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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에 그린 말》전설
신기한 력사유물로 널리 알려져 전설화된것은 평양성 모란봉 동쪽중턱에 자리잡고있던 《영명사》라는 사찰의 종각벽에 그려진 말그림이다. 먼 옛날 《영명사》에는 순조라고 부르는 어린 승이 있었다. 남달리 총명한 그는 그림그리기를 매우 좋아하였는데 5살때 벌써 그 솜씨가 대단하여 모두들 경탄을 금치 못하였다. 순조가 12살 나던 해 여름 어느날이였다. 이른아침 종을 매단 루각에 오른 그가 대동강건너편을 바라다보는데 문득 살진 말 한필이 버드나무에 고삐를 매인채 투레질을 하는 모습이 안겨왔다. 순조는 그 광경을 놓칠세라 종각의 한쪽벽에 크게 그려넣었다. 얼마나 신통히도 재간스레 그렸는지 늘씬하고 기름기가 찰찰 도는게 살아있는 말을 방불케 하였다. 순조는 후련한 마음을 안고 종각을 내렸다. 그런데 그 다음날부터 강건너편에서는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누구도 곡식밭주변에 말을 매놓은적이 없는데 밤이 새고 아침이 밝으면 난데없는 말발자국이 무수히 찍혀져있군 하였다. 그러다 혹시 그 정체모를 말이 밭을 짓뭉개놓을가봐 걱정이 된 농군들은 밤새 지켜보기로 하였다. 삼태성이 기운 깊은 밤 절버덕거리는 소리와 함께 농군들앞에 나타난 기름진 말은 살같이 질주하며 한참이나 강변을 오가다가 몸뚱이에 내밴 땀을 식히며 다시 대동강을 건너 모란봉쪽으로 사라져버렸다. 아무래도 사람이 기르는 말 같지 않아 주저하던 끝에 농군들은 말발자국을 따라 모란봉에 올라 영명사의 대문안에 들어서게 되였다. 조심히 사위를 둘러보던 그들은 그만 모두 깜짝 놀랐다. 모습을 보면 자기들이 방금전에 본 그 말이 분명한데 가까이 다가가보니 벽에 그려진 말그림에 불과하였다. 하도 이상스러워 찬찬히 살펴본즉 말발굽에 흙이 그대로 묻어있었고 몸뚱이에는 이슬방울들이 맺혀있었다. 신기한 조화앞에 어리둥절해진 농군들은 산 말이 어떻게 그림속에 갇혀있는것인가고 하면서 머리를 기웃거리였다. 새벽부터 농군들이 종각앞에서 웅성이는 사연에 대하여 전해들은 순조는 《그림속의 말이 살아있다니?!》 하며 자리를 차고 일어섰다. 순조는 당장 경을 칠것만 같아 급히 화구를 들고나와 말의 눈을 까맣게 칠해버렸다. 그랬더니 그후로는 말이 그림속에서 뛰여나오는 일이 없었다고 한다. 세월의 흐름속에 종각벽의 말그림은 비록 없어졌으나 어린 승이 그린 말그림은 그 생동한 형상이 낳은 이런 전설적인 이야기와 더불어 귀물벽화로 전해지고있다. 전설은 솔거가 하도 로송을 생동하게 그려 새들도 날아들다가 떨어지군 하였다는 유명한 황룡사의 벽화에 대한 전설과 류사하다. 이처럼 유적유물과 관련된 전설은 각이한 종류에 걸쳐 기이하게 엮어져있으나 그것이 창조적예지와 근면성, 슬기와 용맹, 불타는 애국심과 고상한 도덕의리 등 우리 민족의 우수성을 남김없이 보여주는 귀중한 문화유산인것으로 하여 대대손손 전해지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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