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서곡

 

 

21

 

도당사무실에 돌아온 라충연은 불쾌한 소식에 접했다. 조직부장이 상업국사업에 대한 검찰소의 조사자료를 가지고 들어온것이였다.

백화점에서 여분의 세탁비누와 신발을 주민들에게 더 공급하지 않고 개별적인 사람에게 넘겨주어 처리한것은 사실이였다. 부정판매하여 얻은 리익금중에서 얼마간의 몫을 지배인 동원자금으로 쓴다면서 슬그머니 챙기였다. 하지만 상업부국장 송봉숙은 그 돈을 한푼도 가지지 않은것이 확인되였다. 그러나 부국장은 여분의 상품을 공급계획외에 백화점에 배당한것으로 해서 지배인에게 그럴 공간을 만들어주었으므로 검찰소에서는 련대책임을 따지였다. 거기다 상업국에서는 지난날 일부 간부들에게 희귀상품을 따로 팔아준적이 있었다. 그리고 최근에는 아이들에게 먹일 사탕, 과자를 생산한다면서 여분의 상품을 가지고 강냉이를 바꿔왔다는 자료도 있었다.

라충연은 검찰소조사문건을 반복해서 읽어보고는 한옆에 밀어놓았다. 봉숙이를 믿고싶었던 한가닥 기대마저 허물어졌다.

《조직부장동무가 부국장과 백화점지배인을 불러다 담화했다지?》

그는 침울해서 물었다.

《예, 검찰소의 조사자료를 제가 확인하였습니다.

동무의 견해는 어떻소?

사람의 운명문제인데 신중히 다뤘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검찰소에서 조사를 다시하지 않았소.》

《저는 당조직에서 비판을 되게 주면서 교양하고 용서해주었으면 합니다.》

《두사람 다?》

《백화점지배인은 울면서 잘못을 빌었습니다. 제가 보건데도 이번 부정판매건이 처음인것만큼…》

《아니, 처음인것 같지 않소.… 난 검찰소가 문제를 옳게 본다고 생각하오.》

《그렇지만…》

《백화점지배인의 행위는… 위법이요. 그렇지 않소? 조직부장동무.》

라충연은 나직하나 엄하게 물었다.

《그… 그렇습니다. … 상품판매규정을 어겼습니다.》

《판매규정을 어긴것도 문제지만 그보다 사취가 엄중한것이요. 돈액수가 얼마 안된다고 해도 처벌받아야 합니다. 처벌도 하나의 교양이요.》

그는 단호히 말하고나서 평소에 사람을 아낀다는 좋은 평판을 받고있는 조직부장을 불만스레 건너다보았다.

《동무는 불난 집에 와서 불은 끄지 않고 가산을 훔치는 사람을 용서할수 있겠소?》

《?!》

《나라형편이 어려운 이때 부정축재를 하는 사람은 그 량이 문제가 아니라 머리통이 변질됐다는데 엄중성이 있다고 보오. 개인리기주의욕망에 사로잡혀 공동재산에 손을 대는 사람, 위법행위를 해서까지 따로 제 재산을 불구는 사람은 절대로 용서할수 없소. 법적처벌을 줘야 하오. 우리가 징계하지 않고 에누리를 한다면 물욕에 환장한 그런 너절한 인간들이 비온 뒤에 잡초 성하듯이 늘어날거요. 그땐 나라가 어떻게 되겠소.》

라충연은 조사자료를 다시 끄당겨 내용을 말짱 알고있는 종이장을 두서없이 번졌다. 방금 말한것으로 이 문건처리를 끝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러나 아직 상업부국장문제가 남았다. 후날 도행정위원장이랑 토론해서 처리하자고 미결로 남겨수도 있다. 그러나 부국장이라고 봐주거나 결함을 약화시킬수 없지 않는가. 백화점지배인문제처럼 꼬물만치의 융화도 하지 말고 날카로운 원칙을 가지고 명백하게 당적인 결론을 줘야만 한다.

《상업부국장은… 자금을 사취한건 없지만…》

라충연은 힘들게 말을 꺼냈다.

