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지

 

마 감

 

  

하루가 다르게 곳곳에서 기적이 일어났다. 사회주의 대건설의 벅찬 숨결속에서 조국은 륭성번영하며 그 위용을 떨치였는데 문학예술만 하여도 국내적인 범위를 벗어나 세계 모든 대륙에도 영향력을 뻗치기 시작하였다. 

1971년 10월, 평양민족가극단은 중국에서 혁명가극 《피바다》를 련일 공연했으며 1972년 1월과 2월에는 피바다가극단으로 그 이름을 고치고 수만리 《원정》의 길에 알제리와 로므니아, 쏘련을 순회공연하였다. 

한편 만수대예술단은 프랑스와 일본으로, 만수대예술단 무용단은 런던과 로마로, 평양예술단은 파키스탄과 애급으로, 인민군협주단은 뽈스까로 각각 진출하여 동서방의 문화권을 뒤흔들고있었다. 그 예술단들을 수행한 기자들과 예술평론가들은 주체예술에 대한 각계층 외국관객들의 인상적인 찬탄의 목소리들을 그대로 정리하여 조국에 타전하였고 그것들이 곧 신문들에 특보로 편집되여 국내인민들속에 전승의 그것과 비슷한 환희를 불러일으켰다. 

박경섭은 그런 특보기사들을 읽을 때마다 영화예술부문이 무대예술부문에 뒤지는것 같아 마음이 여간 초조해지지 않았다. 

1972년 7월 어느날, 

박경섭은 전화기옆을 떠나지 못하였다. 까를로븨 바리세계영화축전에 참가한 예술영화 《꽃파는 처녀》의 심사결과소식을 기다리고있었던것이다. 

축전에서 성공하면 무대예술의 성과에 보태여져 우리 예술의 승리를 완전무결하게 보장할수 있을것이고 실패하면 자매예술이 이룩한 성과에까지 그늘을 던질것 같았다. 그래서 더욱 가슴을 조이며 초조한 시간을 보내고있었는데 그날은 어떻게 된 노릇인지 기쁘고 불쾌한 일들이 한꺼번에 닥쳐들었다.

고급당학교에서 공부하고있는 주영도가 강선제강소에 실습나가있다고 시외전화로 소식을 전해왔다. 그는 쾌활한 목소리로 자기 생활과 학습에 대하여 말하고는 촬영소소식도 물었는데 무슨 애로가 없느냐고 하자 소설책들을 좀 보내줬으면 감사하겠다고 했다. 박경섭은 서가에 꽃힌 소설책들을 아낌없이 헐어내려 지함에 넣어서 강선으로 나가는 차편에 실어보냈다. 그다음에도 기쁘거나 시끄러운 일들이 몇가지 더 생겨 일만 잔뜩 밀렸다. 

그는 마음을 애써 가라앉히며 책상에 마주앉아 도당들에서 올려보낸 통보자료들을 밤늦도록 종합했다. 《꽃파는 처녀》가 제작완성된 다음 예술영화들인 《피바다》와 《한 자위단원의 운명》도 함께 가지고 전국의 모든 단위들에서 실효모임과 실효투쟁들을 벌렸는데 그 반향과 결과란 놀라운것이였다. 

사회주의대건설장들과 생산기업소들의 여러 단위들에 《피바다》근위대, 《꽃파는 처녀》근위대들이 조직되여 사상, 기술, 문화- 3대혁명의 앞장에 서고있었다. 영화의 사상과 서정이 사람들의 심혼속으로 스며들어 그것을 정화시키고 혁명적열의로 끓어번지게 하여 생산과 건설을 앙양시키고있었는데 각 도당들에서는 앞을 다투어 그 생동한 실례들을 통보해왔다. 통보자료철을 뒤지던 박경섭은 지하철도건설자들속에 조직된 《피바다》근위대들의 자료에 주의가 갔다. 한 《피바다》근위대는 제일 난공사인 어느 구간의 굴뚫기를 맡아 량쪽에서 암석층을 뚫고들어갔는데 계획보다 보름이나 앞당겨 2개월 5일만에 굴을 관통하고 격동적인 상봉을 하였다는것이였다. 그 보고는 특히 강세룡부위원장이 근위대의 대원명단에 자기 이름을 정식으로 올리고 첫날부터 마감날까지 석수와 돌가루속에서 건설자들과 한데 어울려 지내며 그들의 굴진을 기술적으로 도와준데 대하여 강조하고있었다.

