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의 서곡

 

 

20

 

바퀴가 큰 도당책임비서의 승용차는 아침 7시에 함흥을 떠나서 미끄러운 눈길에도 속도를 내여 반시간후에는 눈보라치는 광포얼음판에 도착했다.

라충연은 박철과 어제 밤 가설제방협의에 참가했던 도농업건설설계사업소의 유능한 설계가 2명을 데리고왔다.

는 담배 한가치를 태울새도 없이 짐칸에서 측량기를 내리운 설계원들에게 일렀다.

《서둘러주시오. 오늘중으로 측량을 끝냈으면 하오.》

《하여튼 해보겠습니다. 그런데 제방위치는… 왜정때 개간공사를 벌렸던 자리에 할가요?》

두눈이 우묵 들어가고 채양달린 스키모를 귀를 가리울 정도로 눌러쓴 마흔살가량 나보이는 설계원이 물었다.

《하필이면 왜놈들이 10년동안이나 막다가 실패한 자리에다 쌓겠소. 내 생각은… 저기 개목동에서부터 시작해서 다호천과 흑다리천합수목까지 쭉 건너막자는거요. 그럼 수백정보는 잘되지?  베여먹을바에는 큼직히 잘라내자구.》

얼음이 두텁게 깔린 무연한 벌판같은 호반에는 눈이 얼마 없었다.

부전령산줄기를 넘어온 칼바람은 거칠것 없는 함흥벌을 기승스레 내달려 상광포에 이르자 얼음판에 덮눈을 비자루로 쓸듯 몰아서 하광포의 야산기슭까지 밀어낸다. 그러면 얼마 못 가서 이번에는 해변쪽에서 어디 맞서보자는듯 산같은 파도를 일구던 드세찬 바다바람이 하광포기슭에 쌓인 눈을 상광포기슭으로 올리밀었다. 그러다가 바다바람이 지쳐 한숨 들릴라 하면 가로막는 산이 없는 벌판에서 방자해진 대륙의 칼바람이 또다시 눈더미를 하광포로 날라갔다.

광포호반은 대륙과 바다가 힘겨루는 경기장이기라도 한듯 맵짠 바람이 동서로 엇갈려 불며 눈가루를 안개구름처럼 흩날렸다.

《박철동무는 멍하니 서있지 말고 날 따라오오.》

라충연이 눈보라속으로 가며 소리치자 작은 키에 부푼 오리털솜옷을 껴입은 박철은 짧은 다리를 재게 놀려 쫓아왔다.

《어데 가십니까?》

《호반을 건너 저기 하광포 야산에 가보기요. 저걸 밥조개산이라고 하오. 제방을 쌓자면 채석장을 마련해야잖겠소. 저 밥조개산을 허물면 돌버럭도 넉넉할것 같소.》

《10리도 넘는 곳에서 버럭을 날라올것 있습니까. 상광포주변의 땅을 파씁시다.》

《여보, 농토를 얻어내자구 농토를 못쓰게 만들어서야 무슨 리득이 있겠소. 상광포주변은 지대가 낮은데다가 논밭이 돼서 줄당콩손한대 꽂을 빈 땅이 없소.》

박철은 별로 생각지 않고 익살궂은 웃음을 지었다.

《제가 손탁이 좀 세니까 저한테 제방쌓는 공사를 맡기려고 그러겠지요. 전 각오하구 솜신이랑 든든히 신고 나왔습니다.》

《손탁이 세구?! 허허, 짐작은 한것 같은데 정확치는 않소. 군사엔 밝구 물 다스리는 공사경험은 조금도 없는 동무에게 제방을 맡기지는 않소. 그저 한달가량만 동무손을 빌소.》

운전사가 승용차를 가져다대여 두 사람은 차를 타고 얼음호반을 달려 하광포를 건너갔다.

나무숲이 글고 웃껍데기가 훌렁 드러난 밥조개산에는 화강석과 청회암이 많이 묻혀있었다. 그리고 썩돌버럭은 무진장 캐쓸수 있었다.

