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서곡

 

 

52

 

6월 중순부터 강원도와 함경남도를 비롯한 전반적지역에서 센 바람이 자주 불고 많은 비가 내릴것이 예견된다. 중국남해 해상에서 발생한 태풍은 점차 동북방향으로 이동하다가 우리 나라 동해해상에 이르러서는 초당 30메터이상의 강한 풍속을 가지고 큰 해일과 무더기비를 몰아오므로 해당 지역들에서는 시급히 안전대책을 세워야 한다.

정일동지께서는 여름철에 예견되는 기상수문자료를 보고나서 정무원총리에게 전화를 거시였다.

리가 인민경제 모든 부문과 각 도행정위원회들에서 닥쳐오는 태풍과 큰물방지를 위한 여러가지 조치를 취하고있음을 알려드리였으나 그이께서는 무거운 마음을 덜지 못하시였다.

년에도 그 전해에도 수십년래에 있어보지 못한 왕가물과 무더기비, 련속 들이닥치는 태풍과 큰물로 하여 농업부문의 피해는 말하기 어려울 정도였으며 인민경제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수백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손실을 입었다.

과 저수지의 터진 제방들과 침수된 광산, 탄광갱들, 끊어진 도로와 다리들, 교량과 붕락된 철길굴들을 겨우 복구해놓았는데 심술궂은 날씨는 이번에 또다시 무서운 피해를 몰아오고있는것이다.

붕괴된 사주의시장, 제국주의자들의 봉쇄와 경제제… 헤아릴수 없이 덧쌓이는 애로와 난관을 물리치면서 《고난의 행군》을 하고있는 우리 조국에 엄혹한 자연재해는 어찌하여 해가 갈수록 더심해지기만 하는가.

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아프시여 집무실안을 천천히 거니시였다.

이께서는 정무원이 취하고있는 조치들에 안받침하여 당조직들이 보다 적극적인 큰물예방대책을 강구하고 당원들과 로자들을 동원시켜야 하리라고 생각하시였다.

자연의 광란앞에서 운한 처지를 한탄하거나 그 어떤 요행수를 바랄수는 없다. 자연을 미리 다스리여 피해를 막거나 줄여야만 하겠는데 현실은 그지 못하다.

부 지방들에서는 연료를 해결하고 부업지를 꾸린다면서 산에서 나무를 망탕 찍어내여 산을 벌거숭이로 만들어놓았기때문에 무더기비가 내리면 사태가 나고 강하천제방뚝이 터져 토지가 물에 잠기거나 류실되고있다.

군들이 나무심기와 강하천정리, 해안방조제공사, 도로정리와 같은 국토관리사업에 무관심하기때문에 자연재해를 더 크게 입는것이다.

무실출입문이 열리고 서기가 근심어린 얼굴로 들어왔다.

《장군님… 오늘 밤 강원도일대에 센 바람이 불고 소나기가 내린다는 기상예보입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그제야 창문가에서 돌아서시여 탁상시계를 보시였다.

벌써 5시가 넘었다.

동부지구의 최전연부대를 시찰하러 떠날 시간이 이제 한시간밖에 남지 않은것이였다.

《그곳 날씨야 원래 변덕이 심한데 일있소.》

《밤중에 험한 철령을 넘으셔야겠는데 소나기까지 퍼부우면…》

《지난달에 철령을 넘어올 때는 눈개비가 내려 령길이 미끄러웠지만 일없었소. 걱정말구 떠날 차비를 해놓소.》

김정일동지께서는 비구름뭉치가 드리운 창밖의 재하늘을 바라보시였다.

제비들이 습기를 머금은 저녁대기속으로 날아예는 하늘가 멀리 안개구름너머에 철령이 있을것이였다.

오르면서 40리, 내리면서 40리, 아흔아굽이의 철령…  험한 령길과 높고 낮은 낯익은 산봉우리들이 그이의 눈앞에 선하였다.