박경섭은 자료들을 다 추려낸다음 벽쪽의 안락의자에 옮겨앉아서 담배 한대를 피우고는 머리를 좀 식히고싶어 등받이에 편안히 기대며 눈을 감았다가 깜빡 잠이 들고말았다. 시간이 얼마나 지났던지 야무진 전화종소리가 그를 깨웠다. 화닥 놀라 눈을 뜬 그는 책상으로 얼른 달려가 송수화기를 들었다. 교환수처녀가 다급한 목소리로 체스꼬에서 오는 국제전화라고 하였다. 체스꼬라는 그 한마디가 졸음을 말끔히 쫓아버렸다. 

수화구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울렸다. 

《여보시오. 평양… 평양…》 

로영무의 목소리였다. 중폭기구의 좋은 성능때문인지 대동강건너 동평양쯤에서 오는 전화종소리같았다. 

《로영무동무요? 박경섭이요-》 

《안녕하십니까?》 

《우리야 편안하지 않구. 거기서는 다 건강하오?》 

《예… 조국에는 지금 깊은 밤중이란것을 알면서도 전화를 걸었습니다.》 

《어떻게 됐소?》 

《오늘 축전심사결과가 발표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영화가 특별상과 특등메달을 수여받았습니다.》 

《뭐요? 그 축전에 그런 상이 있던가…》 

《이때까지는 없었습니다. 이번에 우리 영화의 특출한 성과를 표창하기 위하여 심사위원회에서 심중히 토론하고 새로 제정했습니다.》 

《그래?! 대단하오, 대단해-》 

《영화에 대한 반향이 아주 큽니다. 첫 상영이 끝나고 불이 켜졌을 때 심사위원들이구 관람자들이구 모두 눈물에 젖어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심사위원회 위원장은 저를 포옹하면서 최고의 최고의 걸작이다. 이 성과는 조선의 성과일뿐아니라 우리 까를로븨 바리축전의 영예라고 웨쳤습니다. 모두 흥분을 못이겨 우리를 둘러싸고 소감을 말했는데 정말 반영이 굉장합니다. 호텔까지 찾아와 격정을 터뜨리는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였습니다.》

《그래, 그 반영들을 다 적어두었소?》 

《예?》 

《반영들을 적어두었는가 말이요.》 

《아니요.》 

박경섭은 그의 정치적둔감성에 화를 냈다. 

《반영들이… 특별상에 못지 않게 중요하단 말이요! 다 적어가지고 오오, 하나 빠짐없이… 알겠소?》 

《예…》

태풍에 날려가는듯 그의 목소리가 갑자기 지구의 서분구쪽으로 아득히 멀어져갔다. 

박경섭은 단숨을 몰아쉬며 격하게 부르짖었다. 

《여보- 체스꼬- 체스꼬-》 

《평양-평양- 한가지 급히 결론을 받자구 전화를 걸었습니다. 프랑스, 이딸리아, 애급, 수리아 여러 나라 영화업자들이 우리 영화를 사가겠다고 … 판매계약을 체결하자구…》 

《알겠소. 내 인차 결론을 받아 알려주겠소.》 

박경섭은 친애하는 김정일동지께 어서 보고드리고싶은 마음이 불같아 어쩔바를 모르고 방안에서 서성거리다가 전화기에로 달려갔다. 전화를 받고난 해당 부문 일군은 그이께서 지하철도건설장에 나가계신다고 대답하였다. 

돌가루며 세멘트가루의 먼지와 매연이 자욱하여 작업등들의 불빛마저도 벌겋게 흐려져보이는 보조갱도의 어귀에 들어선 박경섭은 미끼샤와 압축기, 전동기, 권양기를 비롯한 각종 기계들의 동음이며 분주히 뛰여다니는 건설자들의 웨침소리에 정신이 얼떠름해졌다. 

지하건설장은 대격전장을 련상시켰다. 

어스름속에서 백광을 뿜으며 펀뜩거리는 작업등들, 파쇄된 암석쪼각들을 높다랗게 싣고 바람을 일으키며 달려나오는 차들, 각종 자재들을 싣고 옆을 아슬아슬하게 스쳐지나가는 차들… 박경섭은 영화혁명의 토대가 튼튼히 마련되였다는 확신과 승리의 환희에 가슴이 벅차올라 걸음이 빨라만졌다.