라충연은 농경지로 둘러싸인 광포주변에서 제방을 쌓는 돌과 버럭원천이 없을가봐 제일 근심했다. 그것이 풀려 이제는 강한 조직사업을 해서 공사를 내밀면 되리라고 생각하니 무등 기뻤다.

하광포의 밥조개산을 돌아보고 오니 9시가 다 되였다.

상광포기슭의 얼음판에는 30명이 넘는 사람들이 눈보라를 피하느라 승용차들옆에 한데 몰켜서서 고깔불을 쪼이고있었다.

함흥시내 구역당책임비서들과 공장, 기업소 당비서들의 얼굴이 보였다.

한성모는 정평과 함주의 두 군당책임비서들과 이야기를 나누고있었다.

라충연은 얼음을 까내고있는 송건식과 로동처장한테로 갔다.

도끼날에 찍힌 얼음쪼각들이 사방 튀여났다. 얼음구멍을 퍼그나 파들어갔다.

솜옷을 벗어붙이고 열심히 도끼질을 하던 송건식이 허리를 펴고 라충연에게 인사를 했다.

《얼음층두께가 얼만지… 그리구 감탕깊이도 재보자구 합니다.》

송건식의 말에 라충연은 머리를 끄덕였다. 예견성있게 잘하는 일이였다.

《땅을 얻어낼 주인들이 다르구만.》

충연은 칭찬삼아 한마디했다. 그는 원료기지공사에 적극적으로 나오는 송건식이 고맙게 여겨졌다.

시행정위원장은 장진감자운반전투에서도 남다른 열성을 보였다.

그는 장진에서 열흘남짓한 기간에 감자를 얼구지 않고 죄다 실어내였다. 시행정위원회 사람들을 동원하여 황초령길의 눈을 쳐냈고 화물자동차가 고장나면 수리하는동안 감자가 얼가봐 적재함주변에 불을 피우면서 밤을 샜다.

도당과 행정위원회 일부 간부들이 감자운반과정을 보고 시행정위원장이 이전과는 전혀 딴사람이 되여 일을 잘하는것을 회의적으로 대했지만 라충연은 좋게 받아들였다.

시행정위원장이 지난날 입심세게 조건타발만 앞세우며 일에 몸을 적시지 못했다 해도 지금은 함흥시가 처한 엄혹한 난관을 뚫고나가기 위해 팔걷고 행정일군의 본분을 다하고있는것이였다. 그가 설사 옛 고향 친구인 도당책임비서앞에서 우정 분발한다 해도 나쁠것이 있는가. 그런 일시적인 감정이라도 진취적이 못되는 그의 일본새를 바로잡아주는데 도움이 되면 좋은것이다. 그리고 사람은 어려운 때 진가가 두드러지는 법이니 송건식이 과거는 어떻든 현재의 투신이 무엇보다 귀중한것이 아닌가.

라충연이 얼음구뎅이로 오자 불을 쪼이던 구역당책임비서들이 우르르 몰려와 도끼와 지레대를 빼앗아가지고 교대로 한참씩 땀을 냈다.

어느새 얼음구뎅이가 반메터 넘게 깊어졌다.

갑자기 지레대가 얼음층에 맞구멍을 내면서 물속으로 렁 빠져 들어갔다. 장갑낀 손으로 지레대를 꽉 붙잡지 못했던것이다. 지레대는 잃어먹었다쳐도 물과 감탕깊이를 잴수 없어 다들 우두커니 얼음구멍만 들여다보았다.

그런데 언제 자리를 떴는지 저쪽에서 송건식이 추위에 언저리가 복숭아빛이 된 웬 처녀와 같이 장대기를 들고왔다.

《이 처녀동문 누구?》

라충연은 다소곳이 인사를 하는 어글어글한 눈매의 예쁘게 생긴 처녀를 유심히 보았다.