그때 철령너머 최전연의 병사들이 격정을 머금고 하던 말이 귀전에 쟁쟁하시였다.

《장군님, 이제는 철령을 더는 넘지 마십시오. 초소는 일당백전사들이 지킵니다.》

얼마나 미더운 병사들인가.

그러나 최고사령관이 철령《졸업증》을 받자면 멀고도 멀었다. 병사들이 있는 한 그리고 조국의 안녕과 인민의 행복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어떤 험준한 산발도 넘어야 한다. 최전연부대의 로동계급과 농민들을 찾아 또다시 머나먼 길을 가야 하는것이다.

집무탁에 와앉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함경남도위원회에서 올라온 두툼한 서류를 펼치시였다.

첫머리의것은 동해안의 송전만에서 벌리고있는 굴지의 소금밭건설정형을 반영한 문건이였다.

벌써 해안방조제를 다 쌓고 수십대의 대형양수기들을 설치하여 한창 바다물을 퍼내고있었다. 바닥이 드러난 안쪽에서는 배수지와 저류지뚝공사를 본격적으로 벌리고있다. 저류지뚝을 다 쌓으면 소금물증발지와 결정지의 염판들을 만들게 되니 소금밭건설도 많이 진척되였다.

그러나 승수로제방과 내부망공사를 비롯해서 아직도 할일이 많다. 날바다를 막는 해안방조공사에 못지 않게 막대한 작업량이다. 토지정리같은것은 불도젤로 흙을 밀어제끼고 평평하게 하면 되지만 소금밭은 뚝을 하나하나 쌓고 계단을 짓고 수평고루기를 해야 한다. 모래성분이 많은 곳에는 진과 감탕을 날라다 펴고 다져야 한다. 소금물을 담는 저류지들을 내놓고도 5~10정보짜리 그런 발지와 결정지염판을 100여개나 만들어야 한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건에 소금밭건설돌격대원들의 영웅적투쟁자료가 상세히 적혀있어 기쁜 마음으로 읽어나가시였다.

깊은 밤중에 뜻하지 않은 폭우와 세찬 파도가 밀려와 성토한 해안제방을 씻어내리면 가설막들에서 자던 수천명의 돌격대원들이 홰불을 달고 달려나와 덮고자던 모포로 제방을 감싸고 그래도 모자라면 엎드려 몸으로 지켜냈다.

통강냉이, 조개, 갈뿌리, 바다시금치로 끼니를 에우며 산악같이 일떠나 5천년력사에 없는 동해안소금밭을 건설하고야말 투지에 불타있다.

가설막들을 지은 산경사면에 흰조가비들을 모아 《가는 길 험난하다 해도 웃으며 가자!》는 구호를 새겨넣은 청년돌격대원들의 랑만적인 생활이 안겨오는듯싶다. 무거운 맞들이를 어깨우에 올려놓고 《비겁한자야 갈라면 가라》고 혁명가요를 높이 부르며 낮에 밤을 이어 찬바다물을 헤쳐나가는 억센 건설자들이다. 처녀, 총각돌격대원들사이에 사랑이 꽃펴났을 때는 소박한 잔치상을 차려주고 가설막이 떠나갈듯이 춤추고 노래를 부르며 돌격대원신랑신부를 축하해주는 아름다운 청년들이다. 그들사이에 태여난 아기의 이름은 《소금》이라고 지었다고 한다.

두리뭉실하지 않고 불순물이 침습못하는 결정체인 소금처럼 량심이 깨끗하고 변하지 않는 대바른 아이로 자라기를 바라는 돌격대원들의 순결한 마음들이 지은 이름이다. 모름지기 앞날에 자라서 소금밭의 미더운 주인으로 살라는 부탁도 깃든듯싶다.

얼마나 고상하고 락관적인 정신세계를 지닌 청년건설자들인가.

