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한 귀물과 신비스러운 그림에 깃든 전설

 

우리 민족설화에는 신기한 귀물과 관련된 전설들도 적지 않다. 불을 때지 않고도 저절로 끓는 가마며 요술단지에 대한 전설 등을 그 실례로 들수 있다.

그런가 하면 신비한 저대에 대한 이야기도 있고 신기한 구슬과 관련된 갖가지 전설이며 평양성 영명사의 벽화이야기도 전해지고있다.1

 

저절로 끓는 가마와 요술단지

 

저절로 끓는 가마에 대한 이야기는 《삼국사기》에 실려있다.

고구려의 대무신왕이 어느해 겨울에 직접 군사를 거느리고 비류수가에 이르러 물가를 바라보니 이상하게도 어떤 녀인이 솥을 들고 노는것이 아닌가.

하도 신기하여 그곳에 가보니 녀인은 간데 없고 솥 하나만 있었다. 그래서 그 솥에다 쌀을 씻어안치고 불을 때려 하였는데 불을 지피기도 전에 솥이 저절로 끓기 시작하였다.

참으로 신비로운 일이 아닐수 없었다.

왕은 이것은 군사를 도우려는 신의 소행이 아닐가 하고 혼자 생각하였다. 분명 방금전에 한 녀인이 솥을 들고 놀았는데 온데간데 없어졌으니 신의 조화라고밖에 달리 생각할수 없었던것이다.

이 신기한 가마만 있으면 수만 군사의 때식도 쉽게 보장할수 있으니 그야말로 으뜸가는 귀물이였다.

그래서 모두들 가마를 놓고 신기한 말들을 하고있는데 한 소년이 문득 나타나서 이렇게 말하는것이였다.

《이 솥은 우리 집것인데 저의 누나가 가지고 놀다가 잃어버렸소이다. 임금께서 지금 이 귀물을 얻으셨으니 청컨대 소년이 이 솥을 지고 따라가게 해주시오이다.》

왕은 소년의 청을 쾌히 승낙하고 그에게 가마를 지고 가는 사람이라는 의미에서 부정씨라는 성을 달아주었다.

저절로 끓는 가마를 얻었으니 먹을 걱정은 없을것이고 이제는 병기나 잘 갖추면 승산이 보인다고 왕은 흡족해하였다.

사기충천하여 행군해가던 대렬이 한 수림에 이르러 묵게 되였을 때였다.

밤이 깊어지자 어데선가 또 이상한 쇠소리가 났다.

그래서 날밝을무렵에 쇠소리가 나던 곳을 찾아가본즉 거기에는 놀랍게도 황금옥새와 수많은 병기들이 그쯘히 쌓여있었다.

왕은 너무도 신기한 일인지라 감탄하여 말하기를 《이것은 하늘이 우리를 도와주는것이로다.》고 기뻐하면서 이것은 싸움에서 이길 징조라며 감개무량해하였다.

설화는 저절로 끓는 가마를 얻게 된다거나 황금옥새와 병장기들을 《하늘신》에게서 하사받는것으로 꾸며놓음으로써 고구려 대무신왕의 출전을 신비화하여 찬양한것이라고 볼수 있다.

요술단지에 대한 전설도 적지 않으나 그것 역시 신비한 귀물로 환상화되여있다는 점에서는 공통적이다.

요술단지전설에서는 평양성의 신비한 귀떨어진 단지에 대한 이야기가 이채를 띤다.

그 내용을 보면 다음과 같다.

옛날 평양성에 《초신집로인》이라고 불리우는 한 늙은이가 살고있었다.

로인은 이름그대로 벼짚을 구해다가 초신(짚신)을 삼아 팔아서 그날그날을 살아가고있었으나 워낙 짚신값이 헐값이라 그것만으로는 살아가기 어려웠다.

그래서 로인은 늘 짚신을 삼으면서 벼짚에 한두알씩 붙어있는 벼알을 골라내여 깨진 바가지에 모아서는 그것으로 끼니를 보탬하군 하였다.

로인의 소원은 배곯지 않고 살아보았으면 하는 소박하기 그지없는것이였지만 그것마저 이룰길이 없었다.

당시 평양성안에는 백성들의 사랑을 받는 큰 련못이 있었는데 평양감사가 놀이터와 정자를 짓는답시고 이 련못을 메운다는 풍문이 떠돌았다.

로인은 이 말을 듣고 여간 서운하게 생각되지 않았다. 살림이 구차하여 비록 남들처럼 좋은 옷차림으로 련못가를 거닌적은 없었으나 고향땅의 한 부분인 이 련못이 로인에게는 무척 소중하였던것이다.

아니나다를가 얼마 안 있어 성안에 있는 큰 련못을 메우고 거기에다 놀이터와 정자를 세우느라고 숱한 사람들이 강제로 끌려나와 고역을 치르게 되였다.