《제 딸입니다. 광포 신정리에 전문학교동창의 집 있다구… 놀러 가겠다구 따라왔습니다.》

《송동무한테 이런 딸이 있었구만. 괜찮아. 아버지를 돕느라고 장대기를 가져오구.》

간부들이 많은데도 그닥 수어하지 않는 처녀의 올찬 몸가짐을 보니 성격도 쾌할것 같았다.

송건식이 다섯메터는 실히 될 장대기를 얼음구멍에 찔러넣는데 다 들어가도록 물렁물렁한 감탕층밑의 딴딴한 바닥이 짚이지 않았다.

얼음구멍주위에 우물두리처럼 모여든 일군들은 어딘가 미타해하고 우려하는 회의적인 표정들이였다.

라충연은 스키모를 쓴 설계원을 불렀다.

《제방길이가 얼마나 될것 같소?》

《하여튼 마저 측량해봐야지요. 이거 뭐 콩밭에 서슬치라고 달구니… 》

설계원이 위에 곱아든 손을 주무르며 끙끙거리자 라충연은 웃어넘겼다.

《하여튼간에 내가 알자는건 대략적인 수자라구. 틀려도 일없으니 하여튼 말해보오.》

도당책임비서가 자기 말버릇을 그럴듯 하게 흉내내는 바람에 설계원은 어쩔수 없는지 흐물쩍 웃었다.

《저… 하여튼 개목동에서 상광포허리를 건너지르는 기본제방은… 못해도 2,000메터는 될겁니다. 그리구… 다호천과 흑다리천의 물길을 막는 좌안제방은… 보조제방이여서 공사량이 적긴 하지만 하여튼… 견고하게 쌓아야 합니다.》

《좌안제방길이는 얼마나 되오?》

한성모가 신중하게 물었다.

《하여튼 3,000메터는 썩 넘을것 같습니다.》

설계원의 주위에 모여든 일군들이 리해되는듯 머리를 끄덕였지만 공사규모가 방대하고 아름차서인지 입을 다물지 못했다. 신심에 차하는 락관적인 기색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라충연은 귀전에 걱정스런 가벼운 한숨소리도 들리는듯싶어 기분이 언짢아서 한성모에게 고개를 돌렸다.

《올 사람은 다 왔소?》

《예.》

《그럼 시작합시다.》

라충연은 첫 마디부터 목청을 돋구었다.

《난 동무들이 이 광포얼음판에 모인 목적을 대체로 알고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호반을 휩쓸어온 한떼의 눈보라가 사람들에게 덮쳐들어 반 눈사람을 만들어버렸다.

라충연은 그들을 마주서있다보니 찬 눈가루가 얼굴에 끼얹어져 숨이 막혔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우리 함남도에서 〈고난의 행군〉정신으로 일떠나 소금밭이나 중소형발전소들, 광포원료기지 같은 대자연개조사업을 본때있게 벌려 사회주의를 지켜내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우리가 장군님의 말씀대로 하면 자연재해도 막고 경제를 살릴수 있는 밑천도 든든히 마련할수 있습니다.》

라충연은 입안에 들이닥친 눈가루를 우적우적 씹어삼켰다.

《사실 광포에 원료기지를 건설하는것은 방대한 공사입니다. 일본놈들이 10년동안이나 기를 쓰고 달라붙었다가 못한걸 우리는 가장 어려운 때에 하게 됩니다. 난관이 한두가지가 아닐것입니다. 그러나 우리는 붉은 기발을 들고 일떠나 공격해서 기어이 광포를 점령하자고 합니다.》

라충연은 입술이 뻣뻣하게 얼어들었지만 뜨거운 열정의 분출로 하여 목청은 눈보라소리를 짓눌렀다.

《아직 설계를 완성하지 못했지만 분담을 이렇게 하겠습니다.》

라충연은 도끼를 잡고 얼음판에 둥그렇게 호수를 그리고 제방위치에 금을 쭉쭉 그었다.