김정일동지께서는 함경남도당위원회가 제기되는 애로를 문건에 반영하지 않았지만 결사의 각오로 대자연개조전투를 벌리고있는 소금밭건설자들을 어떻게든 도와주고싶으시였다.

아직도 막대한 량의 토량과 장석을 처리해야 하는데 그것을 거의다 등짐으로 져날라와야 하는것이 제일 마음에 걸리시였다.

그이께서는 나라가 고난의 행군을 하느라 말할수 없이 어려운 형편이라는것을 아시면서도 문건의 앞장에다 예비물자에서 수백톤의 연유와 강재 그리고 륜전기재들을 보내주라고 써넣으시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건을 한켠에 번져놓으며 이번에는 광포원료기지에 대해 생각하시였다. 문건에 반영되지 않아서인지 더 마음쓰게 되시였다.

그이께서는 광포의 눈보라치는 얼음판우에서 돌을 실은 썰매를 끄는 로농적위대원들과 비닐장통우에 널판을 놓고 흙버럭을 나르는 가두녀성들, 감탕에 절은 작업복을 벗지도 못한채 밤에 낮을 이어 줄창 제방을 쌓은 함흥시청년돌격대원들의 영웅적투쟁모습을 보는것 같으시였다.

그들이 지난 겨울부터 굷주림을 이겨내며 얼마나 힘겨운 투쟁을 벌려 제방을 막고 감탕논을 개간해서 벼를 심었는가를 너무도 잘 아시는 그이이시였다. 그래서 걱정이 덜어지지 않으시였다.

이제 함경남도지방에 내리는 무더기비로 하여 광포호수에 흘러드는 강들이 급격히 불고 동해해상에서 들이닥치는 태풍이 해일을 호수쪽에 올리밀면 제방이 엄청난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터질수 있는것이다.

건설자들이 서병만후보원사와 수리공학자들의 조언을 중히 여기고 수십년래의 광포의 범람과 피해상에 대비해서 제방의 표고도 정하고 두께도 넉근히 쌓았겠지만 그래도 여간 걱정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의 큰물에 전국도처에서 터진 저수지제방들을 보아도 여느때는 별일없이 무사하던것들이였다. 해를 거듭해서 다져진 든든하다던 제방들이 그렇게 되였는데 호수복판의 감탕우에 갓 쌓아놓은 제방은 위이 더 클것이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함경남도문건에서 여러가지 아름다운 소행자료들을 읽어보다가 한곳에 눈길을 멈추시였다.

농업위원회 축산관리국장 차원중의 여러가지 아름다운 소행자료들을 읽어보다가 한곳에 눈길을 멈추시였다.

농업위원회 축산관리국장 차원중의 안해가 남편 스위스에서 사온 많은 량의 집짐승먹이용풀씨와 우리 말로 번역한 선진재배기술자료들을 가지고 청풍덕에 와서 넘겨주고 일손을 도와주어 염소목장건설자들을 고무해준 자료였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너무 기쁘시여 주광훈을 부르시였다.

《차원중동무가 언제 돌아왔소?》

《전달 중순경에 렬차로 왔습니다.》

《축산기술대표단이 알프스산지에서 가치있는 자료를 보지. 국장동무가 축산업 세계적인 발전추세와 풀먹는 집짐승사육경험을 많이 배워가지고 왔겠는데 한번 만나야겠소.》

김정일동지께서 축산관리국장에 대해 애착을 가지고 관심하시자 주광훈은 망설이다가 말씀드렸다.

《장군님, 실은… 오늘 농업위원회 당비서로부터 차원중동무가 당조직생활에서 엄중한 과오를 범했다는 자료가 들어왔습니다. 초급당총회에서 되게 비판을 주었다고 합니다.》

그이의 얼굴에 신중한 기색이 떠오르시였다.