그러다나니 그도 여기에 끌려나와 혹사를 당하는지라 집으로 돌아올 때면 평양감사의 그릇된 처사를 두고 욕을 퍼붓군 하였다.

그날 밤도 로인은 분을 새기지 못한채 잠들었는데 꿈에 백발로인이 나타나 자기는 련못을 지키는 황룡이라고 하면서 련못에 물이 말라 등골이 보이면 군사들이 활을 쏠것이니 그때 로인장이 슬그머니 돌아서서 《퉤-》 하고 침을 뱉아달라고 부탁하였다.

깨여나보니 꿈인지라 이상히 여겨져 다음날 공사장에 나가니 그같은 광경이 벌어졌다. 그래서 로인은 꿈에서 본대로 《퉤-》 하고 련못을 향하여 침을 뱉았다.

그러자 난데없는 구름장이 몰려와 뢰성벽력이 일며 비가 억수로 쏟아지면서 련못에 물이 차고넘쳐 공사는 중지되고 황룡은 예전같이 련못을 지켜가게 되였다.

로인은 그날 밤 또 꿈을 꾸었는데 이번에도 백발로인이 나타나 하는 말인즉 래일 대동강을 거슬러 흥부에 이르면 그를 찾는 사람이 있을터이니 꼭 만나보라고 신신당부하고 사라지는것이였다.

흥부까지 갔으나 아무도 만나지 못한 로인이 하는수없이 발길을 돌려 집으로 돌아오려는데 뭔가 발길에 채우는것이 있어서 내려다보니 귀떨어진 단지였다.

로인은 그저 스쳐지나가려다가 문득 벼알이라도 뜯어넣을셈 치고 그것을 품에 넣어가지고 돌아왔다.

그 다음날 로인은 신을 삼다가 그만 뜻밖의 일을 당하였다.

로인은 짚신을 삼으면서 벼짚에 혹간씩 붙어있는 벼알을 훑어 그 단지에 넣군 하였는데 얼마후에 보니 벼알이 단지에 가득차있었다.

그 벼알들로 얼른 밥부터 지어 허기증을 면하고난 로인은 벼짚에서 한알두알 뜯어낸 벼알을 또 단지안에 넣었다. 그랬더니 벼알들이 단지속에서 새끼를 치듯이 불어나 잠간새에 단지아구리까지 차올랐다.

너무나도 신기하여 그것을 쏟고 또 벼알을 훑어넣었더니 이번에도 벼알은 단지 하나를 가득 채웠다.

로인은 분명 요술단지일것이라고 생각하고 그것을 귀히 보관하였다.

그런데 어떻게 요술단지의 비밀이 새여나가 평양감사의 귀에까지 들어가게 되였다.

물욕이 강한 평양감사는 라졸들을 시켜 당장 그 귀떨어진 단지를 자기앞에 가져다놓으라고 령하였다.

라졸들이 달려들었을 때 뒤문으로 몰래 빠져나온 로인은 그 요술단지를 강변 모래불에 숨겨놓고 라졸들에게 끌려갔다.

로인이 모진 태형을 당하면서도 그 비밀을 대지 않자 감사는 악에 받쳐 로인을 더욱 두드려패다가 끝내 형틀에서 숨지게 하였다.

이런 참사가 빚어진 뒤 그 로인의 집옆에는 난데없는 모래무지 하나가 생겨났는데 이상하게도 그 모래무지는 날마다 눈에 띄게 커지더니 평양감사가 있는 관청을 덮어버릴듯이 높이 솟아올랐다.

그때까지 정자를 짓지 못한 감사가 그 모래봉을 헐어 련못을 메우라고 일군들을 내몰았으나 무슨 모래봉이 바위산보다도 굳은지 도무지 헐어낼수가 없었다.

그 사연을 아뢰는 아전들에게 무슨 잠꼬대같은 소리냐고 노발대발하며 한바탕 호통치고난 감사가 현지에 나가보니 정말 모래산이 우뚝 솟아있었다.

감사는 화가 난김에 발로 모래산을 걷어찼다.

그러자 《쿵!》 하는 소리와 함께 그렇게 굳던 모래봉이 일시에 눈사태처럼 와르르 무너져내리면서 감사를 묻어버리고말았다.

전설은 신비한 요술단지에 대한 이야기를 환상적으로 가공하여 전하고있으나 여기에는 가난한 사람에 대한 동정과 평양감사의 탐욕에 대한 단죄가 담겨져있다.

 

 이전페지  차례  다음페지 
되돌이 목록
감 상 글 쓰 기

홈페지봉사에 관한 문의를 하려면 여기를 눌러주십시오
Copyright © 2003 - 2022 《조선륙일오편집사》 All Rights Reserved
辽ICP备15008236号-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