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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에게 눈물을 주라
《백골단》의 저지선앞에서 발인하던 령구가 멎었을 때 렬사의 어머니는 웨쳤습니다 ― 이놈들아, 어제는 내 아들을 죽이더니 오늘은 장례길까지 막아서느냐
부릅뜬 어머니의 눈에 하늘이 보이지 않습니다 땅이 보이지 않습니다 눈물 마른 눈굽엔 펄펄 불이 이글거립니다
예로부터 죽어 떠나는 길은 신성하여 왕의 행차도 비켜섰다는데 오늘의 독재자는 바리케드를 쌓고 령구에 최루탄을 쏘아댔습니다
제살을 갈라주고 제뼈를 갈라주고 가시에 찔려도 제 더 아프던 어머니 스무살 다 키운 아들을 《백골단》의 쇠몽둥이에 잃고 피를 움켜쥐고 일어섰습니다
아니야, 아니야, 이건 사실이 아니야― 하시며 오열에 실신하던 밤도 지났습니다 아들아― 나직이 부르면 금시 어머니― 소리치며 일어날듯 한 환각의 가시밭도 지났습니다
어질수만 없는 어머니시여 어지던만큼 사나와진 어머니시여 검은 조의를 솔개처럼 퍼덕이며 《백골단》의 진에로 육박하는 분노 그뒤로 숱한 아들들이 따라서고 온 남녘이 끓어올랐습니다
아들이 바란것이 민주라면 어머니도 민주의 어머니 아들이 렬사로 순직했으면 어머니도 민주의 제단에 몸바친 넋 어머니는 이제 한 아들의 어머니만이 아니요 항거에 분기한 수만 아들의 어머니가 되였습니다
어머니의 눈물은 어데 갔는고 다 쏟고 다 말랐던가 아들을 죽인 살인《정권》을 박살내고 바라던 밝은 하늘에 해 떠오를 때 그날이 오면 아들의 봉분은 어머니의 눈물에 질벅할거랍니다
울지 않는 어머니가 울 날을 위해 5월의 남녘은 항전의 북을 치고 울어야 할 어머니는 눈물없이 대오앞에 강건히 섰습니다
남녘이여, 항쟁의 5월을 넘어 이 어머니에게 눈물을 주라!
주체80(199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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