《상광포를 건너지르는 기본제방은 함흥시가 맡고 하천물길공사인 좌안제방은 함주군과 정평군이 맡아해야겠습니다. 광포는 갈수기가 겨울인것만큼 얼음이 녹아 부서지기 전의 이 한달동안에 돌격해서 제방공사량의 80프로를 해제끼자고 합니다. 얼음판우에 가설제방을 쌓았다가 물러앉히면 공사는 먹어놓은겁니다.》

라충연은 놀라서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둘러보고 말을 이었다.

《제방을 쌓을 돌과 버럭은 저 하광포의 밥조개산에 무진장합니다. 그렇지만 얼음이 풀리면 그걸 날라오기 힘듭니다. 그래서 함흥시와 함주군, 정평군의 로농적위대원들을 비상동원시키자고 합니다.》

그제야 사람들은 도당책임비서가 박철부장을 데리고나온 리유를 알았다.

박철부장자신은 사람들의 눈길이 자기에게 쏠리자 중대한 임무를 걸머진 어깨가 무겁기라도 한듯 두어번 으쓱하고 마른기침을 깇었다. 작은 키를 솟구고 자기들앞에 한걸음 나선 그의 표정은 하고 말은 무게있었다.

《당비서동무들이 모였기에 미리 알립니다. 도당군사위원회명령서는 래일 떨어질것입니다. 모레 아침에는 로농적위대원들이 광포에 전개해야 하므로 준비할 시간은 이틀입니다. 한달동안 지낼 야외숙식준비를 잘 갖춰야겠습니다. 주변농가들에 분숙도 조직하겠지만 천막이 있어야 합니다. 땔나무, 식량, 부식물 그다음에 중요한것은 작업도구입니다. 삽, 곡괭이, 지레대외에 얼음판으로 돌과 흙을 날라올 맞들이, 마대, 손달구지와 썰매가 있어야 합니다.》

박철부장은 하광포를 건너 밥조개산에 갔다오면서 라연이한테서 자세한 지시를 받은지라 포치사업에서 막힘이 없었다.

《해당 로농적위대 중대들이 수행해야 할 구체적인 과업은 명령서에 찍혀질것입니다. 얼음우에 쌓을 제방의 폭과 두께, 높이치수 그리고 구간길이를 밝히겠습니다. 그 과업을 정확히 수행하는 중대만이 철수할 권리가 있게 됩니다. 재삼 말하지만 당비서동무들은 이번 로농적위대비상동원을 신중히 대해야겠습니다. 우리는 항일무장투쟁시기 소왕청을 지켜낸 유격대원들처럼 간고한 투쟁을 벌려야 합니다. 각오를 든든히 가집시다.》

짙은 눈보라가 들이닥쳤으나 이미 사람들의 털모자와 어깨와 옷자홈타기에 눈이 쌓여 더 붙을데가 없는지 얼음바닥에 와스스 쏟아져내렸다. 그래도 추위에 몸을 움적거리거나 옷섶에서 눈을 터는 사람은 없었다.

라충연은 키가 작아도 매돌같이 단단히 준비된 박철부장에게서 눈길을 지 못했다. 그가 소왕청방어전투에 비기니 광포원료기지공사의 목적과 의의가 명백하게 살아나는것이였다.

《우리 일군들과 당원들이 앞장에서 돌격해나갑시다.》

라충연은 협의회를 마감지으며 호소했다. 그러나 다들 광포의 맵짠 추위에 얼어붙어 몸이 과다들었는지 크게 호응하지 못했다. 너무도 아름찬 작업량과 돌아가서 해야 할 과중한 분담사업으로 해서인지 그들의 얼굴은 밝지 못했다.

라충연은 앞으로 떠밀고나가는 과정이 결코 헐치 않으리라는 불안을 느꼈다.

일군들이 자기 차들에 뿔뿔이 흩어져갈무렵에 라충연은 송건식의 옆에 장대기를 쥐고 서있는 처녀를 오라고 손짓했다.

《이름을 어떻게 부르나?》

《옥화라고 합니다.》

처녀는 그다지 어려워하지 않았다.