그는 질쩍한 바닥에 널린 돌이며 나무토막들이며 쇠바줄같은데 발이 걸채며 자주 넘어질번하였다. 어떤데서는 발을 헛짚어 쭉 미끄러지며 흙탕물을 튕겨올리기도 하였다. 그때마다 안내하는 몸매다부진 지휘관이 팔을 붙잡으며 조심하라고 지하의 이런 길에 습관이 안되면 누구나 처음에는 다 그렇다고 벙글거렸다. 안으로 깊이 들어갈수록 길은 점점 더 험해지는것 같았다. 울퉁불퉁한 암벽, 천반에서 무시로 떨어지는 돌부스럭지들, 목덜미에 선뜩선뜩 떨어지는 석수방울들… 굴이 당장 허물어져내릴것 같은 무서움도 없지 않았다. 

김정일동지께서 어버이수령님의 구상을 지하세계에 꽃피우려고 지난날 이런 궂은길을 수없이 걸으시였으며 오늘밤도 바로 이 길로 걸어들어가시였으리라고 생각하니 가슴이 저려들었다. 그리고 목덜미에 떨어지는 석수방울을 선뜩선뜩하게 느끼는것조차 죄스럽게 생각되였다. 

어느덧 기본갱도에 들어선 그는 너무 놀라와 걸음을 멈추게 되였다. 안내자의 말에 의하면 확장굴착을 하고 콩크리트치기를 끝낸다음 초벌미장을 불이 번쩍 일게 했다는 높고 넓은 굴, 지하철도의 체모를 거의 갖춘 갱도가 앞뒤로 시원하게 뻗어있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왔다. 궁륭식의 둥그런 천반을 따라 줄줄이 늘어선 조명등밑에서 분주히 오가는 건설자들의 안전모가 번쩍거리였다. 

갱도의 량끝은 희푸르스름한 연무에 가리워 보이지 않았다. 

박경섭은 이전에 친애하는 그이께서 집무실에 계시지 않을 때면 혹시 지하철도건설장에 나가시지 않았을가 하고 몇번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그사이 수도의 땅속 깊은 곳에 이런 지하세계가 펼쳐졌으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아, 얼마나 거창한가!) 

그는 환희에 넘쳐 로반을 따라 헤덤비며 걸어나갔다. 한참 걸어가니 갑자기 시야가 환히 열리며 드넓은 광실처럼 공간을 조성한 지하역이 나타났다. 거기로 달려간 그는 너무도 현란한 전경에 놀라 멎어섰을뿐아니라 자신도 모를 외마디 탄성을 지르며 주춤 물러서기까지 했다. 높은 천반에서 쏟아져내리는 촉수높은 전등의 백광에 넓은 공간이 온통 투명한 은빛으로 보이는데 그 중간에 우아하고 절묘한 무리등들이 드리워있었다. 무리등을 둘러쌌거나 그아래에 아롱다롱 드리운 장식보석들이 미풍에 살랑대는듯 은빛, 금빛, 쪽빛으로 반짝거리며 눈부신 섬광을 날리였다. 

그리고 량옆의 넓은 벽면에는 노을비낀 강물이 넘실거리는가 하면 푸르싱싱한 수양버들이 실실이 드리운 가지들을 흐느적이고 저꼭 벽면에서는 조국력사의 갈피에서 걸어나온듯한 50년대의 청춘건설자들이 이마에 손채양을 붙이고 먼 하늘가의 불타는 노을을 바라보고있었다. 

박경섭은 지하세계에 펼쳐진 이 모든것이 현실로 안겨오지 않아 눈을 자꾸 슴벅이다가 앞으로 더 걸어나갔다. 한쪽벽의 쪽무이벽화앞에 여러 건설부문 지도일군들과 낯익은 미술가들, 숱한 건설자들이 몰켜서 술렁거리고있는데 누런 안전모를 쓰고 수수한 작업복을 걸친 김정일동지께서 그들속에 서서 손을 높이 들어 벽화며 무리등을 가리키면서 열정적으로 말씀하고계시였다. 

《모든 지하역들을 이렇게 예술화해야 하겠습니다. 천정밑에는 각양각색의 무리등들이 드리우게 하고 벽과 기둥들은 쪽무이벽화, 조각, 부각, 아름다운 갖가지 무늬들로 궁전처럼 장식해야 합니다.》 

그이께서 열정적으로 설명하며 두손으로 허공에 원이며 선을 그려보이실 때마다 백광이 흐르는 공간에 그 자리가 몇순간씩 남아있는다. 가까이에서 듣고있는 사람들속에 강세룡과 배명준, 낯익은 조각가들의 얼굴이 보인다. 

박경섭은 사람들속을 비집고 조심조심 안쪽으로 걸어들어갔다. 

