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 고양이와 강아지그림으로 유명해진 리암

(1499∼?)

 

리암은 그림을 잘 그려 리조회화사에서 걸작으로 불리우는 훌륭한 작품들을 창작한 사람이였다.

리암은 1499년 서울에서 태여났다. 자를 정중이라고 불렀고 림영대군 리구의 증손으로서 두성령이란 작호를 받았다.

당시는 유교성리학이 성행하면서 사회적으로 미술을 천한것으로 보았고 화가를 《환쟁이》로 부르면서 업수이여기는 현상이 하나의 사회적풍조로 되고있었다.

그러나 리암은 여기에 구애되지 않고 그림을 좋아하고 사랑하였다. 특히 그는 주위에서 벌어지는 평범한 현상들을 자기의 화폭에 담기 위해 노력하였다.

특히 리암은 령모화(짐승그림)들을 그리기 좋아하였다. 채색으로 그린 고양이와 강아지그림들을 잘 그리는것이 그의 특기였다.

리암을 평가할 때 한마디로 말할수 있는것은 강아지와 고양이를 잘 그린것이다.

리암이 고양이와 강아지를 많이 그리게 된것과 관련한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어느날 왕궁뜰안에서는 그전에 볼수 없었던 희한한 광경이 펼쳐졌다. 그것은 고양이와 강아지가 싸우는 소리에 온 왕궁이 들썩했기때문이였다. 그것들이 싸우게 된 리유인즉 왕궁뜰앞에 꿩의 깃털이 떨어져있었는데 고양이가 그것을 보고 먼저 입에 물고 자기 주인에게로 가려고 할 때 갑자기 어느 왕자가 애완하던 개가 그것을 빼앗으려고 달려들었던것이다. 갑자기 달려드는 개앞에서 어쩔바를 모르고있던 고양이는 옆에 서있는 나무를 보자 눈깜빡할 사이에 그냥 입에 깃털을 문채 나무우에 올라갔다. 고양이를 놓쳐버린 개는 나무밑에서 고양이를 올려다보며 계속 짖어댔다. 고양이와 개의 이러한 싸움이 그 주인들에게로 번져져 서로 상대방의 고양이와 강아지를 걸고들면서 뜰안이 떠들썩하게 고아대고있었다. 왕자들의 이러한 싸움을 목격하면서 리암은 고양이와 강아지가 화목하게 노는 모습을 그려보고싶은 충동을 금할수 없었다.

그는 자기의 그림에 강아지와 고양이가 싸움하는 모습이 아니라 꿩털을 가지고 재롱을 부리는 강아지와 고양이의 모습을 해학적으로 그려냈다.

현재까지 전해지고있는 종이에 채색으로 된 그림 《고양이와 강아지》, 《나무에 오른 고양이》는 바로 이런 의도에서 그려낸 리암의 대표작이다.

그밖에도 리암의 그림들로서 《한쌍의 기러기》, 《어미개》 등을 들수 있다.

《고양이와 강아지》, 《나무에 오른 고양이》는 동물세계에서 벌어진 하나의 이야기를 형상한 쌍폭으로 된 그림들이다.

《고양이와 강아지》에는 화창한 봄날 정원에서 고양이와 강아지사이에 벌어지고있는 악의없는 대결장면이 그려져있다. 눈을 동그랗게 뜬 검정고양이는 우세한 적수에게 눌리우지 않으려고 온몸의 힘을 모아 긴장하게 서있으나 상대방 강아지는 엎드린채 여유있게 고양이를 올려다보면서 능청스럽게 약을 올리고있다.

그것들의 대결에는 관계없이 아름다운 꽃들이 피여난 정원에 두마리의 새와 나비가 날아들고있다.
《나무에 오른 고양이》는 난데없이 나타난 다른 한마리의 강아지로 인해 형세가 불리해진 고양이가 나무우로 황급히 기여오르고 싱겁게 끝난 대결에서 승리자가 된 강아지가 멋없이 고양이를 올려다보는데 강아지에게 쫓기여 급히 올라온 고양이한테 놀라 참새들이 질겁해서 날아가는 형상을 펼쳐보이고있다. 고양이는 비록 나무우에 올라 급한 대목은 넘겼지만 여전히 안심치 못해하는 형상이다. 볼수록 해학성을 띠고있어 생활정서적으로 흥미있게 안겨온다.

동심적이고 해학적인 형상속에 동물에 대한 깊은 애정이 담겨져있어 언제나 이 그림들을 볼 때면 마음이 유쾌해지고 맑아진다. 또한 묘사수법이나 화풍이 독창적이고 민족적인 정서가 무르녹고있는것이 이 작품의 형상적특징이다.

리암의 이러한 화풍은 종전의 동물화에서는 찾아볼수 없는 일련의 특징을 보이고있다.

그것은 우선 향토적이며 락천적인 성격이 화면에 진하게 풍기고있는것이다.

이 시기 사람들속에서는 부귀, 화목, 장수, 애정 등 삶의 희망을 꽃과 동물들에 비겨 많이 말해왔다.

특히 사람들과 함께 있는 동물들을 화목을 가져다주는 대상으로, 산이나 들에서 사는 짐승을 간사한것을 물리치는 대상으로 여기면서 그것을 많이 그려 방안에 걸어놓고 감상하였다. 이러한 짐승들은 인간생활과 밀착되여 사람들이 애정을 가지고 대하는 대상이였던것만큼 그에 대한 묘사는 향토애적인 감정뿐아니라 생활의 정서가 짙게 풍기게 하는것이 상례였다.