《네가 장대기까지 가지고온걸 보니 아버지일에 여간 극성이 아니구나.》

《저는 어제 밤 아버지한테서 광포에 원료기지를 건설한다는 말듣고 얼마나 기뻤는지 모릅니다.》

《그건 어째서?》

《함흥사람들이 생활이 어렵게 되니 뒤에서 행정위원장인 우리 아버지를 많이 욕합니다.》

옥화는 가죽털신코숭이로 얼음눈껍질을 후볐다.

라충연은 처녀의 괴로운 심정이 헤아려져 송건식이쪽에 눈을 끔였다.

《넌 이 공사에 절실한 리해관계를 가지고있는셈이구나.》

《그럼요. 난 이제 로농적위대비상동원에 참가하구서… 돌격대원이 되여 공사가 끝날 때까지 일하겠어요.》

《허, 기세가 대단한데. 행정위원장동무는 아주 장한 딸을 뒀소.》

라충연은 진심으로 송건식을 칭찬했다.

옥화는 아버지의 눈치를 흘끔 보더니 슬그머니 다가와 라충연의 팔소매를 잡고 어줍은듯 속삭였다.

《저… 책임비서동지는 우리 아버지와… 한고향마을에서 자랐다지요?》

송건식이 당황해서 입이 헤픈 딸을 시까슬렀다.

《버릇없이 무슨 말을 망탕하는거냐?!》

《놔두오. 딸애가 사귐성이 좋구만.》

라충연은 이어 옥화에게 다정히 말했다.

《난 송아지시절에 너의 아버지와 웃통벗구 맞붙어 싸운적도 있다. 아버지는 내 고향친구다.》

《책임비서동지… 이번 일요일에 우리 집에 놀러오십시오.》

처녀는 여전히 그의 팔소매를 잡은채 살뜰히 당부했다.

《가야지. 헌데 지금은 바빠. 원료기지랑 끝내면 한번 가겠다.》

라충연은 송건식의 딸이 헤아릴길없이 힘겨운 제방공사전투를 앞에 둔 긴장한 때에 자기에게 따스한 인간미를 되살려준것만 같아 등을 다독여주었다.

송건식이 승용차곁으로 다가왔다. 그는 떠나야 하는 책임비서곁에서 눈치없이 떨어지지 않는 딸을 못마땅하게 흘겨보았다.

《책임비서동지… 적위대〈훈련〉이 끝난 다음에 제방공사를 누구한테 맡기겠습니까?》

《왜 그러오?》

《함흥사람들이 해야 할 공사니. 아무래두 시행정위원장인 제가 맡아야 할것 같아서…》

한순간 라충연은 송건식이 진심으로 하는 말인지. 아니면 정말 자기에게 맡길가봐 우려되여 그러는지 가늠이 가지 않았으나 인츰 그런 착잡한 생각을 지워버렸다. 송건식의 허심한 태도와 열의를 믿지 못할 아무런 까닭이 없는것이였다. 실지로 그의 진지한 낯빛에서는 자신에 대한 도당책임비서의 신뢰감을 떠보 하거나 속에 없는 열성을 내여 잘 보이려 하는 낯간지러운 기색은 찾아볼수 없었다.

《고맙소. 한데 송동무가 여기 광포에 전임 나와있으면 행정위원회사업은 어떻거겠소. 시당책임비서동무랑 토론해서 〈광포원료기지건설지휘부〉는 로동처장과 같은 공사경험이 있는 사람들로 따로 꾸릴테니 행정위원장은 곁에서 잘 도와주오.》

《알겠습니다. 봄에 얼음우에 쌓은 제방이 감탕에 내려앉을 때 가서는 행정위원회가 주동이 돼서 함흥시돌격대를 뭇고 가두시민들도 동원하겠습니다.》

라충연은 송건식이 맨처음 광포원료기지공사를 론의할 때의 그 회의적인 태도에서 완전히 벗어난것이 진정 기뻤다. 제방공사를 앞질러 걱정하고 할일을 재빨리 궁냥하는 일군이 곁에 있다는것으로 해서 마음이 든든했다. 그는 봉숙이를 만나면 오에 대해 좋은 말을 해줄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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