《어떤 과오입니까?》

《차원중동무가 사회주의승리에 대한 신념이 확고치 못하다보니 유럽에 갔다와서 부서사람들과 친구들에게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을 퍼뜨렸다고 합니다. 지난날 축산을 망쳐먹고 패배주의를 조장시키더니 이번에는 작은 나라인 스위스를 우상화하면서 민족허무감을 부식시킨것이 문제되였습니다.》

《축산국장이 뭐라고 말했답니까?》

《스위스가 축산을 잘해서 젖과 고기를 넉넉히 먹고 축산물을 수출까지 하는 축산부자나라라고 했답니다. 풀씨를 성상만치 귀하게 보관하고 온 나라 산지와 도시공원에 이르기까지 집짐승먹이풀과 과수원으로 뒤덮였답니다. 맨 땅이 드러난 곳이 없이 수목이 빼곡이 자라니 종일 나다녀도 샤쯔깃이 지 않고 강과 호수물이 수정처럼 맑다고 했답니다.》

《자본주의에 대한 환상이랄만 한건 없구만.》

《스위스농민들은 농가당 수십수백마리의 풀먹는 집짐승을 기르고 겨울나이마른풀과 풀절임을 착실히 해둔답니다. 풀판을 가 때는 산벼랑우에 있는 빈땅 한쪼각을 보고도 혼자 스스로 몸에 바줄을 메고 올라가 먹이풀을 심는다고 하면서 1인당 생산액이 우리 농민들보다 높다고 했답니다.》

《스위스농민들의 근면성을 말한것 같은데 뭐가 잘못되였다는겁니까?》

《사회와 집단을 위해 열심히 일하는 우리 농민들의 애국심을 어떤 축산물량으로 대비하면서 깎아내리고 제 돈주머니를 채우는 자본주의나라  농민들을 춰올렸다는겁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어쩐지 가슴이 답답하시여 집무탁에서 일어나 방안을 거니시였다.

최전연으로 떠날 시간이 지났지만 그이께서는 가슴에 량팔을 얹고 묵묵히 거닐기만 하시였다.

《그담에 또 제기된 문제는 없습니까?》

그이께서는 집무탁옆에 멈춰서시였다.

《자본주의나라에 가서 개인리기주의사상에 물젖다나니 집에 짐짝을 일곱개나 실어들이고 록화물을 가져온것도 문제된것 같습니다.》

《짐짝이 일곱개라… 록화물은 어떤겁니까?》

《스위스축산실태와 산간지대에서 축산을 잘하는 농민들의 생활 이모저모를 찍은 록화물이라고 합니다.》

《그 나라의 축산기술경험에 관한 실용적인 자료를 찍어왔다면 거기에 무슨 문제될것이 있겠습니까. 백번 듣는것보다 한번 보는것이 낫다고 선진축산기술경험자료를 록화물로 만들어 축산전문가들에게 실감있게 보여주면 좋을게 아니겠소. 초급당비서의 통보자료에 국한하지 말고 잘 알아보시오.》

김정일동지께서는 당부하고도 좀처럼 마음이 내려가지 않으시였다.

《축산국장에 대해 긍정적인 자료를 낸것은 없습니까?》

《예, 긍정자료는 없습니다.》

《결함뿐이란 말이지… 농업위원회 당비서가 사람을 평가하는데서 대단히 일면적이고 공정하지 못합니다.》

그이께서는 집무탁에서 문건을 집어드시였다.

《여기 함경남도당위원회가 올려보낸 문건에는 차원중동무의 안해가 200키로그람이 넘는 집짐승먹이풀종자와 번역한 축산기술자료를 청풍덕염소목장에 지원했다는 아름다운 소행이 적혀있습니다. 차원중동무가 그 많은 우량종풀씨를 사자면 려비를 다 털어썼을것이고 그걸 개인짐으로 렬차에 부쳐오느라면 풀씨가 원체 가벼우니 부피짐이 돼서 일곱개의 짐짝을 가지고도 모자랐을겁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문건을 손에 쥐신채 팔짱을 끼시였다.

