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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칠부
문신장 거칠부의 래력과 무훈은 《삼국사기》에 력사기록적으로 서사화되여있다. 거칠부의 성은 김씨이고 신라 나물왕의 5대손이며 그의 할아버지와 아버지도 모두 높은 벼슬자리에 있었다. 그는 젊었을 때 자유분방하여 나라의 이곳저곳을 유람하였는가 하면 뜻을 품고 도사를 찾아다니기도 하였다. 그는 머리를 깎고 승려가 되여 사방을 유람하다가 문득 고구려의 내막을 알아보고싶은 생각이 나서 고구려경내로 들어갔다. 그는 명성이 높은 법사 혜량이 불법을 설교한다는 말을 듣고 드디여 그를 찾아가 강의를 듣게 되였다. 어느날 법사가 거칠부의 행동이 의심스러워 《상좌는 어디에서 왔느냐?》고 물으니 《저는 신라사람이올시다.》고 대답하였다. 그날밤 거칠부는 법사가 자기에게로 오라고 불러내니 자기의 속마음까지 꿰뚫어보는줄 알고 두려워하다가 법사의 앞에 가서 꿇어앉았다. 법사는 죄책감을 안고 꿇어앉은 그의 손을 잡고 말하기를 《내가 지내본 사람이 많거니와 너의 용모를 보건대 정녕 보통사람같지 않으니 혹시 딴마음을 품고있지 않았느냐?》 하고 물었다. 그러자 거칠부는 공손히 대답하기를 《제가 외딴 지방에서 성장하여 참된 도리를 배우지 못하고있다가 스님의 높은 명성을 듣고 문하를 찾아왔사오니 스님께서 거절하지 말고 끝까지 이 몽매한자를 깨우쳐주시기 바랍니다.》고 하였다. 그러자 법사는 엄하면서도 유순하게 말하기를 《이 불민한 늙은이도 눈치챘거늘 이 나라에 너를 알아볼수 있는 사람이 없으리라고 단언할수는 없는지라 잡힐 념려가 크니 빨리 돌아가는게 상책일것이다. 그리고 그대의 제비턱과 매눈을 보건대 앞으로 반드시 장수가 되겠으니 후날에 해를 끼치지 말라!》 하고는 그를 돌려보내였다. 거칠부는 본국에 돌아와 승려노릇을 그만두고 벼슬길에 올라 대아찬으로까지 승진하여 한때는 신라의 국사를 편찬하는 일에 관여하였다. 551년(진흥왕 12년) 왕의 령을 받고 군사를 이끌고 고구려를 침노하는 배신적인 행적을 남긴 거칠부는 576년에 이르러 신라의 정치, 군사 등을 도맡아보는 최고관직을 차지하였다. 577년에 그가 세상을 뜨니 사가들은 그의 래력을 《삼국사기》와 명인전기, 야사집들에 실어 전설화하였다. 문신장 거칠부의 래력은 당시 신라를 포함한 세나라의 정국과 군사형편을 가늠하게 하는데서 일정한 사료적가치를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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