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 사연을 담은 전설

 

먼 옛날 우리 나라와 린접해있던 한 소국의 왕의 외동딸이 시름시름 앓더니 병세가 위급하여 자리에 눕게 되였다.

왕이 공주의 병을 두고 골머리를 앓고있을 때 한 의원이 하는 말이 요즘 천하명산 금강산에 희한한 불로초가 있다는 소문이 자자한데 그 약을 쓰면 효험이 있으리라는것이였다.

이튿날 왕은 대신들을 왕궁에 불러내였다. 그리고 공주의 병이 위독하여 래일을 바라보기 어려운데 듣건대 해동국의 금강산 금란굴에 신기한 명약 불로초가 있다니 경들의 생각은 어떠한지 말해보라고 하였다.

잠시후 한 대신이 나서서 《그 불로초는 하도 신비스러운 풀이기에 누가 뜯자고 하면 큰 풍랑을 몰아와 접근할수 없다고 하오이다.》고 아뢰였다.

그 말을 듣자마자 왕의 얼굴빛이 흐려지더니 치미는 노기로 하여 볼편이 푸들푸들 떨렸다.

곁에서 왕의 동태를 지켜보고있던 한 대신이 재빨리 나서며 《공주님의 병을 가셔줄 불로초는 어떤 일이 있어도 캐와야 할줄 아나이다.》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그 대신이 책임지고 조처하라는 어명이 내리였다. 이렇게 되여 불로초를 훔쳐올 임무를 받은자들이 탄 배가 열흘만에 금강산 바다가 총석정에 이르게 되였다.

이어 배는 서서히 금란굴밑에 와닿았는데 갑자기 잠잠하던 바다가 일시에 노한듯 풍랑이 일기 시작하면서 배를 뒤흔들어놓았다.

배가 뒤흔들리는 속에서도 채취군들이 바위굴밑에 다가붙어 우를 쳐다보니 과연 난생처음 보는 불로초 네포기가 쌍으로 붙어있는지라 사다리를 타고올라가 뜯으려 하였다.

순간 난데없이 번개가 치고 우뢰가 《꽈르릉-》 하고 울더니 사다리를 타고오르던 장정들을 바다속에 처넣었다. 이어 사나운 태풍과 집채같은 파도가 밀려와 배를 뒤집어놓자 거기에 탔던자들도 수장되였다.

그후 이 사실을 안 사람들은 금강산산신이 노하여 불로초도적무리들을 징벌한것이라고 하며 《금란굴의 불로초》전설을 전하여왔다.

지금도 금란굴에 가면 굴앞에 있는 배밑처럼 둥그스름한 모양의 바위를 볼수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그때 불로초를 도적질하러 왔다가 뒤집어진 배가 바위로 굳어진것이라고 한다.

《금란굴의 불로초》전설에는 금강산과 그 산천초목을 아끼고 귀중히 여기는 우리 인민들의 애국적리념과 침략자들에게는 그 어떤 양보도 모르는 굳센 의지가 력력히 슴배여있다.

도라지에 대한 전설은 가난한 집 외동딸처녀의 기구한 운명과 결부하여 생겨난 풍물전설의 하나이다.

옛날 금강산 옥류동골짜기에는 부대기를 일구어 근근히 살아가는 도씨로인이 살고있었는데 그에게는 이름을 라지라고 부르는 귀여운 외동딸이 있었다.

도씨로인은 딸을 고생시키지 않으려고 새벽이면 이슬을 차며 밭으로 나갔고 저녁이면 달빛을 밟으며 집으로 돌아오군 하였다.

외동딸 라지도 부지런히 베짜기도 하고 품도 팔아 아버지의 걱정을 덜어드리려고 애썼다.

그러나 살림은 펴이지 못하고 갈수록 어려워졌다. 게다가 3년전 라지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을 때 고개너머 부자집에서 장례비용으로 꾸어쓴 돈이 새끼를 쳐 헤여날수 없게 되였다.

도씨부녀의 가긍한 정상을 두고 마을사람들모두가 걱정해주었는데 그중에서도 이웃에 사는 나무군총각의 인정이 더욱 각별하였다.

그는 라지를 위하여 나무도 해다주고 장마당에 나가 판 돈을 한푼두푼 모아가며 빚을 물어주려고 하였다. 그런데 이런 기미를 알아차린 지주가 라지를 총각에게 빼앗기지 않으려고 선손을 썼다.

하루는 도씨령감을 찾아와서 3년상을 치르는 날까지 빚을 갚지 못하면 라지를 첩으로 끌어가겠다는 계약서에 억지다짐으로 손도장을 찍게 하였다.

라지의 아버지는 근심끝에 그날부터 몸져 앓아눕게 되였다. 갑자기 앓아누운 아버지에게 라지는 어디가 편치않아 그러시는가고 물었으나 한숨만 쉴뿐 통 말이 없었다.

후에야 지주가 손도장을 받아간 소문이 온 동네에 퍼져 라지도 나무군총각도 그 사연을 알게 되였다.

라지는 가슴이 터질듯 하였으나 가까스로 마음을 다잡고 아버지곁에 다가가 자기의 진정을 토로하였다.

《아버님, 너무 근심마시오이다. 이 딸의 평생소원은 아버님께 기쁨을 드리는것이옵니다. 저때문에 아버님께서 앓아누우셨으니 저의 불효죄는 용서받을수 없는줄 아옵니다. 저는 지주집에 들어가는것으로 이 죄를 씻고저 하오니 이 딸을 리해하여주옵소서.》

라지는 그길로 지주한테 가서 계약대로 하겠다고 하고는 계약서를 찾아다 찢어버리였다.

다음날 도씨네 집뜨락에는 한채의 큰 가마가 와닿았다. 라지는 칠보단장을 하고 아버지에게 큰절을 올리며 《아버님, 부디 옥체만강하옵소서.》라고 눈물을 쏟으며 작별인사를 하였다.

도씨령감이 문턱까지 기여나와 《얘야, 못 간다.》고 소리쳤으나 가마군은 무작정 메고 달아나버렸다. 가마가 산턱에 올라 어머니의 산소가까이에 이르렀을 때 라지는 가마를 멈춰세우게 하였다. 흰옷을 갈아입은 라지는 어머니산소에 올라가 큰절을 세번 하며 눈물로 상돌을 적시였다.

이윽고 산소에서 일어난 라지가 령너머 아버지가 앓아누워계시는 자기 집쪽을 하염없이 바라보다가 또다시 울음을 터치며 《어머니!》 하고 목청껏 부르자 그 메아리가 산판을 뒤흔들며 구슬프게 멀리까지 울려갔다.

그리고는 산턱 벼랑가로 다가가더니 낭떠러지에 몸을 던지고말았다.

얼마후 이 사실을 안 마을사람들이 달려와 원한서린 라지의 시신을 찾아내여 어머니의 묘옆에 가지런히 묻어주었다.

라지가 한많은 세상을 뜬지 3일째 되는 날 나무군총각이 눈물을 머금고 라지의 묘를 찾으니 무덤가에 하얀 꽃 한송이가 곱게 피여있었다. 라지가 무덤속에서 사랑하는 총각에게 얼굴을 내보인것이였다.

그후 마을사람들은 이 꽃이 라지의 넋을 타고난 꽃이라 하여 그의 이름을 따서 《도라지》라고 부르게 되였다.

전설은 이처럼 라지와 같이 못살고 불우한 사람들의 기구한 운명에 대하여 동정을 보내면서 악착하고 무례한 지주를 저주단죄하고있다.

풍물전설에는 이런 류형의 전설들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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