《어떻습니까. 주광훈동무, 청풍덕에 보낸 풀씨짐이 축산국장의 인간됨과 사상적측면의 많은 문제를 시사해주지 않소?》

《정말 감동되는 일입니다.》

《그렇습니다. 축산국장은 진실로 나라를 사랑하는 애국심이 높은 일군입니다. 난 그가 했다는 발언을 놓고는 정치적으로 문제시할 까닭이 없다고 봅니다. 스위스축산실태를 보고온 차원중동무의 발언은 자본주의나라에 대한 어떤 환상이나 우상화가 아닙니다. 그 나라가 잘 가꿔놓은 풀판이나 축산물생산성과를 본 그대로 말한것이 무슨 잘못이란 말입니까. 스위스보다 우리 나라 축산업이 뒤떨어진 사실을 솔직히 자인하고 비판적으로 대하는것이 과연 민족허무감이고 자기의것을 깎아내리는것으로 되겠습니까. 자기 나라와 인민이 빠른 지름길로 갈수 있도록 다른 나라의 선진기술과 경험을 긍정하고 우리 실정에 맞게 받아들이려는 사상이 어떻게 사회주의신념에 배치되는것으로 되는지 리해되지 않습니다. 가식없는 순수한 애국의 열정에 그런 편협하고 초당적인 찬물을 끼얹지 말아 합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저으기 의분이 끓어올라 문건을 틀어쥐시였다.

《우리는 사회주의시장이 무너진 형편에서 리념이 같은 나라들과만 유무상통하고 배우고 경제거래를 가져야 한다는 페쇄적인 사고방식을 버려야 합니다. 우리 조국의 부강을 위해서는 상대가 큰 나라건 작은 나라건, 동반구에 있건 서반구에 있건, 정치제도가 어떤 나라건 관계없이 그들이 성공한 과학기술경험중에서 우수한것은 배우고 쓸모있는것이면 가져다가 우리걸로 소화해야 합니다. 우리가 이룩한 방법이나 창조물이 지난날의 성과를 자랑하는것이라도 낡은 과학기술에 토대하고 실리가 적은것이면 대담하게 부정하고 갱신하는것을 두려워하지 말아야 합니다. 뒤떨어진것을 허심하게 인정하고 변혁하려는 의지나 실천능력이 없는 사람들일수록 보수적이고 과거의 업적을 고수하고 지켜내는 투사처럼 자신을 정화하고 미화합니다. 이런 사람들이 나쁜것은 자기만 일하지 않고 자리지킴을 하는것이 아니라 새롭게 일하고 전진하려는 사람들까지 못하게 시비질하고 문제시하면서 뒤다리를 잡아당기는데 있습니다.》

그이께서는 한동안 무거운 걸음으로 방안을 거닐다가 갈린 목소리로 말씀하시였다.

《우리 인민이 식량고통을 받는것이 적들의 봉쇄책동과 자연재해에도 원인이 있지만 중요하게는 농업부문에서 농사를 잘 짓지 못한데 있습니다. 알곡수확을 높이지 못한 여러가지 원인중에서도 농업부문 일군들이 당의 농업정책관철 위해 아글타글 노력하고 투신하지 못한것이 제일 큰 결함입니다. 그런데 농업위원회 당비서동무는 농축산을 책임진 일군들이 나라를 위해 실리적인 대책을 세울수 있도록 고무하고 장려해줄대신 초당성을 부리면서 발전하는 현실에 어울리지 않는 사상감투를 씌우고있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고난의 행군〉정신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오늘날 사람들을 부강조국건설에로 이끌만 한 정신도덕적풍격도 갖추지 못한 머리가 굳어진 당일군입니다. 자격이 없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가슴이 아프시여 오래동안 땅거미지는 창밖을 바라보시였다.