《상업국의 일부 사람들이 낯내기를 한걸 책임져야 하오. 그리고 바꿈질도, 상업국이 제정된 상품공급규정을 어기고 마음내키는대로 배당하고 바꾸고 한다면 도내에 어떤 무질서가 조성되겠소?!》

《책임비서동지, 저도 그 점에 대해 추궁을 했더니… 부국장동무는 상품이 없는데 국가에서 내려보내줄 때까지 가만히 앉아 기다릴수야 없지 않는가, 그래서 신발공장에도 가고 바꾸기도 했다면서 반발하는게 아니겠습니까.》

《반발한다구?!》

《예.… 부국장동무는 강냉이를 바꿔 사탕과자를 만들어서 배곯는 사내아이들에게 먹이면 뭐가 나쁜가, 일하려는 사람의 뒤다리를 잡아당기지 말아달라는것이였습니다.》

《바꿈질을 하고서도 그걸 정당화하다니! 상업부국장이 대단히 옳지 않아. 게다가 잘못을 시인하지 않는것은 더 엄중하구. 어떻소, 조직부장은 이런 일군을 부국장자리에 그냥 둬두면 도의 상업을 아주 망쳐먹는다고 생각되지 않소?》

《예… 망… 칠수 있습니다.》

《그러니…》

라충연은 봉숙이를 너무도 모질게 처리한다는 괴로움이 가슴을 아프게 파고들었다. 그러나 량정과장의 경우를 봐서도 상업부국장의 잘못을 원칙적선에서 벗어나게 처분할수 없다는것을 량심은 강렬히 호소하고있었다.

《아무래도… 상업부국장은 자리를 내놔야 할것 같소. 자격이 없거던.》

《책임비서동지,… 봉숙동무는 지난 시기 상업국에서 일을 많이 했습니다.》

《과거의 공로가 오늘의 처지를 변호할수는 없는거요. 잘못을 저질렀으면 책임을 져야지.》

《그렇지만… 해임문제는…》

《과하다는거요?… 아니, 그렇지 않소. 모든것이 부족한 이 어려운 때에 어떤 상품이든지 골고루 나눠줘야지. 간부들부터 먼저 공급받아서는 안되오. 량심없는 행동이지. 도의 간부들이 자기들은 생활에서 불편한게 없으면서 극심한 식량난을 겪는 일반사람들을 보구 일떠서라고 한다면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겠소. 생산하자고 할 때는 와와 소리치고 그 생산물을 분배할 때는 조용하고… 누가 어떻게 가지는지도 모르게 되고… 이래서는 안되오. 일반사람들은 평소에 말이 없고 수걱수걱 일하지만 이 모든걸 죄다 헤아려보고 깊이 생각한다는걸 알아야 하오. 생산과 분배에서 공정성이 보장돼야 사회주의에 대한 믿음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더 확고히 자리잡게 되는거요.》

라충연은 자기가 내은 사회적정의감이 결코 지나친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바로 그런 의분이 없이는 가슴 한구석에서 맴도는 무원칙한 동정심과 융화를 밀어제낄수 없는것이였다.

《책임비서동지… 저는 문제를 그렇게까지 생각지 못했습니다.》

조직부장의 목소리는 퍼그나 주눅이 들었다.

《동무는 상업일군의 낯내기가 우심해지면 결국에 가서 그런 엄중한 결과를 빚어낸다는걸 인식해야 하오. 그래서 난 상업부국장 송봉숙동무를 도행정위원회 초급당조직에서 비판을 단단히 주고 권리정지시키자고 하오. 앞으로 도행정위원회에서 해임문제도 론의해봐야겠소.》

《알겠습니다.…》

조직부장은 대답하고서도 사람문제처리의 무거운 시름을 걷어안고 중압감에서 벗어나지 못한듯 굳어져있다가 서류를 마분지문건철에 넣어가지고 방을 나갔다.

서기가 들어왔다.

《상업부국장동무가 아까부터 책임비서동지를 만나겠다고 기다립니다.》

《?!…》

라충연은 모질었던 마음의 한귀퉁이가 무너지는듯싶어 선뜻 답변을 주지 못하였다. 그러나 다음순간 자기가 결코 당적량심에 꺼리게 일을 처리하지 않았다고 생각했다. 과거의 인정에 매달려 고향 옛 녀동무를 두둔하고 잘못을 용서해준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누군 처벌하고 누구한테는 관대성을 보이고… 책임일군의 원칙성이 그렇게 기준이 다르고 변해가지고 도내 일군들과 당원들앞에서 떳떳할수 있겠는가.

《만나지 않겠소. 상업부국장더러 조직부장을 만나라고 하시오.》

라충연은 서기가 놀랄만큼 랭담하게 잘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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