리암의 그림에서 강아지나 고양이의 형상에 민족적인 향취가 강하게 풍겨오는것은 이러한 사정과 관련되여있다.

화가는 그림에서 고양이나 강아지의 생태적특성과 움직임을 흥미있게 보여주기 위하여 그들의 속성을 깊이있게 관찰하고 주위사물현상을 보고 대하는 과정에 생겨나는 동물들의 본능적움직임을 있는 그대로 묘사하였다. 그러면서도 동물호상간의 관계를 잘 맺어주고 그 세계를 깊이 파고들어 정황묘사를 함으로써 고양이나 강아지, 참새와 꽃나무 등 동식물의 외적표현과 그 특징을 생활적으로 형상하였다. 그의 그림에서 표현된 각이한 모양의 강아지 그리고 고양이와 참새 등에서는 동물들의 생활과 습성, 호상간의 갈등과 움직임이 그대로 드러나고있다. 그림의 동물은 모두 귀엽고 재롱스러워 긴장한 느낌보다도 오히려 동심세계에 잠긴듯 한 느낌과 맑게 개인 따스한 봄날의 아늑한 분위기, 깨끗하고 락천적인 정서를 잘 드러내고있다.

그림 《어미개》에서는 한여름 나무그늘밑에서 강아지들의 시달림에 녹초가 되여 앉아있는 어미개와 그에는 아랑곳없이 어미젖을 찾아 품속으로 파고들어가는 까만 강아지, 젖꼭지에 매달려 젖을 빨고있는 흰 강아지, 젖을 배불리 먹고 어미등에서 잠든 회색강아지 등의 형상으로 어미개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동물들의 세계를 펼쳐보이고있다.

그림 《강아지》에서는 어미개에게서 떨어진 강아지들의 본성을 생활적으로 펼쳐보이고있다. 깜장강아지는 앞발을 세우고 어미가 간 곳을 뒤돌아보며 아쉬움을 금치 못하는가 하면 배불리 먹고난 흰 강아지는 새털을 물고 장난질에 여념이 없다. 어미등에서 자고있던 회색강아지는 땅바닥에 떨어져서도 잠에서 깨여나지 못하고있다.

이러한 각이한 모습에는 관계없는듯 꽃나무가지에는 새들이 앉아 지저귀고 나비와 벌은 꽃을 향해 날아온다. 이렇듯 화가는 강아지들의 생활을 비반복적으로 그리면서도 거기에 본능적인 특성을 그대로 반영함으로써 화조령모화(꽃과 새, 짐승을 그린 그림)를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렸다.

리암의 화풍의 특징은 또한 형상이 부드럽고 선명한데서 표현되고있다.

리암은 섬세한 관찰력과 정확한 소묘력을 지니고 동물들의 생태적특성과 생활을 생동하게 보여주고있다. 화가는 고양이와 강아지들의 천진스러운 표정과 환경을 묘사함에 있어서 색묘와 함께 선묘를 결합하면서 집약적인 묘사수법을 적용하여 화폭의 간결성과 선명성을 훌륭히 담보하였다.

또한 꽃과 새의 형상도 맑고 섬세한 채색과 선묘의 대범한 농담효과로 살려내고있다.

특히 그림 《강아지》의 화면왼쪽에 그려진 흙과 바위처리는 이 시기 화단에서 많이 류행된 안견의 화풍 그대로이다. 그림 《어미개》에서는 앞그림과 마찬가지로 부드러운 필치의 섬세한 몰골기법으로 어미개와 천진스러운 강아지들의 표정들은 물론 그들호상간의 관계와 분위기를 살려내였다. 이 그림에서는 그의 다른 그림들에서 표현된 명랑하고 화창한 분위기와는 다르게 어미개와 강아지의 오른쪽뒤에 거친 필치의 키작은 나무 한그루를 배치하였을뿐이다. 웃부분은 단붓질로 처리하고 줄기와 아래부분의 나무잎들을 뚜렷한 선과 색갈로 표현한것은 어미개와 강아지의 형상과는 대조적이다.

이 그림에서는 앞그림에서와 같이 거의나 먹색으로 처리한 분위기에 어미개의 목에 붉은색띠목걸이와 장식을 달아줌으로써 화면을 명랑하게 해주고있다.

리암의 사물에 대한 뛰여난 관찰력과 묘사력은 당시 화단에까지 널리 알려져 그 소문이 자자하였다.

그가 그림을 얼마나 잘 그렸는가 하는것은 도화서의 전문화가들도 참가하지 못하는 중요한 작품창작에 뽑힌 사실만 놓고도 알수 있다.

한마디로 리암의 기법상특성은 묘사대상에 대한 치밀한 선묘수법과 먹색의 농담변화에 따르는 음영표현으로 대상의 성격을 돋구고 조선사람의 감정에 맞는 형상을 창조하였다는데 있다.

이처럼 리암은 우리 인민이 즐기고 사랑하는 형상수법으로 다양한 모습을 잘 보여줌으로써 지금도 친근감을 가지고 자랑하는 화가들중의 한사람으로 되고있다.

 이전페지  차례  다음페지 
되돌이 목록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
辽ICP备15008236号-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