그이의 음성은 퍽 부드러워졌으나 조국과 인민의 운명을 걸머지신 책임감의 숭고한 열정이 뜨겁게 불타오르시였다.

《우리 일부 일군들이 잘된 남의것을 긍정하지도 않고 시대에 뒤떨어진 자기를 반성하지도 않으면서 어떻게 다른 나라의 좋은 경험과 기술을 받아들이겠습니까. 그 동무처럼 당일군이 말로만 사회주의신념을 부르짖으면서 사람들의 손발을 묶어놓으면 변천하는 현실에 대응하지 못합니다. 결국 우리 나라는 자승자박한 태에서 적들의 고립압살과 자연재해에 시달려 추서지 못하고 언제까지도 못살면서 간고한 길을 걷게 될것입니다.

축산문제 하나만 봐도 선진과학기술과 방법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우리 인민은 풀먹는 집짐승을 대대적으로 기를수 있는 산지의 나라에 살면서도 강냉이밥에 남새만을 먹는 조상대대로 물려지는 궁핍한 처지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적들은 바로 우리가 이렇게 되길 바라고있습니다.》

김정일동지께서는 집무실을 나서자 홀 계단에서 뒤따르는 주광훈에게 나직이 말씀하시였다.

《동무는 이제 곧 농업위원회에 가서 문제를 료해하고 바로잡으시오. 그리고 차원중동무에게 스위스축산태와 우리 나라 축산업발전문제를 가지고 강연준비를 하라고 하시오. 몇몇 부서사람들에게 말할것이 아니라 중앙강연회에 출연하여 보고 느낀 소감과 하고싶은 말을 다 하도록 합시다. 기왕이면 스위스의 선진축산경험을 찍어온 록화물까지 보여주면서 강연하는것이 좋겠습니다. 앞으로 청풍덕에 염소목장본보기가 꾸려지면 일군들을 참관시키겠지만 지금단계에서는 우선 풀먹는 집짐승 기르는 선진과학기술과 경험을 널리 소개선전하여 사람들의 시야를 틔주고 계몽시켜야겠습니다.》

외등이 켜진 청사앞 정원의 나무숲에는 짙은 어둠이 깃을 폈다.

비구름이 실린 하늘은 별하나 없고 금시 소나기가 쏟아질듯 바람이 불안스레 나무잎사귀를 흔들었다.

그이께서는 야전승용차가 있는 바깥현관채양밑에서 배웅하러 나온 일군들에게 눈인사를 건늬시다가 서기앞에서 멈춰서시였다.

《동무는 낯색이 왜 그리 어둡소?》

《장군님… 제가 알아보니 강원도지방은 벌써 비가 내린답니다.》

《철령은 우리 군인들이 석비레를 잘 다져놓아 비는 일없소. 눈이 오면 길이 미끄러워 그러지.》

《저녁식사시간이 퍽 지났습니다.》

《시간이 그렇게 됐는가? 가다가 줴기밥신세를 져야겠군.》

차문에 손을 얹으신 김정일동지께서는 생각나신듯 한쪽에 서있는 주광훈을 오라고 손짓하시였다.

《스위스축산협회전문가대표단은 언제 옵니까?》

《래일 비행기로 도착합니다.》

《우리 축산업발전을 도와주려고 오는 사람들인데 례의있게 맞아들이고 환대해야 합니다. 평양시를 비롯해서 금강산, 묘향산 같은 우리 나라 명승지들을 관광시키면 좋아할것입니다. 협조대상은 어디로 정했습니까?》

《차원중동무와 토론해보겠습니다. 그 사람들을 먼저 청풍덕에 보내는게 좋을것 같습니다.》

《그렇게 하시오. 최인섭박사도 청풍덕에 가있으니 서로 좋은 경험을 나눌수 있을겁니다.》

김정일동지께서 차에 오르시였다.

야전승용차는 비꽃이 떨어지는 어슴푸레한 정원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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