그이의 힘찬 음성이 가슴을 뒤흔든다.

《하나하나의 역들을 모두 특색이 있게 꾸리면서도 벽화, 조각, 부각들에는 우리 인민의 행복하고 보람찬 생활과 지향이 생동하게 반영되도록 해야 하겠습니다. 그래야 21세기, 22세기에 살 동무들의 후손들이 자기 선조들에 대하여 생동한 표상을 가지게 되지 않겠습니까?》 

심취되여 듣던 건설자들은 미소를 지으며 설레이였다. 

《지하역은 교통수단일뿐아니라 인민들에 대한 사상교양, 정서교양에도 이바지할수 있도록 꾸려야 합니다… 동무들, 중심적인 지하역들에는 벽화에 인민들속에 계시는 위대한 수령님의 영상도 모시고… 조각상도 정중히 모셔야 하겠습니다. 인민들의 행복을 위하여 한평생을 바쳐오신 수령님… 이 지하철도건설을 발기하시고 이끌어오신 수령님의 영상을 여기에 모시는것은 나의 소원입니다!》 

폭풍같은 박수소리가 터져오르고 환호의 선풍이 회오리쳐올랐다. 

조각가들의 뒤에 서있는 배명준이 얼결에 그를 돌아보며 격동된 얼굴에 미소를 그리였다. 그때 다음벽화쪽으로 걸음을 옭기시던 김정일동지께서도 박경섭이쪽에 문득 눈길을 돌리더니 저으기 놀라시였다. 그가 이런 밤중에, 그것도 이런 아득히 깊은 지하에까지 찾아오게 된 까닭이 전혀 짐작되시지 않는듯…

 

×

  

벌써 기창으로는 이국의 그것과는 느낌이 다른 눈부시게 밝고 신선하며 친근한 해빛이 흘러들어 가슴이 설레였다. 

모스크바발 평양행 대형분사식려객기는 조국의 령공에 들어선듯 싶었다. 좌석들에서 려객들이 설레이고 안내원처녀가 통로로 밀차를 밀고 걸어오며 손님들한테서 화보며 잡지들을 걷고있었다.

기창쪽에 눈길을 돌리고있던 강철룡이 흘러드는 해빛속에서 무슨 냄새라도 맡는듯 코를 벌름거리다가 로영무에게 나직하면서도 흥분된 목소리로 말을 건네였다.

《비행장에 누구랑 나올가요?》

《…》

《굉장히 환영나올지도 모르지요. 당보에 크게 보도되였다니까…》

《…》

《모스크바 우리 대사관 문화참사도 그랬습니다.》

로영무는 그의 말을 전혀 듣지 못하는것 같았다. 그는 흐릿한 눈으로 기창밖을 내다보기만 했다.

지금 자기가 아니고 최승진이 특별상을 받아가지고 조국으로 돌아가고있다면 마음이 얼마나 기쁘고 편안할가. 자네 생이 오늘에 미칠수 있었다면… 자네 미소띤 얼굴이 신문과 잡지들에 실리고 자네가 특별상을 받아 그이께 드린다면…

갑자기 몸과 마음이 슬며시 앞으로 기울어지는듯한 느낌과 함께 귀가 멍멍하게 메였다. 려객들의 금발, 은발, 흑발의 머리들우로 저 앞벽에 내비친 박띠를 띠라는 빨간 글자들이 내다보였다.

객실안이 술렁거렸다.

로영무는 박띠를 띠고 무릎우에 놓인 종이철을 서류봉투에 넣으려다가 말고 펼쳐보았다. 그것은 박경섭의 요구로 종합해놓은 외국인들의 반영자료들이였다.

그는 미흡한점이 없는가 싶어 한장 또 한장 번져가며 글줄들을 대충 더듬어나갔다.

 

《영화가 끝나고 불이 켜졌지만 나는 일어설수 없었다. 쏟아지는 눈물때문에… 무엇이 나를 이토록 감동시켰는가. 소박한 농촌소녀의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다. 나의 딸은 나를 버리고 탈가한지 다섯달이 지났지만 아무런 소식조차 없다. 우리한테서는 이그러지고 병들고 죽어버린 감정이 당신들한테서는 활짝 꽃피여나고있다.》

영국 가정부인

 

 

