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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