《한 통계에 의하면 미국어린이들은 다섯살부터 열다섯살까지 사이에 텔레비죤을 통하여 평균 13 000건의 살인장면을 본다고 한다. 이런것을 보며 자라난 인간이 무엇이 되겠는가는 두말할것도 없다. 〈꽃파는 처녀〉와 같은 예술을 감상하며 자라난 어린이는 가장 아름답고 고상한 인간, 인정미있으면서도 강의한 인간으로 될것이다. 나는 오늘 서로 상반되는 문화의 두 흐름을 생각하게 되였다. 어느 흐름이 이기겠는가? 나는 지난 전쟁에서 미제에 대한 당신들의 승리를 두고도 지금 새로운 관점에서 생각해보게 된다. 그것은 인간성의 승리였다.》

쁘라하 중학교 교원 안또닌 드로다

 

 

《연출, 촬영, 미술, 배우연기… 모두 새롭고 훌륭하다. 이 작품은 인간성의 승리를 구가하는 노래이다. 나는 조선사람들이 호전적인 민족이라는 악선전을 많이 들어왔는데 이렇게 아름답고 고상한 정신력을 가진 예술적인 민족인줄은 몰랐다. 나는 오늘 조선의 민족정신을 보았다. 조선에 가보고싶다.》

프랑스영화감독 쟝 미셀

 

 

《나는 최근시기 조선예술을 여러번 감상하는 행운을 지녔는데 어느 작품이나 인간의 아름다움을 례찬하는것들이였으며 인간긍정, 인간옹호의 사상으로 충만되있었다. 거기에는 속물도, 색광도, 마약중독자도, 살인강도도 없었다. 보통사람들의 로동의 기쁨, 창조의 기쁨이 힘차게 노래되고 근로하는 사람들이 시대를 창조하는 영웅으로 묘사되여있었다. 당신들한테는 어떨지 모르겠으나 나한테는 이것이 매우 놀라운 경향성이다. 예술전반의 이러한 경향성에서 나는 새 예술조류의 힘찬 흐름을 느낀다. 예술이 민족정신을 표현한다고 생각할 때 당신들의 조국이 새로운 번영을 이룩하리라는것을 믿어의심치 않는다.》

핀란드문예평론가 얀 케코넨

 

 

《기독교정신때문인지 나의 상념속에서는 언제나 아름답고 부드럽고 작은것은 약한것이였고 악하고 랭혹하고 큰것만이 강한것이였다. 그러나 당신네 꽃분이는 아름답고 부드럽고 작으면서도 악을 타승하고 징벌한다. 그지없이 아름답고 부드러우면서도 강한것이 조선의 정신력이 아닌가. 벗들, 나는 한편의 영화를 본것이 아니다. 조선을 보았다. 조선의 령혼을 보았다. 전설적인 맑은 아침의 나라, 조선의 태양을 보고싶다. 조선의 신선한 공기를 마시고싶다.》

단마르크 대학교수 니꼴라 하켄

 

려객기가 기류를 가르며 날아내리는 쏴ㅡ하는 소리가 고막을 자극하고 은회색 날개밑으로 련련히 뻗은 산줄기들이며 풍요한 들판이 흘러갔으나 로영무는 격정에서 벗어날수 없었다. 언제, 어느 때 우리 예술과 우리 민족정신이 세상사람들속에서 이런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이렇듯 절찬의 상상봉, 영예의 절정에 오른적 있었던가. 한편의 영화에 대한 반향치고는,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요란하고 굉장한것이다. 타락과 절망, 비애와 영탄과 불안감을 고취하는 퇴페문화의 탁류속에서 비로소 인간긍정, 인간옹호의 신선한 기운을 느꼈기때문인가. 그 환희가 너무나도 컸기때문인가. …이것은 한편의 영화에 대한 반향만이 아니다.

그이께서 찾아주고 초석으로 다져주신 우리 문학예술의 혁명전통에 대한 세계적인 공감이고 찬양이다!

갑자기 객석이 설레였다.

타원형의 기창을 통하여 날개밑에서 서서히 돌아가는 산야가 바로 눈아래에 굽어보인다. 무성한 숲, 골짜기들을 굽이굽이 감돌아흐르는 내물, 과수원에 즐비하게 늘어선 과일나무들, 산기슭을 따라 규모있게 들어앉은 농장마을들의 해빛을 반짝반짝 반사하는 창문들, 드넓은 논벌을 가로세로 줄기차게 내달리는 관개수의 흐름, 곧게 뻗은 도로로 달리는 자동차들과 뜨락또르들… 어디를 보나 조국산천에 새 비약의 기움이 약동하고있다. 갑자기 몸과 마음이 허궁 내려앉는듯하면서 귀가 꽉 메고 잉ㅡ하는 소리가 고막을 울리더니 뒤따라 아득히 먼곳에서부터 률동적인 울림소리같은것이 아스런히 들려오는듯했다. 그 소리는 점점 가까이 다가오면서 둔중한 종소리로 변하여 가슴을 울리고 온 정신을 뒤흔든다. 아, 몽마르뜨르언덕의 종소리… 《우리는 인도하는 별이 없어 시간의 파도에 떠내려가고있다.》… 비명에 간 앙드레 뻬르망로인이여, 우리에게는 있다. 인도하는 별, 향도의 별, 향도의 태양이… 우리 영화예술이 좌절의 진통을 겪고있을 때 그이께서는 혜성처럼 우리앞에 나타났다. 아니 구원의 별, 구성으로… 과오의 진창에서 허우적거리던 우리, 절망의 어둠속에 쓰러졌던 우리, 잡사상의 때국물이 뚝뚝 떨어지는 우리를 손잡아일으켜 해빛속에 세우고 전대미문의 독창적인 사상과 열화같은 사랑으로 얼룩진 우리 심혼을 깨끗이 씻어주시였다.

천재적이라고밖에 할수 없는 비범한 예지로 우리 영화예술의 병든 실태를 꿰뚫어보시고 전통문제를 전면에 제기하시였다.

영화혁명을 일으키고 다심한 스승이 되여, 거인적인 령도력으로 우리를 이끌어오신 그이… 생각하면 할수록 참으로 놀랍다. 아직도 젊으신데 저 거인적령도력… 무엇보다도 저 천재적예지는 과연 어디서 오는것인가? 타고난 재능, 백과전서적지식… 아니 그것만이 아닌것 같다. 수령에 대한 충실성, 누구도 따를수 없는 열화같은 충성심에서… 수령의 뜻을 자신이 책임지고 실현해나가가시려는 자각과 후계자의 사명감으로 충만된 태양의 열정에서 끝없이, 끝없이 빛발쳐나오고 솟구쳐나오는것이 아닌가! 로영무는 문득 조국의 미래에 대한 확신으로 가슴이 든든해졌으며 그 눈부신 미래의 푸른 지평선이 멀리도 아니고 아주 가까이에 보이는듯싶어 아름찬 환희를 느꼈다.

좌석밑을 울리는 둔중한 충격… 흔들거리는 날개밑으로 질풍처럼 날아지나가는 거밋거밋한 활주로… 대지의 흙냄새가 객실로 확 휩쓸어드는듯… 순간에 로영무는 목이 꼭 메고 숨이 막혔다. 아, 조국이여!… 그는 오열같은것이 터져올라 그것을 누르느라고 턱을 한껏 끌어들이며 고개를 숙였다. 기창으로 흘러드는 해빛에 이마로 흘러내린 머리칼이며 눈섭의 서리가 유난히 반짝이였다.

비행기가 언제 멎어섰는지 야릇한 적막속에서 려객들이 웅성거리며 일어서는데 누구인가 어깨를 흔든다. 철룡이였다.

《저걸… 저걸… 좀 내려다보십시오. 야, 모두 마중나왔습니다.!》 총장과 박경섭 그리고 명절옷차림의 영화예술인들이 이쪽으로 달려오고있다.

예술인들속에서 하얀 달린옷차림의 처녀가 탄력있게 달려 옆으로 삐여져나오며 손을 흔든다. 그가 미혜란것을 알아본 순간 로영무는 철룡에게 흘깃 눈길을 돌리게 되였다. 그도 분명히 처녀를 알아본듯 얼굴이 벌개졌는데 눈길에 차거운 빛이란 전혀 없는것 같았다.

마중나오는 사람들의 맨 뒤에서 연분홍치마저고리차림과 은희색치마저고리차림을 한 두 녀인의 모습이 유표하게 언뜻거린다. 연분홍은 윤희이고 은회색은 좀 늙은 녀인이다. 로영무는 자기뒤시중에 한평생을 바친 그 호방하고 활동적이고 락천적인 방조자를 인차 알아보았다.

안해 성녀는 무엇이라고 떠들며 안고나온 생화묶음을 윤희에게 내민다. 윤희는 사양하지 않고 그것을 받아안더니 저고리고름을 어깨뒤로 날리며 총총히 달려나오다가 이쪽을 향해 손을 높이 쳐들어흔든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로영무는 그만 눈앞이 탁 흐려져 아무것도 볼수 없었다.

 

-> 이 도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법적보호를 받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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